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을 하는 이유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짝사랑을 하는 이유

0 개 543 조기조

혼자 있고 싶은 때가 있다. 별로 할 말이 없기도 하지만 하고 싶지 않은 대화를 주고받아야 하는 것이 싫어서다. 오늘따라 점심으로 추어탕이 먹고 싶었다. 그런데 몇 달 만에 가는 그 식당엔 빈자리가 없었다. 4인 식탁에 3인이 먹는데 그 한자리에 앉자고 할 수가 없어서 옆의 시래기 조림 집으로 갔는데 거기도 자리가 없다. 조림은 1인분을 잘 안 파니 남기더라도 2인분을 시켜먹을 생각이었다. 다시 옆 골목으로 걷는데 문이 열린 식당에 손님이 아무도 없다. 안 하는가 하고 들어가 보니 하기는 한다. 갈치구이를 시켰다. 미리 나온 가지나물과 미역에 가볍게 식초를 두른 반찬은 입맛을 돋게 하였다. 이리 맛있는 식당에 왜 손님이 없는 거지? 손님이 줄을 서는 식당과 조용한 이 식당의 차이는 무엇일까? 적어도 음식의 질에는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


00822fbffa2ff899977f17ad993f99e7_1687900460_2459.png
 

갈치를 굽는 동안 스마트폰으로 눈요기를 하는데 어떤 수수한 아저씨의 이야기에 눈이 꽂힌다. 그분은 수첩을 들고 다니며 사사건건 메모를 하고 있단다. 어떤 때는 성경 구절을 적기도 한단다. 그러면 그것이 기도를 하는 것과 같단다. 그는 적으며 기도를 한다는데 나는 적으며 공부를 한 적은 있었다. 특히나 단어공부는 적으며 중얼거려야 기억이 잘 되곤 했다. 시험 때면 중요한 내용의 소제목(목차)을 정하고 그것들을 첫 글자만 따서 외고는 풀어서 쓰곤 했다. 마치 ‘태정태세문단세’ 하듯이.... 지금은 적는 대신에 듣는 것을 택한다. 악보가 있으면 계명을 외워버린다. 내 목소리로 녹음을 해서 반복 듣기를 한다. 여러 번 들으면서 따라해 보는 것이다. 적어도 100번을 귀담아 들으면 욀 수 있는 것 같다. 나중엔 따라 흥얼거리면 틀림없이 외워 진다. 잠들기 전에도 별을 세는 대신에 할 수 있는 방법이다. 계명을 외면 악기로 연주하기도 쉽다. 그러면 악보가 없어서 연주를 못하는 일은 없다.


어쩌다 노래를 하려면 한두 줄 말고는 가사를 다 기억하지 못하여 못 부르겠다. 그런데 어릴 적에 배운 노래는 지금도 잘 부른다. 어떻게 된 일일까? 그때는 전적으로 노래에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요즈음은 기억이 잘 안되는데 아마, 집중하지 못하니 그럴 것이다. 노래방에 가도 악보와 가사가 다 제공되니 굳이 외울 필요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이유로 외우는 전화번호가 몇 안 되는 것이다. 010을 빼면 많아야 8자리인데....


나는 메모하는 방법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한다. 사진을 찍거나 녹음을 한다. 카톡에다 가볍게 문자를 남기기도 한다. 실마리만 있으면 되니까 말이다. 할 일이나 어떤 챙길 것은 메모해 두지 않으면 잊어먹기 쉽다. 그래서 메모는 필요하고 사진이건 녹음이건 방법이야 별로 관계없지 않은가? 수첩을 가지고 다니는 것도 불편하다. 연필을 꼭 가지고 다녀야 하고 연필은 잊어버리기 쉽기 때문이다. 적느니 녹음하거나 사진을 찍는 것이 편리하다. 녹음을 문자로 바꾸어 주는 앱도 있고 적은 것을 읽어 주기도 한다. 세상 참 좋아졌다. ‘적(는)자생존’이 아니라 ‘찍(는)자생존’이다.


살다가 보면 어려운 일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때에 증거가 있다면 참 좋겠다. 후회는 먼저 생기지 않지만 통화를 하면서 녹음을 해 둘 걸 하고 후회하는 때가 있다. 아니면 녹화가 있다면 좋겠다 싶은 경우도 있고. 특히 교통사고에는 블랙박스가 말한다. 지난 3월말, 한 지역센터를 방문했는데 봄날이 풀려 벚꽃이 피기는 했지만 이따금 찬바람은 불었다. 사무실을 찾으니 깔끔하고 온화하다는 생각이 들어 첫 인사겸 덕담으로 여기는 “온기가 돕니다.”라고 했는데 나중에 같이 간 사람이 성희롱으로 신고를 하였다. “음기가 돕니다.”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있을 줄 알고 언제나 녹음기를 켜고 다닐 수는 없지 않은가? 조사를 받고 해명이 될 때까지 힘든 시간을 보냈다. 사필귀정이라지만 시간이 걸리고 힘이 들었다. 그래서 좋은 이웃을 만나야 한다는 말을 뼈저리게 실감하였다. 사람이 어쩌면 온기가 음기로 들릴까? 그러고도 인생이 즐거울까? 


