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헝그리하지 않습니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저는 헝그리하지 않습니다

oldfield0069
0 개 1,924 이정현

최근 무심코 켜놓은 TV에서 배우 서우림 씨가 인터뷰하는 것을 보게 됐다. 퇴근 후 그저 습관처럼 켜놓고 집중해서 보지도 않는 TV에 왜 그날따라 눈길이 갔는지는 잘 모르겠다. 


f48a7c4033eb4c057511c0a2b75984c9_1594700063_6964.jpeg
 

서우림 씨의 인터뷰 내용은 이랬다. 미국에서 오래 살다 한국으로 돌아온 서우림 씨의 아들이 한국 직장생활에 적응을 못하고 힘들어하다가 결국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것. 직장에 입사해도 적응하는 데 힘들어서 이직하고, 또 이직하고, 결국은 어느 날 모든 걸 포기하고 떠났다는 내용이었다. 너무 안타까웠다. 나도 한국 생활을 하면서 어렵다고 느꼈던 부분이 바로 한국 직장 내 조직문화다. 


한국의 조직문화는 이해 안 되는 부분이 많은 게 사실이다. 영어학원과 같이 직원들의 모든 호칭이 “선생님”으로 통일되는 곳은 그나마 좀 낫지만 “회장님, 대표님, 사장님, 전무님, 이사님, 팀장님, 실장님, 차장님, 과장님, 대리님”과 같이 직급이 분명한 직장에는 수직적 상하관계가 존재한다. 그리고 모든 문제는 바로 이 상하관계에서 발생한다. 그 어떤 나라보다 심한 상명하복(上命下服)의 군대식의 문화. 속칭 말하는 “까라면 까”는 그냥 우스갯소리가 아니었다. 내 업무가 끝났다 해도 상사가 퇴근을 안 했으면 난 자리를 지켜야 한다. 그냥 자리만 지키는 게 다가 아니다. 자리를 지키면서 상사의 업무도 도와야 하고, 때로는 상사의 커피도 타주며 예의상 “피곤하시죠?”라는 말을 건네는 것이 ‘야근의 정석’이다. 직장생활 초반에 내가 이런 것을 알았을 리 없지 않은가. 아무도 나한테는 말해주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신입사원들은 다들 이런 것을 어디서 배우는 건지 궁금하기도 하다. 한국 대학에서는 이런 것도 가르치나? 아니면 교과서에 상사가 퇴근하기 전엔 퇴근할 생각도 하지 말라고 써있는 걸까? 나는 당연히 내 업무가 끝나고 퇴근 시간이 되면 너무도 당당히 짐을 챙겨서 1등으로 퇴근했고, 주변에서 동료들이 “정현 씨는 참 용감하네” “승진 욕심 없나봐?” “어쩌려고 그래?” 라는 말을 종종 들었으나 그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결국 나는 상사의 호출을 받았다. 그때까지도 뭐가 잘못된 건지 영문을 몰랐고, 그랬기에 더더욱 “정현 씨는 가만 보면 헝그리 정신이 부족한 거 같아”라고 돌려 말한 상사의 말에 너무도 해맑게 “저는 헝그리하지 않은데요?!”라고 답할 수 있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었다. 


나는 여전히 한국 직장에 팽배한 헝그리 정신이 조금 불편하다. 늘 굶주린 듯이 살아야 잘 사는 것처럼 인식된 한국 사회도 불편했지만, 남들보다 더 일찍 출근하고 더 늦게 퇴근하는 것이 직장인이 마땅히 갖춰야할 헝그리 정신이라고 치부하는 것이 더 불편했다. 야근은 미덕이 아니라 제시간에 제 일을 끝내지 못한 무능함이 맞다. 대체 업무시간에 무엇을 했길래 밤 10~11시가 되도록 자기 업무 하나 끝내지 못했을까. 결국 상사는 또다시 나를 불러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는 말로 나를 설득시키려고 했지만 “저는 그럼 로마에서 안 살래요” 라는 말을 끝으로 퇴사했다. 그 이후 구직 면접에서는 아예 처음부터 나는 야근을 하고 싶지 않으니 야근이 필수라면 날 채용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것이 한국 조직 생활을 하며 내가 선택한 방식이다. 익숙지 않은 한국 조직문화에 어설프게 맞추며 겉도는 사회생활을 할 바에야 그냥 처음부터 “꼴통” “돌아이” “괴짜” 등의 낙인이 찍힌채 내 소신대로 직장생활을 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대부분의 직장 내에서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 이라는 의미인 ‘Work-life Balance’의 준말) 문화가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야근을 강요하는 회사 문화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아울러 많은 기업이 수평적 조직문화를 위해 전통적인 호칭인 “사장님, 상무님, 팀장님” 등의 호칭을 버리고 회사 직급에 상관없이 ‘님’ 이나 ‘매니저’ 라고 부르는 호칭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배우 서우림 씨의 아들 이야기가 더 안타깝게 다가왔던 이유도 이런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 때문이다. 한국 조직문화에 무조건 적응하려던 노력 대신, 그냥 “배째!” 식으로 버티며 시간이 흘러가기를 기다렸다면 어땠을까. 물론 한국에 깊이 뿌리박힌 수직적인 기업 문화가 완전히 사라지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그래도 우리 같은 한국인도 아니면서 외국인도 아닌 사람(?)이 좀 더 수월하게 숨 쉬며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돼 가는 건 분명하다.  

