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의 정당방위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직장에서의 정당방위

0 개 483 성태용

정당방위란 형법상 인정되는 방어권으로 자신이나 타인의 생명을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행위를 말합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당시 상황을 어떻게 인식했는지, 그리고 그 인식에 따라 합리적인 수준의 힘을 사용했는지를 판단하여 정당방위의 여부를 결정하며 만약 정당방위로 인정될 경우 무죄판결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65d6450e0c4dfc417d079dfad3671bda_1753146737_0691.png
 

법원이 아닌 직장에서도 정당방위를 주장하는 경우가 발생 할 수 있습니다. 피고용인이 고객이나 직장동료 등의 행동에 위협을 느끼고 방어를 위해 합리적인 수준의 힘을 사용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됩니다. 최근 고용법원이 판결한 The Chief Executive of Oranga Tamariki – ministry for Children v Hill 사건은 정당방위가 직장에서도 적용 되는지 그리고 고용주가 어떤 기준으로 피고용인의 정당방위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Hill씨는 아동과 청소년의 복지와 보호를 담당하는 뉴질랜드 정부 기관 Oranga Tamariki에서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 담당자로 근무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Hill씨가 돌보던 청소년이 Hill씨에게 경멸적인 말을 하며 모욕하자 Hill씨가 이에 대응해 청소년을 밀어내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사건 영상을 본 Oranga Tamariki는 Hill씨가 청소년을 미는 과정에서 목을 손으로 잡았다고 보았으며 징계 절차 후 심각한 수준의 과실로 판단하여 Hill씨를 해고합니다. 


Oranga Tamariki의 내규에 정당방위로 인한 힘의 사용은 허용된다는 규정이 있었기에 Hill씨는 이후 Oranga Tamariki를 부당해고로 고소하였으며 고용관계청의 1심에서는 정당방위를 인정받고 승소하였습니다. Oranga Tamariki는 이에 불복하고 고용법원에 항소하게 됩니다. 


고용법원 재판에서의 핵심 쟁점은 Hill 씨의 정당방위 인정 여부였습니다. 법원은 뉴질랜드 형법 제48조 정당방위 조항을 적용해 Oranga Tamariki의 부당해고 여부를 판단하였습니다. 


재판에서 고려된 세가지 질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1. Hill씨가 당시 자신이 처한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였는지의 여부. Hill씨가 위협을 실제로 느꼈는지 그리고 방어가 필요하다고 믿었는지 등이 이때 고려됩니다. 

2. Hill씨가 자신 또는 타인을 방어하기 위해 힘을 사용하였는지의 여부. 

3. Hill씨가 사용한 힘의 수준이 합리적인 수준의 힘이었는지의 여부.


상기 질문들에 대해 고용법원은 Hill씨가 정당방위로 인한 행동이었다고 믿었지만, 그녀의 행동은 상황에 비추어 합리적인 수준이 아니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우선 고용법원은 Hill씨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힘을 사용했다는 것은 인정하였습니다. 이는 고용법원이 비록 청소년이 Hill씨에게 물리적인 힘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Hill씨를 향한 욕과 동반된 몸짓과 표정으로 인해 Hill씨가 안전에 위협을 느꼈다는 주장을 인정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위법한 폭력 사용이라고 결론이 내려진 이유는 고용법원이 Hill씨가 담당했던 청소년이 비록 욕설을 했으나, Hill씨의 신체적 안전에 위협은 가하지 않았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우선 고용법원은 그녀의 직장이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이 거주하는 곳이라는 점 그리고 힘을 사용하는 방법 외에 다른 방법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도록 교육을 했다는 점을 주목하였습니다.


특히 사건 당시 Hill씨에게 힘을 사용하는 방법 외에도 한걸음 물러서거나 다른 직원에게 대신 대응하도록 부탁하는 방법 등 힘을 사용하지 않고도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이 존재했기 때문에 Hill씨가 합리적인 수준의 힘을 사용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고용법원은 정당방위가 적용되지 않은 불법적인 무력 사용은 심각한 수준의 과실에 해당하기 때문에 부당해고가 성립된다는 고용관계청의 판단에는 법적 오류가 있었으며 Oranga Tamariki가 징계절차에 따라 Hill 씨를 해고한 것은 공정하고 합리적인 결정이었다고 판결하였습니다. 


