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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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

작은 거인들

0 개 1,008 김지향

유치원에 들어간 유은이는 장염도 걸려보고 감기도 걸려 보고 유치원에서 유행하는 병은 다 걸려 가면서 생활을 한다. 이번에는 세기관지염이라고 한다. 세기관지염도 잘 넘어가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아프면서 크는 게 아기들이며, 그렇게 한 번씩 아프고 나면 부쩍 자라나 있는 걸 볼 수 있다. 


유은이 돌잔치를 마치고 사위가 나한테 “어머니는 어떻게 세 명의 자식을 낳아서 키우셨어요?” 라고 물었다. 그만큼 자식 키우는 게 힘이 든다는 소리일 것이다. 


어떻게 자식을 키웠는지, 제대로 키웠는지 잘 모르겠다만, 자식 키우느라 고생한 것은 사실이다. 자식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세상에 태어난 인간들은 각자 나름대로 고생 없이 살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세 딸들이 고생을 고생으로 안 여길 정도로 각자 사랑하는 일을 하면서 살기를 바랐다. 큰애와 둘째는 제대로 잘 가고 있어 보인다. 아직 셋째는 잘 모르겠다만, 천천히 알아서 가리라 믿는다.


어제 첫째의 졸업 작품 이벤트가 있어서 왕가누이에 다녀왔다. 긴 여정의 공부를 한 큰애가 드디어 마스터 과정을 마친 것이다. 2주 동안의 전시회인데,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서 어제 교수들과 함께 작은 이벤트를 갖게 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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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애는 대학에 들어가서 대학 다니던 도중에 토크 장학생으로 한국에서 2년 동안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나서 대학을 졸업했다.


2년의 한국생활까지 합하여 6년이란 시간을 들여가면서 인테리어 공부를 마쳤는데, 인테리어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하면서 디자인학과에 다시 들어갔다. 디자인 공부를 하고 나니, 오랫동안 품어왔던 애니메이션에 대한 꿈을 포기할 수가 없었던 것 같다.


애니메이션 학과도 졸업하고, 중간에 스터디 링크에서 1년 근무하고 다시 학교에 들어와서 새로운 공부를 하고....... 

자신 혼자만 생각했었더라면 이렇게 돌고 돌면서 여기까지 오지는 않았을 거다. 부모도 지켜가면서 자신의 길을 헤쳐 나가려니 보통 힘이 들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이렇듯 편안하고 행복한 생활을 하게 된 가장 큰 일등공신이 큰애이니 내가 자식 복은 많은 것 같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은 큰애가 대견하기만 하다. 둘째가 병마와 싸우면서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갔듯이, 큰애 또한 집안의 가장 노릇을 하면서 자신의 꿈을 이뤄나갔다.


어제 왕가누이에서 큰애의 작품 전시를 보면서 마음이 뿌듯했다. 그 누가 어떤 말을 하든 크게 상처 받지 않는 성격이며, 감정의 기폭이 적은 큰애의 품격이 그대로 들어난 전시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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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 있는 ‘아리랑’ 음악소리와 함께 작품 또한 고전과 현대가 잘 혼합이 된 최첨단의 시도로 보였다. 딱 두 명의 마스터 졸업생들을 위한 전시장이 참 아늑하고 멋졌다. 예술의 도시로 오래 전부터 정평이 나 있는 왕가누이 다운 면모이다.


이번 졸업생들은 두 명 모두 다 한국인이며, 수준이 꽤 높은 편이다. 그런데다 내 딸은 이 작품이 아닌 다른 작품으로 한국 기업에서 주최를 한 공모전에서 입상하여 취직까지 되었다. 자택 근무라는 특혜를 받고 시작하는 좋은 조건이지만, 급여에 대한 것은 아직 정확하지 않다.


이런저런 것을 다 떠나서 큰애가 자신의 꿈과 맞닿은 일을 시작하게 되어 기쁘다. 큰애나 둘째나 각자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을 보면서, 나보다 업그레이드 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들이 대견했다.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으며, 남에게 의존하지 않으며, 자신의 꿈을 따라 조급한 마음을 갖지 않고 천천히 한 발 한 발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둘째 언니가 나한테 ‘작은 거인’이라고 말했었는데, 진짜 작은 거인은 그들이었다.


내 입으로 자화자찬하는 것 같아서 민망하다만, 둘째 언니 눈에는 내가 작은 거인으로 보였던 것이다. 모든 면으로 언니보다 뒤떨어지지만, 언니 잣대로 보았을 때, 내가 작은 거인으로 보였나 보다.


언니 그림과 내 글이 들어간 도깨비 책이 내년 5월에 열리는 공모전에 출품이 될 것이다. 그 공모전은 한국이 아닌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모전이라고 한다. 그때까지 큰애는 작품을 다듬고 또 다듬어 완성해 나갈 것이다.



그 누구와도 함께 하지 못하는 외롭고 외로운 작업이겠지만, 열정이 있기에 그 고됨이 고됨으로 여겨지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일에 대한 사랑이 모든 고통을 껴안고 승화시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작은 거인들이 날개를 달고 훨훨 날을 수 있기를 바란다. 


내게 나만의 작은 거인들이 있어서 행복하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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