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의 저주(詛呪)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갯벌의 저주(詛呪)

bysue0323
0 개 803 한일수

갯벌은 살아 있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갯벌의 생태적 가치는 숲의 10배, 농경지의 100배에 달한다고 한다. 육지에서 배출되는 각종 오염물질을 정화해서 바다가 오염되는 것을 막아준다. 또한 폭우에 급속한 물의 흐름을 완화하고 저장하는 역할로 홍수에 따른 피해를 감소시킨다. 태풍이 연안 가까이 다가 올 때 그 영향을 감소시키는 완충 역할을 하기도 한다. 거기에 더하여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경치, 해수욕장등을 제공하는 심미적 가치도 지니고 있다. 밀물일 때는 바다에 잠기고 썰물 때는 물 밖으로 드러내는 모래 점토질의 땅인 갯벌에는 수많은 생명체들이 치열한 삶을 꾸려가고 있으며 철새들이 장거리 비행 중 잠시 지친 날개를 쉬어 가는 안식처이기도 하다.


한국의 서해안과 남해안 갯벌은 조수 간만의 차이가 만들어낸 신(神)의 선물로 생물 다양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유네스코에서도 생물권 보전지역의 핵심지역으로 주목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일찍이 갯벌의 생태, 문화, 경제적 가치를 인식하고 복원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한국은 지난 30여 년간 산업단지 조성과 농지 확보를 위한 매립과 간척사업으로 여의도 면적 247개의 갯벌이 우리국토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새만금 사업!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세계 최장이라고 자랑하는 무려 33.9km에 이르는 방조제(防潮堤)를 쌓아서 바다와 갯벌을 분리하고 갯벌을 토지로 환원하여 산업단지와 농토로 만들고 나머지는 호수로 조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면적이 서울시 전체의 3분의 2, 여의도의 140배에 달하는 국토를 넓혔다고 자랑하기도 한다. 국토를 넓힌 게 아니라 생물들이 살아 숨 쉬고 있는 갯벌을 엎어버리고 죽음을 강요한 다음 토지로 형질변경을 한 바보스러운 사업을 벌인 것이다. 갯벌의 가치를 말살하고 수 십 조원을 퍼부어 조성한 토지에서 얼마만큼의 수익을 창출해낼 수 있을까? 


한국정부의 환경정책은 세계경제포럼 2005년 환경지속성 지수 평가에서 146개국 가운데 122위였을 만큼 문제투성이로 드러났다. 새만금 사업의 첫 삽을 든 지 3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정치인들은 표를 의식해서 헛된 청사진을 제시하며 국민들을 현혹하는 경향이 강하다. 새만금은 그렇게 악용되어 왔고 갯벌은 이미 죽었고 갯벌을 뺏긴 바다는 말이 없다. 갯벌에 산업단지를 조성하려면 천문학적인 흙을 퍼부어야하고 호수를 만드는데도 강줄기를 끌어와 소금물을 희석해야하는 작업이 수반된다. 간척지 일부는 농지로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인구는 줄어들고 쌀은 남아돌아 정부에서는 콩 농사를 권장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밭을 일구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흙을 쌓아 올려야 하겠는지를 검토할 일이다. 


7fbd692bbfcb913dc83cf3978275ad92_1694468518_2897.png
 

갯벌의 저주가 시작되고 말았다.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대한민국의 위상을 한층 높이고 세계 속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새만금에 조성된 야영장에서 개최되었다. 그러나 개영식 첫 날 시작부터 수백명의 온열환자가 발생하여 문제를 일으키더니 밤에는 모기 때들의 습격으로 대원들이 고통을 겪었다. 야영장 바닥에 물이 고이는가 하면 화장실 가동이 엉망이었고 제공된 음식에서 곰팡이가 발견되는가하면 심지어는 여자 샤워시설에 남자가 들어가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드디어 태풍 예보로 대회를 중단하고 대원들을 야영지로부터 분리 수용하여 억지로 대회를 마무리하는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었다. 


