우즈벡 겉핥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우즈벡 겉핥기

0 개 485 조기조

우즈베키스탄에 오면서 선입견에 휘둘리지 않으려 일부러 알아보지 않고 왔다. 저녁에 공항에 내려 숙소로 오는데 상당히 놀랐다. 운전이 왜 이러지? 시내의 도로는 우둘투둘하다. 차선이 잘 보이지 않는데도 잘 다닌다. 나는 운전 경력이 40년쯤 되지만 여기서는 어림도 없겠다. 길을 보수하고 차선을 긋고 신호등이나 안전장치를 더 해야겠다. 사람들은 예사로 아무 데서나 길을 건넌다. 고속도로가 없는 나라다. 그런데 중간중간에 공간이 부족한데도 좌회전이나 유턴을 허락하고 있어서 위험스러웠다. 


차량은 거의가 쉐보레(GM대우)다. 라세티와 경차 마티즈가 눈에 익었고 오래전에 보았던 다마스는 합승택시로도 쓰이고 있다. 택시는 카카오택시 앱 같은 것으로 부르면 내비를 보며 부리나케 달려오는데 요금은 현금거래다. 버스나 트럭은 중국의 Yutong이 싹쓸이했다. 영어보다 러시아어가 잘 통한다. Havas라는 유통편의점이 자주 보인다. 유산균 음료를 사러 들어갔는데 바코드를 읽는 레이저가 버벅거린다. 그런데 현금거래다. 카드는 안 된다. 백화점이나 큰 식당 등에서는 카드가 되지만 현금을 선호하는 이유가 뭘까? 


주민들은 길을 따라 양 옆으로 담처럼 집을 지어 울타리로 삼았다. 철대문을 달았고 그 안으로 들어가야 마당이나 정원이 있다. 옆집과도 높은 담을 쳐서 소리조차 잘 들리지 않는다. 길에서는 집안이 보이지 않으니 철저한 가림이다. 그런데도 서로 나누어 먹고 잘 지내는 모양이다. 한국처럼 둘레길이나 자전거 타기 길은 없다. 도심에 공원과 놀이터가 있지만 여가를 즐길 문화공간이 귀한 것 같다. 개발붐을 타고 외국의 자본을 들여와 높은 상가와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다. 서민들은 강 건너 불처럼 보일 것이다.


이들이 자랑하는 큰 시장에 가 보았다. 초르수 시장은 장충체육관을 연상하면 된다. 중앙에 기둥이 없는 높은 돔 지붕 아래 구역마다 제각기 다른 물건을 판다. 호객행위는 별로 없다, 짐치라는 것이 김치다. 고춧가루는 별로 묻지 않았지만 배추를 절인 것으로 알겠다. 견과류가 많다. 치즈와 버터, 쿠르트(qurt)라는 유제품이 많고 다양한 과일과 채소, 양고기와 쇠고기, 닭고기와 말고기를 판다. 당연히 돼지고기는 없다. 논(non)이라는 쟁반같은 빵을 많이 먹는다. 솜사(somsa)는 만두피 안에 고기나 야채를 넣고 화덕에 구은 것으로 먹을 만 하다. 히잡은 여인들의 얼굴을 조그마하게 보여주니 쓰는 것을 싫어하지 않겠다. 다양한 색상으로 아름다운 히잡은 한복처럼, 하나의 패션으로 자리 잡았다. 


돔 지붕에 있는 커다란 플래카드에 뭐라고 쓰여있냐고 물어보니 독립 32주년을 기념한다는 뜻이란다. 독립국가연합(CIS)으로부터 1991년 8월 31일에 독립을 선언하고 9월 1일에 독립했으니 오래 달아두고 싶을 것이다. 이때 유럽과 중앙아시아의 많은 나라들이 독립을 했다. 거의 90 프로로 당선된 대통령은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내륙 중의 내륙국인 이 나라에 물이 부족하고 교통과 통신이 열악하고 공장이 거의 없다. 오늘 아침을 포함하여 그간 몇 번의 예고 없는 정전이 몇 번 있었다. 최근 몇 년간 물가가 치솟았단다. 그러니 이들에게 코리안 드림은 돌파구다. 그래선지 한국어 열풍이 거세다. 대장금의 장금이를 장견이라고 다 안다. 비행기표가 없으면 공항 건물에 들어가지 못하고 지하철에도 경찰이 검표를 한다. 백화점에는 직원의 검사를 받고 들어갈 수 있다. 이러니 야당이 설 자리가 없겠다. 소수의 권력자들이 독식하는 구조다. 노동의 대가보다는 자본과 지대(地代)가 더 지대(至大)한 모양이다.


