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전수전 공중전이 준 선물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산전수전 공중전이 준 선물

0 개 1,750 김지향

큰애를 낳고 둘째를 임신한 상태로 가출했었던 그 날이 엊그제 같다. 30의 나이에 결혼하여 시집살이를 하다가 2년도 채 안 돼서 달랑 기저귀 가방 하나 들러 메고 젖먹이 딸을 안고 집을 나와 버렸다.


6a504bf555c0565dfb36f017c4288eb9_1606164590_7144.png
 

시부모님의 통장으로 남편의 급여가 완전히 다 들어 가버리는 생활을 했었으니, 내 수중에 있는 돈이라곤 한 푼도 없었다. 남편이라고 특별히 자신의 주머니를 찰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우여곡절 끝에 남편과 함께 새살림을 차렸지만, 두 사람의 신접살림이 얼마나 고난스러웠는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모진 세월을 살아온 사람들이라면 다 알 것이다.


어렵사리 아파트 한 채라도 장만했었을 땐, 내 마음은 이미 태평양 건너 뉴질랜드로 향하고 있었다. 


무조건 세 딸들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날아왔다. 


남편과 10년 정도 떨어져서 살 요량으로 왔는데, 2년 만에 시부모님의 동의하에 남편이 우리 곁으로 오게 되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기러기 아빠로 살아간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남편 역시 달랑 20Kg가방 하나만 들고 뉴질랜드 땅을 밟았다. 우리 나이 46세 때의 일이었다.


가진 것이라곤 융자 낀 집 한 채 뿐이었고, 혹독한 IMF를 겪고 난 후라서 퇴직금마저도 없는데다 2년 동안 뉴질랜드 영주권 없이 태평양을 사이에 둔 두 집 살림을 해야 했기에, 전 재산인 집이 날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보니, 빚으로 시작한 우리 부부는 아직도 빚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산다. 


30여년의 기간 동안 낸 이자를 생각하면 아깝기 그지없지만, 그래도 그 이자를 물어가면서도 세 아이들을 다 키워내지 않았는가? 고맙기 그지없다. 이자마저도 고맙기만 하다. 


벼랑 끝에 서 있을 때마다 눈물이 아닌 희망을 부여잡았었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힘을 준 것은 아이들이었다. 남이야 어떻게 보든 내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자식들이 셋씩이나 있는데, 무너져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냥 견뎌낸 거 같다. 무조건 견디면서 살았을 뿐이다. 남에게 굽히지 않으려하고 자존심이 센 내가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은 자식을 낳은 엄마였기에 가능했었던 일이다. 


벼랑 끝에 설 때마다 내 심장이 얼마나 커졌겠는가? 심부전증이 온 것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세월이 좋아 이렇게 잘 살고 있지 않은가?


6a504bf555c0565dfb36f017c4288eb9_1606164639_3012.png
 

솔로몬의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 란 명언이 없었다면 그 긴 세월을 어떻게 다 버텨낼 수 있었을까? 한 현인의 말씀이 세상 사람들을 구원해주고 있음을 나는 내 삶을 통해 증언할 수 있다.


벼랑 끝에서 내게 가장 큰 힘을 주었으며 희망을 버리지 않게 해준 명언 중의 명언이 바로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 였고 지금 역시 마찬가지고 내일 역시 그러하리라.

  

어제 큰 애가 나에게 임창정의 ‘소확행’이란 노래를 소개했다. 애니메이션으로 된 뮤직 비디오였는데, 보자마자 첫 눈에 반해버렸다.


노랫말이 어쩌면 그렇게도 마음에 드는지....... 화면 속의 애니메이션 역시 음악과 더불어 상큼한 행복에 휩싸이게 했다. 큰애는 이 노래가 크게 히트를 쳤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나 역시 같은 마음이 되었다.


내가 애니메이션을 매우 좋아하기에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더 행복했겠지만, 애니메이션을 잘 보지 않는 사람들이라도 이 뮤직비디오를 보면 노래가 전하는 행복에 흠뻑 빠질 거 같다.


자칫 우울증에 시달릴 수 있는 복잡하고 답답한 도시생활을 겪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생각의 전환을 줄 수 있는 매우 영성적인 노래이다.


나폴레옹은 펜이 칼보다 강하다고 말했는데, 현대사회에 있어서 음악과 그림 그리고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들의 힘이 펜과 더불어 얼마나 강한지 몸소 느낄 수 있다.


살아오는 내내 나에게 힘을 준 것은 예술에 속하는 모든 것들이었다. 예술이 나에게 준 행복감은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다. 고달팠던 서울과 지난한 뉴질랜드 삶 속에서 우리 아이들과 함께 예술을 즐기고 나누는 작은 행복이 없었다면 그 힘들고 긴 세월을 어떻게 버틸 수 있었을까?


지금 나는 임창정의 ‘소확행’을 들으면서, 산전수전 공중전의 내 삶을 뒤돌아보면서 행복에 젖어 있다. 


