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은 지혜를 구하고, 지혜는 젊음을 구하고.......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젊음은 지혜를 구하고, 지혜는 젊음을 구하고.......

0 개 1,527 김지향

에어비앤비 손님들은 대부분 예약을 하면서 어떤 이유로 며칠 동안 투숙을 해야 하는지 설명을 한다. 남편이 다 맡아서 하기에 나는 그저 남편을 통하여 그 이유를 알게 되지만, 손님들마다 각자 사연들이 무척 다양하다.


오늘 방문을 한 손님은 16살이 되는 손녀의 생일을 위한 여행이라고 했다. 할머니와 손녀 둘만의 2박 3일의 여행인데, 가까이 레빈에서 온 손님이다. 손녀의 생일은 내일이란다. 일부러 한국인이 운영하는 에어비앤비를 선택했다고 했다. 


우리와 함께 한국식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고 하여 미역국과 잡채, 불고기, 닭볶음을 만들어 함께 먹었다. 일식과 중국식등 많은 동양식 음식을 먹어봤지만, 한국식은 먹어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런 만큼 쇠젓가락 사용을 힘들어 했다. 


포크를 곁들여 주면서 젓가락질을 가르쳐 주었다. 손녀는 몇 번 하다가 포크로만 사용하던데, 할머니는 내 손 동작을 보면서 열심히 배웠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제법 반찬을 잘 들어 올리게 되었다.


손녀는 스시 집에서 주는 미역이 들어 있는 미소국을 아주 좋아한다고 하면서 미역국이 맛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쇠젓가락질을 몇 번 시도하다가 그만 두고 포크만 사용해서 반찬을 집어먹었다. 하지만 얼마나 맛있게 먹던지 보는 내 눈이 무척 즐거웠다.


할머니도 처음 먹어보는 미역국과 한국 음식을 맛있게 드셨다. 일본에서는 국물이나 국수를 소리 내서 먹어야 좋아한다고 하면서 한국도 그러느냐고 물었다. 한국은 소리 내서 먹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하니까 그럼 식사 하면서 말없이 먹어야 하느냐고 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밥을 먹는 건 상관없다고 하니, 두 사람 모두 다 무척 안심하는 표정이었다. 처음부터 사회성이 매우 좋아 보였는데, 밥 먹는 내내 두 사람 모두다 얼마나 재미있게 말을 하던지, 표정까지 다양해서 영어를 제대로 못하는 나도 지루하지가 않았다.


손녀가 밥을 다 먹고 나서 벽에 걸려 있는 그림 액자를 보더니, 수채화를 좋아한다고 하면서 자신의 스케치북을 가져와서 보여주었다. 습작한 연필 스케치와 그림들을 보니 솜씨와 끼가 출중했다.


ac7690cf8b6694c021ce6726ee741305_1591655912_913.jpg
 

할머니는 아이페드를 펼쳐서 당신의 집과 말과 더불어 키우고 있는 반려 동물들을 보여 주시면서 유튜브에 올려 있는 손녀의 동영상을 보여 주셨다. 손녀가 무대 위에서 혼자 노래를 부르는 동영상이었다. 학교에서 뮤지컬 공연의 주인공도 했었고, 한 공연에 두 사람의 배역까지 맡아서 할 정도로 예능적인 끼가 대단했다.


참 사랑스러운 소녀인데, 생일을 친구들과 함께 보내지 않고 할머니와 함께 보내는 게 참으로 신기했다. 할머니와 사이가 아무리 좋다고 할지라도 대부분의 십대들은 친구들과 보내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소녀는 왜 할머니와 단 둘이 생일을 보내고 있는 것인지 무척 궁금했다.


소녀는 말했다. 할머니가 주신 돈으로 사고 싶은 옷을 사고, 음식점에 가서 맛있는 걸 고르고, 영화관에서 영화도 볼 것이며, 집 근처의 산책길을 할머니와 함께 걸으면서 데이트를 즐길 것이라고 말했다. 몇 년 전부터 이렇게 생일 때마다 할머니와 함께 지냈다고 한다. 


