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노인시대를 어떻게 즐길 것인가?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신 노인시대를 어떻게 즐길 것인가?

0 개 1,701 한일수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공자의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공자는 한번뿐인 인생을 즐기면서 보내는데 중점을 둔 것 같다. 주석 내용을 보면 “안다는 것은 진리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좋아한다는 것은 좋아만 했지 완전히 얻지 못한 것이다. 즐긴다는 것은 완전히 얻어서 이를 즐기는 것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평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출산율이 증가하고 평균수명이 급속도로 높아지자 세계인구도 급속도로 증가해왔다. 다만 한국의 경우 한국전쟁 여파로 그 추세는 10년 정도 늦게 나타났다. 그러나 1955년부터 1965년까지는 베이비부머(Baby Boomer) 세대라고 부를 정도로 출산율이 피크를 이루었고 의료기술의 발달과 생활여건의 향상으로 평균수명이 급속도로 연장되어 왔다. 1900년대 말에 이르러 국민소득의 향상으로 삶의 질이 향상되었으나 결혼 여건은 악화되어 만혼, 결혼 포기, 저 출산, 출산 포기 현상으로 노인인구는 증가하고 있는데 젊은이들은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현재 60대인데 그들이 더 노화하면 보살필 젊은이들이 더 부족하게 되고 젊은이든 노인이든 서로가 각자도생(各自圖生)해야 되는 추세로 전환되어간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8에도 못 미치는 세계 최하위인데 이런 추세라면 머지않아 한민족의 미래가 없어질 거라고 걱정하고 있는 형편이다. 어렸을 때 주위에서 자식이 없는 가정을 두고 집안 문 닫았다는 소리를 들은 기억이 있는데 민족과 국가적 차원에서는 국가가, 민족이 문 닫았다는 소리를 들을 판이다.       


노인에 대한 연령 구분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제기될만하다. 평균 수명이 60세 이하일 때와 80세가 넘는 현실에서 무엇을 근거로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뉴질랜드의 경우 노후 연금이 지급되는 만 65세를 노인으로 취급하는데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정서적으로는 꼭 나이로 구분 짓는 것 보다는 개인의 건강 상태나 정신 상태, 행동양식, 사회적 활동 상태에 따라 달리 적용될 수도 있는 일이다. 만 54세를 넘기고 이민 왔을 때, 물론 직업이 없이 돌아다닐 때였다. 만나는 키위들은 대뜸 무슨 걷기(Walk)를 하느냐고 물었다. 알고 보니 무슨 일(Work)을 하느냐? 였다. 그들은 65세가 되어 은퇴(Retire)하는 것은 이해를 하는데 젊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놀고 있으면 이해를 못한다. 이민 오자마자 직업을 구할 수도 없는 일이고 탐색하는 기간도 필요한 것인데 대답이 구차하기도 해서 신문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고 임기응변을 털어놓기도 하였지만 창피한 마음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빨리 65세가 되면 떳떳이 은퇴한 상태라고 말하리라 다짐을 했다. 65세가 되자 리타이어(Retire) 했느냐 아니면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고 묻기도 하였다. 스스로 아직 젊다고 자부하고 있는데 리타이어 했다고 말하기도 쑥스러워 리타이어(Re tyre)했지만 인생을 새로 재출발하기 위해서 타이어를 갈아 끼었노라고 농담으로 웃어넘기기도 하였다.



80세가 되면 스스럼없이 노인 대열에 합류할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80세가 되어보니 주위에 나보다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즐비한데 노인이라고 끼어들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되었다. 그래서 내 나이를 되돌아 볼 때 중년이라고 하기엔 염치가 없고 그렇다고 노인이라고 치부하기엔 스스로 용납할 수 없어 ‘8학년 꽃 중년’이라고 자칭해보았다. 9학년이 되면 어쩔 수없이 노인 그룹에 편입이 되겠지만 신노인(新老人)으로 설정하려고 한다. 앞으로 가까운 장래에 평균 수명이 90세가 넘고 100세 시대가 도래 할 터인데 100세부터 노인으로 취급되는 때에 대비할 일이다. 그리고 꽃 중년인 지금은 신노인으로 진입하기 위한 준비과정으로 열심히 배우면서 살아가고 있다.


