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쓰기 그 너머, 새로운 문해력의 도전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읽기, 쓰기 그 너머, 새로운 문해력의 도전

0 개 671 전정훈

최근 학부모 상담에서 자주 등장하는 주제 중 하나는 여전히 BYOD(Bring Your Own Device) 프로그램이다. 대부분의 학교들이 학생들에게 디지털 기기를 지참하도록 요구하고 있는데,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학습보다는 오히려 오락이나 소셜미디어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된다고 우려한다. “수업 중에도 화면을 켜 놓고 딴짓을 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은 뉴질랜드 학부모들 사이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디지털 기기는 이제 생활에서 떼어낼 수 없는 도구가 되었다. 학교 숙제 제출, 온라인 자료 검색, 교사와의 소통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디지털 환경에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기기를 단순히 소유하는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학습에 활용하고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결국 디지털 문해력(Digital literacy), 즉 디지털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하며 균형 있게 관리할 줄 아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오늘날 교육의 핵심 과제라 할 수 있다.


2471d07647a196275eccce231685452e_1760042335_0516.png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


우리가 맞이할 미래는 지금과 크게 다를 수 있다. 인공지능(AI), 자동화, 기후 위기, 글로벌 불평등, 인구 변화 등은 교육이 반드시 대비해야 할 변화의 요소들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학교에서 태블릿이나 노트북 사용 여부가 논쟁거리였다면, 이제는 AI를 어떻게 학습에 활용하고 규제할 것인지가 주요 쟁점이 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과 OECD 같은 국제 보고서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분명하다. 미래 사회는 더 이상 단순한 기술 습득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으며,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배우고 적용하는 능력, 데이터를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협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거리가 있다. OECD의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 2022 결과에 따르면, 뉴질랜드 학생들의 성취도는 OECD 평균을 밑돌았으며, 특히 수학 영역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하위 성취 학생 비율이 크게 늘었고, 읽기와 과학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뉴질랜드 학생들이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은커녕 기초 문해력조차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미래 사회는 더 높은 수준의 새로운 문해력을 요구하지만, 정작 우리는 기초 문해력부터 다시 세워야 하는 이중 과제에 직면해 있는 셈이다.


교육의 본질은 문해력


뉴질랜드 교육부는 2019년 NCEA 개선안을 발표하며, 모든 학생에게 Literacy(읽기, 쓰기)와 Numeracy(수리력)를 필수 요건으로 요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2023년부터는 이 두 영역을 반드시 통과해야만 NCEA 자격을 취득할 수 있게 하는 제도가 시행되었다. 이는 학생들의 기초 학력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다시 말해, 읽기와 쓰기는 단순한 과목이 아니라 모든 학습의 기반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문해력은 전통적으로 ‘글을 읽고 의미를 이해하며,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정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그 의미는 훨씬 확장되고 있다. 인터넷과 AI 시대의 학생들은 수많은 정보 중에서 신뢰할 만한 자료를 가려내고, 다양한 데이터를 해석하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 낼 수 있어야 한다.


ChatGPT 같은 AI 도구는 지식을 빠르게 제공하지만,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책임있게 활용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가령, 학생이 AI 도움으로 에세이를 작성할 수 있지만, 그것이 사실에 근거했는지, 자신의 생각을 반영하는지, 표절 위험은 없는지 등을 판단하는 것은 결국 학생의 몫이다.


따라서 AI 시대의 문해력은 단지 읽고 쓰는 능력을 넘어, 새로운 지식을 빠르게 습득하는 기초 학습력,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능력, AI와 협력하면서도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UNESCO가 말하는 ‘미디어•정보 문해력(MIL)’은 바로 이러한 방향을 잘 보여준다.


교육의 본질은 언제나 문해력을 키워주는데 있다. 그러나 그 의미는 사회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확장되어 왔다. 2025년 오늘, 우리가 자녀에게 길러주어야 할 것은 단순한 기초 학력이 아니라 AI 시대를 살아갈 새로운 문해력이다. 그것은 정보를 읽고 비판적으로 해석하며, 지식을 재구성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기술을 현명하게 다루는 힘이다. 이러한 역량을 기르는 일이야말로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고민해야 할 가장 중요한 교육의 방향일 것이다.


