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문학과 일본 친구를 좋아하는 한 비평가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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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문학과 일본 친구를 좋아하는 한 비평가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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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나는 누구보다도 일본의 친구들과 일본문학과 문화, 일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는 편이라고 기꺼이 말하고 싶다. 실제가 그렇기도 하다..일본여행과 일본음식도 무척 좋아한다..일본의 두터운 인문적 지성을 신뢰하며, 일본문학을 즐겨 읽는다. 자신의 전문적인 분야에 엄청난 열정과 성실함을 보여주는 일본의 투철한 장인정신에 대해 경외의 마음을 지닌 적도 많다..오무라 마스오 교수를 비롯해 학문적 귀감(龜鑑)으로 삼는 일본인 학자도 많다..일본문학과 일본사회, 재일조선인문학을 제대로 이해하고픈 열망에 가족과 떨어져 혼자 도쿄 인근의 대학기숙사에서 6개월간 지내기도 했다..일본(문학)과 연관된 책도 수백권 정도 읽었으리라..그러나 오늘은 이 얘기를 기꺼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페친 김주대 시인께서 최근 포스팅에서 비슷한 얘기를 했지만, 내 관점에서 좀더 할 얘기가 있을성 싶다..일본의 의도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일본에 대해 더 공부를 해야 한다는 둥, 우리사회에 일본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부족해서 일본이 왜 저렇게 행동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다는 둥, 거친 민족주의적 감성이 사태를 냉철하게 보지 못하게 만든다는 둥, 일본에 대해 잘 모르면서 쉽게 얘기한다는 둥의 견해가 보인다..경청해야 마땅한 대목도 있지만 이 시점에서는 대체로 부적절한 관점이 아닌가 싶다.


그런 식이면 2018년 11월 100명이 넘는 일본의 양심적인 학자와 변호사들이 강제징용 노동자들의 개인 청구권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서명한 건 무엇이 되는가? 일본에서 평생을 살아왔으며, 누구보다 일본에 대해 정확히 아는 김석범, 서경식을 위시한 재일 한인(조선인) 작가와 학자들이 지속적으로 일본의 입장에 대해 비판하는 건 또 뭐가 되는가? 일본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정보를 기준으로 한다면 이들보다 더 제대로 아는 이들이 있는가? 이들은 누구보다 일본에 대해 잘 알고 있는데, 왜 아베와 일본의 정책에 대해 그토록 비판적인가.. 


누구보다 일본(문학)을 제대로 알고 싶다는 열망이 커서 일본에 대한 책을 적지않게 읽은 나도 이번 아베의 폭거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으며, 문재인 대통령의 대응을 십분 이해한다. 독립국가의 최종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리더로서 정당하고 필요한 대응이었다.. 설사 우리가 일본에 대해 잘 몰라서, 이번 사태에 대해 현명하지 못한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치자. 그렇다면 일본은 한국에 대해 잘 알고 그렇게 대응하는건가. 아베가 식민지청년의 그 숱한 죽음과 징용, 학살, 고난의 역사, 위안부 할머니들의 오랜 고통과 슬픔을 제대로 알고 지금 이런 결정을 한다는 건가, 라고 묻고 싶다.. 요컨대 이 사안이 단지 일본에 대한 공부와 정보의 적고 많음에서 연유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강제징용 노동자(징용공) 재판과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비롯해 여러 논쟁점에 대해 당연히 일본도 할 말이 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한국 측의 대처가 매끄럽지 못한 면도 분명 있었고, 일본으로서는 수용하기 쉽지 않은 사안도 당연히 있었으리라. 그건 한국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며, 한국의 관점에서는 도저히 수용하기 힘든 것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 의견 차이는 끝끝내 공식적인 대화와 문제제기, 때로는 물밑 협상, 중재에 의한 노력을 통해 좁혀져야 한다. 서운하면 당연히 비판할 수도 있고, 그 과정 자체도 협상과 대화의 일종이리라. 


그러나 이번 아베의 행동은 그 선을 완전히 넘었다. 한국의 핵심산업과 연관된 수출 규제를 들고 나온 건 근본적 도발이며, 전쟁하자는 선언에 다름 아니며, 우리에게 굴종하라는 협박이 아닌가.(말바꾸는 옹색함을 보라)..한마디로 말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상대방이 따라오지 않는다고 위협하며 깽판을 치는 격이다..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해 한국이 일본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을 했다고 해서 일본 정부가 징용 문제와 관계없는 무역을 보복 수단으로 가지고 나온 것은 일본이 중시해온 자유무역의 이념을 손상하는 것” 이라는 마이니치 신문의 견해에 동의한다.. 적어도 최근의 이 엄청난 분쟁사태의 원인은 일본에게 있는게 분명하다.. 어설픈 양비론에 빠지지 말고, 핵심 원인에 대해 정확하게 따져야 한다..



이웃나라를 혐오하는 크고 작은 시위가 늘상 벌어지고 그 나라를 혐오하는 서적들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서점의 가판대에 따로 진열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웃나라에 대한 전도된 콤플렉스와 뒤틀린 심리를 여실히 보여주는 예다. 


페친의 표현대로 “세계 어느 나라에 대형서점이 특정 국가를 혐오한다는 책들만 모아 서가 하나를 할당해놓은 사례가 있는가?” 그건 비판과 문제제기 차원이 아니라 저열한 혐오 그 자체다. 다른 나라도 아니고 자국의 식민지 지배, 폭력과 학살, 억압과 탄압의 대상이 되었던 바로 그 나라다. 최소한의 염치와 부끄러움, 양심이 있다면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된다. 


나는 이 사실만으로도 일본사회의 가장 정점에 있는 리더인 아베가 한국에 마음을 다해 사죄하며 재발 방안을 확실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이 엄청난 갈등과 대립의 역사를 넘어 친구가 될 수 있는 그 좁은 길이 열리지 않을까.. 아베에게는 그런 생각이 전혀 없는듯하다.. 그건 한반도와 동아시아 역사의 불행이다.. 그 불행에 지혜롭게 의연하게 대처하는 게 우리의 몫일테다.. 설사 아베가 계속 이런 불행한 길을 선택하더라도, 일본의 내 소중한 친구들과 평화와 우정을 향한 길을 한 발 한 발 내딛고 싶다..


■ 권 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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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자대학교 한국어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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