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유의 맛, 다선일미의 차 명상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정윤성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김준
박기태
채수연
독자기고
Timothy Cho
EduExperts
이주연
Danielle Park
들 풀

대자유의 맛, 다선일미의 차 명상

0 개 315 템플스테이

예로부터 스님들은 차를 마시며 수행을 했다. 차가 수행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벽암록』의 저자인 송대 원오 극근(圓悟 克勤:1063~1135) 선사의 다선일미(茶禪一味)가 지금까지 널리 회자되고 있다. 일미(一味)는 깨달음의 내용이다. 따라서 다선일미는 다도가 아니라 다선이다. 다선(茶禪)의 선(禪)은 삶과 죽음의 괴로움에서 대자유(생사해탈)를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다도는 차를 매개로 한 의례일 뿐 생사해탈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선수행(禪修行)을 하는 사찰에서는 차를 널리 재배했기 때문에 지금도 차나무가 자라고 있고 선수행하는 스님들은 차를 마시며 수행에 매진하고 있다. 이처럼 다선을 통해 일미를 깨닫는 다선일미(茶禪一味)의 전통이 오늘날에도 꾸준히 내려오고 있다. 차와 선수행의 밀접한 관계 속에서 새롭게 등장한 차명상에 대해 선수행만 하면 되지 왜 차를 매개로 하는 수행이 필요한지 그 이유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차명상은 다선의 다른 이름이다. 차명상의 차(茶)는 명상을 도와준다. 곧, 차(茶)가 차명상의 인식 수단을 도와주고 다선일미를 깨닫는 데 매개가 된다. 차의 성분, 차를 마실 때 나타나는 뇌파, 차의 기운, 차맛 이 네 가지를 통해 차명상을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다.


dee5cbf6706da0c679900bf65f9baf8f_1732096859_5141.png
 

명상을 돕는 복잡미묘한 맛의 차 성분


차의 성분은 명상에 도움을 준다. 차 속에는 카테킨, 카페인, 테아닌의 세 가지 주요 생리활성 물질이 있다. 카테킨은 항산화 특성을 지닌 화학 물질 그룹인 폴리페놀의 일종인데, 세포 손상을 예방하는 산화 방지제이며, 카페인은 기분을 좋게 만드는 작용을 함과 함께 의식을 각성시키는 작용을 한다. 즉, 의식을 깨우고 지혜를 계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미노산 성분인 테아닌 성분은 신경 안정 물질이므로 마음을 평온하게 한다.


그리고 심신의 안정과 기억력, 집중력을 높여주어 선정을 얻을 수 있게 도와준다. 이 영양소들은 또한 차의 맛으로도 나타나는데 카테킨은 떫은맛을, 테아닌은 감칠맛을, 카페인은 쓴맛을 낸다. 사실상 쓴맛이 전부인 커피에 비해 차의 맛이 복잡 미묘한 이유이다.


dee5cbf6706da0c679900bf65f9baf8f_1732096889_3354.png
 

베타파의 뇌파가 알파파로


차는 특정한 뇌파를 일으키고 뇌파는 명상의 경계를 나타낸다. 카페인 성분은 뇌를 각성시키므로 베타파가 각성 상태의 알파파의 뇌파로 바뀌며 몸을 이완시킨다. 실험에 의하면 테아닌 투여 후 뇌파를 측정한 결과 알파파가 증가되고 편안한 심적 안정상태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차를 마시면 1시간도 안 되어 편안할 때의 뇌파인 알파파가 나타난다는 실험 결과도 보고되어 있다. 알파파가 증가하면 근육의 긴장이 풀리고 혈관이 확장돼서 혈액 순환이 잘 되기 때문에, 냉증 개선과 고혈압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알파파 상태에서 차명상을 하면 명상 뇌파인 세타파가 일어난다. 


