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용(靑龍)의 해에 용꿈을 꾸세요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청용(靑龍)의 해에 용꿈을 꾸세요

0 개 1,102 한일수

907a0b1144830f34da1b25f3de3fb1ac_1705357701_9096.jpg
 

우리 한민족의 삶 속에는 언제든지 용이 있다. 용은 상상속의 동물이나 못이나 강, 바다와 같은 물속에서 살며, 비나 바람을 일으키거나 몰고 다닌다고 여겨져 왔다. 농경 문화권과 용 신앙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따라서 우리 민족도 일찍이 용 신앙을 가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환웅이 태백산 꼭대기에서 풍백(風伯), 우사(雨師), 운사(雲師)를 동반했는데 용을 의인화 한 것으로 보인다. 용은 상상속의 동물인데도 신라시대 이래 20여 차례나 출현한 기록이 있다. 그 때마다 군주의 승하나 성인의 탄생 등 획기적인 변화와 농사의 풍흉, 민심의 향배 등에 관한 큰 사건이 따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도 용은 길상(吉祥)으로서 큰 희망과 성취를 상징하고 있다. 용꿈을 꾸면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기뻐하고 어떤 일에 대해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을 기대한다.      


 용은 실재하지 않는다. 십이지(十二支,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 중 유일하게 현실에서 찾아 볼 수 없는 동물인데 상상력으로 용을 만들면서 다른 짐승들의 장점만을 취하여 힘의 끝판 왕을 탄생시켰다. 용은 아홉 가지 동물의 특성을 한 몸에 지니고 있다. 머리는 낙타, 뿔은 사슴, 눈은 토끼, 귀는 소, 목덜미는 뱀, 배는 큰 조개, 비늘은 잉어, 발톱은 매, 주먹은 호랑이와 비슷하다. 각 부족 간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 연합체로서의 용이 탄생했다는 설화도 전해진다. 용은 탄생과 동시에 숭배의 대상이 되었으며 봉황, 기린, 거북과 더불어 사령(四靈)의 반열에 올랐고 최고의 지배자인 왕에 비유되었다. 임금의 얼굴은 용안(龍顔), 왕의 자리는 용상(龍床), 옷은 용포(龍袍) 등으로 격을 달리 했다. 


907a0b1144830f34da1b25f3de3fb1ac_1705357717_3711.jpg
 

 용의 정체성에서 중요한 것은 열 짐승들의 장점만을 가져와 탄생한 그 조화로움이다. 임금은 최고의 자리에 오른 절대자로 만백성이 경외하는 용을 자신들의 상징으로 욕심을 냈으며 용이 가진 신(神)적인 권위를 누려보겠다는 뜻을 지녔다. 용에게 있어서 조화로움은 외모는 물론 맡은 역할에서 모두 중요한 덕목인데 권력자들은 이러한 덕목을 소홀히 하고 권력을 잡은 뒤에는 다른 생명체들을 괴롭히는 독재자로 둔갑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독재자의 말로가 어떤지는 세계 역사가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거니와 작은 커뮤니티의 대표, 한 집안의 가장도 마찬가지여서 인간사회의 서글픈 초상화가 되고 있다.


 등용문(登龍門) 신화에 용의 생애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중국 황하 상류에 사는 잉어에서 비롯되는데 곤륜산에서 발원한 물이 적석산을 통과하면 용문폭포에 이른다. 복숭아꽃이 필 무렵 용문폭포 밑에서는 수천만 마리의 잉어가 모여서 폭포 위로 뛰어 오른다. 불가능한 목표를 향해 몸을 던지는 물고기의 무모한 도전이다.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물고기의 회귀본능이 있다. 여기에 의미를 부여하고 스토리를 엮어내어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약리도(躍鯉圖, 잉어가 뛰어 오르는 그림)와 어변성룡도(魚變成龍圖, 잉어가 용으로 변하는 그림)가 탄생했다. 날개 없는 물고기가 폭포위로 뛰어 오르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 어려운 장애를 극복하고 목적한 바를 달성했다면 성공스토리가 될 것이다. 그래서 등용문(登龍門)이라는 말이 생겨났고 크게 출세했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등용에 성공해서 잠용이 된 물고기가 하늘에 올라 성용이 되어 기세를 펼치기 위해서는 반드시 여의주(如意珠)를 얻어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다시 개천으로 내려가 이무기(구렁이나 뱀)로 되어 하찮은 생물로 존재할 뿐이다.      


