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처 앞의 꽃다발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안식처 앞의 꽃다발

0 개 2,113 조병철

지에 그룹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날은 여기서 공원묘지 가이드 투어가 있는 날이다. 지역신문에 광고가 났으며 참가비를 지불해야 하는 이색 묘지 투어다. Waikumete 공원묘지는 도시 한복판에 자리한 오래된 곳으로 알려진다. 드넓은 구릉지에 잘 구획된 묘지 조성으로 정결함이 느껴진다. 참석 인원들은 안내자를 따라 묘지를 찾아다니며 이에 관해 얘기를 듣는 여정이다. 안내자의 설명은 구성지지는 않지만 묘지 주인을 설명하는 데 열중이다. 고인의 생전에 있었던 애틋한 사랑 얘기를 들려주는가 하면, 희대의 사건으로 얼룩진 살인에 관한 얘기는 사뭇 흥미롭다. 먼 미국에서 화려한 삶을 마치고 이곳에 묻힌 이의 뉴질랜드와의 인연 얘기도 들을만 하다. 이런 얘기는 주로 신문에 보도되었던 내용으로 안내자가 발굴해 낸 것들이다. 수십년 지난 후에 인연이 없는 일단의 그룹들이 모여 고인의 지난 얘기를 듣는 것이 이채롭다. 


오래전 유럽으로 주말농장 운영사례를 조사하기 위해 단체여행 때의 경험이다. 관광회사를 통한 단체여행으로 파리의 신규 특급호텔에 짐을 풀었다. 이 호텔은 지은지가 얼마되지 않아 객실의 여유가 있어 단체 여행객을 받고 있는 고급호텔이었다. 각종 부대시설과 식단 나무랄게 없는 일류로 보인다. 아침에 창문을 열어 보니 놀라운 광경이 눈 앞에 다가온다. 공원묘지의 무덤이 즐비하다. 특급호텔에서 맞이하는 상쾌한 아침에 접하게 되는 어색한 광경은 또 다른 충격이었다. 컬쳐 쇼크로 받아들여야겠지만 그 당시의 충격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필자의 고향에서는 마을에서 아주 멀리 외딴 산지에 공동묘지가 자리한다. 하지만 서양문화권의 생활 주변에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쉽게 묘지를 발견하게 된다. 


e13cad461d413231015613a6dbdcca77_1608596750_3265.jpg
 

대부문 주변의 공원묘지에서는 묘비석과 함께 많은 꽃 장식을 흔히 접하게 된다. 묘비석이 다양하지만 꽃 장식도 각양각색이다. 묘지를 찾은 가족들이 마련한 말라버린 꽃 다발이 있는가 하면, 화병 속에서 시들어 가는 꽃송이도 있다. 어떤 묘지 앞에는 장미 또는 동백나무가 자라기도 한다. 그런데 울긋불긋하고 화려한 꽃다발도 상당수에 달한다. 이런 꽃다발은 모두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조화로 일년내내 그 화려함을 자랑한다. 아마도 무릉도원에서 편안한 사후를 보내기를 염원하는 가족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어릴 적 조상묘를 찾아 성묘를 하던 기억이다. 초가을 추석 때는 말끔히 벌초한 잔디 위해서 무릅을 꿇었고, 한겨울에는 눈 덮인 잔디 위에 언손을 모았던 기억이다. 이런 필자의 행동은 어머님의 가르침으로 이루어 졌다. “뒷산에 올라가면 묘지가 몇 개 있는데, 어느 묘는 증조 할아버지 묘이니 제일 먼저 찾아 뵙고 그 다음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묘를, 이런 순서로 절은 하고 오너라. 나이가 어리고 너 혼자 성묘를 가니 제수는 준비하지 안해도 된다. 그 대신 주변에서 작은 소나무 가지를 잘라 묘지 앞에 놓고 공손히 절을 하도록 해라.” 그 당시 어린 나에게는 납득이 가는 설명은 아니었지만 누가 성묘를 마쳤는지를 알려주는 징표라 했다. 얼마지나지 않아 봄이 되어 진달래 꽃을 찾아 가던 길에 묘지 앞에서 붉게 변한 소나무 가지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성년이 되어 제사 때 만났던 큰집 형님께서는 필자한테 이런 질문을 주셨다. “묘지 앞에 꽃나무를 심고 싶은데 어떤 것이 좋겠는가?” 척박한 마사토로 이루어져 묘지 주변에 꽃나무는 적절치 않아 보였다. 아버님은 할아버지 묘소 양옆에 향나무를, 사촌 형님께서는 철쭉 두 그루를 큰아버지 묘소 앞에 심은 것을 확인 할 수가 있었다. 바쁜 일상이지만 묘소를 찾는 이는 어디에서나 볼 수가 있다. 살아가는 생활 공간에서 가까이에 묘소가 있게되면 쉽게 찾을 수 있겠지만 좀 멀다면 그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는, 나를 돌아보는 포즈의 순간을 마련하는 힐링의 시간을 갖게 된다. 고인을 위해 아니 기리는 이를 위해 한 송이의 꽃이든, 한다발의 꽃바구니이든 손에 들리게 마련이다. 

