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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나는 또 남성들의 비아그라처럼 여성을 위한 ‘해피 드럭(Happy drug)’ 인 ‘애디(addyi)’ 라는 약이 있다는 기사도 접하게 되었다. 기사의 내용은 그 약의 실패 이유에 대한 것이었는데, 나는 그런 약의 성공이 있을 수 있나 하는 의문부터 들었다.
그리고 기사 중에서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여성은 상대 남성에게 느끼는 감정, 주변 분위기 등으로부터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치 않았다는 지적” 과 “여성의 성욕은 성욕이 자연발생적 욕망이 아니라 에로틱한 자극에 대한 반응이라는 것” 이었다. 난 그 약 개발자들이 개구리왕자를 보고 좀 배웠으면 싶다. 남자들이 개구리왕자가 가지고 있는 기다림의 마음, 여성과의 교감 그리고 진실한 사랑을 가지고 있다면 여성들에게 그런 약 따위는 전혀 필요치 않다.
400여 년 전 이탈리아의 여성화가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Artemisia Gentileschi, 1593-1652)는 17살에 스승 타시로부터 강간을 당하고 성폭행 피해자 신분으로 법정에 서게 된다. 타시의 죄목은 성폭행이 아니라 처녀성을 빼앗았다는 것이었고, 젠틸레스키는 자신의 진실성을 증명하기 위해 치욕스러운 처녀성 검사와 손가락 고문을 당해야만 했다. 그리고 창녀로 소문이 났다. 7개월의 재판 끝에 타시는 1년형의 선고를 받았으나 실제로 형은 살지 않았다.
우리의 역사에 유능한 여성들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기록이나 기억에서 배제되어야만 했다는 것 그리고 세상이 이렇게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400여 년 전의 젠틸레스키 사건에서 현재의 Me Too까지 전혀 달라진 것 없이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는 것을 생각하는 요즘이다.
그리고 왕자들에게
나는 한 여자로부터 선택받은 특별한 남자, 그 왕자들에게 자부심을 가지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 여자의 선택은 분명 오랜 두려움과 망설임 이후 어렵게 마음을 연 결과이며 당신은 그 기다림과 인내의 대가로 사랑을 얻은 것이므로!
얼마 전 온라인에서 결혼생활을 오래도록 잘 유지하는 부부들을 연구한 기사를 읽게 되었다. 그 부부들의 특징은 남편이 아내의 말을 잘 듣는다는 것이었다. 아마도 남자들에게는 그 일이 아주 힘든 일인 모양이다. 남편과 소통이나 대화가 잘 된다는 아내들은 정말 거의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여자의 말이나 마음을 무시하고 멋대로 판단한 채 모든 걸 그냥 패스하는 남자들의 경우 결혼생활뿐 아니라 사회생활이나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평탄치 못한 경우를 많이 본다.
그리고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문제는 늘 여자들만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남자들은 대부분 아내와의 관계 개선을 위한 의지나 노력 따위에 관심이 없고 막연히 본인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고 잘하고 있다는 착각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뭔가 조금 관계가 불편하다고 느껴질 경우에는 개구리가 돌 밑에 들어가 숨듯이 도피해 버린다.
그래서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고 문제 해결은 되지 않으며 평행선을 달리다가 결국 이혼을 하거나 소 닭 보듯 서로에게 아무 의미도 되지 못한 채 살아간다. 그런 남자들이 건강한 자신의 취미활동을 가지고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 사실 자신의 건강한 취미활동을 가진 사람이 가정생활도 평탄한 경우가 더 많지만 - 그러지 못할 경우 비정상적 탐닉이나 중독 등에 빠져 자신을 망치게 되는 것이다.
또 그런 남자들은 목적을 갖고 다가오는 여자가 아닌 이상 외도조차 이루어지기 어렵다. 아내와 하지 못하는 교감을 다른 여자들과 할 수 있을 확률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의 아내들이 외도를 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될지도 모를 일이다. <다음호에 계속>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