지향아 그동안 애 많이 썼다.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토닥토닥.......

  

6a504bf555c0565dfb36f017c4288eb9_1606164695_2063.png
 

<소확행>


내가 꿈 찾아 행복 찾아 하루하루 살아가다가 만나버린 괴로웠던 순간들.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퇴근길에 편의점 네 개에 만원인 캔 맥주.

원플원 과자 두 봉 기다릴 울 냥이 통조림 간식 하나.

세상 편한 차림으로 침대 위에 걸터앉아

최신 업댓 영상 본다. 눈 호강에 입 속 가득 찬 단짝의 조화.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 즐길 수 있을 거야, 너는.

좁은 방에 매트 깔고 생전 처음 해 본 요가.

체중계에 올라서서 어제와 같은 몸무게에 안도하며

배달 앱에 단골 식당 요리조리 찾아보고 또 조리요리 찾아보고.

이런 맛에 살지. 내일도 일하러 간다.

내가 꿈 찾아 행복 찾아 하루하루 살아가다가 만나버린 괴로웠던 순간들.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 즐길 수 있을 거야, 너는.

인생이 별건가요? 똑 같아요. 열 받고 힘들면 한잔하고 꿀잠 자고 그러다 웃고.

내가 꿈 찾아 행복 찾아 하루하루 살아가다가 만나버린 괴로웠던 순간들.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 즐길 수 있을 거야, 너는.




‘찐’과 ‘척’의 사이

댓글 0 | 조회 2,539 | 2020.12.07
Good morning Sunday♡♡마켓에 도네이션 행사에 회사일에 정신없이 돌아가는 요즘이네요. 눈뜨면 아침이고 어? 하다보면 저녁이기 일쑤 ㅋㅋ 덕분에 주말… 더보기

김장문화

댓글 0 | 조회 1,973 | 2020.12.05
“겨울이 오고 있다” 지난 11월 3일에 실시된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재선(再選)에 실패한 트럼프(Donald Trump)는 혹독한 ‘정치적’ 겨울을 맞을 것으로 … 더보기

BTS노래와 함께하는 3분 다이어트운동+요가 챌린지

댓글 0 | 조회 1,500 | 2020.12.02
“끝이 보이지 않아, 출구가 있긴 할까… 어둠에 숨지마 빛은 또 떠오르니깐 ”BTS(방탄소년단)의 새 앨범의 타이틀곡인 ‘Life Goes On’ 가사의 일부입니… 더보기

월드비전 후원자, 우간다의 미래를 만나다

댓글 0 | 조회 2,035 | 2020.11.26
2017년 8월, 후원아동을 만나기 위해 모인 후원자 18명이 아프리카 우간다의 카킨도와 카삼브야 마을에 다녀왔습니다.후원 1년 차부터 24년 차, 나이는 10대… 더보기

위대함의 원천

댓글 0 | 조회 1,604 | 2020.11.25
인간은 근본적으로 문화적 존재다. 자신의 생각을 반영하여 인간과 관계없이 존재하던 자연의 세계 위에 무늬를 그린다.무늬를 그리면서 자연 세계를 변화시키는 인간의 … 더보기

소크라테스

댓글 0 | 조회 1,446 | 2020.11.25
최근 [소크라테스]라는 인물에 대하여 관심이 갑니다. 그가 위대한 점은 두 가지라고 볼 수 있지요. [너 자신을 알라, 악법도 법이다.]는 위대한 말씀을 남긴 것… 더보기

오십대를 저글링하다

댓글 0 | 조회 1,800 | 2020.11.25
‘KBS 전국노래자랑’은 남편과 내가 즐겨보는 TV프로그램이다. 출연자의 노래가 시작되면 화면 아래에는 그 사람의 이름과 나이, 그리고 직업이 간략히 소개된다. … 더보기

바쁘다면 의자에서 딱 7분만!

댓글 0 | 조회 1,741 | 2020.11.25
지금 한번 목을 좌우로 돌려보실까요? 가능하다면 코로 원을 그리며 크게 돌려보셔도 좋구요. 어떤가요? 뚜둑뚜둑.. 목을 돌릴때 소리가 나거나 뻐근함을 느끼신다면 … 더보기

짝퉁성공, 명품실패

댓글 0 | 조회 2,473 | 2020.11.25
몇 년전인지 계산하기도 쉽지 않은 중학생 시절의 일입니다. 제가 다니던 시골중학교에 새로운 교장 선생님께서 부임해 오셨습니다. 나름 진취적인 성향을 지녔다고 자부… 더보기

웰링톤 가는 기차

댓글 0 | 조회 2,109 | 2020.11.25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태고를 마주하며북섬의 끝자락까지 가 보자기차 밖 저 목동은교회당에 들어간 본 적 없어도미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를 사내다울타리 안에서손 흔드… 더보기