전정훈 원장
Edu-Kingdom College, North Shore
newcan119@gmail.com

Now

현재 읽기, 쓰기 그 너머, 새로운 문해력의 도전

댓글 0 | 조회 672 | 2025.10.10
최근 학부모 상담에서 자주 등장하는 주제 중 하나는 여전히 BYOD(Bring Your Own Device) 프로그램이다. 대부분의 학교들이 학생들에게 디지털 기… 더보기

호주 뉴질랜드 메디컬 1000명 지도 알게 된 점

댓글 0 | 조회 415 | 2025.10.09
이번 칼럼에서는 2020년도부터 1000여 명의 메디컬 지망 학생을 지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노하우를 작성해보고자 한다. 본 칼럼을 통해 의치대를 준비하는 모든 학… 더보기

새로운 온라인 GP 서비스 안내

댓글 0 | 조회 1,199 | 2025.09.26
Health New Zealand가 연중무휴 24시간 제공되는 새로운 디지털 GP 서비스를 실시합니다. GP/가정의를 만나기 어렵거나 등록된 GP가 없는 경우에도… 더보기

우리 아이에게 다가오는 뉴질랜드 교육의 변화

댓글 0 | 조회 1,161 | 2025.09.25
뉴질랜드 교육은 오랫동안 학생들의 창의성과 독립성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 단순 암기보다는 사고력, 지식의 양보다는 문제 해결 능력을 중시해 왔기 때문이다… 더보기

피고용인 임금 공개법

댓글 0 | 조회 477 | 2025.09.24
올해 초 칼럼에서는 야당인 노동당 국회의원 Camilla Belich 의원이 피고용인이 불이익을 받을 걱정 없이 다른 직원에게 연봉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피고… 더보기

함께 채우는 삶, 지속되는 웰빙

댓글 0 | 조회 256 | 2025.09.24
2025년 정신 건강 인식 주간(Mental Health Awareness Week, MHAW)은 10월 6일부터 10월12일까지 “함께 채우기(Top Up To… 더보기

1. 피라미드 건축의 수수께끼 ― 인류 문명의 영원한 난제

댓글 0 | 조회 255 | 2025.09.24
왜 피라미드는 여전히 우리를 매혹하는가끝없이 펼쳐진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 황금빛 모래 위에 우뚝 솟아 있는 거대한 구조물.바로 기자(Giza)의 피라미드다. 4… 더보기

비자 신청해 놓고 이만큼은 기다려야 한다

댓글 0 | 조회 776 | 2025.09.24
아무리 간단한 비자라 하더라도 또는, 승인이 너무도 당연한 비자라 하더라도 일단은 이민부에 정식으로 접수해야 하며 공식적인 결정통보를 받아야만 합니다. 비자를 신… 더보기

13. 로토루아 – 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의 사랑 이야기

댓글 0 | 조회 203 | 2025.09.24
뉴질랜드 북섬 중심부에 위치한 로토루아(Rotorua)는 온천과 지열 활동, 마오리 문화로 유명한 도시다. 그 중에서도 로토루아 호수 한가운데에 떠 있는 모코이아… 더보기

팔공산 깃든 천년고찰에서 찰나의 호흡으로 마음 관하다

댓글 0 | 조회 200 | 2025.09.24
대구 동화사 ‘一心(일심)’我(아)! 선명상 템플스테이“오른쪽 발등을 왼쪽 허벅지 위로 올리세요. 오른쪽 무릎 아래를 좌복에 지긋이 붙이면서 허리를 한번 쭉 펴보… 더보기

조금만 더

댓글 0 | 조회 237 | 2025.09.2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정수리 머리카락이조금만 더 풍성했더라면걷다가 머리카락이바람에 날려도 좋겠지검은 얼굴이조금만 더 하얘져 있다면근심 섞인 얼굴도늙은 배우의 표정… 더보기

성공하는 의대 지원자들의 공통점

댓글 0 | 조회 299 | 2025.09.24
▲ 이미지 출처: Pixabay free image안녕하세요? 뉴질랜드 및 호주 의치약대 입시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이번 컬럼에서는 그동안 뉴질랜드, 호주… 더보기

육기(六氣)

