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 보다 더 빠르게 흘러간 2021년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화살 보다 더 빠르게 흘러간 2021년

0 개 1,229 김지향

한 해도 훌쩍 지나 벌써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는 나에게 있어서 아주 특별한 한 해였는데, 그 중 가장 특별했던 일은 손녀를 본 일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온 세계가 어수선한 사이에도 나는 오클랜드를 방문할 수 있었고, 갓 태어난 유은이를 안아볼 수 있었다.


유은이와 함께 지낸 한 달은 꿈만 같았다. 배고플 때 말고는 거의 잠만 자던 유은이가 지금은 제법 옹알이도 잘하고 큰 소리로 웃기도 잘한다. 얼마 전부터 뒤집기 시작했는데,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커나가고 있는 게 보인다.


올해 말이면 만 6개월이 되는 유은이. 내년 초사흘 날에 외갓집에 온다. 난 이미 자잘한 유은이 선물들을 장만해 두었다. 유은이가 있는 일주일 동안 우리 집은 웃음꽃이 활짝 필 것이다. 꽃 중의 꽃이 집안을 환하게 비춰줄 것이니까.


얼마 전에 나는 내 방 구조를 바꿨다. 거실을 내 방으로 사용하고 있기에, 우리 집 방들 중 내 방이 제일 크다. 예전과 달리 추위를 많이 타서 게러지에 놓고 쓰던 재봉틀을 내 방으로 옮겨 놓고 쓰는데, 이번에는 내 방을 아예 꽃꽂이 사진을 찍는 스튜디오 겸용의 장소로 만들기로 했다.


4e0bb364fcda620cb63d67dd238c742e_1640145800_5325.jpg
 

가구들을 옮기면서 물건들을 정리하다 보니, 둘째가 초등학교 다닐 때 만들어 놓은 책갈피(북마크)가 나왔다. 네 잎 클로버를 책갈피 속에 넣어 말려서 초록색 색지에 붙이고, 파스텔을 이용해서 하얀 구름과 푸른 클로버 들판을 그려 놓았다. 


동심이 그대로 묻어나 있는 책갈피(북마크)를 보면서 감회가 새로웠다. 장롱 속에 고이 누워 있던 네 잎 클로버가 짜잔 하고 나타났으니, 앞으로 행운은 늘 나와 함께 할 것이다.


사실 요즘 나는 하루하루가 기적과도 같다. 


며칠 전에 지하 주차장에서 주차를 잘못 시켜서 뺄 때 문제가 생겼다. 후진을 잘못한 것이다. 옆에 있는 기둥에 차가 붙을 지경이 되었는데,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


지나가던 남자가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난 아마 차 옆을 완전 찌그러뜨렸을 것이다. 젊어서 운전 초반기 때 비슷한 일을 겪었었는데, 그때의 내 차의 옆구리는 완전 찌그러져서 볼 상 사납게 되었다. 멈춰야 할 때 멈출 줄을 몰랐던 게 가장 큰 실수였다.


아차 하는 순간 그때의 기억이 머리를 스쳐 지나가서 일단 멈춘 것이 잘 한 일이다. 그렇게 멈추었으니 도와주는 사람도 나타나게 되고 그 사람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우연 같은 일이 일어났다. 암 수술이 잘 되어 평소와 똑같이 생활할 수 있는 언니가 그만 일을 낸 것이다. 나와 비슷한 시간에 졸음운전으로 차 옆을 그어버린 것이다.


판화 찍는 작업을 끝내고 집으로 오던 중에 일어난 일인데, 공사장 옆을 지나가다가 깜빡 잠이 들어버렸단다. ‘찌지직~’ 긁히는 소리에 눈을 번쩍 떴는데, 그땐 이미 늦어버린 것. 정신이 피곤한 몸을 모른 체 한 결과가 아닐는지.


카이로프렉터가 해 준 말이 생각이 난다. 정신이 몸 생각을 잘 안 해준다는 말이다. 뼈가 부셔져도 움직이라고 몸에게 명령을 하는 ‘정신’을 환자들을 통해 볼 수 있단다. 쉬어야지 낫는데, 쉬지 않고 계속 일해서 결국 몸을 완전히 망가지게 하는 정신을 보면 정신과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는 게 쉬운 일이 아닌가 보다.


