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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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처럼

rosenz
0 개 404 김성국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소풍 끝내는 날

아름다웠다고 말하겠다는

시인의 시구를

성경 말씀인양

책상에 붙여 놓고 살아왔다


몸 아파보니 부끄러웠다

못다 한 일에 미련 남고

이루어야 할 것에 아쉬움 남고

진달래 풍경도 그리웠다


소풍 때마다 보물찾기

한 개를 찾지 못해도

사는 동안 문제 없었다


이제 소풍 끝내는 날

아쉽지 않으려

아끼던 옷 모두 꺼내 입기

신발은 자주 빨아 매일 새 것처럼 

아내가 운전하는 차 편안하게 타기

아들에게 더 장난 걸기

고마운 교우들에게 더 친절한 눈빛

기도는 간결하게, 자주, 깊이 있게

매일 세끼 차려주는 아내 주셔서 감사하기

맺힌 사람 시원하게 욕도 한번

결혼식 사진 꺼내

와 준 친구 하나하나 고마운 마음


그리고 혼자 웃게 한 

비상금은 아내에게 자진 헌납


이제 아름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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