할머니를 닮아서인지 끊임없이 새처럼 지저귄다. 표정도 다양하고 너무나 깜찍해서 내 눈은 그녀를 보면서 계속 웃을 수밖에 없었다.


한참을 떠들고 나더니 피곤하던지 방으로 들어가고 할머니만 남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셨다. 70을 갓 넘긴 분이신데, 엄청난 멋쟁이에 총기가 번득였다. 초면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집안 이야기가 수도꼭지를 틀어 놓은 것처럼 줄줄 잘도 나온다.


사람을 가리지 않고 빨리 친해지는 성격이 그대로 들어난다. 자신의 어머니 이야기부터 형제들, 자기 자신, 자식들과 손자손녀들 이야기까지 거리낌 없이 쏟아져 나온다. 집안의 히스토리를 그 짧은 시간 안에 어쩌면 그렇게 다 보여줄 수 있는지 놀라웠다.


지구의 모든 인류를 다 사귈만한 기세였다.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보여 주면서 열린 마음으로 상대한테 다가간다. 사절단을 하면 적성에 딱 맞을 거 같았다. 얼마 전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너무나도 대립되는 모습이다. 


인종차별뿐만 아니라 세대차도 극복할 태세다. 호주 방문 할 때마다 두 명의 손자와 손녀와도 1:1의 데이트를 즐긴단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면서 아이들의 나쁜 버릇도 손쉽게 고쳐준다.


딸이 어릴 때, 엄마한테 반항하느라 자신의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갔단다. 그때 딸에게 말하길, “또 한 번 기분 나쁘다고 문을 쾅 닫고 들어가면 방문을 다 뜯어낼 거다.” 라고 말했단다. 다음에 또 한 번 딸이 똑같은 행동을 했을 때, 연장을 사용하여 문짝을 다 뜯어냈다고 한다. 


손자가 버릇없이 군 적이 있다고 한다. 그때 할머니가 손자한테 “네 방에 들어가서 10분 동안 자신의 행동을 잘 생각해 보라.”고 했단다. 10분을 못 견디고 방에서 나오는 아이에게 다시 들어가서 있으라고.


그런데 그 시간을 못 참고 또 나와서 다시 들여보내고를 반복하다 드디어 10분을 넘겨 할머니가 아이 방으로 들어가게 되셨다고 한다. “지금 할머니는 나쁜 할머니지? 넌 할머니가 나쁜 할머니길 바라니? 아니면 좋은 할머니길 바라니?” 라고 물어 보았다고 한다.


정말로 짧은 시간 안에 참으로 많은 이야기를 쏟아내시던데, 나이가 들면 돈주머니는 열고 입은 닫으라는 속담이 이 할머니 앞에서는 쑥 들어갈 것만 같았다.


친구보다도 더 친한 할머니와 손녀 사이를 보면서 할머니의 지혜에 탄복을 했다. 나에게 손자가 있느냐고 하시던데, 아마도 손자가 생기면 돈주머니만 열지 말고 지혜도 함께 열라고 가르쳐 주시는 거 같다.


치매에 걸린 노모가 98세가 될 때까지 잘 보필해드리면서 산 흔적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곱디고운 70대의 여인. 그녀가 10대의 손녀와 단독의 데이트를 즐기는 걸 보면서 많은 걸 느끼게 해준다. 나이와 지혜가 비례하는 삶이 참으로 아름답다.


70대 할머니와 10대 손녀의 데이트. 젊음과 지혜가 하나의 원이 되어 서로 따라가면서 도는 것 같다. 젊음은 지혜를 구하고, 지혜는 젊음을 구하고.......