쉬어야할 때 쉴 줄 알아야 한다고, 쉬라고 이런 일이 일어난 거 같다고 언니한테 말해주었다. 다행히 언니의 목소리는 밝았으며, 늘 그러듯 명랑한 웃음으로 끝을 맺었다.


오늘 언니와 또 카톡으로 대화를 나눴는데, 여전히 자신의 작업 활동에 여념이 없었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매 순간 자신이 한 일에 대한 성찰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었다. 오늘의 성찰은 남의 생각이 내 생각 같지 않다는 것이었다. 


상대가 좋아할 줄 알고 베푼 일이 오히려 상대에게 부담을 준 것 같다고 하면서 상대가 요청하지도 않는 일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했다. 나 또한 언니의 말에 크게 공감을 했다.


요즘엔 예전과 달리 나와 뜻이 맞고 생각이 같은 사람만을 만나면서 산다. 그렇게 하는 것이 내 정신 건강상 좋고, 쓸데없는 일에 휘말려서 고민하는 일도 없다. 앞으로 얼마나 더 살지 모르는데 이왕이면 즐겁고 행복하게 살다 가야하지 않은가?


화살같이 빠르게 흘러간 2021년. 아니 화살보다 더 빠르게 흘러간 2021년. 이 한해가 나에게 준 행복은 지나간 시간에 비하여 무척 컸다. 한 것도 없는 데 이뤄진 것들이 많다. 좋은 인연들을 만났으며, 그 인연들마다 나에게 기쁨을 안겨줬다.


가장 큰 기쁨을 준 인연은 젊은 에너지들이었다. 그들의 에너지가 늘어지는 내 에너지를 일으켜 세워주었으며, 내가 하기 힘들어 하는 일을 도와주었으며, 삶에 대한 열정 또한 꺼지지 않게 해주었다.


내 꽃꽂이 작품 사진 중 하나로 홍보용 엽서를 만들어 놓은 것이 있다. 물론 나와 함께 일하는 디자이너가 디자인하여 숍 스티커와 명함과 함께 제작한 것이다. 엽서가 고급스럽고 예뻐서 받는 사람들마다 좋아했다.


내가 아끼는 한 친구에게도 그 엽서를 주었다. 그 친구의 남편은 하얀 액자를 사서 그 엽서를 끼워 넣고 장식장 위에 올려놓았다고 한다. 남편이 그 액자를 귀하게 여기면서 액자 놓은 자리를 가장 아낀다고 하니, 그보다 더 감사한 일이 어디 있을까? 


큰애가 제작한 도깨비 책 또한 언니와 나의 큰 기쁨이었다. 큰애가 전시회를 하고 나서 곧바로 제작에 들어가려 했었으나, 프린터 기계의 고장으로 제작이 늦어지고 있다. 그 책이 제작이 되는 즉시 한국과 미국 그리고 뉴질랜드에 있는 지인들한테 보낼 계획이다.


그 뿐만 아니라 또 재미있는 일이 생겼다. 인테리어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젊어서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많았었는데, 이번에 직접 눈으로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나야 그저 함께 따라 다니면서 자재 사는 것부터 여러 가지를 보는 것이지만, 이 과정 자체가 나에게 큰 즐거움을 주는 일이다.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에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하셨다. 나 또한 죽음 직전에 엄마와 같은 말을 할 것 같다. 늦게나마 내가 하고 싶어 했었던 일들을 다 해보고 있으니, 여한이 남을 일이 어디 있겠는가.



2022년은 2021년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세상의 변화가 극심한 한해일 것이다. 코비드 팬데믹 이후의 세상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시대가 될 것이다. 문을 닫는 소상인들도 많아질 것이고, 새로운 직업도 늘어날 것이다.


인터넷으로 게임과 애니 캐릭터 그림을 그려서 파는 막내만 봐도 새로운 시대의 직업으로 여겨진다. 그림 한 작품 당 적은 돈도 아니다. 이번에 그리는 그림은 미화 $200을 받는다고 하며, 인터넷으로 그림을 전송한다고 한다. 우리 때와는 전혀 다른 방법의 새로운 아트 판매 방법 같다.