[포토 스케치] 시선

댓글 0 | 조회 2,069 | 2020.07.16
▲ 시선

칠칠 특별이민법 핵심만 착착착

댓글 0 | 조회 4,049 | 2020.07.15
12개월간의 한시적이지만 특별한 권한을 이민부 장관에게 주어 코로나19로 인하여 곤란하게 된 수많은 비영주권 비자 소지자/신청자 및 영주권 신청자/승인자에게 신속… 더보기

사람은 사람으로..

댓글 0 | 조회 1,853 | 2020.07.15
몇 년 전의 일입니다. 당시엔 나름 큰 충격을 받아서 여기저기에 소문까지 내 가며 우리 아이들을 어떤 방향으로 지도해나가야 할까 모색하느라 고민했었는데요. 사람이… 더보기

외로움

댓글 0 | 조회 1,974 | 2020.07.15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겨울 끝보다 먼저 온 봄볕을혼자만 쬐고 싶어봄이 왔다고아무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은 날이 있었습니다종일 남의 노래만 불러댄빤짝이 옷이어서 더 … 더보기

데이터 댐

댓글 0 | 조회 1,885 | 2020.07.15
그랜드 캐년을 보고 남쪽에서 라스베이거스로 오는 길엔 후버 댐을 건넌다. 콜로라도 강을 막은 후버 댐의 콘크리트 둑이 바로 길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댐 아래로 … 더보기

강물처럼 흘러가는 것이 사랑이려니

댓글 0 | 조회 1,591 | 2020.07.15
친구의 반려견이 죽었다. 먼저 간 수놈을 따라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떠나는 상황이 닥치니 많이 우울해 보였다.16년 동안 함께 … 더보기

댓글 0 | 조회 1,728 | 2020.07.15
“술도 못 먹으면서 무슨 재미로 사시오?” 하는 말을 가끔 듣는다. 그렇기도 하다. 술은 입으로 오고 사랑은 눈으로 오나니 그것이 우리가 늙어 죽기 전에 진리로 … 더보기

공의 높이

댓글 0 | 조회 1,572 | 2020.07.15
공의 탄도를 결정하는 또 하나의 숫자는 Dynamic Loft 입니다.Dynamic Loft란 공이 맞는 순간의 클럽페이스의 로프트(페이스가 기울어진 정도) 입니… 더보기

제 후원아동이 보스니아 축구 국가 대표가 됐어요!

댓글 0 | 조회 1,498 | 2020.07.15
“제 후원아동이 보스니아 축구 국가 대표가 됐어요!”– 월드비전 후원자 ★특급★ 제보"아드난은 언젠가 나의 한글 편지를 보고,‘사랑해’ 라는 그리다시피한한글을 적…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태어났습니다

댓글 0 | 조회 2,612 | 2020.07.15
2020년을 맞이한 이래 6개월 동안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으로 전 세계가 비상사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뉴질랜드는 모범적인 대응을 하여 안정을 찾고 일… 더보기

황진이 선인과 대화를 시작하며 2

댓글 0 | 조회 1,252 | 2020.07.15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아무리 그래봐야 기생이지 뭐 그러기도 했었는데, 원래는 선인이었겠지만 선계를 갔을까?혹시 낙제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공부를 무… 더보기