주말이면 아직 돌이 지나지 않는 외손녀를 본다. 힘이 들면서도 좋다. 아가는 말을 못하니 행동과 표정으로 소통한다. 모든 것이 입으로 가고 웃거나 울거나로 표현한다. 울리지 않고 즐겁게 해 주는 것이 아기를 잘 돌보는 일이다. 우선은 배고프지 않게 먹여야 하고 춥거나 덥지 않게 하고 기저귀를 잘 갈아주고 포근히 잘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아가도 혼자 있는 것을 싫어하기에 눈을 마주치고 사랑을 표해야 한다. 그러면 보상이 있다. 해맑게 웃어 준다. 증거로 쓸 것은 아니지만 이런 아가를 보면서 사진을 찍어 둔다. ‘할배’가 너를 이렇게 사랑하고 키워주었단다는..... 이것도 할배가 혼자서 즐기는 짝사랑 아니겠는가?


00822fbffa2ff899977f17ad993f99e7_1687900482_3975.jpg
 

■ 조기조(曺基祚 Kijo Cho)


- 경남대학교 30여년 교수직, 현 명예교수 

- Korean Times of Utah에서 오래도록 번역, 칼럼 기고 

- 최근 ‘스마트폰 100배 활용하기’출간 (공저) 

- 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비상근 이사장으로 봉사 

- kjcho@uok.ac.kr  

우버드라이버는 고용된 직원인가 (3)

댓글 0 | 조회 1,206 | 2023.07.26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Uber) 그룹의 우버 드라이버들을 독립계약자로 봐야 하는지 아니면 피고용인으로 봐야 하는지의 여부가 전세계적으로 뜨거운 이슈인… 더보기

언제 터질지 모르는 숨겨진 블랙 파이프 덕스 퀘스트

댓글 0 | 조회 1,023 | 2023.07.26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Nexus Plumbing)의 김도형입니다. 이번에는 최근 많은 집주인들을 괴롭혀 온 검은 파이프, 바로 덕스 퀘스트(Dux Quest… 더보기

초보자도 할 수 있는 하루 3분 운동!

댓글 0 | 조회 658 | 2023.07.26
아침 공복 운동이 체중감량에 좋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그런데 말처럼 아침 일찍부터 운동하는 걸 실천으로 옮기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요,저도 5분만 일찍 일어나… 더보기

아내의 햇저녁상

댓글 0 | 조회 720 | 2023.07.26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제 때에 난 햇감자로뜨끈한 감자옹심이가 올려 진저녁 밥상밥상 물리기도 전에제 때에 난 옥수수라며쪄서 반 뚝 잘라 건네주는 아내오늘만큼은 나를… 더보기

워크비자와 영주권의 열쇠는 잡(오퍼)

댓글 0 | 조회 1,737 | 2023.07.25
일반워크비자가 에센셜 워크비자를 거쳐 현재는AEWV(Accredited Employer Work Visa)-고용주인증 워크비자(이하, 워크비자)-라고 명명되어 시… 더보기

남명 조식

댓글 0 | 조회 579 | 2023.07.25
남명 조식은 세 차례나 관직에 임명되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취임하지 않았고, 사례의 인사를 올리지도 않았다. 그랬던 그가 그동안 자신이 왜, 벼슬을 마다하였는… 더보기

알레그로

댓글 0 | 조회 421 | 2023.07.25
시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머암울한 하루가 가고 하이든을 연주한다손에 따스함이 느껴진다건반들은 흔쾌하고, 망치들은 경쾌하다소리는 푸르고 생기있고 차분하다자유는 존재한… 더보기

그들 마음의 온도는 몇 도 일까요?

댓글 0 | 조회 497 | 2023.07.25
찬란하던 해가 서산마루로 기울어간다. 황금빛 노을로 불타던 하늘이 서서히 검푸르게 변해가면서 어둠이 내려앉는다.기다렸다는듯 검은 장막속에서 남십자성이 아주 가깝게… 더보기

우리 애가 너무 불안해해요

댓글 0 | 조회 921 | 2023.07.25
평소에 특별한 이유 없이도 쉽게 긴장되거나 짜증이 나고, 혹은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 불안신경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특히 성장기에 있는 소… 더보기

구름 밟듯 걷는 천년고찰

댓글 0 | 조회 409 | 2023.07.25
등운산 고운사 (騰雲山 孤雲寺)경상북도 의성군에 위치한 고운사는 지방도 79호선을 따라가다 고운사길로 접어들어 끝까지 이르면 다다를 수 있다. 고르게 난 왕복 2… 더보기

새로운 트러스트의 최고 세율

댓글 0 | 조회 911 | 2023.07.25
이것은 당신에게 무엇을 의미합니까?2023년 예산에는 몇 가지 놀라운 점들이 있었지만, 트러스트 세율의 변경은 그 중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몇 번 암시되었듯이, … 더보기

헷갈리는 자동차 용어들 총 정리!