두 세계를 왔다 갔다 하면서 사는 막내를 보면서 곧 지금의 세계는 사라지고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 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손녀 유은이가 어른이 될 땐, 과연 어떤 세계가 되어 있을까? 화성에 도시를 건설할 수도.......


화살보다 더 빠르게 흘러간 2021년을 보면 그날도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새해 아침

댓글 0 | 조회 1,289 | 2022.01.12
시인 송 수권새해 아침은 불을 껐다 다시 켜듯이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답답하고 화나고 두렵고또 얼마나 허전하고 가난했습니까?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 더보기

아마추어 골프는 쉬워야 하고 즐거워야 한다

댓글 0 | 조회 2,078 | 2022.01.12
다이아윙스 브랜드는 기존의 고정 관념을 탈피하여 현실적으로 제품을 구성한다. 핵심을 파악하고 핵심에 집중을 한다. 아마추어 골프는 쉬워야 하고 즐거워야 한다는 생… 더보기

아가의 웃음소리

댓글 0 | 조회 1,368 | 2022.01.12
까르르르~~ 유은이의 웃음소리가 우리 집 전체에 울려 펴졌다. 유은이는 둘째 딸이 작년 6월 말에 낳은 아기이다. 코비드가 잠시 종식이 되었을 시기에 태어난 덕분… 더보기

지금 당신의 집에 '화장실'이 없다면?

댓글 0 | 조회 1,811 | 2022.01.12
우리나라 인구의 약 11배에 달하는 사람들이 마실 물이 없고, 9배가 넘는 이들은 매일 야외에서 배변을 하고 있습니다. (출처: 유니세프 식수위생 보고서, 202… 더보기

천둥 치던 날

댓글 0 | 조회 1,182 | 2022.01.12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흐르는 숲 속 물에아내와 발을 담갔을 때뽀오얀 아내의 허벅지에내 가슴 설렌 줄 아내는 모를 겁니다하늘은 내 마음 알아천둥 소리 내어 웃는데아… 더보기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댓글 0 | 조회 1,142 | 2022.01.12
2022년 임인년 새해가 되었습니다. 올 한해 독자님들의 가정에 화평함의 복과 성장의 복이 넘치시기를 기원합니다. 매번 뒤통수를 긁을 수밖에 없는 졸필을 컬럼이랍… 더보기

달보드레한 그 느낌

댓글 0 | 조회 1,099 | 2022.01.12
오늘 많이 걷고는 출출한데 뭘 먹을까로 걱정하다가 생각난 곳이 돌솥밥집이었다. 잿밥에 더 관심이 있다고 나는 돌솥에 눌어붙은 누룽지를 생각하며 밥은 적게 먹었다.… 더보기

걷기에는 심신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

댓글 0 | 조회 1,835 | 2022.01.11
최근 저는 걷기를 생활화하여 매우 행복해 하고 있습니다. 제가 사는 집의 뒷산을 매일 오르고 있으며, 힘들 때는 평지를 한 시간 정도 산책하고 있지요.일기가 나쁘… 더보기

감성여행 종결자, 삼랑성 전등사(三郞城 傳燈寺)

댓글 0 | 조회 1,216 | 2022.01.11
철통 요새 속, 피안(彼岸)의 역사·문화기지단군의 세 아들이 쌓았다는 삼랑성(三郞城)에 둘러싸인 신화(神話)의 절.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왕조실록을 지켜낸 역사의 절… 더보기

백석, 우리 시대 시인들의 시인

댓글 0 | 조회 1,516 | 2022.01.11
■ 백 승종백석은 자신이 태어난 마을의 자연과 인간을 소재로 시를 썼습니다. 마을에 전하는 민속 또는 민간신앙 등을 고향의 구수한 사투리 즉, 토착어(土着語)를 … 더보기

새해 새몸, 하루 5분 운동!