즐기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일이 있어야하고 아는 게 있어야 좋아하게 되는 것이다. 부모님을 모시거나 자식들을 부양할 일로부터 해방이 되었고 어느 정도 경제적인 자유가 보장되었다면 신체적인 자유를 유지하면서 좋아할 일을 찾아 열심히 배우고 익혀서 노년을 즐기면서 살 일이다. 혼자서 즐기는 데는 한계가 있고 더불어 사는 인간 사회인만큼 관계 속에서 어울려 즐거움을 창출하고 이를 사회에 전파함으로서 보람 있는 인생을 전개해 나간다면 얼마나 노년이 즐거운 일이겠는가?


e08e75d3d4a087f3223587d1b4dbaed4_1678843145_8638.jpg
 

지난 2월 오클랜드에서 설날 기념 경로잔치에 참여해보았다. 6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모임이었는데 큰 강당에 입추의 여지없이 어르신들이 모여들었다. 주최 측에서 준비한 프로그램과 푸짐한 식사, 선물꾸러미 등으로 일요일 한 때를 즐겼다. 그러나 한결 돋보였던 것은 80대 여성으로 구성된 무지개합창단원들의 라인댄스 공연이었다. 음악에 맞춰 일동이 정확한 스텝으로 몸동작을 통해 표현하는 공연이 흥을 돋우었다. 단원들은 노래, 춤, 장기 등 다양한 솜씨들을 자랑해왔지만 노인이라고 해서 젊은이들이 제공하는 것을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몸소 연기를 통해 즐거움을 선사하고 본인 자신들도 희열을 느끼는 멋을 선보였다. 


신노인은 진정한 자유인이다. 활동하는데 특별히 구속 받을 일이 없고, 경제적으로도 자유롭다. 사회적으로 책임을 진다거나 의무를 부여 받을 일도 없다. 자기 건강을 보살피어 주위의 도움 없이 활동 할 수 있으면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 그 자유를 배우고 참여하는 데 활용하여 한 번 뿐인 인생을 후회 없이 즐기면서 살아갈 일이다.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가 노년을 즐기는 9가지 지혜를 제시했는데 그 중 두 가지를 소개해본다.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즐겨라. 늙어가는 것을 불평하지 말고 즐겨라.”

컨틴전시 플랜 (Contingency Plan)

댓글 0 | 조회 1,983 | 2020.05.12
벌써 오래 전 이야기이다.. 미국에서 가발 행상으로 돈을 모았던 어떤 교민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항상 위험과의 전쟁이었다. 흑인 촌을 누비고 다녔기 때문에 장사도 … 더보기

운명은 전설처럼 찾아온다

댓글 0 | 조회 1,949 | 2016.05.12
오클랜드 전원일기 (1)뉴질랜드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하겠다고 이민 준비를 할 때부터 운명은 바뀌기 시작했다. 배달겨레의 자손이 바다 밖으로 나가 살게 된 것은 극… 더보기

무애의 정신으로 생명과 자유를……

댓글 0 | 조회 1,933 | 2017.02.08
“박물학자들이 벼룩을 보니 그 벼룩보다도 더 작은 벼룩이 붙어서 뜯어 먹고 있다. 그리고 이 벼룩에는 더 작은 벼룩이 붙어서 뜯어먹으니 그렇게 한 없이 계속된다.… 더보기

오클랜드 한인의 날 회고

댓글 0 | 조회 1,916 | 2019.04.10
뉴질랜드 한인 사회의 원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견해가 있을 수 있다. 우리보다 이민 역사가 빨리 시작된 이웃 호주의 경우 정부가 매해 발행하는 1958년도 연감… 더보기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아난다

댓글 0 | 조회 1,899 | 2019.09.10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동시에 국내 정세도 파국 일보 직전까지 치닫고 있는 느낌이다. 마치 격한 풍랑(風浪)을 맞고 있는 항해 중… 더보기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댓글 0 | 조회 1,893 | 2016.11.08
벌써 30여 년 전에 들은 말이지만 지금도 새겨들을 만한 이야기가 있다. 어느 외국인 바이어(Buyer)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자기가 알기… 더보기

정치도 마케팅이다

댓글 0 | 조회 1,856 | 2017.05.23
정치는 국민의 마음을 읽는 예술이다. 정책과비젼이 국민의 여망과 시대정신에 부합하여유권자에게 만족을……1956년 5월 3일 서울의 어느 이발소에서 일어난 일이다.… 더보기

로마제국의 황제와 한국의 대통령

댓글 0 | 조회 1,844 | 2018.04.11
로마제국의 황제들 잔혹사를 떠올리며청와대 주인들의 잔혹사와 대비해본다.일제의 잔존으로 내려온 청와대 터를 옮겨……지구상에 영원한 것이란 없다. 고대 로마는 BC … 더보기

퀸스트리트에 펼쳐진 홍익인간

댓글 0 | 조회 1,843 | 2016.12.07
민족사학자 단재 신채호(丹齋 申采浩, 1880.12.8. - 1936.2.21.) 선생은 일찍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라고 설파했다. 한국이 205… 더보기

