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먼 추억, 가까운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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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먼 추억, 가까운 그리움

0 개 571 오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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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이 보이면 밥 내놓고 먹는 사람이 있다는게 좀 우습지 않은가. 온갖 먹거리 풍성한 이 시대에 여전히 떡이 좋은 사람은 틀림없는 떡보일 것이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떡이 아무때나 먹을수 있는 음식이 아니었다. 음력 시월 상달에는 고사를 지내고 팥시루 떡을 먹었다. 추석에 송편, 정월 명절에 가래떡 등, 인절미나 절편등 다른 떡들은 특별한 날에나 먹는 귀한 음식이었다.


가을철만 되면 시월 상달을 목빠지게 기다렸다. 팥시루 고사떡을 먹기 위해서였다. 떡을 들어내고 시루 가장자리에 붙은 질척한 것을 나는 좋아했다. 아무도 반기지 않는 것을 좋아라 먹는 어린 딸이 꼭 늙은이 같다며 엄마는 깔깔 웃었다. 내 식성이 남다르다는게 그 때부터 였을까?


별식일 때 말고 평소 끼니마다 먹는 밥은 맛이 없었다. 그 모양이니 늘 배가 헛헛했다.


아침이면 식을세라 솜방석으로 싼 죽동이를 이고 팔러다니는 아줌마가 올 때쯤 아프다고 엄살을 했다. 살려는 의지의 본능이었을 것이다.


“팥죽이라도 먹으련? . . .”


엄마는 어린 딸의 꾀병을 알면서도 속아주는척 죽을 사 먹이곤 했다. 어쩌려구 저러는지 . . . 쯧쯧쯧 


1.4 후퇴 때 피난길에서 였다. 폭격을 피해가며 꾸역꾸역 반찬없는 밥을 잘들 먹었다. 늘 깨작이다가 마는 어린 딸이 여전히 엄마를 힘들게 했다.


다행하게도 그 아수라장 속에서 돈을 벌겠다고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떡이며 엿, 하다못해 말린 호박고지까지 여러가지 먹거리를 들고나와 팔았다.


어머니는 식구들 눈치를 살펴가며 떡 사는 걸 잊지 않았다.


어린 동생들을 앞세운 엄마뒤에 숨어서 몰래몰래 떡을 씹으며 늘 허둥거렸다. 엄마가 뒤로 손짓을 하는 건 체한다고 천천히 먹으라는 신호였다.


그런 편식쟁이가 살집이 좋을리 없었다. 키만 훌쩍 커버린 20대가 되었다. 땅 넓은건 모르고,하늘 높은줄만 안다며 부모님들은 나름 대견해 했다.


키 크고 날씬하니 얼마나 좋으냐고 친구들이 부러워 했다. 기분좋은 한 세월을 보낼수 있어 어깨가 으쓱했다.


그럼에도 뭘 모르시는 우리 아버지는 수수깡에 눈 박아 놓은것 같다며 많이 먹으라는 말을 놓지 않으셨다. 딸 사랑이 유별한 아버지의 마음을 알고있어 어떤 말도 싫지 않았다.


결혼해서 아이를 둘씩이나 낳고 살면서도 달라진건 없었다. 남편따라 식성도 변한다고 하는데 아니었다. 육식은 남편을 위한 식단일뿐 아이들조차 엄마를 닮아갔다. 남편은 아무리 즐기는 음식이라도 혼자 먹으니 제 맛이 안난다고 늘 불평을 했다.


나이를 먹어가며 가끔씩 기운이 딸리고 맥이 빠질때가 있었다. 그때마다 먹고 싶은게 쫄깃한 찰떡이었다. 고소한 콩고물 냄새만 맡아도 힘이 생기는 것 같았다. 한바탕 맛있게 먹고나면 텅 빈 속이 꽉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뱃속이 묵직하고 든든해져 한 동안 아무렇잖게 잘 견뎌냈다.