댓글 0 | 조회 744 | 2023.07.25
오늘은 자동차 용어와 기능에 대해서 많이 알고들 계시겠지만, 모르는 것은 알고 주행을 한다면 도움되는 자동차용어 영어약자에 대한 포스팅을 해보겠습니다.ABS(자동… 더보기

미션 임파서블

댓글 0 | 조회 566 | 2023.07.25
최근에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되었다. 수 차례 합의가 안 되다가 표결로 결정 난 것이다. 시급 1만원을 넘기느냐로 모두들 촉각을 곤두세웠는데 넘기지는 않았다. 물… 더보기

다제약물 복용 113만명

댓글 0 | 조회 1,422 | 2023.07.22
우리나라는 상당히 약을 좋아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본인은 왜 약을 먹는지 알지 못하고 습관처럼 복용하는 사람도 있다. 약을 복용하는 것은 기존 질환을 잘 조… 더보기

신규 주택보험 가입 중단

댓글 0 | 조회 3,213 | 2023.07.20
캘리포니아주의 GDP는 2021년 기준 3.35조 달러로 미국 50개주중에 가장 높으며 세계 5위인 영국, 7위인 프랑스보다 높다. 참고로 세계 10위인 한국의 … 더보기

부동산 다시 오른다.

댓글 0 | 조회 1,946 | 2023.07.18
2년전부터 이자율 인상으로 많은 영역에서 스트레스가 커지고 있다. 물론 가파른 물가 인상에 따른 대응책 중, 가장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긴 하나 그 시점과… 더보기

아름다운 너무나도 아름다운 여행

댓글 0 | 조회 1,204 | 2023.07.12
지난 주 토요일 저녁부터 시작 된 웰링턴여행은 오클랜드에서 파미까지 기차여행 연장선이라고 말할 수 있다. 너무나도 편안하고 아름다웠고 즐거우면서도 뿌듯한 여행이었… 더보기

나로 하여금

댓글 0 | 조회 586 | 2023.07.12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무엇이 욕심인지 알게 하옵소서더 경건한 척 하고 더 아는 척하는 것에더 가지려 하고 더 높아지려는 것에부끄러워하는 나를 잃지 않겠습니다가슴이… 더보기

뜨끈한 국물 한 모금

댓글 0 | 조회 727 | 2023.07.12
나이를 한 살, 두 살 더 먹어갈수록 건강에 대한 염려가 조금씩 커집니다. 병원에 들르는 횟수도 많아지고 예전 같으면 그냥 물음표 하나 찍고 지나쳤을 증상에도 온… 더보기

당신이 필요로 하는 누군가

댓글 0 | 조회 540 | 2023.07.12
광주 증심사 요가 템플스테이봄날 같은 겨울날 무등산에 오른다나는 누구인가, 누가 나인가나무 아래 서 있는데새들이 잎과 가지를 쪼아 떨어뜨리며나를 내쫓는다미안하다 … 더보기

국제 체제, 균세 (balance of power)로의 귀환?

댓글 0 | 조회 836 | 2023.07.12
애당초 국제 체제는 균세 (均勢)를 중점적 개념으로 해서 작동돼 왔습니다. 슈메르에서 여러 도시 국가들이 상호 각축하면서 나름의 ‘세력 균형’을 이루었던 시대부터… 더보기

디봇(Divots)에서의 플레이

댓글 0 | 조회 631 | 2023.07.12
볼의 위치 점검이 가장 중요하다.볼의 놓여진 위치에 따라 클럽의 선택이나 구사하는 기술이 달라진다. 앞쪽으로 놓인 경우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고 정상적인 샷을 구… 더보기

전날 과식, 야식했다면 무조건 따라하세요!

댓글 0 | 조회 992 | 2023.07.12
얼굴, 전신 붓기 쏙 빼주는 운동과 스트레칭'오늘은 저녁 일찍 먹고 자기전까지 안 먹어야지’‘요즘 살이 좀 올랐으니 하루 두끼만! 저녁은 안 먹어야지’우리는 생각… 더보기

도박 장애

댓글 0 | 조회 884 | 2023.07.11
DSM(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5th edition은 정신질환과 관련된 정의 및 증상을… 더보기

탁기를 내보내는 경로

댓글 0 | 조회 622 | 2023.07.11
앞머리가 아프다 하면 앞머리의 탁기를 임맥으로 쭉 빼서 중단으로 해서 단전까지 내려서 태우세요. 손목이 결린다 하면 기운으로 닦아주신 후 탁기를 빼내어 중단을 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