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인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소중한 인연

koponz
0 개 2,155 이정현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인연이 어딨겠냐만 나는 개인적으로 뉴질랜드에서 알게 돼 현재까지 이어 온 인연을 매우 소중히 여긴다. “전생에 나와 어떤 인연이 있었길래 태어난 한국에서는 서로 모르고 지내다 낯선 뉴질랜드라는 곳에서 만나 인연을 쌓고, 또 한국에 와서도 그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걸까?” 라는 생각에서다. 분명 보통 인연은 아니다. 그런데 이보다 갑절은 더 특별하고 소중한 인연이 있다. 


뉴질랜드에서 살 때, 우리집 역시 다른 많은 교민들이 그랬듯 홈스테이 학생들을 데리고 있었다. 당시 나와 같은 학교를 다니던 대만 출신의 두 자매였다. 이민 초기, 아는 영어라고는 고작 영어로 내 소개하기가 다였을 Form2 때, 되지도 않는 영어로 대만 아이들을 우리집에 데리고 온 사람은 바로 나였다. 그 당시의 내 영어 실력을 고려했을 때. 아마도 “You can homestay my house.”라고 하지 않았을까 싶다. 


나도 무모했지만 그들은 대체 날 뭘 믿고, 그리고 무슨 생각으로 우리집에 살러 들어 왔던 걸까. 지금 생각하면 우리의 인연이 어떻게든 시작되려고 일이 그렇게 됐던 거 같다. 초반에는 같은 식탁에서 밥을 먹기도 너무 두려웠다. 손에는 꼭 전자사전을 들고 밥을 먹었다. 어쩌다 의견이 안 맞아 그들과 말다툼을 할 때도 난 입보다 늘 전자사전으로 영어 단어를 찾느라 손이 바빴고, 전자사전으로도 해소되지 않는 의사소통의 한계를 느낄 때면 한자사전도 찾곤 했다. 그렇게 우리는 같은 집에 살며, 같은 학교에 다녔고, 일요일에는 같이 한인 교회도 나갔다. 나와 내내 붙어 있으면서 자매 중 동생은 본인도 모르는 사이 한국 음식, 한국 노래, 한국 드라마, 한국 문화, 한국 언어에 빠져들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한국에서 꼭 살아보고 싶다면서 배우자로 한국 남성을 만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러고 어느덧 우리는 나이를 먹었고, 서로 다른 대학에 진학하며 그 두 자매는 집을 렌트해서 나갔다. 그 후 세월이 더 지나 난 한국에, 그리고 그 친구는 대만으로 돌아가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바로 지난주 그 친구의 결혼식이 있었다. 한국 남자와 천안에서... 


1335d01041b424f009869e7c2e846d81_1613013744_2094.jpg
 

그 친구는 이제 영어보다 한국어를 더 잘한다. 정말 우린 어떤 인연이었을까? 서로 한국, 그리고 대만이라는 다른 나라에서 태어나서 뉴질랜드라는 낯선 땅에서 만나 우정을 나누고, 다시 한국이라는 곳에서 그 연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 친구와 내가 뉴질랜드에서 만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그 친구가 우리집에 들어와 살라는 내 제안을 거절했다면 어땠을까? 그 친구가 나와 사는 동안에도 한국 문화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면 우리의 인연은 아마 각자 고국으로 돌아간 뒤 시들해졌을지도 모른다. 



코로나를 이유로 다른 여러 결혼식에는 참석을 못 했지만 이 친구의 결혼식은 꼭 가야 했다. 가족도 없이 타국인 한국에서 올리는 결혼식, 나라도 가서 축하해주고 싶었다. 주말이어서 교통체증이 만만치 않았다. 서울에서 천안까지 왕복 5시간이 걸렸다. 


대만에서 태어나 뉴질랜드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이제 한국에서 천안댁으로 인생 2막을 준비하는 내 친구와 앞으로도 이어질 인연이 기대된다. 이렇게 소중한 인연을 만났다니, 역시 뉴질랜드에 가서 살기 참 잘했다.  

