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회 국어사랑 청소년 문학상 공모전 심사평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제 4회 국어사랑 청소년 문학상 공모전 심사평

0 개 842 오클랜드 문학회

이번에 접수된 97편의 응모작은 예선과 본선의 두 차례 심사를 거쳐 최우수상, 우수상, 가작 각각 1명씩과 장려상 6, 특별상 2명으로 선정되었다.


작품응모수는 예년에 비해 다소 적었지만 그 수준은 회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게 주최를 한 오클랜드문학회(회장 최재호)의 설명이다.


다음은 본선심사를 맡은 이산하 시인의 심사평이다. 


이산하 시인의 작품으로는 대표적인 장편서사시이자 시집 《한라산》이 있고《천둥같은 그리움으로》, 《피었으므로 진다》,《생은 아물지 않는다》,《악의 평범성》등의 시집, 성장소설 《양철북》이 있다.


시상식은 오는 2월 25일(토) 오후 2-3:30분 한인회관 강당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심사평


최우수상 


달팽이의 꿈 

“어느새  주변에는 느린 친구들이 많이 모여 들었습니다. 달팽이와 지렁이는 더 이상 외롭지 않았습니다.”

친구들이 있는 놀이터로 갈 때마다 너무 느려서 만나지 못하던 달팽이가 어느 날 지렁이를 만나 ‘느린 친구’끼리 서로 놀며 외로움을 이겨낸다는 이야기다. 특별한 강조 없이 차분하게 전개한 이솝우화 같은 이 글이 사뭇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고통이나 상처 같은 것도 서로 아픈 사람들끼리만 위로하고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빠른 것은 빠른 것끼리 어울리고 느린 것은 느린 것끼리 어울려 서로 따로 논다. 사회적 갈등과 불화의 씨앗이다. 누가 와서 데려가거나 좀 더 기다려주지 않는 놀이터라는 세상이 이처럼 무섭다. 은근히 어른들로 인해 갈라지고 쪼개져 ‘밤의 놀이터’로 변한 세상을 꼬집는 수작이다.

<박준서 Auckland 한민족학교 Y4>



우수상 


과자 집짓기 대회 

이번 응모작들 중에서 팡팡 터지는 하얀 팝콘처럼 가장 상상력이 발랄하고 깜찍하다. 특히 벽난로에 장작 대신 옥수수로 불을 때면 굴뚝에서 하얀 팝콘들이 팡팡 터질 거라는 발상은 신선하면서도 기발하다. 더구나 주인공이 굴뚝에서 터져 나오는 함박눈 같은 팝콘을 받아먹겠다니, 오마이갓~! 마치 환상적인 매직 쇼를 보는 것 같은 이 작품은 앞으로 어린이 동화나 짧은 그림동화로 다시 재구성해서 쓰면 좋은 책이 되리라 믿는다. 빵과 쿠키로 만든 집이니 아이들은 책을 읽으면서 책을 먹어버리겠지만. 그리고 이 글의 저자는 100년짜리 과자 쿠폰을 받기 위해서라도 만수무강하기를 바란다~.

<이준호 Waikato 한국학교 Y5>


가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요일 

가정집에서 개인 레슨을 받다가 마침내 금요일마다 학교 큰 강당에서 플루트를 연주하는 주인공의 심리상태가 잘 드러난 글이다. 연주자의 긴장과 흥분상태를 “내 심장이 드럼을 치는 것” 같다거나 “내 몸 안의 모든 세포들이 나를 응원”했다는 매우 신선한 비유들 덕분에 글이 갑자기 꽃이 피어버렸다. 그런데 마지막 줄에 나오는 이 주인공의 꿈은 플루티스트가 아니라 ‘음악하는 파티셰’이다. 아름답고 맛깔스런 빵과 과자를 만드는 파티셰도 플루티스트처럼 창의력과 미적 감각을 갖춰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글은 무의식적으로 파티셰를 예술가의 경지로 훌쩍 끌어올려 버린다. 손으로 언어를 잘 반죽하고 발효시켜 가슴속에서 적절한 온도로 구워야 좋은 문장이 나온다. 먼 훗날 주인공의 꿈이 문득 이루어져 쿠키와 빵에서 아름다운 플루트 소리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김하윤 Waikato 한국학교 Y5>



장려상 


엄마가 주무실 때쯤

달빛에 비친 잠든 엄마 얼굴의 깊은 주름을 보며 고단한 세월의 흔적을 짚어나가는 감동적 작품인데, 읽을수록 가슴이 먹먹해진다. 자식을 키우면서 생겼을 그 주름살은 세상 모든 엄마들의 사랑의 증표이기도 하다. 또 환한 아침까지 늦잠 자는 엄마 얼굴을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얼굴로 보는 주인공의 눈이 참 따뜻하다. “나는 엄마를 마음으로 바란본다” 마지막 문장은 그래서 더욱 가슴을 저미게 한다.

