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과 서울의 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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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과 서울의 우울

0 개 3,960 NZ코리아포스트
모든 것이 빠르다. 안철수 교수는 역시 디지털 시대의 지도자이다. 우리가 기존에 보아왔던 정치인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지지를 보내는 것이다. 이미 세상에 알려진 여러 면에서 뿐만 아니라, 주어진 상황을 파악하고 대처하는 태도가 이진법적이다. 가장 강력한 서울 시장 후보로 떠올랐음에도 불구하고 한 치의 망설임 없이 ‘0과 1’ 중에서 ‘0’을 택했다. ‘0’은 더 커다란 출발선일지도 모른다는 여지만 남겨두고.

우리가 이제껏 보아왔던 20세기는 십진법적인 세상이었다. ‘0, 1, 2, 3, 4, 5, 6, 7, 8, 9,’ 열 개의 숫자가 반복되어 돌아가던 십진법을 영어로는 ‘the decimal system’이라 한다. Latin (라틴어)의 ‘ten’을 뜻하는 prefix (접두사) ‘deci-’에서 유래한 말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아날로그 방식이 아니라 디지털 방식이 지배하는 세상이다. 디지털 시대는 이진법적인 세상이다. ‘0, 1’, 단 두 개의 숫자가 반복되어 돌아가는 이진법을 영어로는 ‘the binary system’이라 한다. Latin (라틴어)의 ‘two’를 뜻하는 prefix (접두사) ‘bi-’에서 유래한 말이다. ‘Longman Dictionary of American English’에서 ‘binary’라는 단어를 찾아보니 ‘using the two numbers, 0 and 1, as a base’라고 정의되어 있고, 예문으로 “A binary system of numbers is used in many computers. (이진법의 숫자들은 많은 컴퓨터들에 사용된다.)”라고 나와있다. 또 ‘The Newbury House Dictionary of American English’에도 ‘binary’라는 단어의 예문으로 “Many computers use 0 and 1 as a binary system. (많은 컴퓨터들은 이진법으로 0과 1을 사용한다.)”이라고 나와있다. 서로 다른 사전의 예문들 모두 ‘binary (이진법의)’라는 단어의 예문을 ‘컴퓨터’와 연관 시키고 있다.

그렇다. ‘이진법’을 바탕으로 작동되는 ‘컴퓨터’가 지배하는 이 시대는, ‘이진법’의 세상이다. 이제는 자동차도, TV도, 또 다른 하나의 신체가 되어버린 휴대 전화도, 모두 이진법에 바탕을 두고 있다. 빠르다. 분명하다. 효율적이다. 군더더기가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열광한다. 디지털 시대에.

그러나 디지털 시대는, 이진법의 시대는 살풍경하다. ‘0’과 ‘1’ 중에서 ‘1’을 가지면 다 갖는 것이고, ‘0’으로 밀리면 아무 것도 남는 것이 없다. 승자가 모든 것을 다 갖는 것이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재벌’들은 모두 다 쓸어 담고 있다. 컴퓨터, 가전제품, 자동차, 선박에서부터 ‘문방구, 공구상, 동네 구멍가게, 순대 장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업종을 다 쓸어 담고 있다. 그들만의 성 안으로.

지금 미국이 맞고 있는 경제 위기의 본질은 바로 디지털 시대의 ‘이진법’적인 양극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자본주의’의 첨단을 달려온 미국 뉴욕의 주식 시장의 부자들이 ‘자본’을 무기로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고착화시키는 과정에서, 국회에 로비 활동을 벌여 20여 년 전부터 ‘부자 감세’를 이루었고, 그로 인한 세수 부족으로 인해 미국 정부가 빚더미 위에 앉게 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도 미국의 국회의원들도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 ‘부자 증세’를 법제화 할 수 없다는 게 미국의 위기의 본질이다.

서울에서는 초중학생들의 학교 급식 문제로 현직 서울 시장이 무릎까지 꿇고 눈물을 보이며 ‘시민투표’를 강행했다. 왜 무릎은 꿇는가? 요즈음 막장드라마에서 뻑하면 무릎을 꿇는 장면을 남발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강요하더니, 이제는 현직 서울 시장이 무릎을 꿇며 시민들의 공감을 애걸하다가, 시장 선거에서의 시민에 대한 약속은 잊은 채 자리에서 물러나는 우울하고 살풍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대체 왜 정치적 협의와 협상은 굴욕이라고 생각하고, 무릎 꿇는 것은 굴욕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가? 왜 ‘1’과 ‘0’만이 존재해야 하는가? ‘1등’ 아니면 모두 ‘꼴찌’인가? ‘2등이나 4등이나 9등’은 없는가?

위기에 처해 있는 미국의 진짜 부자들은 자식들에게 자신의 재산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하고, ‘부자 증세’를 해야 할 때라고, ‘위기가 기회’라고 역설하는데, 한국의 돈이나 권력을 쥔 사람들은 더 많은 돈이나 절대 권력을 갖겠다고 아우성이다.

2011년 우울한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추석의 정겨운 보름달은 ‘이진법’이나 ‘십진법’이 아니라 ‘27.5나 29.5진법’의 느리고 너그럽고 풍요로운 눈으로 보아야만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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