시리아 내전 9주기, 아이들이 뺏긴 일상을 되찾아 주세요

댓글 0 | 조회 1,685 | 2020.06.10
전 세계 영화제 61관왕의 화제작.시리아 전쟁의 참상을 보여준 다큐멘터리영화 ‘사마에게’영화 ‘사마에게’ 공식 포스터전쟁이 한창인 시리아의 알레포에서 태어난갓난아… 더보기

광주 환벽당

댓글 0 | 조회 1,966 | 2020.06.10
어지러운 세상, 시와 술로 달래던 김윤제의 ‘살롱’한시는 시풍에 따라 당시(唐詩), 송시(宋詩)로 나뉜다. 둘은 비슷하면서 다르다. 당시는 가슴으로 쓰고 송시는 … 더보기

우울감과 수면의 상관관계

댓글 0 | 조회 2,320 | 2020.06.10
지난 칼럼에서는 공황장애에 대한 증상과 전문적인 상담이나 약물 복용 외에도 관리해 나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 보았습니다.우울증이나 불면증에도 같은 방법들이 … 더보기

방귀쟁이 며느리 2편

댓글 0 | 조회 2,546 | 2020.06.10
방귀쟁이 여성들의 이야기‘며느리의 방귀’를 살펴보기 전에 먼저 다양한 여성들의 방귀 이야기를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형수의 이야기로, 형수가 시동생 앞에서… 더보기

재택근무는 현실이다

댓글 0 | 조회 3,128 | 2020.06.10
벌써 40년 전의 일이다.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Alvin Toffler, 1928-2016)는 1980년에 발표한 그의 저서 ‘제3의 물결’에서 산업주의 종말과… 더보기

긍정의 힘?

댓글 0 | 조회 1,666 | 2020.06.10
‘아직도 거기야?’‘네..’‘헐.. 어쩔려고 그런데니...?’지난 2주간 학생들과 가장 많이 나눈 대화를 요약하면 딱 위의 세 줄이 될것 같습니다. 저는 수업시작… 더보기

두 얼굴

댓글 0 | 조회 1,289 | 2020.06.10
탐욕에 찬 나를가슴 저려도 인정하며그런 나를 연민으로 바라보는그 모습이나 이게 하옵소서정욕에 기울어진 나를매일 부끄러워하면서그 추함의 끝을 아는그 모습이나 이게 … 더보기

최신 이민정보로 人生이 바뀔 지도

댓글 0 | 조회 4,092 | 2020.06.09
이젠 New Normal 시대를 받아들여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뉴 노멀이라는 것은, 비정상의 정상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며 코로나 이전의 시대로는 돌아갈 수가… 더보기

스피드

댓글 0 | 조회 1,954 | 2020.06.09
골프 칼럼을 새롭게 시작하면서,쉽게 어디서나 얻을 수 있는 정보 보다는 뭔가 생각하게 하는 그래서 스스로 노력할 수 있는 그런 칼럼을 써 보고 싶었습니다.좀 더 … 더보기

끼니 한끼

댓글 0 | 조회 1,650 | 2020.06.09
한국에 있는 저희 부모님의 댁에는 100 세가 넘으신 할머님께서 살고 계십니다.젊으실 적 할머니는 웬만한 남자는 저리 가라 할 힘과 체력을 자랑하셨던 분이십니다.… 더보기

모태뻣뻣도 10분만에 몸이 유연해지는 요가

댓글 0 | 조회 2,430 | 2020.06.09
“태어날때부터 뻣뻣한, 그야말로 유연성 제로~인 분들 주.목.하세요!!”안녕하세요. 몬트리올 요가강사이자 유튜버(YOGA SONG - HAYEON)의 송하연입니다… 더보기

선계에 가고 싶다

댓글 0 | 조회 1,689 | 2020.06.09
나는 길눈이 어둡다. 지하도에서 나오면 방향을 잘 잊으며 목적지를 눈앞에 두고도 보지 못한다. 이런 습성이 인생의 길을 찾아가는 노정에서도 나타났다.삼십이 넘어서… 더보기

일회용 플라스틱은 사치다

댓글 0 | 조회 2,049 | 2020.06.09
여러분은 일년 몇 개의 칫솔이 필요한지요? 열 개 정도 아니면 몇십개를 소모할 것으로 생각된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숙박업소나 목욕탕에서도 일회용 칫솔을 제공한 적… 더보기

공인인증서

댓글 0 | 조회 2,311 | 2020.06.09
서류에는 서명 날인을 하는데 도장이 없으면 지장(指章)을 찍었다. 그러다가 어느 사이, 서명(사인이라는 signature)으로 인증이 가능했다. 그래도 중요한 문… 더보기
Now

현재 젊음은 지혜를 구하고, 지혜는 젊음을 구하고.......