맥주의 품격

댓글 0 | 조회 2,152 | 2020.07.15
슈퍼마켓 완전정복 (3)겨울철에도 맥주의 소비는 꾸준한 편이다. 기존의 소비자들이 맥주의 ‘청량감’을 즐겼다면 현재는 맥주도 와인처럼 향과 풍미를 음미하며 천천히… 더보기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댓글 0 | 조회 2,132 | 2020.07.15
아름다운 글과 시 그리고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가 ‘그대’ 이다. 우리말 사전에 ‘그대’ 라는 단어는 그 쓰임이 구어체와 문어체에서 따라 약간의 차… 더보기

세상이 바뀌었다

댓글 0 | 조회 2,110 | 2020.07.14
코로나 이후 많은 일상은 바뀌었습니다.많은 곳에서 우리는 더 이상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 거라고 얘기합니다.다른 분들은 어떤지 모르지만, 저는 그… 더보기

남성 갱년기를 아시나요?

댓글 0 | 조회 2,463 | 2020.07.14
흔히 갱년기라고 하면 여성만의 질병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남성들도 40대 중반을 넘어서면 인체의 여러 기능이 쇠퇴하면서 육체적·정신적으로 위축되는데 이런 현상을 … 더보기
Now

현재 저는 헝그리하지 않습니다

댓글 0 | 조회 1,925 | 2020.07.14
최근 무심코 켜놓은 TV에서 배우 서우림 씨가 인터뷰하는 것을 보게 됐다. 퇴근 후 그저 습관처럼 켜놓고 집중해서 보지도 않는 TV에 왜 그날따라 눈길이 갔는지는… 더보기

방귀쟁이 며느리 4편

댓글 0 | 조회 2,020 | 2020.07.14
건강을 위한 배출또 당시 사회에서는 내치론內治論을 내세워 국가와 가정의 흥망을 여성의 행실과 선악에 연결시켜 흥망의 모든 책임을 여성에게 지웠다. 그런데 그 선악… 더보기

높아지는 실업률, 뜨거워 지는 부동산

댓글 0 | 조회 3,280 | 2020.07.14
항공사를 비롯한 여행 관련 직업군을 필두로 통신사와 금융업까지 COVID-19 여파가 빠르게 번지고 있다. 이번 두번째 ‘Wage Subsidy’가 끝나는 9월 … 더보기

사랑의 동일성

댓글 0 | 조회 1,579 | 2020.07.14
시인 이 운룡왼손이 오른손을 잡고 속삭였다. 사랑은 이원적 동일성을 지향한다고. 손과 손, 그 사이 뜨거운 세상이 행복이다. 손은 둘이지만 하나의 사랑을 지향한다… 더보기

타월 하나로 온몸이 개운해지는 스트레칭

댓글 0 | 조회 1,534 | 2020.07.14
우리 같이 시원하게 기지개 펴볼까요?안녕하세요. 몬트리올 요가강사이자 유튜버(YOGA SONG - HAYEON)의 송하연입니다.바쁜 일상에서 따로 짬을 내서 운동… 더보기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댓글 0 | 조회 2,617 | 2020.07.14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심심 산천에 백도라지/ 한두 뿌리만 캐어도/ 대바구니 철철철 다 넘친다.’ 구전 동요로 알려지는 도라지 타령의 앞부분 이다. 어릴적 동… 더보기

이제 모든 것을 재설정해야 할 시간입니다

댓글 0 | 조회 2,260 | 2020.07.14
이 말은 지난 5월 20일에 있었던 TANI (아시안 보건 네트워크)의 광역 오클랜드 네트워크 미팅에서 Jenny Tanner가 한 말입니다. 그리고 “과거를 지… 더보기

변종(變種)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댓글 0 | 조회 2,821 | 2020.07.11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환자가 1000만명이 넘었고, 사망자는 50만명을 초과했다. 이는 세계적으로 대유행하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 더보기

이제는 뉴노멀이 노멀이다!

댓글 0 | 조회 3,384 | 2020.07.09
뉴 노멀(New Normal)은 원래 경제 용어로 2007–08년 세계 금융 위기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이어진 경제 침체 기간 동안 만들어진 새로운 경제… 더보기

냉면의 계절

댓글 0 | 조회 2,562 | 2020.07.08
무더운 여름철에 떨어진 입맛을 끌어 올려주는 음식으로 우리는 냉면(冷麵)을 꼽는다. 필자도 여름이 되면 시원한 냉면을 즐겨 먹는다. 냉면은 더워지기 시작하는 5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