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깎는 재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잔디 깎는 재미

1 3,407 코리아타임스
장난꾸러기 톰(Tom)은 말썽을 부린 벌로 부모로부터 담장에 페인트를 칠하라는 명을 받게 된다. 톰에게는 페인트를 칠하는 것은 지겨운 일인데, 이것을 바라보는 동네 아이들에게는 재미가 있어 보인다. 동네 아이들은 한번 칠을 해 보자고 한다. 애들의 심리를 짐작한 톰은 안 된다고 거절한다. 그러자 애들은 자기가 먹던 사과를 줄 테니 한번 해 보자고 한다. 그러자 마지 못하는 양 한번 칠해보도록 한다. 톰은 애들을 사과를 먹으며 애들을 시켜 페인트를 칠하게 한다.『톰 소야의 모험』에 나오는 얘기다. 잔디 깎는 일도 해 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한번 해보고 싶은 충동을 일어나게 한다.

여기 뉴질랜드에 살자면 이 주일에 한번 정도 잔디를 깎아야 한다. 때로는 귀찮은 일일지 모르나 나에게는 아직은 재미가 있다. 모자를 뒤집어 쓰고 잔디 깎는 기계를 밀고 다니면 흐뭇하고 남부러울 일이 없다. 잘라지는 풀 냄새도 상긋하지만 잔디를 깎아 놓은 앞뜰은 혼자 보기에는 아깝다.

옆 집 키위 할아버지는 잔디가 자랄 만하면 깎아 준다. 그래서 늘 바라보기에는 아주 그만이다. 건너 집 인도 아저씨는 집이 너무 커서 전문가에 맡겼는데 자주 박박 대머리로 깎아서 땅바닥이 드러나 있다. 우리 집 잔디가 가장 길다. 잔디를 깎는 날은 2부 머리로 단정하지만 곧바로 자라 스포츠머리가 된다. 시청 (City Council)에서는 잔디를 좀 길게 깎아 달라는 주문이지만, 주민들은 짧게 깎는다. 아마도 겉보기에 보다 단정해 보이고 잔디 깎는 주기를 길게 가져갈 수 있어서 그러하리라. 비가 내리면 잔디밭은 물을 머금어 줄 수 있어야 하며, 여름철 가뭄에 땅이 갈라지지 않도록 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작은 생활공간에도 생명의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키위 할아버지는 잔디 깎아 낸 풀을 유기물 쓰레기통에 버려 매주 수거해 가도록 한다. 그래서 집 주위가 늘 단정하다. 뒷집 마오리 아저씨는 가로수 나무 밑에 수북이 쌓아 놓는다. 건너편 필리핀 아저씨는 잔디밭에 흩뿌려 말려 버린다. 잔디를 깎아 낸 풀은 소중한 유기물 자원이다. 퇴비로 만들어서 텃밭에 뿌려 주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처리방법이다.

그런데 정원에서 생긴 유기물을 수거해서 퇴비로 만드는 일은 비용이 많이 든다. 그렇다고 나무 밑에 수북이 쌓아 놓게 되면 처음에는 땅을 덮어서 멀칭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너무 많이 쌓게 되면 나무가 자라지 못하고 죽게 된다. 풀밭에 흩뿌리면 빗물에 씻겨 내려 터전의 유기물이 유실될 뿐 아니라 인근 하천 오염원이 된다. 뒤뜰 한 곳에 있는 퇴비장이나 콤포스트 빈(Compost bin)에 넣어서 퇴비를 만들면 쉽게 해결된다. 이때 매일 집안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도 함께 처리할 수 있어 좋다. 집에서 퇴비를 만들 때는 정원용 석회와 우드 칩을 함께 넣어 주면 정말로 이상적인 유기질 퇴비가 된다. 이것을 과일나무나 텃밭에 내게 되면 화학비료 없이도 풍성한 수확을 기대할 수가 있다.

우리 터전이 주변의 자연 환경과 어우러질 때만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 앞뜰에 꽃 한 송이, 뒤뜰에 나무 한 그루, 주변의 풀 한포기도 모두 자기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잠시 머물다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 주변 환경을 비롯한 자연은 순환의 원리 요구하는 데, 우리는 자꾸만 우리 욕심을 채우려 자연을 바꾸어 간다. 이런 순환 원리가 존중되지 않는 생활 터전은 영속성을 유지할 수가 없게 된다.

여름철은 잔디 깎기에 아주 좋은 계절이다. 비가 자주 내리지 않아 땅이 단단해서 기계를 다루기도 쉽고, 풀 잘 자라는 것이 더뎌서 기계도 가 가볍다. 또한 석양녘에 불어오는 산들바람이 아주 상쾌하다. 저편 길모퉁이에서 뚱보 아주머니가 비키니 차림으로 론모어(Lawnmower)를 밀고 다니지 않는가? 언덕 아래 포도밭에서 승용 잔디 깎는 기계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언젠가는 저놈을 한번 몰아 봐야겠다.

