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바라보며 사는 멋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숲을 바라보며 사는 멋

0 개 1,430 수필기행

■ 반 숙자 


나무는 혼자 섰을 때 아름답다. 나무는 둘이 섰을 때는 더욱 아름답다. 둘과 둘이 어우러져서 피어났을 때 비로서 숲을 이룬다. 숲이 아름다운 것은 서로를 포용하는 특성 때문이다. 공동체를 이루는 한 덩어리의 밀집성, 그 따뜻함이다. 건축예술이 잘 발달하여 거대한 도시를 건설했다 쳐도 거기 도시와 숲의 조화 없이는 생명이 없는 도시다.


기차나 버스로 여행을 하다 보면 유독 마음을 끄는 도시를 만난다. 초록빛 분지를 깔고 앉은 조그마한 도시의 평화로움은 그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숨결을 느끼게 한다. 금가루를 뿌린 듯한 오월의 햇빛이 뒷산 관목 숲에 내려와 일렁일 때면 아카시아는 수천 수만의 희디 흰 연등을 밝히고 서서 향기로운 기원을 햇살에 꿰인다. 나는 새벽이 오는 길목에서 숲을 바라보며 마음의 연등을 밝혀 사랑하는 사람들의 안위를 빈다.


나무는 가만히 서서도 우주를 포옹한다. 이슬이 내려 잎을 적시면 가슴 열어 목 축이고 먹구름 천둥 속에서도 미동하지 않는다. 하늬바람이라 얕잡지 않고 폭풍우라 두려워하지 않는다. 뿌리 내린 겸허로 대지를 파고 들며 허세를 부리거나 시기하지 않는다. 이 숲에서 맞는 나의 사계(四季)는 우리들 인생의 모습을 묵묵히 보여 준다.


메마른 바람이 쓸고 간 봄의 숲에는 유년의 꿈이 있다. 끝내 침묵하고 말 것 같던 적막의 대지에 술렁이는 빛의 말씀으로 생명은 충만해 진다. 옥색물기가 감돌며 감추어도 솟아나는 어린 싹, 거기에는 소망스러운 설레임과 기대가 있다.


내일이 캄캄해 괴로운 이는 봄이 다가서는 숲에 서 보라. “겨울의 추위가 심할수록 오는 봄의 나뭇잎은 한층 푸르르니 사람도 역경에 단련되지 않고서는 큰 인물이 될 수 없다.(푸랭크린)” 분명코 삶의 의미가 무엇인 줄 조금씩 감지하게 될 것이다.


ae00ebad283b0b777d2e939dbc7bbac9_1618284674_7291.png
 

게으르고 미련한 이는 여름 숲으로 가라. 생의 찬가가 우렁찬 짙푸른 수해(樹海)에 몸을 담그면 풋풋한 삶의 열기에 감전 되어 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심장의 동계를 느낄 것이다. 그것은 선의의 투쟁이며 근면이며 성실의 모습이다.


나는 때때로 욕망의 늪에 빠져 초라해질 때 가을 숲을 산책한다. 사철 푸른 나무 곁에서는 교언영색(巧言令色) 하지 않는 그 청청한 기개에 용기를 얻고 빨갛게 타며 아낌없이 떨어지는 낙엽에 흥망성쇠의 인간사 부질없음을 생각한다.


그러나 겨울 숲을 보라. 야윌대로 야윈 겨울 숲은 진실 아닌 것이 없다. 꽃도 아니요, 잎도 아니요, 오로지 빈 가지인 그대로의 참모습을 바라볼 수 있음이요, 부귀영화를 나누어 주고 입성 한 벌 걸치지 않았으면서도 간결한 생략의 아름다움을 입고 섰는 겨울 숲, 거기 빈자(貧者)의 머리 위로 내려지는 백설의 은총. 눈가루를 덮어쓰고 선 설원의 숲은 예지의 칼날이요 은자의 안식처다.


