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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가세요?

0 개 600 오소영

아침 일찍 움직이는게 서툴러진지 오래되었다. 이제 자유로운 영혼 인생이 석양에서 머뭇거린다. 모처럼 이른 외출이 바쁘기만 했다.


지난 5,6년을 편하게 다니던 길 이었건만 오랫만에 나서니 많이 낯설었다. 웬 공사는 그리도 많은지 여기저기 길이 막혀서 돌아가려니 시간도 많이 걸렸다.


잔뜩 찌프렸던 하늘에선 기여이 비를 쏟아내고,정신이 혼란해 긴장이 더해졌다.


기껏 달려갔는데 이건 또 무슨일 ?. 늘 차를 대던 주차장 입구에 노란 띠가 걸쳐져 있다.


(아 그렇지! 오늘이 토요일이었지. 토요일엔 늘 그래왔었어...)


일찌기 나온걸 다행으로 생각하며 좀 더 달려서 콘월파크로 들어섰다. 비가 언제 왔는지 거긴 빗방울 자국도 없었다. 주말답게 걷기운동하러 나온 사람들로 붐빌뿐.


차에서 발을 내려놓는 순간, 자연은 변함없이 너그러이 품을 벌려 안아주었다. 오랜만에 맞이하는 이 아침이 왠지 생애 첫날같은 색다른 기분으로 느껴졌다.


수령을 알수없는 고목들이 여전히 반갑다. 세월을 삼킨듯 언제나 똑같은 모습이 경이롭다. 우람한 몸집 의연한 태도에 늘 존경과 경외심으로 우러러본다. 그 당당한 위풍에 개미같이 작은 인간은 항상 주눅이 들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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꿋꿋한 생명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조용한 에너지를 맘껏 받아 안는다는게 너무좋다. 뿌듯해지는 기분을 느낄때가 바로 행복임을 깨닫는다.


만보계를 팔에 두른 젊은이들이 바람처럼 스치고 앞서간다. 탄력있는 몸매에서 활력이 뿜어져 나온다. 부럽다. 보폭을 넓혀 비슷해보려 해 보지만 어림도 없는 일. 금방 아장거리는 걸음으로 돌아온다. 느리게 풀을 뜯는 소들의 한가로움에 위안을 삼는다.  

                         

주말, 안과만 열린 병원 복도는 조용했다. 환자들로 복작이던 곳의 고요가 오히려 낯설다. 모처럼 벽에 걸린 액자의 사진들이 사실적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지나쳐온 카페에서 풍겨나오는 커피 향이 감미롭게 코끝에 감겨온다. 잠 못들어 멀리했던 커피의 유혹이 너무도 강렬했다. 오늘은 아무래도 한잔 마셔야 할 것 같다.


통역사님이 먼저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리셉션을 거쳐 대기실에 가 앉았다. 앉을 자리도 넉넉해서 편했다. 눈이 불편해서 온 환자들이건만 모두가 핸드폰에 취한듯 내려다보고 있었다. 안과 환자를 양산해 내는 저들 현대문명의 이기를 어쩌나. 벽 한켠 TV에선 누구를 위하여 그리도 열심히 방송을 하는건지, 혼자 떠드는 출연자가  보기 안쓰러웠다.


시력 검사를 받기위해 얌전히 의자에 앉아 모자를 벗었다.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않은 앞 이마가 훤하게 드러났다. 목이 자꾸만 움츠러드는데 간호사가 생년월일을 물었다.


내 대답이 끝나자마자 그녀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와아!~~ 부정하듯 머리를 세차게 흔들며 뭐라고 하면서 묘한 몸짓까지 하는게 아닌가.


놀라서 바라보는 내게 통역사님이 말했다.


“너무 젊으셔서 놀랐다네요... 50대 같대요”


자고나면 어제가 옛날같이 멀어지는데 이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인가? 어이가 없어 어정쩡한 웃음으로 얼버무렸다.


지나쳐도 정도가 있지, 그녀의 과장된 모습에 당황했지만 나쁜 말은 아니었기에 곧 기분을 고칠수 있었다.