느림의 아름다움

댓글 0 | 조회 1,834 | 2015.07.28
신입 사원 시절에 성질이 따발총 콩 튀기 듯 하던 과장 밑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다. 하루는 무슨 업무 처리 문제로 따발총이 콩 튀기 시작했는데 나한테 불호령이 떨… 더보기

이상향 理想鄕

댓글 0 | 조회 1,825 | 2017.02.22
공해 없는 아름다운 자연 환경에 최고의 복지 국가,입시 지옥이 없고 교육비 걱정이 없다는 이 나라의모습이지만 이상향은 개인의 마음속에…신석정 시인은『그 먼 나라를… 더보기

런던 스모그와 서울의 미세먼지

댓글 0 | 조회 1,823 | 2018.05.23
1952년 런던에서 대규모 스모그 참사가 일어났다.서울도 걱정이다.쾌적한 공기는 인류가 생존하기 위한 절대 절명의 자산인데……우리는 흔히 ‘런던’하면 안개를 연상… 더보기

이 찬란한 을미의 아침에

댓글 0 | 조회 1,815 | 2015.01.14
“인생은 문틈으로 백마가 지나가는 것을 보는 것 같이 짧다(人生如白馬過隙)”라고 어느 시인은 말했다. 과연 그렇다. 뉴질랜드에 와서 현지 생활에 취미를 붙이면서 … 더보기

147 식구를 거느리는 남자

댓글 0 | 조회 1,805 | 2016.05.25
오클랜드 전원일기 (2)짐승들도 자기 가족은 알아본다. 아주 사나운 셰퍼드(Shepherd)이지만 주인한테는 상냥함은 물론 한 집안에서 생활하는 다른 동물들을 헤… 더보기

피는 물보다 진하다

댓글 0 | 조회 1,804 | 2018.05.09
얼어붙은 한반도에 봄은 찾아오는가?수천 년 동안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우리의 국토인데 왜 금단의 땅이 되어 ……​2016년 11월16일에 오클랜드의 노스 하버 스타… 더보기

코리안 디아스포라

댓글 0 | 조회 1,764 | 2019.07.09
우리가 이민 온 후 2000년대 들어 한국사회도 급속히 다민족화, 다문화화라는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이주 노동자, 국제결혼에 의한 이주자로 발생한 현상이지만 우… 더보기

살롱음악

댓글 0 | 조회 1,715 | 2017.09.12
살롱음악은 이제 상류층의 전유물이 아니다.뉴질랜드에서는 중산층의 폭이 넓어누구나 마음먹고 행동하기에 따라 중산층이 되어……서울에서 살 때 아내와 나는 항상 우리가… 더보기

생활의 발견

댓글 0 | 조회 1,713 | 2020.12.09
코로나 19로 얼룩진 경자년(庚子年)을 보내며임어당(林語堂, 1895-1976)은 근대 중국의 대표적인 지성인이자 소설가, 문명 비평가로서 국제적인 인물로 꼽힌다… 더보기
Now

현재 신 노인시대를 어떻게 즐길 것인가?

댓글 0 | 조회 1,702 | 2023.03.15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공자의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공자는 한번뿐인 인생을… 더보기

서울대생이 안 되는 것

댓글 0 | 조회 1,699 | 2017.04.27
모든 분야에서 일류를 지향하는 서울대생,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뚝심, 강기, 포용력에서발산하는 카리스마가 요청되는 ……“누군가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돌려 관악… 더보기

북극권에 진입하다

댓글 0 | 조회 1,686 | 2020.08.12
북극권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5)북극권 진입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지구의 북쪽 끝이라는 노스 케이프에서 펼쳐든태극기는 통일의 염원을 담고……여름에는 해가지지 않… 더보기

독도는 한국땅

댓글 0 | 조회 1,679 | 2020.10.27
'독도는 한국땅'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를 조상 대대로 물려받아 살아온지 4353년, 그러나 110년 전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고 온갖 굴욕을 참으며 살아온 우리 … 더보기

방탄소년단과 한민족의 신바람 문화

댓글 0 | 조회 1,678 | 2019.08.13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원래 독일의 괴테가 ‘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라고 말한 바 있는데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이 말을 입에 담고 … 더보기

요동치는 코리안의 물결

댓글 0 | 조회 1,659 | 2021.10.12
바야흐로 민족중흥의 기운이 우리시대에 다가온 것일까? 21세기 들어와 떠오르는 태양으로 한민족이 세계사에 등장한 것일까? 한류(韓流 Korean Wave)의 물결… 더보기

21세기 문명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댓글 0 | 조회 1,636 | 2018.02.28
21세기 제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새로운 문명은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그 속에서 새로운 휴머니즘을 발견해야……일본의 식민지 치하에서 조국이 신음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