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드라마 – 진실 혹은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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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드라마 – 진실 혹은 거짓

0 개 386 강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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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드라마는 의학드라마와 더불어 TV에서 매년 빠짐없이 등장하는 소재 중에 하나인 것 같습니다. 


변호사가 법을 이용하여 약자를 도와주는 장면에서의 통쾌함도 있고, 처음에는 증거가 부족해서 어려운 싸움이었다가 나중에 극적으로 증거가 나와서 승소하는 짜릿함이 있기도 하고, 혹은 억울한 사람인 줄 알고 힘써서 도와줬는데 알고봤더니 실제 범인이 맞았다는 고뇌를 던져주는 점도 있는 등 그나물에 그밥인걸 알면서도 재미가 없을 수 없는 소재들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또한 대형 로펌과 1인 국선변호사, 혹은 큰 기업와 소비자들 (특히 제약회사와 부작용 피해자들) 등 소위 ‘다윗과 골리앗’ 형태의 싸움도 빠지지 않는 단골 소재일 것이구요.


기존이 서술했듯이 필자도 ‘굿와이프’라는 미국드라마를 보면서 법정변호사가 되는 꿈을 키웠습니다. 변호사가 아닐 때 봤어도 너무 유치한 소재들이 없어서 즐겁게 봤는데, 변호사가 된 후에 다시 봐도 (물론 미국사법체계가 뉴질랜드와 모든 부분이 같지는 않지만, 영미법상 비슷한 점이 많으므로) 법적 자문을 잘 받고 드라마를 만들었구나 싶을 정도로 고증이 잘 된 점이 많아 보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뉴질랜드 민사소송’이라는 렌즈를 통해 보았을 때 한국이나 미국 법정드라마에서 흔히 보이는 두가지 장면들이 진실일지 거짓일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첫째, 재판중에 결정적 증인/증거가 깜짝 등장하여 재판의 결과를 뒤집는다? (사실일 수 있음)


“증거가 부족하여 재판에서 패색이 짙어진 후 판사가 판결을 내리려던 그 때, 갑자기 법정의 뒷 문이 열리고, 법정 안의 모든 사람들이 뒤를 돌아보며, 결정적 증언을 할 수 있는 증인이 극적으로 등장하여 소송의 결과를 뒤집는다” 혹은 “변호사의 사무실로 배달된 발송인 및 수취인 불명의 서류봉투. 그 안에는 어떻게 습득했는지 알 수 없을 결정적인 증거가 담겨있다” 같은 장면, 왠지 TV에서 많이 보시지 않으셨나요? 


보통 이런 장면들은 극적 재미를 위해 첨가되었을 것이고, 실제 법정에서 ‘흔하게’ 일어나지는 못하는 장면들일 것입니다. 그 이유는 뉴질랜드 민사소송의 경우 재판 전에 서로 “Discovery”라는 과정을 통해 자기에게 불리한 증거서류도 숨기지 못하고 전부 공유를 해야 하며, 또한 재판 전에 증언을 할 사람들은 모두 진술서를 미리 내야합니다. 미리 진술서를 내지 않고서 깜짝 등장한 증인들이나 증거들은 법원의 “leave”라는 허가 없이는 증거채택이 불가한데, 뉴질랜드 법원은 판사에게도, 혹은 당사자에게 ‘surprise’가 될 수 있는 증거를 채택하는 것을 꺼리는 편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가능한건 아닌데, 그 증거를 채택하는게 정당한지 (왜 그 증거가 이제야 나왔는지 설명이 되는지, 혹시 상대방이 discovery 때 공개를 했어야 했는데 안하고 있었던지, 소송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등에 따라 leave 허가가 날 수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증거 채택을 거부당한 쪽에서 항소라도 하면 retrial, 즉 재심을 하라고 상위법원에서 명령할 수 있기 때문에 법원에서도 무조건 거부하지는 못 할 것입니다. 물론 증거를 불법적으로 취득했으면 (예를들어 상대방 컴퓨터에, 혹은 상대방 로펌 컴퓨터에 해킹을 해서 얻어냈다던지…) 증거채택도 안 될 것이고 형사 처벌도 피할 수 없을 것이지만요.


둘째, 변호사들간의 소위 ‘티키타카’ 말싸움? (거짓)


피고 변호사가 “원고는 거짓주장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을 하자, 원고 변호사가 바로 맞받아쳐 “원고는 사실만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식으로 서로 말을 끊어가면서 하는 소위 ‘티키타카’식 말싸움의 장면도 왠지 TV에서 보시지 않으셨습니까?


이는, 최소한 뉴질랜드 민사 법정에서는, 거의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재판날 변호사가 하는 역할은 크게 보면 모두변론 (opening submission), 상대편 증인 반대심문 (cross examination), 최종변론 (closing submission) 인데, 시작과 끝의 변론 단계에서는 한 사람당 차례차례 30분-1시간씩 말을 하고, 상대방은 중간에 끼어들 시 굉장한 무례로 취급 됩니다. 엄한 판사님은 법정모독으로 여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상대방의 주장에 반박을 할 것이 있으면 자신의 노트에 적어놓고 언급하면서 반박을 해야 합니다.


반대심문의 경우 상대방이 우리편 증인에 대해 반대심문을 하는 동안 증거법을 위반하는 질문을 했을 시 (예를들어 전혀 관련성 없는 질문을 한다던지, 증인이 직접 보고 듣지 않은 것을 질문한다던지) 즉시 일어나서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질문을 했던 변호사는 이의를 인정하거나 아니면 반박을 하고, 판사는 질문을 유효로 처리할지 말지 판단을 내릴겁니다. 그 경우에도 변호사들끼리 서로 대화하는 것은 없고, 계속 판사를 바라보며 판사와 1:1로 대화를 하는 형태입니다. 판사가 바라보는 변호사는 계속 서 있는 채로 대화를 하고, 바라보지 않는 변호사는 앉아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반대심문을 하다가 갑자기 변론을 하는 장면도 보신 적 있으실겁니다. 예를들어 원고에게 계속 질문을 하던 피고 변호사가 갑자기 판사를 쳐다보며 “존경하는 재판장님, 이렇게 원고는 일관된 주장을 하고 있지도 않고, 확실한 증거도 없이 소송을 시작했습니다. 이 소송은 기각되어야 마땅합니다” 라는 식으로요. 하지만 위에 말씀드렸듯이 반대심문 때에는 심문만 하고, 변론은 심문이 완전히 다 끝나고 나서 모든 증거들을 정리한 뒤 진행됩니다. 그래서 두개를 섞어서 하는 장면이 나오면 굉장히 실망하곤 합니다.


독자분들께서도 위 정보를 배경으로 이해하시고 앞으로 법정드라마를 보신다면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져 있으실 것 같습니다. 


■ 이 칼럼의 내용은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어떠한 경우에도 법률적인 자문으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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