dee5cbf6706da0c679900bf65f9baf8f_1732096908_8176.png
 

기혈을 열어주니 기운이 생동한다


차와 명상의 공통점은 기운이다. 차에는 커피와 다르게 발산하는 기운이 있다. 찻잎을 차로 법제하여도 그 성질이 사라지지 않는다. 발산하는 차의 기운은 몸의 기혈을 열어주어서 기운이 왕성하게 일어나도록 한다. 좋은 차는 마시면 마실수록 차의 기운으로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차의 기운이 의식을 각성시키고 집중과 분석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기운과 마음은 분리되어 있지 않다. 기운이 있는 곳에는 심리가 일어나고 마음이 있는 곳에는 기운의 흐름이 있다. 그래서 수행을 하게 되면 마음에 기쁨이 생기고 몸이 새털같이 가벼워지며 기운이 온몸으로 스며들듯이 뻗쳐가는 경안(輕安)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초의(艸衣, 1786~1866)선사의 『동다송 東茶頌』 제30송에 이런 구절이 있다.


옥화차 한잔 기울이니

겨드랑이에서 바람이 일고

몸 가벼워

이미 청정한 경계(淸境)에 오르네


겨드랑이에서 바람이 일어난다는 것은 몸의 기운이 활성화되었기 때문이다. 몸의 기운이 일어나면 몸이 가벼워진다. 차 기운이 수행자로 하여금 경안의 경계에 쉽게 들어가도록 도와준다.


dee5cbf6706da0c679900bf65f9baf8f_1732096941_8377.png
 

차의 맛, 그 이상의 명상 맛


차에 맛이 있다면 명상에도 맛이 있다. 이 맛이라는 공통분모가 명상을 통해 일미(一味)라는 궁극의 맛인 깨달음이 오도록 만든다. 다도는 차맛을 관찰할 때 처음의 감칠맛, 신맛, 쓴맛, 짠맛, 매운맛 등의 오미(五味)를 맛보는 데서 끝난다. 하지만 명상의 맛을 보려면 차맛 자체가 점차 사라지는 과정을 통해 모든 것이 변하는 무상(無常)을 체험하고, 지나간 차맛이 되돌아오지 않아 불 만족(苦)함을 알고, 이를 자신의 의지로 바꿀 수 없어 자아 없음의 무아(無我)로 알아차린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차맛의 공(空)함을 맛본다면 온 우주가 공 하나임을 이해하는 일미를 깨달을 수 있다. 이와 같이 다선일미의 전통은 차를 매개로 이어온 것이다. 또한 이는 다도의 다법(茶法)이 아니라 다선의 선법(禪法)이다.


차맛과 일미의 차이는 극명하다. 차맛은 혀로 맛보고 미각으로 아는데, 일미는 선(禪) 수행으로 맛보고 의식으로 안다. 의식으로 아는 것은 모양과 색깔이 없는 것도 인식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의 맛과 명상의 맛, 그 궁극은 일미의 깨달음으로서 첫째는 이(理: 절대 평등한 본체_편집자주)이고, 둘째는 명상체험이다.


일미(一味)라는 이(理)의 입장에서는 삼라만상 우주 모든 것이 일미이기 때문에 차맛도 일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비유하자면 허공이 모든 곳에 두루하여 다 같은 일미로서, 모든 하는 일에 장애하지 않는 것(譬如虛空 遍一切處 皆同一味 不障一切所作事業)’과 같다.


dee5cbf6706da0c679900bf65f9baf8f_1732096966_9641.png
 

템플스테이에서 맛보는 차문화, 차명상


현실의 팍팍함과 미래의 불확실성 때문에 어느 때보다 명상이 필요한 오늘날의 사회에서 차문화와 명상은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연결고리는 차명상이다. 명상 중에서도 말과 생각을 떠나는 선(禪)이 그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간화선의 경우 모든 존재의 근원을 표현한 화두는 말과 생각을 떠나고 어떠한 견해도 용납하지 않는다. 그러할 때 진실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차문화라는 형식과, 말과 생각을 떠난 명상이 콜라보가 되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다. 템플 스테이 참가들이 차명상을 체험하고 스님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짐으로써 차문화, 차명상의 효과에 눈뜨고 몸과 마음의 쉼, 치유가 가능하리라 기대한다.