Hill씨의 사건은 비록 형사법원이 아닌 직장에서도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시킨다면 방어를 목적으로 힘을 사용하는 것이 정당방위로 인정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 이 칼럼의 내용은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어떠한 경우에도 법률적인 자문으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아이를 낳지 않는 한국의 청년들, 그 이유를 알고 싶다면

댓글 0 | 조회 589 | 2025.07.23
▲ 6월 29일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저는 며칠 전에 루마니아의 클류즈에서 대학생들에게 한국의 젠더 의식, 젠더 관계의 역사에 대해 특강한 적이… 더보기

의대 인터뷰(MMI) 완전정복 – 대비 전략

댓글 0 | 조회 602 | 2025.07.23
▲ Pixabay 무료 이미지안녕하세요? 뉴질랜드 및 호주 의치약대 입시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이번 컬럼에서는 호주 및 뉴질랜드 의치약대의 중요한 입시 요소인… 더보기

세상의 모든 시

댓글 0 | 조회 290 | 2025.07.23
시인 곽 재구나는 강물을 모른다버드나무도 모른다내가 모르는 둘이 만나강물은 버드나무의 손목을 잡아주고버드나무는 강물의 이마를 쓸어준다나는 시를 모른다시도 나를 모… 더보기

어느 빌리지의 오후 한때 (수요일기)

댓글 0 | 조회 630 | 2025.07.23
물먹은 풍선처럼 하늘이 무겁게 내려앉아 있다. 엷은 바람만 스쳐도 곧 물폭탄을 터트릴것 같다. 하늘을 아무리 살펴봐도 어느 한 귀퉁이 열릴것 같지가 않다.가야 하… 더보기

자연재해 피해 관련 부동산 구매자의 권리

댓글 0 | 조회 595 | 2025.07.23
이전 칼럼에서 다루었듯이 내 집 마련이야말로 성인이면 누구나 꿈꾸는 것일겁니다. 하지만 간과하기 쉬운 점은 가족을 이루면서 첫 집을 구입하는 젊은 부부에게든, 투… 더보기

우연한 동행에서 찾아낸 삶의 아름다움

댓글 0 | 조회 344 | 2025.07.23
지리산(智異山), 첩첩 산모퉁이 돌고 돌아빼꼼하던 하늘이 훤히 열리는 곳, 가파른 계곡에서 쏟아진 성난 물줄기가 허리띠를 풀고 잠시 쉬어가는 자리, 그곳에 실상사… 더보기

이리보고 저리보는 워홀비자

댓글 0 | 조회 688 | 2025.07.23
워킹홀리데이 비자(이하, 워홀비자)는 일생에 단 한번 받을 수 있는 것이 원칙인데요. 오늘도 뉴질랜드행 비행기를 타는 한국의 워홀러들이 있으며 이 중에 적지 않은… 더보기

내 고향 겨울

댓글 0 | 조회 276 | 2025.07.23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내 고향에는쩌렁 얼음강 울리고젖가슴 같은 초가 지붕위로소복히 눈이 쌓여어느 집 노인의 밭은기침 덮어 주었다짧은 겨울 볕으로데워진 골목에서달력… 더보기

백스윙의 철학 – 지나간 일을 되돌아보는 법

댓글 0 | 조회 250 | 2025.07.23
골프에서 백스윙은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다. 이는 샷을 준비하는 중요한 과정이며, 공이 날아갈 방향과 힘을 결정짓는 역할을 한다. 백스윙이 흔들리면 다운스윙도 불안… 더보기
Now

현재 직장에서의 정당방위

댓글 0 | 조회 484 | 2025.07.22
정당방위란 형법상 인정되는 방어권으로 자신이나 타인의 생명을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행위를 말합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당시 상황을 어떻게 인식했는지, 그리고 … 더보기

9. 와이카토 강의 정령과 나무의 약속

댓글 0 | 조회 194 | 2025.07.22
해밀턴(Hamilton)은 뉴질랜드 북섬의 중심부에 위치한 도시로, 와이카토 강(Te Awa o Waikato)이 도심을 가로지르는 이 지역은 마오리 부족 중 타… 더보기

구조알과 간장 종지

댓글 0 | 조회 271 | 2025.07.22
“구조알”이 떴다. 타조 알이 아니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알도 아니다. 비가 와서 물이 불으면 낙동강에 어지간히도 떠내려간다는 오리 알도 아니다.오리 알은 잘… 더보기