ⓒ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스(http://www.koreatimes.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마암
난 돈주고 키위 칼에게 맡겨요. 여름엔 2주 한번, 겨울엔 3주 한번
직접하면 기계사랴, 기름 넣어랴 신경쓰야하니깐.
근데 겨울엔 한 달에 한번 깍아도 충분한데 왜 자주 오냐고, $25 절약하려고, 컴푸레인 했더니
이 녀석 아얘 오지 않더라구요, 서양의 관습인가봐요, 할 수 없죠 따라야지..

[364] 원예작물의 품질과 제철

댓글 0 | 조회 2,328 | 2007.09.26
사과, 배, 감 같은 우리에게 낯익은 과일에서부터 브로콜리 비트 같은 낯선 채소까지 넘쳐 나는 마트에서 어떠한 기준으로 쇼핑을 하나요? 이제는 시설재배가 일반화되… 더보기

[366] 채소와 과일 색깔로 즐겨라

댓글 0 | 조회 2,336 | 2007.10.09
빨간 사과, 노란 레몬, 자주색 포도 소리만 들어도 입에 침이 고인다. 여태껏 이들 원예 농산물은 비타민과 미네랄의 영양원으로만 강조해 왔었다. 그런데 이제는 섬… 더보기

[368] 서양채소와 향신채 허브

댓글 0 | 조회 3,255 | 2007.11.13
서양채소, 한국채소의 분류는 기준이 모호한 면이 있다. 서양채소는 원산지가 서양으로 주로 서양인들이 즐겨 먹는 채소류로 정의하는 것이 문안할 것이다. 세계 여행이… 더보기

[370] 푸드 마일(Food Miles)

댓글 0 | 조회 2,768 | 2007.12.11
지난해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월마트에서 유기 농산물 취급을 늘린다고 발표함에 따라 유기 농산물에 대한 논쟁이 뜨거워 졌다. 그래서 시사주간지 타임(Time, 2… 더보기

[372] 한국인이 찾는 순한 매운 맛

댓글 0 | 조회 2,689 | 2008.01.15
해외여행을 다녀와서는 얼큰한 것이 먹고 싶다고 한다. 김치 고추장 매운탕 등을 가리키는 말이다. 과연 한국인이 찾는 이 얼큰한 맛은 무엇일까? 누구나 쉽게 짐작이… 더보기

[374] 유기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이해

댓글 0 | 조회 2,376 | 2008.02.12
여러분은 유기 농산물에 대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요? 배부른 사람들의 사치스런 행각으로 보나요? 아니면, 사보지만 왠지 값이 비싸고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생… 더보기

[376] 여름철 과일과 채소

댓글 0 | 조회 3,909 | 2008.03.11
여름은 과일과 열매채소의 계절이다. 기온이 높고 낮 시간이 길며 햇빛이 강렬해서 모든 식물들이 왕성하게 자라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 이러한 풍요로운 열매들이 있기… 더보기

[378] 사돈집 사과 먹는 법

댓글 0 | 조회 3,125 | 2008.04.08
사과의 계절이 다가온다. 그런데, 아직도 사과를 깎아서 드십니까? 한국에서 들여진 습관이 잘 바뀌지 않아서 그럴 수 밖에 없다면 한 번 생각해 보는 것이 어떨런지… 더보기

[380] 김장을 하시나요?

댓글 0 | 조회 2,537 | 2008.05.13
가을이 깊어 가고 초겨울이 다가오면 '김장 하셨나요?'가 인사말이던 시절이 있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주 들을 수 있었던 소리였다. 그러나 이제는 바쁜 … 더보기

[382] 한 그루의 장미를 위하여

댓글 0 | 조회 2,883 | 2008.06.10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그루의 장미를 길러 보고 싶은 생각을 하게 될 거다. 필자도 여기 와서야 그 꿈을 실현하고 있다. 겨울은 장미를 돌보며 생각… 더보기

[384] 과수원과 까치

댓글 0 | 조회 2,961 | 2008.07.08
한국의 가을철 사과 배 과수원에서는 까치와의 전쟁이 치열하다. 농업인들은 일 년 내내 가꿔온 탐스러운 과일을 지키느라 눈을 부릅뜬 상태이고, 먹을거리가 마땅치 못… 더보기