 

우리의 저녁 식탁에서도 한 송이의 장미를, 한 줌의 프리지어를 마련하기도 한다. 또는 좀 오랜동안 변함이 없으라고 조화로 장식하기도 한다. 모든게 주인의 취향에 따른 선택이 될 것이다. Waikumete 공원묘지에서 만났던 화려한 플라스틱 조화의 놀라움은 아주 오랫동안 가시지 않는다. 고인의 간곡한 부탁이 아니라면 굳이 그런 화려한 장식이 필요할까하는 생각도 든다. 누구나 사후에는 항상 꽃이 만발한 곳에서의 안식을 그리기도 할 것이다. 사시사철 꽃이 피고지는 그런 곳을 염원할 것이다. 하지만 사계절 내내 피는 꽃을 그리는 것은 우리 인간들의 과욕이 아닐는지. 하기야 영생을 기리는 사후세계를 그리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젊은날 부산의 어느 까페에서 나누었던 생화와 조화 대한 아주 긴 이야기가 생각난다.

교통사고 발생했을 때 대처 방법

댓글 0 | 조회 2,735 | 2021.06.10
본 칼럼은 빠르게 발전되어 가고있는 자동차 산업과 일상 생활에 필수 요소적인 자동차에 관련된 여러 정보 및 지식의 전달을 통해 교민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 더보기

말하고 싶은 눈

댓글 0 | 조회 1,297 | 2021.06.10
■ 반 숙자우리 집 파수꾼 미세스 짜루는 해마다 한 번씩 출산(出産)을 한다. 정월 대보름쯤이면 휘영청 찬 달빛 아래 연인을 찾아온 미스터 견(犬)공들이 여기저기… 더보기

뉴질랜드 최고의 트래킹, Milford Tracking

댓글 0 | 조회 2,012 | 2021.06.10
밀포드 트래킹은 BBC 에서 세계 3대 트래킹으로,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는 세계 10대 트래킹으로 선정한 세계적인 트래킹 코스이다.남섬의 남서부에 있는 피오르드랜… 더보기

돈이 따라오는 외모가 있다

댓글 0 | 조회 2,255 | 2021.06.10
요즘 나는 옷들부터 음식들까지 옛 것을 즐기고 있다. 추억의 도시락 반찬을 만들어 먹고, 추억의 옷들을 꺼내어 손질하여 입고, 빈티지 구제 명품 옷과 신발들을 사… 더보기

골프 정타를 못치면 힘써도 거리 안나가

댓글 0 | 조회 1,912 | 2021.06.10
강하게 쳐야 멀리 간다는 생각에 강하게 잡고 강하게 온몸을 써서 치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도 그랬던 기억들이 있으니. 너무 덜 나가면 망신이다. 강하게 몸통 돌렸… 더보기

꿀잠보장, 일주일에 한번! 인.요.가.

댓글 0 | 조회 1,291 | 2021.06.10
인요가(YIN YOGA)라고 들어보셨나요? 동적인 움직임이 많은 일반 빈야사요가와 달리 한동작에서 2분이상 머물면서 좀더 깊은 스트레칭과 이완을 통해 몸과 마음을… 더보기

母性의 바다

댓글 0 | 조회 1,247 | 2021.06.09
■ 글쓴이 최 재호타마키 드라이브를 돌며 집으로 가는 길좌우로 굽이쳐 돌며 상념으로 빠져들 때바다는 옆에서 나를 보고 있었다내가 마치 풍선 같은 기분으로날듯이 기… 더보기

지리산과 템플스테이

댓글 0 | 조회 1,076 | 2021.06.09

방광염이 너무 자주 생겨요

댓글 0 | 조회 2,655 | 2021.06.09
여성 방광염은 전체 여성의 절반이상이 평생에 한번이상 겪을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방광염의 증상은 알려진 대로 갑작스럽게 소변이 마렵고 배뇨시에 통증을 느끼며, … 더보기

소송 101: 제 1부 -사법 체계

댓글 0 | 조회 1,502 | 2021.06.09
뉴질랜드에서 어떻게 소송을 할까요?소송의 대한 궁금증을 아래와 같이 3부에 걸쳐 설명될 것입니다:제 1부: 법원 체계제 2부: 공판(hearing) 과정제 3부:… 더보기

성격으로 나타나는 오행 불균형

댓글 0 | 조회 1,851 | 2021.06.09
오행의 불균형은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나는데, 우선 성격에서 나타나는 불균형을 살펴보겠습니다. 성격상의 불균형은 기운이 부족할 때보다는 넘칠 때 많이 나타납니다.목… 더보기