나무나 숲은 자고로 위대한 인물을 배출한다. 이천 년 전 예수 그리스도는 지존의 몸임에도 베들레헴 가난한 말구유에서 첫 고고성을 지르고 인류의 죄를 대신하여 마지막에 나무 십자가 위에서 희생의 변제물로 자신을 바쳤다. 어디 그 뿐인가. 석가모니의 어머니는 무우수(無憂樹) 나무 밑에서 석가를 낳았고 고행 끝에 그가 해탈한 곳도 나무 밑이었으며 열반한 곳도 보리수나무 밑이었다고 한다.


나는 숲이 내리는 오솔길에서 인류를 구원한 성자들이 왜 아무나 숲을 사랑했는지를 조금은 알 것 같다. 숲은 인간을 사색하게 하고 침묵하게 하고 안으로 안으로 충일케 하기 때문이다.


밀림의 성자 슈바이처 박사는 과거 3백 6십년 동안을 백인들에게 학대와 착취를 당한 아프리카 사람들을 위하여 백인을 대표해서 그들의 노예가 되어 속죄하고 봉사한 사랑의 일생을 살았다. 흑인과 밀림밖에 없는 그곳에서 그는 과연 숲의 자비로 인술을 베풀었을 것이다. 노예 해방을 이룩한 아브라함 링컨의 순수한 평등애 역시, 그가 자란 가난한 통나무 오두막집에서 싹텄다는 사실을 간과 할 수 없다. 숲에 안겨 있으면 사람은 신의 품에 안기기 전에는 참 평안이 없다고 한 어거스킨의 말씀이 살아 온다.


나는 나무를 바라보며 바람 맞는 모습에도 곧잘 감동한다. 은사시나무 잎에 햇살이 부서지는 황홀한 슬픔을 사랑한다. 달빛 켜 들고 술렁이는 밤이면 사무치게 맑은 숲의 노래가 내 영혼을 적신다. 나는 사람 틈에서 더욱 외로와 질 때 숲을 찾아 나선다. 나무들도 혼자 섰기는 너무 외로와 이마를 맞대고 서로 껴안고 살지 않는가.


숲에 싱그러운 젊음의 향기가 있듯이 지성의 숲에는 그윽한 향기가 있다. 물질만능의 현대 사회 속에 지성인이야말로 살아있는 정신이며 사회의 호흡창구라 생각한다. 숲이 탄소동화작용을 통해 맑고 신선한 공기를 내어주듯이 지성인은 사회를 정화하고 선도하는 양심의 창이어야 한다. 숲이 없는 도시가 삭막하듯이 지성이 도태된 사회는 죽은 사회이다.



내가 유달리 청주를 사랑함에는 숲이 아름다운 도시이기 때문이다. 무더기 무더기 술에 쌓인 젊음이 충천하고, 시성의 대화가 있고, 절제된 욕망이 꿈틀 대는 곳. 과연 교육의 도시이며 맑고 밝은 숲이다.


낭만과 진리의 탐구가 공존하고 갖가지 예술활동이 활발한 도시이다. 나는 이곳에서 울울창창한 조국의 내일을 바라보며 소중한 우리의 삶을 사랑한다.


숲을 바라보면 그 처럼 건강하고 노상 젊어지고 싶다. 그렇게 한 빛으로 영원하고 싶다. 하늘을 찌를 듯한 이상으로 살고 싶다. 


- 출처 청주상고 교지 창간호


'교수가 된 후에도, 매달 도착한 후원금 15달러' 미국의 노부인 후원자가 일으킨…

댓글 0 | 조회 1,953 | 2021.04.14
“45년 동안 매달 편지와 15달러를 받았어요.제가 1990년에 건국대 교수가 됐는데,그때까지도 계속 15달러를 보내주셨죠.…아마도 에드나 어머니는‘너도 나처럼 … 더보기

Internal? External!!