새만금 사업은 애초부터 잘 못 낀 단추라고 하더라도 잼버리 대회는 왜 실패해야 했는가? 문제점을 사전에 충분히 예견하고 대책을 세울 수 있었는데 준비가 부실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한국의 여름철은 장마와 무더위가 극성을 부리는 때이고 허허벌판인 갯벌에 약 5만 명이 2주에 걸쳐 생활할 수 있는 기반 시설을 갖춘다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어야했다. 야영장이라고는 하지만 모든 시설은 주거 시설과 같이 기반이 조성되었어야 했고 일반 도시 기능을 갖춘 부대시설이 요청되었다. 전 세계에서 모인 젊은이들이 대회 목적에 맞게 행사를 진행해야 되었기에 더욱 시설에 만전을 기했어야 했다. 비만 조금 와도 물웅덩이가 되어버리는 허허벌판 갯벌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35년 전 서울 88올림픽을 성공리에 개최하고 32년 전 금년과 동일한 고성 세계 잼버리 대회도 성공했다. 2002년 세계 월드컵 대회도 일본과 공동주최했지만 성공적으로 치렀고 월드컵 4강 진출이라는 신화도 이루어 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도 감격적으로 개최되었다. 남북 간 화해무드도 조성되어 한민족이 고무되었던 대회이기도 하였다. 한류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가고 있는 차제에 한민족 중흥의 깃발을 내세울 차례이다. 그러나 지난 잼버리 대회의 개망신으로 민족의 운명이 한 풀 꺾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자연(自然)은 스스로 그렇게 되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보다도 더 긴 세월동안 필요에 의해서 그렇게 되어 온 것이다. 그런데 산업혁명 이후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오만 방자 해진 인간들이 자연을 지배하려고 못하는 짓이 없게 되었다. 끽해야 80여 년 살다가 자연의 품속으로 다시 사라지는 인간이 수만 년을 이어온 자연의 생태계를 개발(開發)이라는 명분으로 함부로 유린하는 행태가 가소롭다. 개발이 아니라 개악(改惡)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박남준 시인의 절규 ‘저주가 있으리라’라는 시는 우리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내게 만약 끔찍한 저주가 있다면 그 뻘밭을 막아 없애려는 무리에게 쏟아내야겠네. 심심한 것들로 온통 번쩍이는 생명으로 꿈틀거리는 저 소중한 선물의 뻘밭, 살아서 아름답게 흘러온 것들을 흐르는 대로 두어야 하듯, 밀물과 썰물로 들고 나는 뻘밭의 바닷길을 막아서는 아니 되네. 이 땅에 내린 축복의 뻘밭, 우리 아이들에게 돌려주어야 하네. 그 뻘밭의 바다에 무릎 꿇고 입 맞추며 엎어지고 자빠지며 내달리게 해야 하네.”

우즈벡 겉핥기

댓글 0 | 조회 485 | 2023.10.10
우즈베키스탄에 오면서 선입견에 휘둘리지 않으려 일부러 알아보지 않고 왔다. 저녁에 공항에 내려 숙소로 오는데 상당히 놀랐다. 운전이 왜 이러지? 시내의 도로는 우… 더보기

재산 관계법(PRA) 과 다수의 파트너의 관계성

댓글 0 | 조회 659 | 2023.10.10
법원의 역할은 국회의 입법을 특정 사례에 적용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며, 필요한 경우 입법의 공백을 채우는 것이 가능하나 이때 공백 채우기가 국회의 입법 역할을… 더보기

Study tips: 성공적인 학습 일정 만들기

댓글 0 | 조회 445 | 2023.10.10
“너무 바빠서 깜빡했다”라는 이유로 숙제를 제출하는 것을 잊어버린 경우가 자주 있습니까?아니면 공부하려고 앉았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나요?만약 이런 문제… 더보기

인간의 본래 기능을 다 찾으려면

댓글 0 | 조회 390 | 2023.10.10
외경과 연결이 안 되었다고 해서 당장 죽거나 건강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인간이 원래 가졌던 기능을 다 찾으려면 외경과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다들 이… 더보기

‘박쥐 여인’의 경고

댓글 0 | 조회 1,146 | 2023.10.07
통계청(統計廳, Statistics Korea)이 발표한 ‘2022년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루 평균 사망자 수는 1022명으로 처음 1,000명을 … 더보기

귀에서 물이나 고름이 나오나요?

댓글 0 | 조회 1,269 | 2023.09.27
중이염은 크게 화농성과 삼출성으로 나눌 수 있으며, 각각은 병의 진행기간으로 보아 다시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여기에서 설명할 화농성 중이염은 쉽게 말해… 더보기

그대, 지극히 적은 소수를 위하여..

댓글 0 | 조회 495 | 2023.09.27
이제 2023년의 3번째 텀이 끝나고 연말 시험이 기다리고 있는 4번째 텀이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습니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학생들은 크게 두가지의 부류로 나뉘게… 더보기

직원과 계약직의 차이점은 무엇이며, 이것이 왜 중요할까요?

댓글 0 | 조회 1,228 | 2023.09.27
직원과 계약직을 둘다 고용하시는 중이신가요? 그들은 다르게 급여를 받고 세금이 부과됩니다.당사자가 무엇이라고 부르던, 그 설명은 결정적인 것이 아닙니다. 근로자의… 더보기

​제7회 이호철 통일로문학상 수상소감 - 메도무라 슌

댓글 0 | 조회 391 | 2023.09.27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을 제게 수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정위원을 비롯한 문학상 관계자 여러분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제 소설이… 더보기

공부한 내용을 오래 기억하기 위하여 도움이 되는 3가지 학습 전략

댓글 0 | 조회 464 | 2023.09.27
여러분은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기억하기 위해 끊임없이 힘겨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느낀 적이 있나요? 공부를 하고 나서 그 공부한 내용을 오래도록 기억해야 … 더보기