주민들은 30~50년쯤 전의 한국처럼 인정이 있는 것 같다. 친인척이 자주 왕래한다. 만나면 껴안고 얼굴을 비비며 반가워한다. 덕담을 나누고 자주 기도를 한다. 어른을 공경하고 아꺄(형님), 우꺄(아우)가 분명하다. 남녀도 유별이다. 아들이 여럿인 집은 차남이 결혼을 해야 장남이 분가를 하는 방식이니 주로 막내아들이 부모를 모시고 산다. 합리적이다. 형제자매간의 우애가 돈독하다. 밥상머리 교육이 잘 되는 것 같다. 아기를 낳으면 곧 이웃을 초청하여 대접한다. 좀 사는 집은 양을 한 마리 잡는다니 우리로서는 송아지 한 마리 잡는 잔치다.



주민들 대부분이 무슬림이니 하루 5번의 기도가 생활이다. 기도하기 적절한 여건이 아니면 수건이라도 깔고 무릎을 꿇는다. 대단한 일이다. 해 뜨고 질 때와 점심때, 자기 전에 그리고 오후 해딴에 하는데 사원에서는 매일매일의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고 있다. 기도는 값지고 필요한 일이다. 용서를 구하고 사랑을 약속하고 스스로를 다그치는 일 아니겠는가? 네탓이오만을 외치는 사람들, 유감이라는 말로 사과한다는 사람들, 내로남불들이 어찌 기도를 알겠는가. 기도(祈禱)는 기복(祈福)이 아니고 우리 인생과 나라의 기복(起伏)을 염려하는 것이다.


630491a3f4a915a5bb5b16cf981f115f_1696897868_3593.jpg
 

■ 조 기조(曺基祚 Kijo Cho)


. 경남대학교 30여년 교수직, 현 명예교수 

. Korean Times of Utah에서 오래도록 번역, 칼럼 기고 

. 최근 ‘스마트폰 100배 활용하기’출간 (공저) 

. 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비상근 이사장으로 봉사 

. kjcho@uok.ac.kr

SNS 게시글로 인한 해고

댓글 0 | 조회 1,878 | 2023.11.28
일반적으로 피고용인이 퇴근 후에 하는 행동은 원칙적으로 사생활의 영역에 속하기에 고용주가 이를 문제 삼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근무시간 외의 행동이라고 하더라도 … 더보기

스마트폰, 여름방학

댓글 0 | 조회 406 | 2023.11.28
‘더 늦기 전에 이 미친짓을 그만둬라.’마치 머리에 띠를 두르고 불끈 쥔 두 주먹을 휘두르며 한 목소리로 외쳐대는 구호에나 딱 어울릴듯한 위의 문장은 사실 한 동… 더보기

집콕! 집순이들을 위한 초간단 스트레칭 루틴 (침대에서 가능)

댓글 0 | 조회 670 | 2023.11.28
날씨가 추워지거나 흐리면 자연스레 몸도 웅크려지기 마련인데요, 특히 바쁜 하루 일과를 끝낸 후에는 아무것도 하기 싫고 침대에 쏙 들어가 있거나 특별한 일이 없는 … 더보기

어그부츠와 미나리 형님

댓글 0 | 조회 472 | 2023.11.28
아직도 그 전화 번호를 잊지 않고 있다.833 8X8X 누르기만하면 자즈러질듯 반가워 하시던 그 형님의 목소리가 지금도 귀에 들리는 것 같다.전화 한 통화가 뭐 … 더보기

카페에서 설교를 준비하다

댓글 0 | 조회 514 | 2023.11.28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고국의 한 칸짜리 빌린 방에아내 혼자 두고 나와유명 카페에 앉아 말씀을 펼친다뜨거운 커피 내리는 소리주문한 사람 부르는 소리컴퓨터 자판 두드… 더보기

비가 오면 손발이 저리나요?

댓글 0 | 조회 303 | 2023.11.28
누구나 한 번쯤 오랫동안 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가 움직일 때 저릿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저리다’는 느낌은 개인에 따라 저리다, 쑤시다, 감각이 … 더보기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

댓글 0 | 조회 615 | 2023.11.24
필자의 오랜 친구가 파킨슨병으로 투병하다가 지난해 요양병원에 입원하게 되어 매우 애석하게 생각한다. 필자가 이 친구를 처음 만난 것을 1940년대 왜관국민학교(초… 더보기

얼굴

댓글 0 | 조회 435 | 2023.11.15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내 아들을 본 사람들은나와 꼭 닮았다고 한다돌아가신 아버지 사진을 보면내가 어느새 아버지를 닮아있다아버지의 삶을 싫어했다가난한 목사가 싫었다… 더보기

리커넥트 2023년 연말 활동 보고

댓글 0 | 조회 419 | 2023.11.15
1. 홍수 피해 “LEND A HAND” 프로그램2023년 1월 말 오클랜드의 역사상 가장 심한 홍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았지만, 또한 홍수 이후에 주… 더보기

하루 10분 초간단 복근 운동과 허리 스트레칭

댓글 0 | 조회 397 | 2023.11.15
흔히들 복근 운동하면, 식스팩을 만들기 위한 강도 높은 운동을 떠올리기 쉬운데요, 막상 초보자들이나 허리가 약한 분들이 그런 운동을 따라하려다 보면, 괜히 어렵기… 더보기