댓글 0 | 조회 1,620 | 2021.04.14
늦은 시간의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은 한적하기보다는 얼핏 을씨년스럽기조차 했습니다. 아마 진한 겨울비 냄새를 머금은 눅눅한 공기가 처량맞은 감성을 사방팔방 대류시키기… 더보기

실상사 권역

댓글 0 | 조회 1,931 | 2021.04.14
실상사 권역은 둘레길 ①구간주천-운봉(14.7km), ②구간운봉-인월(9.9km), ③구간 인월-금계(20.5km)를 포함한다. 지리산 서북능선을 조망하며 걷는 … 더보기

코로나19 시대에 치러진 선거

댓글 0 | 조회 1,366 | 2021.04.14
“참여하는 사람은 주인이요, 그렇지 않은 사람은 손님이다.”도산 안창호 선생이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남긴 말이다. 투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 더보기

오늘 끼니, 안녕하십니까?

댓글 0 | 조회 1,741 | 2021.04.14
“우당타탕”어쩐지 오늘은 별 탈 없이 지나가나 했던 공동체 식사가 한 순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좁은 입구, 협소한 공간에서 나누어지는 공동 식사의 긴 줄은 … 더보기

도강 만세

댓글 0 | 조회 1,461 | 2021.04.14
1960년대인 대학시절에 필자는 경영학과로 진학했었다. 법학과나 상학과는 주위에 전공자가 너무 많았다. 인문계통이면서도 조금은 새롭고 특성이 있는 방향으로의 진학… 더보기

나를 세상에서 가장 특별하게 만드는 요가, ‘CELEBRITY’

댓글 0 | 조회 1,632 | 2021.04.14
“당신은 결코, 별난 사람이 아니라, 별 같은 사람입니다.”가수이자 싱어송라이터 아이유(IU)씨가 과거 한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 화제가 되었는데요. CELEBRI… 더보기

금쪽같은 내 새끼

댓글 0 | 조회 1,861 | 2021.04.13
자녀를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어디있겠으며 자녀의 고통을 외면할 수 있는 부모도 얼마나 될 수 있을 까 싶을 만큼 사랑하고 모든 것을 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심정입… 더보기

가을 밤하늘

댓글 0 | 조회 1,420 | 2021.04.13
저기 옆으로 누운 십자가저게 남십자성남십자성을 두르고 있는여러 개의 별들을 이으면그게 센타우르스 별자리위는 사람이고아래는 말의 모양이어서사람이라고 부르기도말이라 … 더보기
Now

현재 숲을 바라보며 사는 멋

댓글 0 | 조회 1,431 | 2021.04.13
■ 반 숙자나무는 혼자 섰을 때 아름답다. 나무는 둘이 섰을 때는 더욱 아름답다. 둘과 둘이 어우러져서 피어났을 때 비로서 숲을 이룬다. 숲이 아름다운 것은 서로… 더보기

슬라이스 때문에 고민인 사람

댓글 0 | 조회 2,011 | 2021.04.13
예전에 야구좀 했다고 휘두르는데는 자신이 있었는데 골프는 야구와 다르게 쳤을때 OB로 잘 죽게 되었다.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되었다. 연습장도 자주 못가고 레슨은 생… 더보기

뉴질랜드 가정폭력 에피소드 4

댓글 0 | 조회 2,594 | 2021.04.13
뉴질랜드 경찰에서 한인 커뮤니티를 포함한 다른 아시안 커뮤니티에게 뉴질랜드 가정폭력에 대해 알리고자 가정폭력 에피소드를 만들었습니다. 이번 에피소드에는 성폭행/성… 더보기

업싸이클링 아티스트

댓글 0 | 조회 2,237 | 2021.04.13
재활용을 뜻하는 리싸이클링(Recycling)과 차원을 높였다는 뜻의 업그레이드(Upgrade)를 합하여 만들어진 신조어인 업싸이클링(Upcycling)은 대단히… 더보기