 조선 정조 대왕이 뒤주에 갇혀 죽은 아버지 사도제자의 영혼을 위로하기위해 중건한 절이 완공되는 날 용이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꿈을 꾸고 낙성식에 참석하여 절 이름을 ‘용주사(龍珠寺)’라고 지었다고한다. 사도세자가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고 세상을 떠돌다가 아들 정조의 정성으로 좋은 마음을 품고 하늘로 올라간 것으로 본다. 한국의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 선생은 상처투성이의 용이 경남 지리산 하늘 위를 날고 있는 태몽으로 태어났다고 한다. 평생을 외국에서 음악활동을 하다가 남북분단이 처한 현실에서 갖은 고초를 겪으며 살았지만 말년에 고국의 품에 안기고 싶다는 소원도 못 이루고 세상을 떠났다. 한편 용이 떨군 여의주를 치마에 받았던 태몽으로 태어난 사람이 차를 타고 가다가 수 십 미터 낭떠러지 아래 굴러 떨어졌으나 자신만이 구사일생으로 살아나 차에서 뛰어내려 나뭇가지에 걸려 살아났다는 이야기도 있다.



  꿈은 수면 시 경험하는 일련의 영상, 소리, 생각, 감정 등의 느낌으로 표현되고 있다. 또한 희망 사항, 이루고 싶은 일, 목표 등을 일컫기도 한다. 꿈에서 좋은 일만 일어나 현실에서 그대로 이루어지리라고 미루고만 있다면 허황된 꿈일 뿐이다. 어떤 꿈을 어떻게 꾸었으며 주어진 꿈을 무슨 마음을 갖고 실천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가치가 있는 꿈일 것이다. 이무기처럼 비천한 삶을 탈피하고 승천하는 용이 되기 위해서는 여의주를 얻어야하는데 그 여의주가 거저 얻어지는 것은 아니며 스스로 만들어야 되는 것이다. 평소에 좋은 일을 염원하고 성실하게 노력하다보면 꿈에 어떤 계시가 일어날 것이며 그 계시를 낙관적으로 해석하고 합리적으로 실천하다보면 꿈이 현실화되는 날이 올 것으로 믿고 살아갈 일이다. 흔히 새해 덕담으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하는데 복을 마음대로 줄 수도 없을뿐더러 거저 받을 수도 없는 일이다. 복 받을 일을 했는지를 스스로 점검해보라는 인사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지난 1월1일 새해 첫날 해돋이를 마중하기 위해 브라운스 베이에 일행이 모였다. KCS에서 주관한 이 행사에는 ‘甲辰年 靑龍 2024’ 족자를 중심으로 섹소폰, 기타, 징, 촬영 팀들이 모였다.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 섹소폰 연주를 시작으로 일출에 맞춰 징 소리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처음 맞는 해돋이를 축하했다. 이어서 애국가와 뉴질랜드 국가를 합창하고 포카레카레 아나(Pokarekare Ana)와 몇 가지 가곡들을 합창하는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누구나 새로운 감회에 젖는 일이지만 교민들이 한국 정서를 가지고 뉴질랜드에서 퍼포먼스를 펼치면서 새로운 각오로 출발을 다짐했다.


907a0b1144830f34da1b25f3de3fb1ac_1705357739_0028.jpg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176 | 6일전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웃음의 미학 – 웃음으로 세상을 밝히는 지혜

댓글 0 | 조회 179 | 2025.11.12
뉴질랜드에 처음 방문했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아름다운 자연이나 상쾌한 공기가 아니었다. 길에서나 쇼핑 장에서 또는 모임 장소에서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마주… 더보기

아리랑의 세계화

댓글 0 | 조회 252 | 2025.10.15
이민 온 다음 해인 1996년 키와니스(KIWANIS) 클럽 멤버들과 남부 호주의 아델레이드에 1주일 여행한 일이 있었다. 그곳의 키와니스 클럽에서 우리 클럽을 … 더보기

공연예술과 공연문화

댓글 0 | 조회 291 | 2025.09.09
공연예술은 현장에서 관객과 예술가가 같은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며 감정의 기복을 교환한다는 점에서 영화나 다른 영상매체와는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다. 공연 현장에서… 더보기

아리랑 가락이 뉴질랜드 하늘 아래서

댓글 0 | 조회 603 | 2025.08.13
뉴질랜드에 합창이 도입된 것은 19세기에 이르러서 이고 초창기에는 백인 위주의 단원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한국에서는 20세기가 되어서야 합창단이 태동하기 시작했으… 더보기

걸어야 산다, 살려거든 걸어라

댓글 0 | 조회 660 | 2025.07.09
걷기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인류의 생존방식의 생태학적 행동이다. 모든 생물체는 자연 속에서 태어나고 한평생을 자연과 함께 지내다가 다시… 더보기

알카트라즈 교도소

댓글 0 | 조회 533 | 2025.06.10
북태평양을 항해하면서 샌프란시스코를 향해 진입하다보면 금문교(Golden Gate) 밑을 통과하게 된다. 그러고 나서 바로 샌프란시스코 만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만… 더보기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

댓글 0 | 조회 745 | 2025.05.14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여행하는 사람은 대개 요세미티 공원을 방문하게 된다. 인류가 요세미티를 처음 방문한 기록은 8000년-1만 년 전 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더보기

IT가 세상을 바꾼다

댓글 0 | 조회 584 | 2025.04.08
40여 년 전 미국을 처음 방문한 이래 20세기 중 몇 차례 방문한 일이 있지만 21세기 들어 25년 만에 개별 방문 차원에서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를 돌아보고 몇 … 더보기

이 기(氣)가 막힐 현실을 어찌하오리까?

