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rm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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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rm 3

0 개 1,579 김준

이제 2018년의 한가운데를 가로 지르는 term 2 방학이 끝나고 하반기의 시작을 알리는 term3가 시작되었습니다. 언뜻 느껴지는 것은 이제 반이 지났구나.. 이제 반년 남았구나.. 하는 2분법적인 감각일테지만 저에게 term3는 ‘이제 곧 여기 저기서 곡 소리 나겠구나..’하는, 안타까운 사연들에 대한 불안한 전조일 뿐입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은 지난 term2 방학을 단순히 ‘한 교육 년도의 중간’으로 인식하시기 때문이고 연말에 가서 그 단순한 생각이 몰고 올 파문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시간에 매우 민감합니다. 그렇다고 항상 약속시간을 철저히 지키는 부지럼장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단지 시간관리의 미숙으로 인해 두고두고 후회할 상황을 초래하고야 마는 학생들을 매년 보아와서인지 ‘학습 과정 스캐쥴’에 민감하다는 말씀입니다. 어찌보면 공황증세로 여겨질 정도로 입에 ‘시간.. 시간..’을 달고 살지요. 항상 학생들의 진도를 재촉하고, 학원에서 문제풀이를 시키거나 할 양이면 언제나 분단위로 시간을 정해 그 안에 끝내기를 요구합니다. 하긴 가끔은 시간은 둘째치고 풀어만 줘도 감사한 학생들도 있긴 하지만 말이죠.^^ 

 

이렇게 강박에 가까운 시간개념은, 위에 말씀드렸듯, 제가 천성이 부지런하고 성격이 급해서 그런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저의 아내는 남편의 끈덕진 게으름과 한여름 아스팔트에 들어붙은 껌딱지 같은 침대사랑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거든요. 천성적인 게으름뱅이라는 말씀이지요. 그런데 이런 천성에도 불구하고 공부에 대해서 만은 제가 ‘과도히 부지런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 동안 ‘시간이 모자라서..’라는 변명을 너무나 많이 들어왔고 또 실제로 그런 상황을 매년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 해의 학습과정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시기의 시작을 알리는 Term3를 그저 무의미하게 보내 버리는 학생들과, 또 그들을 그저 바라보기만 하시며 ‘공부는 지가 알아서 해야지.. 이제 중간점이니 정신 차리겠지..’라며 방관하듯 좌시하시는 ‘여유 있는’학부모님들을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봐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컬럼에서는 왜 우리가 서둘러야 하는지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첫째. 시험은 연말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각 과정의 Final 시험은 대개 10월 말에 시작해 11월 중순이면 끝나고 NCEA의 경우 12월 초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Term 3는 7월 말에 시작을 하니까 시험까지 남은 시간은 짧으면 3개월 길게 잡아야 4개월입니다. 절대로 ‘반년이 남았을 수’는 없습니다. 거기에 다 캠브리지 과정의 경우는 Term 4가 시작되면서 바로 Final을 치르게 되므로 실제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은 2개월 남짓으로 봐야 합니다. 한달 차이가 뭐 대수냐며 반박 하시고 싶으시다면 학창시절 시험기간에 ‘분치기’하던 기억을 한 번 떠올려 보시면 좋겠습니다. 현실적으로 시험 전 한 달이면 일년치 전 과정을 다시 배우고도 남는 시간입니다. 물론 정신을 바짝 차렸다면 말이지요.

 

둘째. 학교 수업은 시험 한달 전부터는 유야무야 됩니다. 