육기를 먹어야지 찰떡이라니?... 혀를 끌끌 차면서도 남편은 찰떡봉지를 자주 들고 들어왔다. 어렸을 적 어머니가 생각나서 울컥하기도 했지만 고마웠다.


지금은 혀 끝에 감기는 간식거리가 차고 넘치는 세상아닌가. 그럼에도 변함없이 떡을 반기게 되는 것은 추억 때문일까? 그리움인가?


내가 처음 뉴질랜드에 들어왔을 당시 한국식품점은 어디에도 없었다. 중국 배추에 여러나라 양념을 버무려 만든 김치를 국제김치라며 먹었다.


성당에 특별행사가 있던 어느 날 이었다. 한 자매님이 점심시간에 집에서 싸 가져온 도시락 하나를 열었다. 갑자기 코끝을 자극하는 냄새에 깜짝 놀랐다. 그것은 내가 그리도 좋아하는 떡. 인절미의 고소한 콩고물 냄새였다.


세상에! 여기가 어디라고... 찰떡이라니... 반가움에 지나쳐 감동으로 가슴이 설레었다.


여럿이서 나눠먹으니 겨우 하나 입맛만 다시다가 말았다. 입 안에 퍼진 고소한 냄새가 오래도록 가시지 않았다.


방앗간도 있을리 없는 곳에서 이토록 매끈한 떡을 무슨 재주로 만들었는지 신기하고 궁금했다.


비밀로 하지말고 감질나는 사람들과 같이 좀 해 먹을수 없느냐고 누군가가 말했다.


어려운 일은 아니라며 당장 날을 잡고 장소까지 정했다. 배울 사람들이 신이났지만 가르쳐 준다는 그 형님도 너무 기분 좋아했다.


아드님을 앞세우고 차에서 내리는 그 형님의 손에는 들고 있는게 많았다. 큼직한 스테인레스 대야를 들고 따라 들어오며 남자가 빙긋이 웃었다. 아주 재미있다는 표정이었다. 끝나면 모시러 오겠다며 돌아서는 젊은남자의 뒷모습이 듬직했다.


작은 봉지를 뜯어 밀가루처럼 고운 가루를 대야에 쏟았다. (마른가루!.., 아하 바로 저거였구나!) 파는 곳은 중국 식품점이라고 했다.


전쟁이 끝나고 구호물자가 흔하던 시절. 하얀 가루가 든 봉지를 누군가에게서 얻은 적이 있었다. 쌀 귀하던 때에 쌀가루라니 반가웠다. 바로 익반죽을 해서 송편을 빚었다. 잔뜩 기대를 하고 한입 베어물었는데 원 세상에!.. 돌덩이처럼 딱딱해서 먹을수가 없었다. 이제 그 답을 알게될 차례였다.


먼저 물의 적당량이 중요한 포인트였다. 뭉쳐진 것을 고루 펼쳐서 얼레미로 내리니 촉촉하고 고운 가루가 되었다. 그 다음에야 순서가 뻔했다.


처음 가루를 알아낸 젊은 아들과 엄마의 기지로 만들어낸 찰떡의 비밀이었다. 젊은이가 여인들을 보며 예사롭잖게 웃던 모습이 그래서였구나...


취급하는 도매상에 가격까지 완벽한 강의가 끝났다. 갓 만들어진 쫄깃한 떡을 양껏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마쳤다.


그 날 이후 제일 신난 사람은 한국에서 손님으로 온 자매님이었다.


외국에서 배워온 간편한 기술?을 자랑해야겠다고 좋아했다. 한 박스만 가지고 가면 친목회 친구들 잔치도 할 수 있다며 만족해 했다. 그 분은 다녀 갈 때마다 으례히 한 박스씩 사서 들고 들어갔다.


지난 십여년간 골프 다닐 때 내 점심은 늘  찰떡이었다. 나인홀 끝나고 출출한 속에 먹는 찰떡 점심이 언제나 찰지고 느긋했다. 카페에 들어가 아메리카노 한잔으로 천천히 입가심을 하고나면 후반 나인홀이 거뜬했다. 찰떡에 커피라니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었지만 상관 없이 좋았다.