깊은 슬픔이 흐르는 강

댓글 0 | 조회 338 | 2023.11.15
▲ 경남 합천 황강. 사진 합천군청 누리집사람의 정성이 나무와 쇠를 감동시킨 곳영남지방 낙동강의 지류 가운데 경남에서 가장 긴 강은 남강과 황강이다. 남강은 진주… 더보기

집에 웅덩이를 발견했다면

댓글 0 | 조회 532 | 2023.11.15
최근들어 물 누수나 물 웅덩이에 관한 질문이 많아 교민분들을 위해 간단한 설명을 올립니다.아래 글은 워터 케어의 도움을 받아 작성했습니다.개인 주택이나 카운실 소… 더보기

요가와 어떻게 다른가?

댓글 0 | 조회 316 | 2023.11.15
‘웰빙하면 요가’ 이렇게 떠올리는데 요가에서 단전호흡을 하지는 않습니다. 챠크라라고 해서 우리 몸에 신성을 깨우는 일곱 부분이 있다는 건 알지만, 그 중 하나가 … 더보기

새로운 Skilled Migrant Category (기술자 영주권 카테고리)

댓글 0 | 조회 1,201 | 2023.11.15
새로운 Skilled Migrant Category (SMC) 는 2023년 10월 9일에 시작되었으며 6점 시스템에 따라 운영됩니다. 재설계된 신청 프로세스는 … 더보기

나쁜 남자, 나쁜 문제

댓글 0 | 조회 494 | 2023.11.15
시험을 코 앞에 둔 아이들을 그래도 평소보다는 더 진지하고 더 차분합니다. 그동안 놀아재낀 시간이 미안해서일수도 있고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드신 부모님의 얼굴이 상… 더보기

우즈벡 다리를 만지고

댓글 0 | 조회 421 | 2023.11.15
앞 다리인지 뒷다리인지는 모르겠으나 우즈벡의 다리를 만져 보았다. 오래전에 배고파서 못 살겠다던 나라를 생각하면 되겠다. 대졸 사원 월급이 백만 원이면 아주 잘 … 더보기

한글을 사랑해

댓글 0 | 조회 465 | 2023.11.14
“일본인들은 4-5세기에 한반도 남해안에 작은 식민지를 가지고 있었다. 1640년대에 한국은 중국 청나라 왕조의 속국이 되었다”라고 외국 교과서에 실려 있다고 한… 더보기

어느 날 나의 사막으로 그대가 오면

댓글 0 | 조회 322 | 2023.11.14
시인 유하어느 날 내가 사는 사막으로그대가 오리라바람도 찾지 못하는 그곳으로안개비처럼 그대가 오리라어느 날 내가 사는 사막으로 그대가 오면모래알들은 밀알로 변하리… 더보기

부처님처럼 음식을 대하고 부처님처럼 음식을 먹는다

댓글 0 | 조회 403 | 2023.11.14
여러분은 ‘사찰음식’ 하면 무엇을 떠올리나요? 푸릇푸릇한 푸성귀나 야채, 나물들로 구성된 밥상을 먼저 생각할 수 있겠고요. 부처님오신날 나들이 삼아 절에 가면 공… 더보기

新기술이민, 그것이 알고 싶다

댓글 0 | 조회 1,174 | 2023.11.14
지난 10월 9일 시행에 들어간 새로운 기술이민법에 의하여 좀 더 간소화된 방법을 통해 보다 많은 전문기술인력이 영주권을 신청하고 이전보다 빠르게 승인받게 될 것… 더보기

AP 시험이란? 그리고 신청 방법에 대하여

댓글 0 | 조회 531 | 2023.11.14
한국 대학(서울대, 연세대, 성균관대 및 카이스트, 등등)이나 미국(Ivy league), 영국 등의 명문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하여 꼭 필요한 AP(Advance… 더보기

잘못 알려진 한약의 효능

댓글 0 | 조회 400 | 2023.11.14
한의원을 찾는 사람들 가운데 “여름에 한약을 먹으면 땀으로 빠져나가는 게 아닙니까?” 하고 묻는 이들이 많다. 여름철에는 날씨가 덥고 땀을 많이 흘리니까 먹은 한… 더보기

21세기 만병통치 노리는 mRNA

댓글 0 | 조회 799 | 2023.11.10
스웨덴 노벨위원회(Novel Committee)는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커털린 커리코(64•Katalin Kariko, 헝가리인) 미국 펜실베이니아… 더보기

커뮤니티 및 사회 지원 서비스

댓글 0 | 조회 1,207 | 2023.10.27

대학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

댓글 0 | 조회 1,860 | 2023.10.26
꽤 유명했던 가전제품 광고카피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 가 생각난다이 광고가 나오던 1970~80년대는 한국전 후 산업화가 되면서 섬유업 다음으로 전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