댓글 0 | 조회 688 | 2025.03.11
설날이 지난 어느 날 서울에 있는 딸하고 통화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인사말로 시작했으나 작년에 세계적인 뉴스거리가 되었던 한 강 작가가 생각나서 비꼬듯 한… 더보기

뉴질랜드 설맞이

댓글 0 | 조회 652 | 2025.02.11
낯선 나라에 이주해 정착하는 과정에서 이주민은 새로운 문화와 부딪히게 되고 문화적인 충격을 겪게도 된다. 이러한 문화적인 충격을 흡수하고 자기의 정체성을 유지하면… 더보기

한 번 뿐인 인생, 두 세상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1,043 | 2025.01.15
지나간 과거는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는 언젠가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에 처해 있다. 우리는 지나간 과거를 후회해도 소용없고 지나간 과거에 사… 더보기

선택과 집중

댓글 0 | 조회 633 | 2024.12.04
“인생은 연속되는 선택의 과정이자 그 결정의 총 집합이다”라고 레프 톨스토이(Lev Tolstoy, 1828-1910)는 말했다. 우리는 생애 중 끊임없는 크고 … 더보기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다

댓글 0 | 조회 814 | 2024.11.06
고등학교 때의 일이다. 조회 시간에 교장선생님 훈화 중 “4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에 대한 내용이 생각난다. 4촌이 논을 사면 기뻐할 일인데 왜 배가 아파야… 더보기

21세기 문명의 몰락

댓글 0 | 조회 838 | 2024.10.08
벌써 17년 전의 일이지만 2008년 베이징에서 치러진 하계 올림픽 때의 기억이다. 올림픽 개막식은 가장 장엄하고 규모가 크고 호화찬란했으며 만 오천 명에 이르는… 더보기

뉴질랜드 아리랑

댓글 0 | 조회 1,279 | 2024.09.11
한민족에게는 ‘아리랑’이 있고 뉴질랜드인에게는 ‘포카레카레 아나’가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민요인 아리랑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한민족의 정서 속에 녹아내려 민중… 더보기

다문화적 하모니

댓글 0 | 조회 824 | 2024.08.14
뉴질랜드는 19세기 초부터 유럽인들이 드나들기 시작했고 와이탕이 조약으로 1840년에 영국의 식민지로 나라가 형성된 200년이 채 못 된 신생국가이다. 또한 같은… 더보기

클레오파트라 – 마녀인가? 미녀인가?

댓글 0 | 조회 832 | 2024.07.09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더라면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다.” 인간의 불완전성과 모순성, 그 위대함과 비참함을 독특한 문체로 표출한 파스칼(Blaise Pas…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행복 찾기

댓글 0 | 조회 1,610 | 2024.06.12
우리는 보다 행복한 삶을 향해서 한 반도의 반대편인 뉴질랜드에까지 이주하여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의 삶은 초심(初心)을 잃지 않고… 더보기

선거와 이미지

댓글 0 | 조회 1,013 | 2024.05.15
“정치는 국민의 마음을 읽는 예술이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렇게 볼 때 지난 4월10일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은 58%의 국민 속에 자리를 잡았고 … 더보기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1,710 | 2024.04.09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적자만 기록한 인생, 빚진 인생,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헛되이 보낸 인생 등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여기서… 더보기

고독을 사랑하는 남자

댓글 0 | 조회 996 | 2024.03.12
반대편에 위치한 뉴질랜드로 이주해 살면서 흔히 부딪히는 말이 ‘고독’ 과 ‘외로움’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두 단어의 의미가 비슷하면서도 틀린 것 같아 망설이게 된다… 더보기

씨줄과 날줄

댓글 0 | 조회 1,384 | 2024.02.13
한국에 있을 때 읽었던 한 인용문을 떠올려본다. “하느님이 인간들을 천국으로 인도하려고 모든 사람들에게 실오라기 하나씩을 내려 보냈다. 사람들은 각자 실오라기를 … 더보기
Now

현재 청용(靑龍)의 해에 용꿈을 꾸세요

댓글 0 | 조회 1,103 | 2024.01.16
우리 한민족의 삶 속에는 언제든지 용이 있다. 용은 상상속의 동물이나 못이나 강, 바다와 같은 물속에서 살며, 비나 바람을 일으키거나 몰고 다닌다고 여겨져 왔다.… 더보기

유아의 기억력

댓글 0 | 조회 1,307 | 2023.12.13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각종 파티가 연달아 개최되고 있다. 이민 초기부터 키위성당 모임을 통해서 친분을 쌓게 된 키위 한분은 데어리 플랫(Dairy Flat) 지역…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