잘록한 허리 만들어주는 3가지 운동

댓글 0 | 조회 567 | 2023.09.27
먹는 걸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때론 넘치는 식욕이 조절이 안될 때가 있는데요, 특히 저녁은 조금 일찍 먹거나 적게 먹어야지 다짐하면서도 경우에 따라 늦게 먹거나… 더보기

명쾌하게 이해되는 VISITOR비자

댓글 0 | 조회 1,135 | 2023.09.27
뉴질랜드 국적자가 한국에 입국하고자 하면 사전에 비자를 신청해서 받아야만 할까요? 반대로, 한국 국적자가 뉴질랜드에 입국하고자 한다면 비자가 필요할까요? 일반적으… 더보기

‘청어’ 신선한 열정, 멋지다

댓글 0 | 조회 575 | 2023.09.27
봄이 문 앞에서 서성대며 보챈다. 어서 반갑게 맞이해 달라고 . . .오늘아침 단장님 굿모닝 톡에도 봄소식이 묻어왔다. 고목에 새 순이 돋아나니 우리도 힘내자는 … 더보기

귀가

댓글 0 | 조회 330 | 2023.09.27
시인 도 종환언제부터인가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지쳐 있었다모두들 인사말처럼 바쁘다고 하였고헤어지기 위한 악수를 더 많이 하며총총히 돌아서 갔다그들은 모두 낯선 … 더보기

움직이는 봄 속에서 피어나는 것들

댓글 0 | 조회 410 | 2023.09.26
초록이 아닌 연두, 빨강이 아닌 분홍. 봄의 빛깔은 절정에 머문 것이 아니라 부단히 움직이는 과정의 빛이다.이 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공주이고 특히 그 중심에… 더보기

우주기와의 연결 고리가 끊어지면

댓글 0 | 조회 438 | 2023.09.26
얼마 전 호주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남반구의 오존층이 많이 파괴되어 천기 면에서 취약한 상태에 있더군요. 산소가 결핍되어 몸도 많이 나른하고요. 산소량이 부족한데… 더보기

강제 정년 퇴직

댓글 0 | 조회 1,550 | 2023.09.26
정년은 직장에서 물러나도록 정해져 있는 나이를 말합니다. 대한민국의 경우 늦어도 60세 이상이면 정년퇴직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뉴질랜드에는 특별히 법적으로 정해… 더보기

플러밍 - 뉴질랜드 비데 설치 규정 알아보기

댓글 0 | 조회 1,235 | 2023.09.26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많은 교포분들이 한국에서 사용하던 편리한 비데(핸드 스프레이 포함)를 자신의 집에 설치하고 싶어합니다. 워낙 뉴질랜드 비데 가격이 높기도 하… 더보기

잃어버린 채 살고 있습니다

댓글 0 | 조회 925 | 2023.09.26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나는 비 오는 날에 골라서 쓰고 나갈 여러 개의 우산을 갖게 되었습니다.그러나 비 맞은 아들을 닦아주는 어머니의 손길을 잃었습니다.나는 저녁… 더보기

우울증과 자살

댓글 0 | 조회 1,228 | 2023.09.22
코로나19(COVID-19) 팬데믹(pandemic, 대유행) 이후 무기력(無氣力)과 우울감(憂鬱感)이 전염병처럼 빠르게 퍼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약 7천명… 더보기

이상적인 고등학교 성적평가 제도

댓글 0 | 조회 1,434 | 2023.09.20
▲ 자료 R고등학교 프레젠테이션뉴질랜드 일부 고등학교들이 새로이 바뀌는 new NCEA 프로그램을 대신하여 11학년 과정을 대체하는 학교 자체 프로그램들을 운영하… 더보기

정신건강 인식 주간 (9월 18일부터 22일까지)

댓글 0 | 조회 551 | 2023.09.18
정신건강 인식 주간은 뉴질랜드인들이 자신의 웰빙을 증진하고 정신 건강을 개선하는 방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마다 시행되는 캠페인이다. 1993년 많은 사람들이 정… 더보기

지기, 천기, 우주기

댓글 0 | 조회 556 | 2023.09.13
기운은 맑고 탁함에 따라 정기와 탁기로 나눈다고 말씀드렸는데, 어디서 오는 기운이냐에 따라서는 지기(地氣), 천기(天氣), 우주기(宇宙氣)로 나눌 수 있습니다.지… 더보기

우리는 왜 이토록 오만해졌을까

댓글 0 | 조회 1,113 | 2023.09.13
‘가난하되 아첨함이 없고, 부유하되 교만함이 없다’(貧而無諂, 富而無驕).‘논어’에서 제시된 이상적 인격의 형태다. 사실, 유교를 포함한 세계 모든 종교의 경전에… 더보기

아침 얼굴 붓기와 뱃살 제거에 딱! 15분 모닝 요가

댓글 0 | 조회 805 | 2023.09.13
자기전 야식이나 과식을 하고 자면 아침에 얼굴도 땡땡 붓고 배도 평소보다도 더 볼록 나오는 것 같죠?가장 좋은 건 저녁을 일찍 마치고 가볍게 산책하고 숙면을 취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