<전아린 Auckland 북부 한국학교 Y6>


시간은 최고의 선물이다

시간은 모호하고 추상적인 소재라 쓰기 싶지 않은 주제인데, 우리에게 아주 일상적인 ‘선물’로 비유해 쉽게 풀어버린다. 위로와 기회와 변화를 주는 시간에 대한 다양하고 진지한 탐색이 매우 인상적인 작품이다.

<김윤지 Auckland 한민족학교 Y8>


바람, 비 그리고 해

상처가 되는 말과 따뜻한 말을 바람과 비와 해에 비유해 삼단논법처럼 풀어가는 구성이 특히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은우 Auckland 한민족학교 Y7>


구름의 여행

하얀 순두부 같은 구름을 떠먹으며 여행을 떠나고 싶은 풋풋한 상상력이 자유롭다. 특히 한 자리에 머물지 않고 늘 새로운 곳으로 정처 없이 여행하는 구름에 자신을 비유한 게 무엇보다 인상적이다.

<권제니 Auckland 북부한국학교 Y8>


봄의 소리

봄이 오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보지 않고 청각적으로 표현한 것이 참신하고, 특히 엄마 곰이 깨기 전에 아기 곰과 숨바꼭질하는 장면도 아주 흥미롭다. 좋은 작품이 기대된다.

<박지호 Auckland 한민족학교 Y2>


겨울 밤

눈 내린 겨울밤은 오직 눈과 나밖에 없고 세상이 온통 나 혼자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난 너무 자유롭다. 부지런히 습작을 하면 작품도 그처럼 개성적이고 자유로워지리라 믿는다.

<김시은 Auckland 한민족학교 Y7>


특별상 


자유 

3행시처럼 단순화시키지 말고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소재를 찾아 묘사하기를 바란다.

<이슬 New Plymouth 한국학교 Y3>

<이지니 New Plymouth 한국학교 Y5>


■ 이 산하 시인 

55e10d7971b87f281452689a6adfad39_1673830638_5723.png

 

파문의 이유

댓글 0 | 조회 592 | 2023.04.12
시인 류 시화나는 보았다눈이 내려 이상하게 환한 밤모든 나무들이 눈꽃을 피우고 있는데개암나무인지 혹은 떡갈나무인지오열하는 나무 하나만어깨를 들썩이며혼자서 그 눈 … 더보기

꿈꾸는 당신

댓글 0 | 조회 528 | 2023.03.28
시인 마 종기내가 채워주지 못한 것을당신은 어디서 구해 빈터를 채우는가내가 덮어주지 못한 곳을당신은 어떻게 탄탄히 메워떨리는 오한을 이겨내는가헤매며 한정없이 찾고… 더보기

구름장(葬)

댓글 0 | 조회 655 | 2023.03.14
시인 송 재학낮달이 구름 속에서 머리 내밀 때마다 궁금한 배후, 씻긴 뼈같은, 해서체 삐침 같은, 벼린 낫의 날 같은, 탁본 흉터 같은것이 새털구름을 징검징검 뛰… 더보기

우리는 깃발이 되어 간다

댓글 0 | 조회 679 | 2023.03.01
시인 안 도현처음에 우리는 한 올의 실이었다당기면 힘없이 뚝 끊어지고입으로 불면 금세 날아가버리던감출 수 없는 부끄러움이었다나뉘어진 것들을 단단하게 엮지도 못하고… 더보기

수선화에게 (For the Daffodil)

댓글 0 | 조회 572 | 2023.02.15
시인 정 호승울지 마라외로우니까 사람이다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 더보기

그대에게 가고 싶다

댓글 0 | 조회 1,048 | 2023.02.01
시인 안 도현해 뜨는 아침에는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그대에게 가고 싶다그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밤새 퍼부어대던 눈발이 그치고오늘은 하늘도 맨 처음인 듯 열리는 날… 더보기

서울복음 2

댓글 0 | 조회 830 | 2023.01.18
시인 정 호승너희는 너희에게 상처 준 자를 용서하라.한 송이 눈송이 타는 가슴으로마른 나뭇가지마다 하얀 눈꽃으로너희는 너희를 미워하는 자에게 감사하라.감사가 없는… 더보기
Now

현재 제 4회 국어사랑 청소년 문학상 공모전 심사평

댓글 0 | 조회 843 | 2023.01.16
이번에 접수된 97편의 응모작은 예선과 본선의 두 차례 심사를 거쳐 최우수상, 우수상, 가작 각각 1명씩과 장려상 6, 특별상 2명으로 선정되었다.작품응모수는 예… 더보기

우리가 물이 되어

댓글 0 | 조회 2,947 | 2022.12.21
시인 강 은교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우르르 우르르 비오는 소리로 흐른다면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저… 더보기

남몰래 흘리는 눈물

댓글 0 | 조회 840 | 2022.12.07
Down by the sally gardenW.B. Yeats갈대밭 저 아래에서 내 사랑과 나 만났네.그녀는 조그맣고 하얀 발로 갈대밭을 거닐었지.그녀는 내게 사… 더보기

