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에게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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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에게 희망을

0 개 1,985 김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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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다닐 때 나는 종로서적에서 아주 예쁜 그림책을 발견했다. 노란색의 겉표지에 나비가 그려있고 밑 부분에 줄무늬 애벌레와 노란 애벌레가 고개를 들어 나비를 쳐다보고 있는 그림책이었다.


그다지 책 읽기를 즐겨하지 않았지만, 이 그림책은 뭔가 달랐다. 한창 엄마와 진로 문제로 냉전을 벌이고 있었던 무렵인 나에게 작으나마 희망을 안겨 주는 책이었다. 살면서 힘들 때마다 나에게 힘을 전해 주는 것들을 만나곤 했었지만, 사춘기 소녀에게 이 책의 만남은 커다란 위안이며 희망이었다.


그 이후 가끔씩 이 나비들이 생각이 났고, 애벌레의 변태에 대한 관심을 가져보기도 했지만, 이상하게 그 책의 제목이 기억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오늘 나는 이 책의 제목을 알아냈다. 얼마나 반가웠던지.

  

저자인 트리나 폴러스는 작가이자 조각가이며 운동가이다. 1972년에 ‘꽃들에게 희망을’을 출간했으며, 국제 여성 운동 단체인 ‘그레일’의 회원으로 많은 활동을 하였다. 지금은 뉴저지 주에 있는 집에서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식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소규모의 환경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꽃들에게 희망을’은 따뜻하고 예쁜 그림들과 함께 이야기 역시 쉬우면서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줄무늬애벌레가 자신의 자아를 찾아 여행을 하다가 애벌레 기둥을 만나고 그곳에서 치열하게 주위의 애벌레와 부딪히면서 올라가고 있던 중에 노란 애벌레를 만나게 된다. 그들은 사랑에 빠져 그곳을 빠져나와 둘만의 생활을 하게 되지만 행복한 마음이 오래가지 못했다. 


그래서 줄무늬애벌레는 애벌레 기둥으로 다시 돌아가 구름 위의 보이지 않는 꼭대기까지 올라가기로 작정을 하고 노란애벌레 곁을 떠난다. 슬픔에 젖은 노란애벌레는 나무 가지에 고치를 치고 있는 늙은 애벌레를 만나게 되고, 나비가 되기를 권유 받는다. 


자기 몸에서 실을 뽑아 자신을 감싸서 고치를 틀어 깜깜하고 갑갑한 곳에서 인내하며 자신을 죽여야만 나비가 될 수 있다고 하면서, 나비가 되어 그녀를 기다리겠노라고 말하곤 마지막 실을 빼어 단단한 고치가 되었다.


나비를 직접 보지 못한 노란애벌레는 늙은 애벌레를 믿어야할지 고민이 되었지만, 나비의 꿈을 안고 그의 고치 바로 옆에서 고치를 튼다.


한편 줄무늬애벌레는 사력을 다해 구름까지 올라간다. 많은 애벌레들을 짓밟으면서 올라가는 마음이 어찌 좋았으랴? 하지만 그의 꿈을 따라 잔인할 정도로 마음을 굳게 먹고 전진했다. 구름 바로 밑까지 올라갔을 때, 구름 위로 올라간 애벌레의 소리가 들렸다. 


그곳엔 아무것도 없고, 비슷한 애벌레 기둥들이 여기저기 보인다는 것이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아래에서 힘을 합쳐 밀치고 올라가는 바람에 맨 위의 애벌레들은 아래로 떨어지고 마는 것이었다. 


그때 노랑나비가 날아와서 줄무늬 애벌레에게 뭔가 알려주고 싶어 했다. 나비의 눈이 그가 사랑했던 노란애벌레와 너무나도 닮았다. 고민 끝에 그는 올라가기를 멈추고 아래로 내려왔다. 다른 애벌레들한테 위에는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하면서 내려왔으나 아무도 그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드디어 다 내려와 예전에 노란애벌레와 행복하게 살았던 장소로 도착했으나, 노란애벌레는 보이질 않았다. 그때 날아온 노랑나비.......


내가 줄거리를 너무 많이 이야기한 거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사람들도 많을 것이며 읽지 않았다 할지라도 줄거리를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코비드19 때문에 나는 가끔의 즐거움인 외식과 쇼핑을 멈추고 집에 머물고 있다. 내 건강을 걱정한 가족들은 슈퍼마켓마저도 못 가게 한다. 자신들 역시 외출 할 때 마스크 착용을 잊지 않으며 손세척제 사용과 손 씻기를 잊지 않는다. 다 나를 위한 배려이다.


큰애는 지인들한테 나눠줄 천 마스크를 만드느라 집안에 있는 면 조각들을 꺼내어 재단과 재봉틀 질에 손이 바쁘다. 예전의 나 같았으면 솔선수범해서 만들겠지만, 지금은 그저 아이들이 하는 것만을 바라보고 있다. 


그 덕분에 늘어난 사색의 시간 속에 코비드19를 바라보게 되었다. 노랑나비가 하는 말을 줄무늬애벌레가 정확하게 알아내려 애를 썼듯이 나 또한 코비드19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코비드19가 말하는 것이 트리나 폴러스의 삶과 함께 ‘꽃들에게 희망을’에서 전하는 메시지와 같다.


애벌레가 서로 짓밟고 싸우면서 기둥 위로 올라가봤자 떨어지는 것밖에 남는 것이 없으며, 홀로 자신 속에 존재하는 실을 뽑아 고치를 치고 그 안에서 인내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사랑의 힘이었다. 그 결과 자유를 얻게 된 노란애벌레. 


그렇게 사랑이 자유가 되어, 새로운 사랑으로 태어나 꽃들과 교류를 하면서 움직이지 못하는 꽃들에게 사랑의 씨앗을 맺게 해주는 나비들.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한 믿음과 희망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인간이 동물들과 다른 것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신을 믿는 종교가 있을 수 있으며, 보이지 않는 사랑을 할 수가 있다는 것일까? 보이지 않는 신의 사랑을 믿으면서 그 사랑 그대로 되어가고 싶은 것이 인간의 자아가 아닐까? 


오늘 산책길에 한 여인을 만났다. 집 나간 앵무새를 찾는 여인이었다. 오랫동안 집에서 개와 고양이와 사람과 함께 지냈기에 동물과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했다. 혹여 앵무새한테 위험한 일이 닥칠까봐 찾아다닌다고 했다. 앵무새 특유의 괴성을 듣거나 보게 되면 연락 바란다는 간절한 마음을 새긴 쪽지를 건네주었다.


사랑이 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신의 사랑이 이렇듯 자신한테 길들여 놓고 자유를 향해 나간 새를 염려하는 것일까? 아닐 것이다. 애벌레가 나비가 되어 꽃들과 자유롭게 사랑을 나누는 걸 흐뭇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게 신이며 사랑이며 우주일 것이다. 우주의 섭리대로 살아가는 우리가 되길 소망한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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