댓글 0 | 조회 195 | 2025.09.24
육기(六氣)란 과연 무엇인가? 기운인가? 기능인가? 의견이 분분한데, 육기는 여섯 가지 기능입니다. 인간 창조 원리에서 말씀드린 10가지 요소가 정신적인 부분에 … 더보기

소박한 순백(純白)의 꿈

댓글 0 | 조회 264 | 2025.09.23
창문 커튼을 드디어 새 것으로 바꾸었다.망사의 투명감도 잃고 칙칙해져서 눈 에 거슬린지가 한참 되었다. 새 것을 사다놓고도 도무지 엄두가 나지않아 손을 대지 못했… 더보기

2025년 가장 어려운 고등학교 과목 순위 공개 - 1

댓글 0 | 조회 730 | 2025.09.23
뉴질랜드 아시안 학생들이 선호하는 5개 과목이 상위 5위 안에 들었습니다. 이처럼 어려운 과목임에도 불구하고 왜 이토록 인기가 있을까요?뉴질랜드 중학교에 입학하여… 더보기

정신적 피해보상 (위자료)

댓글 0 | 조회 389 | 2025.09.23
법적인 분쟁은 항상 정신적인 고통을 야기합니다. 그 분쟁의 이유가 부부 혹은 가족관계의 파탄, 계약불이행, 고용관계 분쟁처럼 잘 알던 사람과의 문제이던지, 혹은 … 더보기

돌과 같이

댓글 0 | 조회 194 | 2025.09.23
시인 박 노해돌이 좋았다언제부터 돌이 무서웠다엄정하고 묵연하게나를 바라보는 돌이나는 돌이다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고침을 뱉고 밟고 올라서도묵묵부답 돌의 침묵이다나는… 더보기

초조할수록 미스샷 –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인생의 법칙

댓글 0 | 조회 269 | 2025.09.23
골프장에서 흔히 듣는 조언 중 하나는 “서두르지 마세요”라는 말이다. 티샷을 앞두고 손에 힘이 들어가고, 벙커에서 탈출하려는 조급함에 스윙이 흔들릴 때, 우리는 … 더보기

기생과 공생

댓글 0 | 조회 217 | 2025.09.23
더 나이트 에이전트(The Night Agent)는 2023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미국의 첩보 액션 스릴러 드라마다. 빠른 전개와 예측 불가능한 반전, 그리고 정…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예과 해부학 MEDSCI142 A+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555 | 2025.09.22
이번 칼럼에서는 매년 UoA(오클랜드대) Biomed/Health Sci (의예과)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인 MEDSCI142에 대해 다루겠다. MEDSC… 더보기

9월, 운동하기 좋은 계절

댓글 0 | 조회 310 | 2025.09.19
매년 9월 첫째날이 되면 국내 FM 방송국에서 들려주는 음악이 있다. 빌리본(Billy Vaughn) 악단이 연주하는 ‘Come September’이다. 빌리본 … 더보기

혹시 오클랜드 카운실에서 스톰워터 관련 편지 받으셨나요?

댓글 0 | 조회 1,258 | 2025.09.10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입니다. 요즘 저희에게 부쩍 문의가 많아진 주제가 있어 오늘 자세히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오클랜드 카운실에서 보낸 ‘스톰워… 더보기

아내가 무섭다

댓글 0 | 조회 1,092 | 2025.09.10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좋아하는 노래인데가사 하나 때문에부르기 주저되는 노래가오늘은 먼 길 여행자동차 안에서 들려져말없이 듣습니다아내가 내 마음 어떻게 알았는지어디… 더보기

의대 진학을 위한 여정, 위기 속에 자라는 자신감

댓글 0 | 조회 567 | 2025.09.10
▲ 이미지 출처: Pixabay free image안녕하세요? 뉴질랜드 및 호주 의치약대 입시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뉴질랜드에서 의대나 치대 진학을 꿈꾸는… 더보기

유산상속과 관련된 민사소송

댓글 0 | 조회 673 | 2025.09.10
옛 말에 따르면 부모님을 여의는 슬픔은 천붕지통(天崩之痛), 즉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큰 슬픔으로 여겨집니다. 그 자체로도 큰 슬픔인데, 부모님의 유산 상속과 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