영어에는 없는 한국어

댓글 0 | 조회 2,701 | 2020.11.25
주변에 영어를 배우는 학생들, 영어 자격증을 준비하는 직장동료들, 한국어를 익히고 있는 외국인들이 많다 보니 “00는 영어로 뭐라고 해요?” “00는 영어로 어떻… 더보기

어찌 하오리까

댓글 0 | 조회 1,918 | 2020.11.25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중 하나가 야구다. 1970~ 80년대는 고교야구의 전성기였다. 고교야구 전국대회가 열리는 동대문 야구장은 연일 만원 사례였다.… 더보기

연둣빛 행복이 움트는 목장을 가다

댓글 0 | 조회 1,915 | 2020.11.24
11월 중순 지금보다 더 포근하고 바람 한 점 없이 잔잔한 구월 어느 날이었다. 길을 나설 때면 소풍가는 아이처럼 설레는 마음은 예전이나 조금도 다름이 없다. 이… 더보기

꽃과 저녁에 관한 기록

댓글 0 | 조회 1,710 | 2020.11.24
시인 고 영민노을이 붉다.무엇에 대한 간곡한 답례인가.둑방에 메인 염소 울음소리가 하늘 끝까지 들렸다.배롱나무 가지엔 꽃이 얼마 남아 있지 않다.백일동안 붉게 핀… 더보기

소리 지르는 부모, 소리 지르는 자녀

댓글 0 | 조회 3,345 | 2020.11.24
과거에도 짜증내고 소리지르는 자녀들이 있었겠고 요즘 중 2병이라는 말도 생길 정도로 사춘기 즈음에 겪는 자녀들의 행동이나 말들을 병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게다가 … 더보기

인생 역전의 이야기들 3편

댓글 0 | 조회 2,154 | 2020.11.24
용감한 꼬마재봉사(독일)재봉사는 계속 여행을 하던 끝에 한 왕궁의 앞마당에 도착하게 되었고 너무 피곤한 나머지 잠이 들었다. 그가 잠든 사이 사람들이 그의 혁대에… 더보기

Mt Taranaki

댓글 0 | 조회 1,899 | 2020.11.24
마오리 전설에 의하면 친구 통가리로의 아내와 사랑을 한 죄로 고향을 떠나 그 여인을 바라볼 수 있는 곳 서쪽에 자리잡은 타라나키 그에겐 강렬한 끌림이 있다. 녹녹… 더보기
Now

현재 산전수전 공중전이 준 선물

댓글 0 | 조회 1,751 | 2020.11.24
큰애를 낳고 둘째를 임신한 상태로 가출했었던 그 날이 엊그제 같다. 30의 나이에 결혼하여 시집살이를 하다가 2년도 채 안 돼서 달랑 기저귀 가방 하나 들러 메고… 더보기

홍합 우려먹기

댓글 0 | 조회 1,943 | 2020.11.24
손님이 북적이는 한 중국집은 얼큰한 짬뽕을 시키면 홍합을 껍데기 채 수북이 얹어 준다. 알을 까서 넣었다면 별로 표가 안 날 것이 인심 좋고 넉넉해 보여 사람들이… 더보기

만성요통,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댓글 0 | 조회 1,596 | 2020.11.24
요통은 발병원인과 그에 따른 치료법에 따라 다음 열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첫째, 신허 요통이 있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신허(腎虛)란 과도한 노동이나 성생활로… 더보기

코로나 19에 대처하는 월드비전의 자세

댓글 0 | 조회 2,096 | 2020.11.21
코로나19가 유행하며 월드비전은 지금까지 70 여 개 국가에서 약 4천 3백 8십만 명을 돕고 있는 세계 최대 기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합니… 더보기

가황(歌皇) 나훈아 신드롬(Syndrome)

댓글 0 | 조회 2,051 | 2020.11.21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음악(music)이 육체와 영혼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었으며, 미주(美洲) 대륙의 원주민들은 수 세기 동안 치료 의식에 노래를 포함시키기도… 더보기

오클랜드 경찰 다민족 리더 모임인 TMECL 가져

댓글 0 | 조회 2,143 | 2020.11.20
11월 19일 다민족 리더 모임인 TMECL(Tamaki Makaurau Ethnic Community Leaders) 모임을 가졌다. 이 날 모임에서는 최근 대… 더보기

매일 따라하면 무조건 유연해지는 스트레칭

댓글 0 | 조회 2,500 | 2020.11.18
“얼만큼 요가하면 유연해질 수 있을까요?저같이 뻣뻣한 사람도 다리찢기가 가능한가요?”자주 받는 질문이지만 늘 대답할때마다 조심스러워지기도 합니다. 유연성의 척도와… 더보기

우리들은 혹시 삶아지는 개구리처럼 살고 있지는 않나요?

댓글 0 | 조회 2,690 | 2020.11.12
오랫만에 칼대신 붓을 들었다. 반성이 된다 ㅎㅎ 글쓰기를 넘 게을리했다 싶어진다.ANABADA 회원 중 한분이 오늘 드린 아침인사에 언급한 boiling frog…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