어느날 한 젊은이가 가르쳐 달라기에 자세히 설명을 해 주었다. 얼마뒤에 물어보니 얼굴을 살짝 붉히며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게 그리 어려웠던가? 재료를 들고와서 직접 가르쳐주던 그 형님의 정성이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지금은 보고싶어도 볼 수없는 아주 먼 곳으로 떠난 형님, 추억은 멀리 있어도 그리움은 아주 가깝게 다가들었다.


찰떡 이야기가 깊어지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분, 친정 아버지가 계시다. 평생의 불효녀였던 딸에게 마지막 효도의 기회를 주시고 떠난 내 아버지.


작은 딸애를 예정일 전에 갑자기 친정에서 낳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아이를 업고가면 우리 복덩이 왔다며 아버지께서 반갑게 받아안아 주시곤 했다.


그 날은 왠 일인지 시무룩한 표정이 보통때와 달랐다. 독감을 심하게 앓고나서 식사도 잘 못하신다고 어머니가 걱정을 많이했다.


시내에서 볼 일을 마치고 돌아오려는 발걸음이 바빴다. 해질무렵 높다란 빌딩사이 골목길에 사람들이 몰려 서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떡장수 아주머니를 둘러싼 사람들이었다. 넓다란 도마위에 펼쳐진 찰떡을 바로 썰어서 넉넉하게 고물을 묻혀 팔고 있었다. 퇴근 시간에 맞춰 방금 쪄내오는 맛이 일품이란다. 


식사를 못하신다는 아버지가 생각났다. 넉넉히 한 봉지를 사들고 기분좋게 돌아왔다. 저녁밥상에 둘러 앉은 식구들은 식사가 한창인데 아버지는 돌아앉아 무언가를 하고 계셨다.


“아버지 여기 맛있는 찰떡 사왔어요. 식사 하시기 전에 잘 됐네요 어서와 잡수세요”


별생각 없는 듯 하시더니 봉지를 끌어당겼다. 한개 두개... 세상에! 그 많은 떡을 누구 먹어보란 말도 없이 거의 다 드시는거였다. 무슨 일인가싶어 말없이 서로 바라보기만 했다.


“ㅇ영아 떡도 잘 먹었는데 포도주 한병만 사다오”


생전 처음보는 아버지의 모습도 놀라웠지만 내 이름을 직접 부르시다니... 평소 우스개 소리 잘 하시니 농담인줄 받아드리며 동생에게 포도주를 심부름 시켰다. 내가 따라 드리는 포도주를 아주 달게 마시더니 이번에는 당신이 직접 따라 나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이건 술도 아니지만 술도 적당히 마시면 음식일 뿐이다. 오늘 네 덕에 떡도 잘 먹었고 포도주까지... 자알 먹었다”


그게 아버지의 마지막이 될줄 누가 알았으랴... 딱 일주일만에 쓰러져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고 저 세상으로 가신 아버지.


평소와 달랐던 모습은 전조증상의 신호였다는걸 누구도 알리가 없었다. 본의 아니게 딸에게 바랐던 속마음을 보여주고 가신 아버지. 가슴이 많이 아팠다. 


어머니가 하신 말씀이 잊혀지지 않는다. 딸자식 걱정 그리도 하더니 마지막 효도를 받고 가셨단다. 그 보잘 것 없는 것도 효도라고...


주방에 둘러앉아 떡 만들기를 배웠던 그 집 앞 을 지금도 지나 다닌다. 신기해 하면서 떡을 나눠먹으며 호호하하 즐겁던 친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갑자기 울컥 뭔가가 치밀어 오른다. 하늘을 쳐다 보았다. 어찌 저리도 청명할까? 파아란 하늘 저 끝에 아주작게 흰구름 한송이가 하트를 그리고 있다.


문득 이 세상에 없는 친구들 얼굴이 떠오르는가 싶더니 순식간 하트 속으로 사라져 갔다. 그리움을 달래주고 사라지는 흰구름 한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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