뉴질랜드 각급 학교 선생님들 가운데에는 정말 존경할 만한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학생들의 학력신장을 위해 틈날 때마다 눈을 번득이며 자료개발에 여념이 없으시지만, 일단 교실에 들어서면 세상에 둘도 없는 실력자 겸 인격자로 변모하시는 ‘스승님’.. 그런데 아쉽게도 우리의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에 그런 수준의 선생님들은 한 손에 꼽기에도 손가락이 부끄럽다는 것이 문제이지요.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Final 시험을 커버 할 수 있는 진도의 완성 유무를 떠나 시험 전 한 달이나 3주쯤 전부터는 대부분의 수업시간을 자습으로 채우거나, 혹 끝내지 못한 진도가 있으면 Hand out으로 대체하시곤 합니다.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별 효과도 없는 수업 내용에 질질 따라가느니 그냥 혼자서 공부하는게 낫겠다며 이러한 직무유기를 환영하는 분위기이지요. 따라서 아이들은 나름대로 세운 시간 계획에 따라 시험준비를 해 나가는 동시에, 미처 끝내지 못한 내용을 스스로 알아서 공부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 연말 학교 교실의 풍경입니다. 참으로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셋째. 학교에서 진행하는 시험준비과정이 거의 없습니다. 

물론 모든 학교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과거’North Shore의 유명한 남자 공립학교나 엡섬 지역의 또 다른 남자 공립학교는 기출문제들을 책으로 묶어 학생들에게 배포하고 집중적으로 시험 준비를 시키곤 했는데 요즘은 예전 같은 열성을 찾아 볼 수 없는 듯합니다. 그리고 그 외의 학교들 중에선 학교의 공식적인 수업시간에, 이미 년간 진도를 다 끝낸 상태에서, Final 시험만을 위해 학습계획을 세워서, 시험대비를 하는 경우는 거의 볼 수가 없습니다. 간혹 공립학교들 중에  Summary 과정을 따로 개설해서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있는데, 물론 없느니보다는 낫지만 과목별 PASS를 목표로 운영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학교의 배려이며 동시에 자랑거리로 생각하고 감사해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넷째. 원서를 쓰고 나면 공부하기 더 힘들다. 

이 주제에 대해선 워낙에 변수가 많아 일반화를 시키는게 옳은지 모르겠습니다만… 연말이 되면 많은 학생 들이 자신이 희망하는 대학교에 원서를 씁니다. 어떤 학생들은 한 대학교의 두 세개 정도의 학부를 지원하기도 하고 또 어떤 학생들은 10개가 넘는 대학교에 원서를 쓰기도 합니다. 그런데 학생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에 관계없이 언제나 똑 같은 모습은 ‘원서를 쓰고 나면 더 해이해진다’라는 이해할 수 없는 현상입니다. 

 

원서를 쓰고 나면 주사위는 던져진 것이고 남은 시간 더욱 열심히 공부에 매진해서 고득점을 노려야 할 터인데 실상 학생들의 마음은 저 멀리 구름 위에 올라앉아 내려올 줄을 모릅니다. 그 동안 나름 힘들었던 고교시절의 사건과 사고들이 눈 앞을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고, 햇볕 화창한 캠퍼스를 걸으며 스타벅스 텀블러를 홀짝거리는 ‘대학생인 나’의 모습이 눈 앞에 아른거리겠지요. 물론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음을 인식하고 제자리로 돌아오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칫하면 그 아름다운 상상이 정말 상상으로만 남고 끝난 줄 알았던 그 힘들었던 시기를 다시 겪어야 할 수도 있으니까요. 위의 네 가지 이유 외에도 term 3 이후 Final 시험을 준비해 나가는 것이 연 초반에 비해 녹녹치 않은 이유는 참으로 많지만 지면 관계상 이 정도로 정리하고자 합니다. 

 

일 년이라는 주어진 말미가 조금씩 풀어져 흘러가면서 공부에 집중해야 할 필요성은 나날이 커져가는 반면 현실적인 여건은 더 안 좋아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말로 갈수록 같은 ‘1 hour’를 확보해 공부하기가 더 힘들어지는데요.. 바라기는 우리의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이 시간계획에 더욱 민감해져서 아이들 모두가 충분한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연말 시험에 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 준 원장 JMK 과학전문학원 021-314-432 jmkeduconsul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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