댓글 0 | 조회 1,528 | 2020.06.09
에어비앤비 손님들은 대부분 예약을 하면서 어떤 이유로 며칠 동안 투숙을 해야 하는지 설명을 한다. 남편이 다 맡아서 하기에 나는 그저 남편을 통하여 그 이유를 알… 더보기

한국에서 영어 잘 하는 사람으로 산다는 것

댓글 0 | 조회 2,991 | 2020.06.09
한국에 와서 보니 ‘한국만큼 영어 교육에 목숨을 거는 나라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한국 사람들은 영어 교육에 많은 시간과 금액을 투자한다. 실제로 대한민국은… 더보기

입 냄새 때문에 고민하시나요?

댓글 0 | 조회 2,280 | 2020.06.09
입 냄새가 지독해서 남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두렵다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 심한 입 냄새는 본인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불쾌감을 주고, 그러다 보니 대인관계를 … 더보기

코로나 19와 한국대학 입시

댓글 0 | 조회 2,808 | 2020.06.08
2019년 연말부터 중국의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은 2020년 6월 현재 판데믹 상황으로 넘어가고 세상의 많은 것들을 바꾸어 놓았다. 오늘 칼럼에서… 더보기

Covid19 관련 추가지원

댓글 0 | 조회 4,285 | 2020.06.06
지난 3월 중순부터 시작된 Wage Subsidy는 12주 기간에 대한 지원이므로, 일찍 신청하여 받은 고용주는 다음주에 Wage Subsidy 기간이 종료된다.… 더보기

어지럼증

댓글 0 | 조회 2,481 | 2020.06.06
일교차 큰 요즘 쉽게 발생하는 ‘어지럼증’ 방치하고 있나요?– 어지럼증, 대수롭지 않게 넘기면 큰 병 될 수 있어요즘 같이 낮에는 따뜻하고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일… 더보기

연말까지 백신(Vaccine) 개발

댓글 0 | 조회 2,502 | 2020.06.06
최근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은 COVID-19로 인한 미국인 사망자가 10만명이 넘었다는 소식을 톱뉴스로 다뤘다. 뉴욕타임스는 “희생자 규모… 더보기

바디라인이 바뀌는 건강한 전신운동과 다이어트요가

댓글 0 | 조회 2,222 | 2020.06.03
매일 나름 걷고, 가끔씩 뛰기도 하는데 뱃살이 안 빠지신다면??안녕하세요. 몬트리올 요가강사이자 유튜버(YOGA SONG - HAYEON)의 송하연입니다.많은 분… 더보기

엄마

댓글 0 | 조회 2,643 | 2020.05.29
마당으로 뛰어내려와 안고 들어갈 텐데 웬일인지 엄마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또 숨었구나!` 방문을 열어봐도 엄마가 없었다. `옳지 그럼 다락에 있지` 발판을 … 더보기

코로나19에 필요한 이민정보 119

댓글 0 | 조회 4,301 | 2020.05.27
지난 짧은 기간 동안 코로나 19(이하, 코로나)로 인하여 이민지형이 상당히 많이 바뀌어 왔으며 앞으로도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대하여 그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더보기

2020년의 4월

댓글 0 | 조회 2,703 | 2020.05.27
'4월은 잔인한 달’,어느 순간 부터 뭔가 어려운 일이, 그것도 하필 4월이 있는 경우 쉽게 입가에 맴도는 말이다.이 표현은 노벨상 수상자인 영국 시인이자 평론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