뒷마당에 자라는 과일나무

댓글 0 | 조회 4,925 | 2008.08.13
우리 뒷마당에는 피조아, 아보카도, 구아바, 올리브, 복숭아 등 여러 가지 과일나무가 자라고 있어 바라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올해도 과일이 탐스럽게 달려 그런대로… 더보기

농가월령가와 'Moon Calender'

댓글 0 | 조회 2,925 | 2008.09.10
"솔가지 꺾어다가 울타리 새로 하고 장원(담장)도 수축하고 개천도 쳐 올리소.안팎에 쌓인 검불(지푸라기) 정쇄히 쓸어 내어 불 놓아 재 받으면 거름을 보태리니 육… 더보기

요리사 곁에 있는 허브 포트

댓글 0 | 조회 3,151 | 2008.11.12
음식물은 나름대로 고유의 향을 가지고 있다. 어떤 때는 이 향에 의해서 끌리게 되지만, 어떤 때는 생선의 비린내 같이 강력한 냄새로 입맛을 잃게 한다. 이러한 음… 더보기

Permaculture (퍼머컬처)

댓글 0 | 조회 3,129 | 2008.12.10
우리가 살고 있는 터전은 봄이 되면 꽃과 함께 벌 나비 모여들고, 여름에는 녹음이 우거져 새들이 드나들며, 가을에는 풍성한 열매로 우리와 주변 동물을 포용한다. … 더보기

현재 잔디 깎는 재미

댓글 1 | 조회 3,408 | 2009.01.13
장난꾸러기 톰(Tom)은 말썽을 부린 벌로 부모로부터 담장에 페인트를 칠하라는 명을 받게 된다. 톰에게는 페인트를 칠하는 것은 지겨운 일인데, 이것을 바라보는 동… 더보기

여름밤에 불어보는 하모니카

댓글 0 | 조회 2,881 | 2009.02.11
여름밤은 길어서 하모니카를 불기에도 좋다. 그러나 하모니카를 불어 본지가 너무 오래되었고, 어디에 두었는지 찾아내기도 쉽지가 않을 거다. 대신에 옥수수 하모니카를… 더보기

뒷마당을 넘겨다보는 옆집 복숭아 나무

댓글 0 | 조회 3,968 | 2009.03.11
옆집에는 우리 뒷마당을 넘겨다 보면서 한창 자라고 있는 복숭아나무 한 그루가 있다. 이 나무 옆에는 노폭파인이 심겨져 있어 자꾸만 담장을 넘본다. 지난해 여름 처… 더보기

오클랜드 식물원에는 지금

댓글 1 | 조회 2,905 | 2009.04.15
어느 도시나 식물원을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잘 아시겠지만 오클랜드시도 1번 모터웨이 옆 마누레와에 식물원(www. aucklandbotanicgardens.co… 더보기

어떤 사과를 좋아 하시는 지요

댓글 0 | 조회 3,886 | 2009.05.12
뉴질랜드 사과는 환경 친화적인 재배와 북반구에서 생산되지 않은 시기의 공급으로 정평이 나 있다. 또한 사과 색택 같은 품질은 어느 나라 것보다 우수한 것으로 평가… 더보기

감이 노랗게 익어 가면 의사의 얼굴이 노래진다

댓글 1 | 조회 4,361 | 2009.06.09
가을은 탐스럽게 익어가는 감과 함께 우리 곁에 다가 온다. 특히 한국 사람에게는 고향의 감나무에 대한 추억이 어려 있어 이 감이 더욱 정겹다. 뉴질랜드에 와서 가… 더보기

오클랜드에서 나무를 심을 때는

댓글 0 | 조회 3,765 | 2009.07.14
오클랜드는 겨울철에도 땅이 얼지 않아서 나무를 심기에 아주 편리하다. 나무를 심을 수 있은 기간이 어디보다도 길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필자는 지난해 베리류 두… 더보기

뉴질랜드의 White wine과 호주의 Red wine

댓글 1 | 조회 3,624 | 2009.08.11
뉴질랜드와 호주의 포도주 생산을 살펴보면 뉴질랜드는 대부분 White wine인 반면에 호주는 Red wine이 더 많다. 또한 포도주를 즐기는 사람에 따라 어떤… 더보기

아시아 채소에 대한 관심

댓글 0 | 조회 3,873 | 2009.09.08
이제는 동서간의 왕래가 빈번해짐에 따라 동양문화와 서양문화에 대한 구분이 점차 희박해진다. 음식문화에서도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 서양의 일류 요리사가 텔레비전 프… 더보기

독감을 이기는 식품에 대한 관심

댓글 0 | 조회 3,969 | 2009.10.13
세계적으로 스와인플루(Swine Flu, H1N1, 신종플루)에 대한 관심이 높다. 북반구 나라에서는 남반구에서 겨울을 지내고 나타날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경계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