댓글 0 | 조회 1,407 | 2022.01.11
2022년 새해 잘 시작하셨나요? 크리스마스 휴일부터 새해까지 맛있는 음식 드시며 행복한 시간 보내셨구요?매년 이맘때면 기.필.코. 운동도 다시 시작해 살도 빼고… 더보기

백두산 호랑이

댓글 0 | 조회 1,360 | 2022.01.11
“호랑이는 착하고 성스럽고, 문채(文彩)가 좋으면서도 싸움 잘하고, 인자하면서도 효성스럽고, 슬기롭고도 어질고, 엉큼스럽고도 날래고, 세차고도 사납기가 그야말로 … 더보기

누비처네

댓글 0 | 조회 1,232 | 2022.01.11
■ 목 성균아내가 이불장을 정리하다 오래된 누비처네를 찾아냈다. 한편은 초록색, 한편은 주황색 천을 맞대고 얇게 솜을 놓아서 누빈 것으로 첫애 진숙이를 낳고 산 … 더보기

만성 피로 증후군을 아시나요?

댓글 0 | 조회 1,379 | 2022.01.11
평소에 일반적인 생활을 하는 가운데도 쉽게 피로감을 느낄 뿐 아니라 휴식을 취하고 수면시간을 늘려 보아도 피로가 사라지지 않는 경우중에 많은 분들이 만성피로 증후… 더보기

비만은 질병이다

댓글 0 | 조회 1,670 | 2022.01.08
“나 살쪘지?” 아내가 걱정하며 체중계 위로 올라간다. 저울의 숫자에 충격을 받은 아내는 싫다는 남편을 데리고 운동을 나간다. 그리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안 빠졌… 더보기

부스터(Booster) 3차 추가 백신 접종 발표 안내

댓글 0 | 조회 4,177 | 2022.01.05

코비드19 - 어린이 백신 예방접종 안내

댓글 0 | 조회 2,840 | 2022.01.05

높은 코로나 확진•위중증•사망

댓글 0 | 조회 4,038 | 2021.12.27
코로나19 확진자로 재택 치료를 받던 30대 임신부(姙娠婦)가 병원 병상을 배정받지 못해 119 구급차 안에서 출산(出産)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집에 머무는 코로… 더보기

고백

댓글 0 | 조회 2,094 | 2021.12.27
나는 왜 글을 쓰려하는가?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보지만 답을 쉽게 얻기는 어렵다.좋은 글을 쓴다는것은 무엇일까?혹자는 남들이 읽기 편하고 작은공감을 줄수있는 글이 좋… 더보기
Now

현재 화살 보다 더 빠르게 흘러간 2021년

댓글 0 | 조회 1,230 | 2021.12.22
한 해도 훌쩍 지나 벌써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올해는 나에게 있어서 아주 특별한 한 해였는데, 그 중 가장 특별했던 일은 손녀를 본 일이다. 코로나 팬… 더보기

안전은 옵션이 될수 없다. 생명띠

댓글 0 | 조회 1,378 | 2021.12.22
2021년 지금, 자동차에 안전벨트가 설치되어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요. 그렇다면 안전벨트는 언제 처음 만들어진 걸까요? 안전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풀어… 더보기

아내의 연말

댓글 0 | 조회 1,448 | 2021.12.22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아내가 잠들어 있다온 종일 힘낸뽕 없는 브래지어가저 혼자푸석하게풀어져 있다올 한해도가슴 조이다가올 한해도가슴 졸이다가목사 아내라는 이름훌훌 … 더보기

친구의 칭구

댓글 0 | 조회 1,208 | 2021.12.22
페이스북을 하는 인구가 수억 명이다. 그런데 자주 찾는 사람을 친구라고 한다. 친구를 맺으면 올리는 글이나 사진, 댓글을 바로 알려준다. 친구가 무엇일까? 친구 … 더보기

뉴질랜드에서는 암호화폐에 (Cryptocurrencies) 세금이 어떻게 부과됩니…

댓글 0 | 조회 4,063 | 2021.12.22
암호화폐는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화폐로 거래를 안전하게 하기위해 암호방식을 사용합니다. 가장 많이 거래되고 잘 알려진 암호화폐 중 하… 더보기

세밑단상

댓글 0 | 조회 1,233 | 2021.12.22
2021년 올해도 어김없이 연말이 다가왔습니다. 이제 며칠후면 크리스마스가 되고 또 다음주엔 New years day가 기다리고 있으니 아이들은 선물에 대한 기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