이제야 꽃을 든다

댓글 0 | 조회 679 | 2022.11.21
시인 이문재이름이 없어서이름을 알 수 없어서 꽃을 들지 못했다얼굴을 볼 수 없어서 향을 피우지 않았다누가 당신의 이름을 가렸는지무엇이 왜 당신의 얼굴을 숨겼는지누… 더보기

오래된 서적(書籍)

댓글 0 | 조회 2,313 | 2022.11.09
시인 기 형도내가 살아온것은 거의 기적적이었다오랫동안 나는 곰팡이 피어나는 어둡고 축축한 세계에서아무도 들여다 보지않는 질서속에서, 텅빈 희망 속에서어찌 스스로의… 더보기

불우한 악기

댓글 0 | 조회 1,285 | 2022.10.25
시인 허 수경불광동 시외버스터미널초라한 남녀는술 취해 비 맞고 섰구나여자가 남자 팔에 기대 노래하는데비에 젖은 세간의 노래여모든 악기는 자신의 불우를 다해노래하는… 더보기

시인과 죄수

댓글 0 | 조회 1,210 | 2022.10.12
시인 송 경동천상병시문학상을 받는 날오전엔 또 벌 받을 일 있어서울중앙법원 재판정에 서 있었다한편에서는 정의인 게한편에서는 불법, 다행히벌금 삼백만원에 상금 오백… 더보기

수양영감

댓글 0 | 조회 1,161 | 2022.09.27
시인 고은철새 댕기 물새 가지에 앉는다새도 남이 아니라고 말하는 영감비록 옷소매 땟국은 잘잘 흐를지라도노여울 때도 씁스레 그냥 넘긴다제 아들깻묵같은 아들 둘 잃고… 더보기

고려장

댓글 0 | 조회 1,374 | 2022.09.14
시인 최 재호10년 전 이른 겨울커다란 이민가방에남은 꿈을 구겨 담으며떠나온 고향행여 하나 빠뜨릴까바리바리 챙겨 담은 짐 속에빠져버린 홀어머니낯 설은 생활의 골목… 더보기

결혼에 대하여

댓글 0 | 조회 998 | 2022.08.23
시인 정 호승만남에 대하여 진정으로 기도해온사람과 결혼하라봄날 들녘에 나가 쑥과 냉이를 캐어본추억이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된장국을 풀어 쑥국을 끓이고 스스로기뻐할 … 더보기

모름지기

댓글 0 | 조회 640 | 2022.08.09
시인 이문재강한 자가 약해져서 세상이 바뀌는 게 아니다약한 자가 강해져야 세상이 바뀐다군사정권 말기에 감옥 갔다 온 후배가 말했다미국 유학을 다녀온 선배가 말했다… 더보기

노란 주전자

댓글 0 | 조회 632 | 2022.07.26
시인 이 정록마음은 노란 주전자 같아.황금을 꿈꾸지만 빛깔뿐이지.게다가 뚜껑이 자주 열리고 동굴처럼 시끄럽지.끓기도 전에 들썩거리고 잔바람에도 나뒹굴 때가 많지.… 더보기

새를 찾아

댓글 0 | 조회 733 | 2022.07.13
시인:프란츠 카프카새들은 새장이 뭔지도 모르던둥지밖에 모르던 시절도 있었다아예 둥지조차 없이 나뭇가지에바위사이에 사는 새들도 있었다그러나 서풍이 불어와 세상이 바… 더보기

춘향의 노래

댓글 0 | 조회 719 | 2022.06.29
시인 복 효근지리산은지리산으로 천년을 지리산이듯도련님은 그렇게 하늘 높은 지리산입니다.섬진강은또 천년을 가도 섬진강이듯나는 땅 낮은 섬진강입니다.그러나 또 한껏 … 더보기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

댓글 0 | 조회 1,958 | 2022.06.15
시인 박철막힌 하수도 뚫은 노임 4만원을 들고영진설비 다녀오라는 아내의 심부름으로두 번이나 길을 나섰다가자전거를 타고 삼거리를 지나는데 굵은 비가 내려럭키슈퍼 앞… 더보기

새벽의 하산

댓글 0 | 조회 808 | 2022.05.25
시인 이 운룡산이 하늘을 들어올려 몸 부풀리다한쪽 어깨가 삐긋해제 무게를 내려놓고영영 깊은 도량에 푹 빠져 있다다른 꼬임에는 결코 넘어가지 않을 양세차게 흔들어 … 더보기

구름

댓글 0 | 조회 652 | 2022.05.10
시인 조 병화내가 네게 가까이 하지 않는 까닭은내겐 네게 줄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내가 이렇게 네게서 멀어져가는 까닭은내가 감내할 수 없는 것을너무나 많이 너는 … 더보기

정의

댓글 0 | 조회 677 | 2022.04.28
시인: 폴 엘뤼아르포도로 포도주를 만들고숯으로 불을 피우고키쓰로 인간을 만드는 것이것이 인간의 ‘뜨거운 법칙’이다전쟁과 비참에도 불구하고죽음의 위험에도 불구하고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