코리안 키위 - 50년을 날다

댓글 0 | 조회 1,490 | 2021.06.09
생활 26년차인 지금도 나는 ‘뉴질랜드에 사는 한국인(Korean in New Zealand)’ 인가? 아니면 ‘한국계 뉴질랜드인(Korean New Zealan… 더보기

세상 배우기

댓글 0 | 조회 1,070 | 2021.06.09
어릴 적 변소에 갈 때는아버지가 네모나게 잘라놓은신문지를 갖고 갔었다손바닥만 한 신문안에는세상사가 모두 있었다박정희 대통령이 유신을 했고김기수가 벤베누티를 이겼고… 더보기

쑥떡 쑥떡

댓글 0 | 조회 1,843 | 2021.06.09
한반도에는 ‘쑥’이란 글자가 들어가는 식물이 40여 종이나 있단다. 쑥떡을 해 먹는 일반 쑥(princeps)을 중심으로 개똥쑥(annua), 인진쑥(사철쑥 ca… 더보기

‘꿀벌’은 인류 존망 풍향계

댓글 0 | 조회 1,905 | 2021.06.05
자는 가족과 함께 지난 2016년 3월에 뉴질랜드(New Zealand)를 여행하면서 양봉농장에서 뉴질랜드 특산품 마누카 꿀(Manuka Honey)을 맛 볼 기… 더보기

뉴질랜드 경찰의 서비스 제공에 관한 설명회 가져

댓글 0 | 조회 1,873 | 2021.05.27
매월 오클랜드 경찰서에서는 다민족 커뮤니트 리더, 서비스 제공자, 종교 단체장 및 젊은 리더들과 함께 경찰들의 활동상황 및 예방 홍보에 관한 미팅을 갖는다.이번(… 더보기

보리밭

댓글 0 | 조회 1,504 | 2021.05.26
몸집이 만만치 않은 외국 여가수가 우리가곡 ‘보리밭’을 열창하고 있었다. 프랑스의 가수 ‘발레리 쉬티’란 여인이라고 자막에 떴는데 노래를 잘 불렀다.외국 사람이 … 더보기

방황하는 부모와 방황하는 자녀들

댓글 0 | 조회 1,945 | 2021.05.26
그 전에 소리치는 부모, 소리치는 자녀들이라는 칼럼을 썼었는데 그 당시에도 그런 상담케이스들이 많아서 관련된 글을 쓰게 되었는데 부모와 자녀들의 문제들은 결코 마… 더보기

하방연대(下方連帶) (1) <낮지만 너른 물, 바다>

댓글 0 | 조회 1,146 | 2021.05.26
“이 사장, 사업은 힘 있는 곳, 잘나가는 곳과 함께 하세요. 그래야 동반 성장 할 수 있는 겁니다. 자꾸 어려운 회사들과 일하지 마세요!”20년 전 닷컴 버블이… 더보기

젖은 신발

댓글 0 | 조회 1,291 | 2021.05.26
시인 이 정록아이들 운동화는대문 옆 담장 위에서 말려야지.우리 집에 막 발을 내딛는첫 햇살로 말려야지.어른들 신발은 지붕에 올려놔야지.개가 물어가지만 않으면 되니… 더보기

예외입국 신청과 실제사례 분석

댓글 0 | 조회 2,693 | 2021.05.26
이미 1년반이 되어가는 새로운 일상과 현상들에 발 맞추어 가자면 저희 이민전문가들 역시 “라떼는 말이야” 식의 컨설팅을 제공하기엔 현실이 척박하기만 합니다. 듣도… 더보기

뉴질랜드 최대의 가닛서식지 Cape Kidnapper

댓글 0 | 조회 1,423 | 2021.05.26
오클랜드에서 동쪽으로 6시간 정도 떨어진 동해안 해변가 도시로 헤스팅스가 있다. 그 도시 해변가 끝 쪽으로 태평양을 바라보면 하얀 절벽이 높고 길게 뻗어있는 절경… 더보기

불균형은 오행(五行)으로 나타난다

댓글 0 | 조회 1,331 | 2021.05.26
인간은 근본적으로 오행(五行)으로 구성된 존재인데, 오행(五行)이란 우주의 모든 곳에 존재하는 다섯 가지 기운의 유형을 말합니다.오행을 구성하는 목, 화, 토, … 더보기

나이라는 굴레

댓글 0 | 조회 1,746 | 2021.05.26
한국에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는 내게 이런 말을 했다.“정현아, 엄마가 이렇게 나이가 많이 든지 몰랐어.” 뉴질랜드에서 열심히 일만 하느라 세월이 가는… 더보기

매일 꿈에 시달리나요?

댓글 0 | 조회 2,115 | 2021.05.26
매일같이 많은 꿈을 꾸고, 때로는 악몽에 시달리기도 하며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를 한의학에서는 다몽증, 몽염증으로 표현한다. 수면장애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