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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댓글 0 | 조회 125 | 2019.11.27
시인 황 동규무너진 사당 앞나뭇가지에서 도토리를 먹는 다람쥐와그 옆 나무 둥치 구멍에 숨어 있는나무 결 빼어 닮은 올빼미를 만난다.올빼미는 눈을 감고 있지만곤두세운 촉각이 손에 잡… 더보기

사과를 먹으며

댓글 0 | 조회 231 | 2019.11.13
시인:함 민복사과를 먹는다사과나무의 일부를 먹는다사과꽃에 눈부시던 햇살을 먹는다사과를 더 푸르게 하던 장마비를 먹는다사과를 흔들던 소슬바람을 먹는다사과나무를 감싸던 눈송이를 먹는다… 더보기

어머니 연잎

댓글 0 | 조회 165 | 2019.10.23
시인 : 최 영철못 가득 퍼져간 연잎을 처음 보았을 때저는 그것이 못 가득 꽃을 피우려는연잎의 욕심인줄 알았습니다제 자태를 뽐내기 위해하늘 가득 내리는 햇살 혼자 받아먹고 있는연잎… 더보기

낙타는 십리밖에서도

댓글 0 | 조회 159 | 2019.10.09
시인 허 만하길이 끝나는 데서산이 시작한다고 그 등산가는 말했다길이 끝나는 데서사막이 시작한다고 랭보는 말했다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구겨진 지도처럼로슈 지방의 푸른 언덕에 대한향수를… 더보기

푸른 별 노둣돌

댓글 0 | 조회 176 | 2019.09.25
시인 이 운룡이빨 다 빠진 잇몸으로바다가 하늘 한 입 우물거리다 넘기지 못해뱉어낸 물거품을 수평선 멀리밀어붙이고 있다.섬들은 마음 아프다는 속말을꾹꾹 눌러 삼키면서가슴만 퍼렇게 멍… 더보기

삼겹살을 뒤집는다는 것은

댓글 0 | 조회 369 | 2019.09.11
시인 : 원 구식오늘밤도 혁명이 불가능하기에우리는 삼삼오오 모여 삼겹살을 뒤집는다.돼지기름이 튀고,김치가 익어가고소주가 한 순배 돌면불콰한 얼굴들이 돼지처럼 꿰액 꿰액 울분을 토한… 더보기

나에게 던진 질문

댓글 0 | 조회 172 | 2019.08.28
미소 짓고, 손을 건네는 행위,그 본질은 무엇일까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순간에도홀로 고립되었다고 느낀 적은 없는지?사람이 사람으로부터알 수 없는 거리감을 느끼듯,첫번째 심문에서 피고… 더보기

삼선짬뽕을 먹다가 문득

댓글 0 | 조회 397 | 2019.08.14
글쓴이: 오 민석​삼선짬뽕을 먹다가 문득 당신이 생각난다생각은 안 보이는 바다를 떠다니지 않는다가령 해 저무는 몽산포에기우뚱 정박해 있던 나룻배처럼 오거나애인이여, 쓴 소주로 당신… 더보기

인간이란 무엇인가 - 쉐마

댓글 0 | 조회 339 | 2019.07.24
오늘도 저녁이면 따뜻한 집으로 돌아와다정한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언제나 즐겁고 행복한 삶을 누리는 당신.하지만 바로 그 순간에도행복이라는 말조차 모른 채 진흙탕 속을 뒹글며… 더보기

농담

댓글 0 | 조회 283 | 2019.07.10
시인 이문재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사랑하고 있는 것이다그윽한 풍경이나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아무도 생각하… 더보기

E=MC2

댓글 0 | 조회 247 | 2019.06.26
시인: 이 산하옛날 수첩을 보다가 고개가 빛처럼 굴절된다.아인슈타인의 ‘E=MC2’내가 보기에 유사 이래 세계 최고의 시!현실은 빛이라는 상상력에 의해혁명적 에너지로 전환된다는 것… 더보기

길 밖에서

댓글 0 | 조회 221 | 2019.06.12
시인 이 문재네가 길이라면 나는 길밖이다 헝겊 같은 바람 치렁거리고마음은 한켠으로 불려다닌다부드럽다고 중얼대며길 밖을 떨어져 나가는푸른 잎새들이 있다 햇살이비치는 헝겊에 붙어, 말… 더보기