시력이 더 나빠졌는지 더듬거리게되니 금방 진실을 들킨 것 같아 창피했다. 서둘러 모자를 주워쓰고 다음 대기룸으로 이동을 했다.


자리를 잡아 앉으려는데 잘 아는 여인이 바로 옆에 있었다. 반가웠다. 서슴없이 아는체를 했는데 아리송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만 볼뿐 반응이 없다. (같은 사람이 또 있었나?) 착각은 아닌것 같았다. 이름으로 확인을 하면 되는데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 쪽도 아주 무관심 하지는 않았다. 생각을 더듬는지 물러서지 않았다.


 “한국분 아니세요?” 


 “한국인 맞는데 왜 그러세요?” 


옆에서 의아하게 지켜보던 젊은 여자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할머니를 모시고 온 그 분의 손녀라고 했다.


사는 동네가 어디냐?로부터 퀴즈놀이를 하듯이 하나씩 말을 맞춰나갔다.


세상에 이럴수가!... 우리는 성당 원로 모임에서 자주 만나던 교우였다. 건강에 문제가 있어 성당에 못 나가고 있는지가 오년째란다. 오년이란 세월의 벽이 그렇게 높다는 말인가. 긴 시간 투병에 지친 분이야 당연하다고 이해가 되었다. 그런데 나는 왜 이 모양인가. 내 안타까운 속도 모르는 그분은 질책하듯이 말 했다.


“나는 아픈데 많아 이리 늙고 사람도 못 알아보는군요... 그런데 어찌 조금도 변함없이 그리 똑 같은시우?”


나보다 아우님 인건 알고 있었지만 여섯해나 아래라는건 처음 알았다. 놀라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병고에 지쳐있는 모습이 참으로 안쓰러웠다.


따뜻하게 등을 쓸어주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개인적으로 만남을 가지지 않으니 투병을 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참으로 많이 미안했다.


나는 전문의 만나서 경과듣고 가볍게 끝내고 돌아 나오게 되었다. G여사 그 분은 무슨 문제인지 기다림이 길었다. 하루빨리 건강 찾으시길 맘속으로 빌었다.


안과 문 밖으로 나서는데 문득 옆집에 살던 ‘제인’이 떠올랐다. 그녀는 내게 웃음 바이러스를 전염시킨 고마운 여인이었다.


암투병을 하면서 죽음 직전까지도 웃음을 잃지않던 대단한 여인. 그런 사람과 오래 이웃해 살수 있었던게 행운이었다. 그녀를 따라 웃게되니 부정하던 모든 것들이 긍정으로 바꼈다. 세상이 아름답고 신선하게 보였다. 신비롭고 감사했다. 내가 좀 덜 늙어보인다는게 그래서일 것이다.


불편해 걱정했던 안과 검진에도 큰 문제가 없다니 안심이 되었다. 겉보기라도 괜찮다는 말을 두번씩이나 들었으니 기분좋은 날이 틀림없다.


가벼운 기분으로 통역사님과 우리 둘이는 약속이라도 한듯 참새방앗간인 단골 카페를 들어섰다.


지난번에 왔을 때 우리 교민분이 새로 맡았다며 인사를 건네왔었다. 돌이켜보니 일년도 전의 일이었지만 엊그제처럼 떠올랐다. 수다스럽게 아는체도 하고 그동안 부자 되셨느냐고 너스레도 떨었다. 브런치로 시켜먹은 빵도 맛있고 커피의 향이 너무도 감미로웠다.


내 기분을 어찌 아셨을까? 주인 남자가 서비스라며 케잌 한조각을 갖다놓고 환하게 웃으신다. 살아갈수록 삶이 기쁨이란 걸 깨닫는다. 