우리 아이에게 가장 적합한 교육과정은 무엇일까요?-2

댓글 0 | 조회 349 | 2025.07.22
지난 호에 이어서 더 알아봅시다.5. A 레벨은 단순한 시험이 아니라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교육 과정입니다. 경제학, 역사 등 과목을 통해 체계적이고… 더보기

파장은 우주의 언어

댓글 0 | 조회 225 | 2025.07.22
파장(波長)은 우주의 전달 수단입니다. 우주의 언어가 파장입니다. 인간은 나라마다 민족마다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하지만, 우주의 삼라만상은 공통적으로 파장이라는 … 더보기

펄펄 끓는 지구

댓글 0 | 조회 548 | 2025.07.18
요즘 “폭염 경보, 야외활동 자제”라는 안내 문자를 자주 받는다. 폭염(暴炎, Heatwave)이란 비정상적인 고온 현상이 수일에서 수십 일간 지속되어 인적 및 … 더보기

유방암 검진, 언제 마지막으로 해보셨나요?

댓글 0 | 조회 741 | 2025.07.15
이민생활의 애로사항 중 하나는 바로 정기 건강검진입니다.한국에서는 비교적 손쉽게 받을 수 있는 건강검진도, 뉴질랜드에서는 생업과 정보 부족, 높은 비용 등의 이유… 더보기

한국대학 수시전형 이렇게 준비하자

댓글 0 | 조회 547 | 2025.07.15
2024년도는 한국대학 입시가 힘든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2025학년도 대학입시에서 2024학년도 기준 전국 30개 의과대학 3천명 모집정원에서 추가로 2천명 … 더보기

우리 아이에게 가장 적합한 교육과정은 무엇일까요? -1

댓글 0 | 조회 604 | 2025.07.09
뉴질랜드에서 자녀가 고등학교에 진학할 시기가 되면 많은 부모님들이 고민에 빠집니다.NCEA, IB, 케임브리지 A 레벨(Cambridge A-Level) — 과연… 더보기

쌀쌀한 날씨, 우리 집 온수 실린더는 안녕하신가요?

댓글 0 | 조회 563 | 2025.07.09
안녕하세요, Nexus Plumbing의 김도형입니다.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 따뜻한 온기가 더욱 간절해지는 시기입니다. 신기하게도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마치… 더보기

그렇게 말하지 않겠습니다

댓글 0 | 조회 659 | 2025.07.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마지막 항암 주사를 마친 그해의 칠월그 기간을 잘 이겨냈다고 말하지 않겠습니다달리 방법이 없어 견뎌야 했을 뿐입니다내 믿음 보고 주님이 살려… 더보기

걸어야 산다, 살려거든 걸어라

댓글 0 | 조회 667 | 2025.07.09
걷기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인류의 생존방식의 생태학적 행동이다. 모든 생물체는 자연 속에서 태어나고 한평생을 자연과 함께 지내다가 다시… 더보기

더치페이

댓글 0 | 조회 449 | 2025.07.09
“할머니 우리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 오늘은 제가 쏠께요.” 어찌하다 잠시 한 지붕을 쓰게 된 한국에서 온 예쁜 아가씨다. “에휴, 네가 사는 밥을 먹고 소화가… 더보기

전기차 판매 하향세, 진짜 하락일까?

댓글 0 | 조회 519 | 2025.07.09
성장의 속도 조절일까, 소비자 피로일까?최근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때 ‘내연기관차의 종말’을 이야기하며 시장을 주도하던 전기… 더보기

악착스러운

댓글 0 | 조회 262 | 2025.07.09
백양사 매화꽃이 진 자리마다 푸른 잎이 돋더니, 어느새 매실이 잎 그늘에 숨어 노랗게 익어가고 있다. 나무들은 본색을 드러내고 생명력을 폭발시키며 짙푸르게 변해간… 더보기

뉴질랜드/호주 의대 지원시 반드시 알아야 하는 2026학년도 입시 변화

댓글 0 | 조회 589 | 2025.07.09
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계열 입시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이번 컬럼에서는 호주 및 뉴질랜드 의치약대 지원시기가 시작됨에 따라 2026년도 입시지원의 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