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플라스틱은 사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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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플라스틱은 사치다

skytovada
0 개 1,691 조병철

여러분은 일년 몇 개의 칫솔이 필요한지요? 열 개 정도 아니면 몇십개를 소모할 것으로 생각된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숙박업소나 목욕탕에서도 일회용 칫솔을 제공한 적이 있어 상당수의 칫솔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사용해 왔을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하루라도 칫솔질을 하지 않고는 배겨 내기 어려운 깔끔한 현대인이다. 그러니 당연히 칫솔은 있어야 하는 생활 필수품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런데 지구상에 처음으로 등장한 1930년대의 칫솔이 아직도 지구 한구석에 굴러다닐 거라니 이를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는지?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은 칫솔은 손잡이 부분의 폴리에칠렌 또는 폴리프로필렌과 솔부분의 나이론으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사용하고 난 칫솔은 쉽게 부식되질 않아 대부분 땅속에 묻어 처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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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이를 닦아온 역사는 아주 오래 전부터 시작되어 이집트의 파라오 무덤에서도 그 흔적이 발견된다. 19세기 까지만 해도 아주 특별한 신분의 사람들의 잘 준비된 칫솔을 사용했지만 일반 대중은 나무조각으로 만든 이쑤시개가 전부였다. 영국 영화 ‘섹스피어 인 러브’ 에서 나오지 않던가. 이 영화에서 나오는 귀족의 딸 비올라는 유모가 건네준 나무 막대기로 이를 닦는 장면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최근의 텔레비전의 다큐에서는 인도의 천연염료 인디고를 생산하는 근로자들은 아직도 이를 닦는 데 인디고 식물의 가지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플라스틱 칫솔의 발명은 미국에서 군인의 치아 건강을 위해서 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그 이후로 이차 세계대전 후에 병사들이 이 플라스틱 칫솔을 가지고 귀향하게 되었고, 이를 지켜 본 시민들도 전쟁에서 돌아온 세련된 군인을 따라 플라스틱 칫솔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이제 플라스틱 칫솔은 세계 시민의 생활 필수품이 되었다. 최근 미국 대학에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칫솔은 일반 시민들에 의해 자동차나 컴퓨터를 뛰어넘는 ‘없어서는 안되는 생필품’ 으로 꼽고 있다. 이런 플라스틱 칫솔의 한가지 단점은 사용하고난 폐기물의 처리에 집중된다. 칫솔 필수품의 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의 문제다. 지구상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플라스틱 칫솔이 아직까지 굴러 다니니 앞으로 지구는 플라스틱 칫솔로 가득차게 될 것이 아니겠는가? 아니면 우주의 한 행성을 잡아 모두 실어 내야 할 것이다. 


하기야 이 칫솔만 문제가 되는가? 일회용 플라스틱 물병, 여러분이 신고 버리게 되는 신발, 담배 꽁초, 자동차 타이어, 일회용 플라스틱 물품들은 이루 헤아릴 수도 없는 걸.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시간을 벌기 위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플라스틱 장갑을 사용한다. 또한 일상의 음식물 보관에 사용되고 있는 엷은 막의 플라스틱 제품들은 어떠한가? 우리 모두는 현대생활의 플라스틱의 편리함에 빠져 있어 이 늪에서 탈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잡지에서는 지난 백년간의 우리의 플라스틱 줄이려는 노력을 돌아보고 있다. 3R로 지칭되는 플라스틱 사용 억제 캠페인은 아직도 구호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는 학교에서 열심히 배웠지만, 일상의 수퍼마켓 장보기에서 몇 번이나 플라스틱 봉지 ‘아니요’ 라고 말했는가. 아주 짧은 일회용 플라스틱의 편리함 다음에 남게 되는 것은 길고 긴 이 플라스틱의 분해기간 동안은 쓰레기로 남게 된다는 씁쓸한 얘기다. 


라오스 농촌개발 사업을 수행하면서 느낀 필자의 경험이다. 사계절 날씨가 무더우니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일회용 플라스틱 물병에 의존했다. 농촌 마을이지만 대부분의 이들 물병은 아주 쉽게 길옆에 버려진다. 이런 쓰레기는 그 지역의 외관상 환경의 문제만 야기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빗물을 따라 메콩강을 거쳐 인도양으로 흘러 들어간다. 또한 단순히 바다 물고기의 서식지를 파괴하는 것만에 그치지 않는다. 그 이후는 아직은 우리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얘기로 넘어간다.

 


우리가 사용한 모든 플라스틱 제품은 기나긴 분해기간을 거치면서 미세 플라스틱을 생산하게 된다. 이는 다시 지구의 자연 생태계를 통하여 그들의 순환여행을 시작한다. 가장 먼저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은 바닷물 속의 작은  플랭크톤이다. 생명체의 먹이사슬을 통해서 우리의 몸 속으로 까지 들어오게 된다. 이러한 미세 플라스틱은 아직은 분명히 알려지진 않았지만 우리 몸에서 애기 엄마의 유선으로 할아버지의 눈물샘으로 들어 오게 된다면 얼마나 끔직한 일이 될 것인가? 유명 방송사의 현장 보도 기자는 우리가 음식을 익혀 먹는 과정에서 이런 문제는 사라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얘기를 전한다. 그리 간단해 보이지는 않는다.

 

보다 실제적인 현상은 역시나 우울한 얘기다. 미세 플라스틱 조각은 북극에 쌓이는 눈 속에서도, 해변가 바닷바람 속에서 검출된다. 우리는 집에서 왕으로 아니면 여왕으로, 또 아니면 왕자로 공주로 살아가지만 일회용 플라스틱에 대한 사치는 얼마나 계속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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