Now

현재 소중한 인연

댓글 0 | 조회 2,156 | 2021.02.11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인연이 어딨겠냐만 나는 개인적으로 뉴질랜드에서 알게 돼 현재까지 이어 온 인연을 매우 소중히 여긴다. “전생에 나와 어떤 인연이 있었길래 태… 더보기

몰랐던 버리는 재미

댓글 0 | 조회 1,584 | 2021.02.11
수련할 때 21일, 49일, 100일 이렇게 기간을 두고 하는데 그런 숫자가 기적으로 의미가 있는 것인가요?다 의미가 있는데 21일은 삼칠일이라고도 하죠. 21일… 더보기

명자나무 우체국

댓글 0 | 조회 1,482 | 2021.02.11
올해도 어김없이 편지를 받았다봉투 속에 고요히 접힌 다섯 장의 붉은 苔紙도 여전하다花頭 문자로 씌어진 편지를 읽으려면예의 붉은별무늬병의 가시를 조심해야 하지만장미… 더보기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놀라운 변화, 2020년 월드비전 자립마을을 …

댓글 0 | 조회 2,499 | 2021.02.11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멀지만,변화는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한국월드비전, 지역개발팀 팀장 고영“우리가 직접 볼 수는 없지만,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많은 일들이 … 더보기

백조의 노래

댓글 0 | 조회 1,684 | 2021.02.11
서기 476년 로마의 멸망 이후 유럽은 중세 암흑기로 접어들었으며 전쟁과 굶주림, 흑사병 등 전염병으로 문명의 발전이 사라져버렸다. 900여년이 지난 후 이탈리아… 더보기

함께 살아가고 싶은 사회, 따뜻한 사회

댓글 0 | 조회 1,551 | 2021.02.11
* 리커넥트 CEO 이송민 인터뷰자신의 대한 짧은 자기소개를 해 주세요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이송민입니다. 저는 뉴질랜드에 1999년도에 왔고, 한국에서 초등학교… 더보기

피아노

댓글 0 | 조회 1,470 | 2021.02.11
카페 음악 방에 영화음악 ‘피아노’가 올랐다. 영화의 여러 장면이 떠올라 한나절을 음악에 묻혀 지냈다. 그 영화를 본 것은 1993년, 촬영지가 ‘뉴질랜드’라는 … 더보기

자작나무를 열다

댓글 0 | 조회 1,758 | 2021.02.11
‘휘바휘바~’혹시 들어보신적 있으신가요?한국의 한 제과회사가 만드는 껌 광고에 등장하는 핀란드어인데, 그 뜻은 ‘좋아좋아’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혹시 나중에 핀란… 더보기

지친 몸과 맘을 위로하는 힐링요가와 명상

댓글 0 | 조회 1,670 | 2021.02.11
“산다는 건 신비한 축복, 분명한 이유가 있어. 세상엔 필요없는 사람은 없어.. 마음을 열어요. 그리고 마주 봐요.처음 태어난 이 별에서 사는 우리 손잡아요..”… 더보기

여름

댓글 0 | 조회 1,622 | 2021.02.10
아랫도리 벌거벗은 꼬마가동네 형들 틈에서뒤집힌 무당벌레를 들여다보고 있었다여름 볕 더워진 논에서등짝 검은 방개를 잡아물 담은 검정고무신에 집어넣고늘 으르렁대던 옆… 더보기

낮은마음 이야기 - 들어가며

댓글 0 | 조회 1,914 | 2021.02.10
낮은마음 이야기는 나눔공동체 낮은 마음(이하 “낮음”)이 서부 오클랜드 지역에서 활동하며 지역 이웃들과 함께 나눈 사역을 정리해 엮은 칼럼 입니다.차 문을 열 때… 더보기

코리아포스트, 애독자 여러분께 희소식!!