■ 지운 스님 자비선사 자비선 명상 선원장


■ 출처: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템플스테이 매거진(vol.64)


한 번 뿐인 인생, 두 세상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849 | 2025.01.15
지나간 과거는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는 언젠가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에 처해 있다. 우리는 지나간 과거를 후회해도 소용없고 지나간 과거에 사… 더보기

Be brave to become a Brad

댓글 0 | 조회 389 | 2025.01.15
영어권 국가들의 이름들은 주로 그 사람의 직업에서 기인하거나 신체조건을 묘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학교 1학년 영어 교과서에 등장했던 최초의 외국인인 Baker… 더보기

우리 아이 의대 합격 가능할까요?

댓글 0 | 조회 1,212 | 2025.01.15
(사진출처: Pixabay무료 이미지)뉴질랜드에서 유학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의대 치대 약대 등 의약 계열 전공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현실을 많이 느… 더보기

고용관계의 첫단추 – 고용계약서

댓글 0 | 조회 526 | 2025.01.15
이번 칼럼은 뉴질랜드 한인사회에서 흔히 일어나는 예시로 시작해보겠습니다.A라는 사람이 구직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코포에서 구인글을 검색해서 지원서도 놓고, 또한 … 더보기

새해

댓글 0 | 조회 210 | 2025.01.15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신선한 각오 품고맞아야 한다는 생각더 이상하지 않습니다매양 새해 다짐을 했지만변변한 것 없이여기까지 왔습니다그저 한 번씩어려움 견디고 가다 … 더보기

자력으로 고치는 방법, 타력으로 고치는 방법

댓글 0 | 조회 344 | 2025.01.15
병을 이기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자력으로 고치는 방법과 타력으로 고치는 방법입니다.첫 번째로 자력(自力)으로 고치는 방법은, 명상으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파장… 더보기

정신 건강의 면역력, 행복에 대하여

댓글 0 | 조회 215 | 2025.01.14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새해 결심을 연말까지 성공적으로 지키는 비율은 단 8%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새해 목표를 세우는 이유는 더 나은 삶, 더… 더보기

박달나무에 상처를 숨긴 푸른 영혼의 숲

댓글 0 | 조회 172 | 2025.01.14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사찰과 숲, 그 특별한 관계우리나라의 걷기 좋은 숲 중에서도 가장 평온하고 아름다운 숲을 꼽으라면 단연 월정사 전나무 숲길이다. 수평의 산책… 더보기

3월부터 달라지는 고용주인증 워크비자(AEWV) 이민법

댓글 0 | 조회 1,884 | 2025.01.14
몇 개월간의 이민칼럼 휴지기를 마치고 올해부터 재개할 예정인 저는 뉴질랜드 공인 정동희 이민법무사(면허번호 200800757)입니다. 1998년부터 이민컨설팅 업… 더보기

코로만델 가는 길

댓글 0 | 조회 504 | 2025.01.14
25번 도로는 템즈의 외곽을 스치며 코로만델로 이어지고 있다.서쪽으로는 간이역만한 기차역이 있어 소금창고처럼 황량하며 이국적이다.목수가 직업인 내 친구 마크가 살… 더보기

기다림은 아련히

댓글 0 | 조회 209 | 2025.01.14
시인 조 병화이제, 여름 가고 가을 가고인생의 겨울로 접어들면서기다림은 먼 소식처럼 아련해지며맑게 보다 맑게가볍게 보다 가볍게엷게 보다 엷게부담 없이 보다 부담 … 더보기

CES 2025를 미리 보며

댓글 0 | 조회 273 | 2025.01.14
미루다가 스마트폰을 바꾸었다. 늘 퍼스트 무버(first mover)였던 내가 스마트폰 가격이 너무 비싸고 2년 정도마다 바꾸는 것에 저항감이 있어서 이번에는 오… 더보기

경도인지장애와 치매

댓글 0 | 조회 630 | 2025.01.10
미국 하버드대학 연구진은 미국과 유럽에서 실시한 치매(Dementia)와 유병률에 대한 7가지 다른 연구에 참가한 65세 이상의 약 4만9000명을 분석했다. 연… 더보기