미나리꽝

댓글 0 | 조회 2,494 | 2021.04.13
술을 즐기는 사람들은 속풀이나 해장국으로 복국을 즐겨 먹는다. 요리사가 피를 뽑아 물에 잘 헹구어 해독을 한 복을 삶아 두었다가 국물에 삶은 복 덩어리를 뼈째 넣… 더보기

자신을 돌아보고 서로를 돌아보는 리커넥트

댓글 0 | 조회 1,561 | 2021.04.13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저는 SAE Auckland에서 영상을 공부하고 있는 22 살 최유진이라고 합니다.관심 있는 분야/공부하는 전공이 무엇인지 말해주세요현재… 더보기

권력투쟁

댓글 0 | 조회 1,408 | 2021.04.13
“주사위는 던져졌다(The die is cast)” 율리우스 카이사르(라틴어 Julius Caesar, 영어발음은 줄리우스 시저)는 BC 59년에서 51년까지 8… 더보기

신경성 두통, 과연 해결 가능한가?

댓글 0 | 조회 1,470 | 2021.04.13
신경성 두통이라 함은 두개(頭蓋)내의 해부학적인 이상 혹은 질병이 확인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비정기적으로 만성적인 통증이 발생되는 경우를 말한다.흔히들 심한 두통… 더보기

고혈압과 당뇨, 그리고 콩팥병

댓글 0 | 조회 2,031 | 2021.04.10
필자가 지난해 12월까지 회장으로 봉사한 在京慶北中高第39回同窓會(1958년 2월 졸업) 회원 중에는 말기(末期)신장병으로 투석(透析)을 받는 친구들이 있었다. … 더보기

한국대학 2022 의대 약대 수시전형 지원하기

댓글 0 | 조회 3,826 | 2021.04.07
이번 칼럼에서는 해외고를 졸업하는 학생들이 수시최저 기준 없이 지원 가능한 의과대학과 약학대학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필자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의대 지원 관련… 더보기

세계 콩팥의 날(World Kidney Day)

댓글 0 | 조회 1,721 | 2021.04.06
자신의 콩팥(신장) 한 개를 아버지께 기증한 양지은(31)을 효녀가수(孝女歌手)라고 부른다. TV조선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트롯2>가 지난 3월 … 더보기

[포토 스케치] 기다림

댓글 0 | 조회 1,548 | 2021.04.06
삶의 절반은 가다림으로 또 절반은 찿아나서는 것이라 했던가? 작은 전구빛에 의지하며 숨죽이는 기다림, 한개비 담배 구걸을 위해 몇시간을 기다리는 Homeless,… 더보기

뉴질랜드 가정 폭력 에피소드 3

댓글 0 | 조회 2,191 | 2021.04.06
뉴질랜드 경찰에서 한인 커뮤니티를 포함한 다른 아시안 커뮤니티에게 뉴질랜드 가정폭력에 대해 알리고자 가정폭력 에피소드를 만들었습니다. 이번 에피소드에는 정신적 폭… 더보기

뉴질랜드 가정폭력 에피소드 2

댓글 0 | 조회 2,600 | 2021.04.01
뉴질랜드 경찰에서 한인 커뮤니티를 포함한 다른 아시안 커뮤니티에게 뉴질랜드 가정폭력에 대해 알리고자 가정폭력 에피소드를 만들었습니다. 이번 에피소드에는 어떤 형식… 더보기

뉴질랜드 가정폭력 에피소드 1

댓글 0 | 조회 2,850 | 2021.03.25
뉴질랜드 경찰에서 한인 커뮤니티를 포함한 다른 아시안 커뮤니티에 가정폭력에 대해 알리고자 가정폭력 에피소드를 만들었습니다. 어떤 가정 폭력 학대가 있는지, 어떻게… 더보기

새로운 부동산 정책과 그 영향은

댓글 0 | 조회 3,256 | 2021.03.25
지난 3월 23일 발표된 부동산 정책의 목적과 주택시장의 변동성정부는 23일 아침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다. 포함된 내용이 많아서 일반 독자들이 바로 이해하기 쉽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