댓글 0 | 조회 3,427 | 2021.02.10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원경스님이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 애독자분들에게 고국 방문시 【템플스테이 무료체험】을 2021년 10월 31일까지 선착순 20명에게 혜택을 … 더보기

카이로의 대가를 찾아 파미로 온 Dr Jay

댓글 0 | 조회 2,098 | 2021.02.10
카이로의 레전드라고 불리는 Dr Whitethead는 86세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카이로 클리닉 센터의 헤드 카이로로 활동 중이시다.그 분은 따님과 함께 “Whit… 더보기

바다뱀과 지빠귀부리왕 2편

댓글 0 | 조회 1,420 | 2021.02.10
바다뱀(미국)조상들이 살던 시절 독수리의 집이라고 불리는 마을에 아름다운 족장의 딸이 살고 있었다. 그녀는 이상한 버릇이 있었는데 옷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묻은 조… 더보기

밀키블루 호수와 밀키웨이 은하수의 마운트 존

댓글 0 | 조회 1,823 | 2021.02.10
광활하고 거대한 자연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여행으로 남섬여행을 표현한다면그 거대한 대자연의 모습을 가장 쉽고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테카포의 마운트… 더보기

먼 나라 어느 시장의 연설

댓글 0 | 조회 2,026 | 2021.02.10
지구 반대편에 있는 말과 글, 입고 먹고 사는 것이 전혀 다른 어느 도시, 시장의 시정연설을 들었다. 다함께 잘 사는 내 고장, 다함께 잘 사는 우리나라를 넘어 … 더보기

2021년 새해 정신건강을 위한 한 걸음

댓글 0 | 조회 2,144 | 2021.02.09
새해를 맞이하면서 늘 그렇듯이 건강을 위한 식단과 운동을 준비하고 계획하며 건강한 삶을 위한 다짐을 합니다. 이런 시기에 정신건강을 위한 나름대로의 기술을 가져보… 더보기

[포토스케치] Andrew

댓글 0 | 조회 2,085 | 2021.02.09
그가 나에게 묻는다 너를 알고 있니? 내가 대답한다 노우~~ 다만 내가 원하는 것을 위해 매 순간하는 나의 선택이 나를 만들어 가고 있을뿐이라고....

테니스형

댓글 0 | 조회 2,233 | 2021.02.02
늦게 배운 한량질에 날 새는 줄 모른다고 최근 나는 테니스의 매력에 빠져 즐거운 주말을 보내고 있다.주변의 지인들이 테니스는 격한운동이라 중년의 나이에 새로 배우… 더보기

오클랜드에서 파미에 온 한의사 Matthew Jin

댓글 0 | 조회 3,416 | 2021.01.28
올해는 무척 활기차고 바쁘게 보낼 거 같다. 조용했던 몇 년 동안의 생활이 청산이 될 거 같다. 그래서 기쁘다.할 일이 많이 늘어났다. 그 중 할머니가 될 준비에… 더보기

그리운 냄새

댓글 0 | 조회 1,527 | 2021.01.28
어머니가 돼지기름으로 만든 볶음밥의첫 숟가락에서 맡아지던 향동네 친구들과 야구놀이 한 후땀 냄새와 섞여진 글러브 가죽 냄새아이를 목욕시킨 후엉덩이에 코를 대고 맡… 더보기

뉴질랜드 북섬 최고봉. Mt. Ruapehu

댓글 0 | 조회 2,308 | 2021.01.28
뉴질랜드 북섬에서 시간이 없어서 딱 한 곳만 여행할 수 있다면어디를 선택해야 할 것인가? 고민이 클 수 있겠지만 나는 주저없이통가리로 국립공원. 그 중에서도 루아… 더보기

댓글 0 | 조회 2,129 | 2021.01.28
공무원영어 모의고사 출제자로 일하면서 난 주로 내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를 출제한다. 창의력이 그다지 뛰어나지 않은 탓에 내가 겪은 경험담,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 더보기

돼지고기 반근

댓글 0 | 조회 1,745 | 2021.01.28
대학교 입학시험에 떨어진 날 밤이었다. 어두운 얼굴로 나가신 아버지는 밤늦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많은 발자국 소리가 우리 집 대문을 그냥 지나쳐 버렸다. 소금이 … 더보기

말세 3F의 시대

댓글 0 | 조회 1,687 | 2021.01.28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면 노스트라다무스의 99년 종말론하고도 전혀 무관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일리는 있는 것 같고요.문학작품을 보면 종말이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