39. 카이로프랙틱 스트레칭 프로그램

댓글 0 | 조회 1,032 | 2025.01.03
(먼저 이 프로그램을 지도해 준 오클랜드 남부 푸케코헤 카이로프랙틱의 Dr. Jodie Blackbourn이라는 분께 감사를 드린다. Jodie와 그분의 남편이 … 더보기

지역별 암 진료 건수

댓글 0 | 조회 531 | 2024.12.31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23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를 2024년 12월 12일에 발표했다. 이 통계연보는 작년 한해 국가 건강검진 대상인 6대 … 더보기

계엄령, 그리고 뉴질랜드 헌법

댓글 0 | 조회 1,622 | 2024.12.18
이번에는 기존 주제에서 잠깐 벗어나, 현재 ‘뜨거운 감자’가 된 계엄령 관련 칼럼을 적어볼까 합니다.지난 12월 3일 밤, 윤석열 현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더보기

이 시대의 야만을 응시하는 법

댓글 0 | 조회 417 | 2024.12.18
▲ 왼쪽부터 이연식의 ‘다시 조선으로’, 조형근의 ‘콰이강의 다리 위에 조선인이 있었네’.지난여름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학의 역할에 관한 서한을 발표했다. 각기 … 더보기

38. 각종 미네랄을 무시하면 생기는 일들

댓글 0 | 조회 444 | 2024.12.18
사람의 몸이 필요한 영양소 중에서 극히 소량을 차지하지만, 미네랄과 비타민 종류는 생사가 달린 중요한 영양소들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열량 섭취를 중요하다고 … 더보기

12월은 크리스마스

댓글 0 | 조회 283 | 2024.12.18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왜 이제는무릎 높이만큼 눈이 오지 않을까성탄 연습 가는 길은흔들리며 오는 눈을혀로 받으려다가콧잔등에 앉는 설레는 길이었다반짝이지 않아도색종… 더보기

내 깜냥의 표주박 하나 손에 들고 성파 스님이라는 달 뜨러 가는 길

댓글 0 | 조회 239 | 2024.12.18
봄의 통도사야 자장매가 제일이라 하지만, 홍매화가 한껏 흐드러지게 핀들 밋밋한 들판에서 사람들의 눈길을 이리 끌 수는 없었을 것이다. 천년 고찰의 우아한 배경이 … 더보기

2025년 예정된 폭넓은 고용법 개정

댓글 0 | 조회 1,520 | 2024.12.17
국민당 주도 정부 출범 직후 작성한 지난 칼럼에서는 시험근로기간 적용 범위 확대와 산업 또는 직업 단위로 대규모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을 폐기하는 … 더보기

의대입시 필수요소 MMI는 일반적인 인터뷰가 아닙니다

댓글 0 | 조회 599 | 2024.12.17
(사진출처: Pixabay무료 이미지)뉴질랜드 의대 치대에 입학하기 위한 필수 요소인 GPA, UCAT, MMI 3가지의 중요성은 지난 칼럼에서도 여러 번 언급한… 더보기

GPS 교란 공격

댓글 0 | 조회 481 | 2024.12.17
산의 높이와 강의 너비를 어찌 잴까? 그걸 재기도 어렵지만 긴 자도 없지 않은가? 중학교에서 3각형을 배우면서 탄복을 한 적이 있다. 3각형의 내각의 합은 아무리… 더보기

나를 위한 기도

댓글 0 | 조회 252 | 2024.12.17
시인 안 성란많은 것을 가지지는 않았지만가진게 없다고 슬퍼하지 말게 하시고많이 배우진 못했지만타인에게 숨기려 하지 않게 하소서.가진 게 없어열심히 살아가는 부지런… 더보기

크리스마스 2010

댓글 0 | 조회 431 | 2024.12.17
드디어 그녀가 왔다.공항 대합실 많은 인파 가운데서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우리는 금방 찾아냈다. 굳게 껴안은 가슴으로 따뜻한 서로의 숨결이 교차했다. 살아있어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