은행나무 아래서 우산을 쓰고

댓글 0 | 조회 234 | 2019.05.28
시인 : 원 재훈그대를 기다린다뚝뚝 떨어지는 빗방울들저것 좀 봐, 꼭 시간이 떨어지는 것 같아기다린다 저 빗방울이 흐르고 흘러강물이 되고 바다가 되고저 우주의 끝까지 흘러가다시 은… 더보기

잊혀진 건 잊혀진 것이 아니다

댓글 0 | 조회 273 | 2019.05.15
글쓴이 : 최 재호잊혀진 건 잊혀진 것이 아니다.잠시 내속에 숨은 나에게 그렇다고 믿게 하고 싶을 뿐어느 뜻하지 않은 골목, 방심한 순간에 다시 내 마음에 밀려올 테니까사랑하는 건… 더보기

차가운 해가 뜨거운 발을 굴릴 때

댓글 0 | 조회 317 | 2019.04.24
시인 : 허 수경문득 나는 한 공원에 들어서는 것이다도심의 가을공원에 앉아있는 것이다이 저녁에 지는 잎들은 얼마나 가벼운지한 장의 몸으로 땅 위에 눕고술병을 들고 앉아있는 늙은 남… 더보기

그 많던 여학생들은 어디로 갔는가

댓글 0 | 조회 672 | 2019.04.10
시인 : 문정희학창시절 공부도 잘하고특별 활동에도 뛰어나던 그녀여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입시에도 무난히합격했는데 어디로 갔는가감자국을 끓이고 있을까사골을 넣고 세 시간 동안 가스불 … 더보기

먼지의 무게

댓글 0 | 조회 288 | 2019.03.27
시인: 이 산하복사꽃 지는 어느 봄날강가에서 모닥불을 피워 밥을 지었다.쌀이 익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저녁노을 아래 밥이 뜸 들어갈 무렵강 건너 논으로 물이 천천히 들어가고 … 더보기

내 젖은 구두를 해에게 보여줄 때

댓글 0 | 조회 410 | 2019.03.14
시인 이 문재그는 두꺼운 그늘로 옷을 짓는다아침에 내가 입고 햇빛의 문 안으로 들어설 때해가 바라보는 나의 초록빛 옷은 그가 만들어준 것이다나의 커다란 옷은 주머니가 작다그는 나보… 더보기

뿌리로부터

댓글 0 | 조회 275 | 2019.02.27
나 희덕한때 나는 뿌리의 신도였지만이제는 뿌리보다 줄기를 믿는 편이다줄기보다는 가지를,가지보다는 가지에 매달린 잎을,잎보다는 하염없이 지는 꽃잎을 믿는 편이다희박해진다는 것언제라도… 더보기

국물

댓글 0 | 조회 359 | 2019.02.18
신달자메루치와 다시마와 무와 양파를 달인 국물로 국수를 만듭니다바다의 쓰라린 소식과 들판의 뼈저린 대결이 서로 몸 섞으며사랑의 혀를 간질이는 맛을 내고 있습니다바다는 흐르기만 해서… 더보기

아버지의 마음

댓글 0 | 조회 360 | 2019.01.31
시인: 김 현승바쁜 사람들도굳센 사람들도바람과 같던 사람들도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어린 것들을 위하여난로에 불을 피우고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저녁 바람에 문을 … 더보기

소금

댓글 0 | 조회 366 | 2019.01.16
시인 : 장석주아주 깊이 아파본 사람마냥바닷물은 과묵하다사랑은 증오보다 조금 더 아픈 것이다현무암보다 오래된 물의 육체를 물고 늘어지는저 땡볕을 보아라바다가 말없이 품고 있던 것을… 더보기

어머니의 마당

댓글 0 | 조회 386 | 2018.12.21
글쓴이: 성 백군마당이 넓은 집십수년 전 아버지는 돌아가시고그날부터 어머니 혼자 사셨다당신 고생하시는 모습을 아들에게 보이기 싫어서잠시 귀국하여 머무는 동안은농사 접겠다고 하셨는데… 더보기

레몬

댓글 0 | 조회 422 | 2018.12.12
시인 : 김 완수레몬은 나무 위에서 해탈한 부처야그러잖고서야 혼자 세상 쓴맛 다 삼켜 내다가정신 못 차리는 세상에 맛 좀 봐라 하고복장(腹臟)을 상큼한 신트림으로 불쑥 터뜨릴 리 … 더보기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댓글 0 | 조회 445 | 2018.11.28
도 종환저녁 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내가 사랑하는 당신은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동짓달 스무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