며칠전 약을 탈 때가 되어 GP님을 뵈러 갔었다. 혈압을 재보면 늘 수치가 올라가 있다. 혈압은 움직임에 따라 조금씩 변동이 있어 그 때마다 얼마간 쉬었다가 다시 확인하곤 했다. 그 날도 역시 혈압계를 내려 놓으며 GP님이 뭐라고 말을 하셨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빛의 속도로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건너편 의자에 놓았던 윗 옷이며 백까지 챙겨들고 야멸차게 문을 향해 몇발짝 걸었을 때다.


“어디 가세요?”


뒤에서 들려오는 다급한 소리에 놀라 흠칫 몸을 다시 돌렸다. 그리고 반문하듯 대답했다.


“나가서 쉬었다 오라고 하셨잖아요” 너무도 당당한 내 태도였다.


GP님 너무 어이없다는 표정을 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아닌데요 이리 가까이 와서 이걸 보시라고 했는데요”


컴퓨터를 가리키며 천천히 말씀하셨다.


세상에! 제대로 듣지는 못하고 부질없는 눈치만 백단이었다. 갑자기 얼굴이 화끈 달아 올랐다. 못 들었다고, 잘못 들은게 당연하다는 듯 늘어놓았다.


이십년도 더 넘게 내 건강을 책임져 주시는 분이라 이무럽기는 했지만 깊이 감추었던 비밀을 들킨 것처럼 부끄러웠다.


요즘은 보청기 성능이 많이 좋아졌다고 조용히 귀뜀을 해주었다.


벌써 전부터 운전도 그만해라. 안전을 위해서 지팡이를 짚고 다녀라. 늘상 조언을 해 주지만 소에게 경읽기 고집불통 이라는 걸 잘 알고 있는 분이다.


나이를 부정하는? 배짱 고집의 늙은이. 어찌어찌 여기까지 잘 왔으니 믿어주시는 것 같다. 항상 편하게 대해주시는 진솔함에 마음이 따뜻해지곤 했다.


병원 가는걸 좋아할 사람 있을리 없겠지만 상겁쟁이 나는 어지간히 아픈건 참는 편이다. 그러니 자발적인 검사같은건 엄두도 내지 못하고 견뎌왔다.


귀에 이명이 시작된지는 벌써 7, 8년전. 단체로 검사를 받는 기회가 있어 금방 알게 되었다. 지체하지 않고 보청기를 했다. 그러나 적응이 쉽지 않았다. 기대한 만큼 효과도 없는것 같았다. 탁구대에서 공튀는 소리가 조금 보태서 대포소리 같아 너무 놀랐다. 반면 세심한 말소리는 여전히 안개속을 헤맸다. 생소한 이물질의 불편함도 만만치가 않았다. 그게 왜 그리 싫던지 빼던지고 말았다.


기천불짜리 보청기가 지금도 서랍속에 고이 묻혀있다. 핸드폰 볼륨을 자꾸 높여가면서도 그걸 꺼낼 생각을 안하니 나도 스스로를 잘 모르겠다.


이젠 나이도 나이인지라 창피한 줄도 모른다. 난청임을 무슨 자랑처럼 솔직하게 밝힌다. 누구라도 들리는 이쪽으로 오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배짱인지 주책인지 알수가 없다. 늙으면 뻔뻔해진다고 누군가 말하더니 바로 그 뻔뻔함이었다.


그 날 저녁 잠자리에 들어서 생각을 해보니 웃음이 터져나왔다. 의사 말을 무시하고 천연덕스럽게 돌아서 나가는 내 뒷모습이 얼마나 황당했을까? 그 어이없는 꼴을 생각하니 미치도록 웃음보가 터졌다. 기가막히는 허탈감의 웃음이었다. 뱃살이 아플만큼 실컷 웃었다.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또 웃음이 터져 나온다.


화가 날 일에 웃을 수 있다는 여유가 차라리 고맙게 느껴진다. 긴 세월 노력으로 바꾼 허허실실 웃음철학의 결과이리라.


인생 막바지 소풍길에서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떠한가. 그냥 둥글둥글 살아보니 좋고 좋은걸...


늙은이는 오늘도 여전히 여자이기를 고집하면서 얼굴에 곱게 분칠하고 외출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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