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비석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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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비석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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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이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아주 작은 비석 하나' 세워 달라고 했다.
시신은 화장하고, 누구도 원망하지 말고, 슬퍼하지 말고, 미안해 하지 말라고 했다.

참 안타까운 일이었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힘들게 했는지, 무엇이 그를 그렇게 괴롭게 했는지,

무엇이 그를 그렇게 절망스러운 선택을 할 수 밖에 없게 했는지……. 그의 유언을 들어보자!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 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저는 그에 대한 칭찬보다 돌발적이고 설익은 정책들의 남발에 대한 비판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지만, 그가 바위에 부딪쳐 다이내믹하게 죽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연민의 정이 가슴 속에 솟아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유서와 같이 죽는 순간까지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며 피투성이로 격정적으로 외치며 떠나갔다.

그는 대통령이 되면 많은 것이 바뀔 것이라 기대를 했던 많은 이들에게 허탈함과 실망감을 남겨 놓고 죽어서도 꺾이지 않는 자신의 기개를 후회 없이 보여 주었다.

시청 앞 광장과 남대문까지 모인 수많은 인산인해의 추모객을 보면서 사람들은 그를 미워하면서도 미워하지 않고 사랑했던 부분이 더 많았던 것 같다. 그는 그를 보내는 국민의 마음에 그를 남겼다.

그의 죽음은 마지막이지만, 그는 죽음으로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고, 살아났고, 부활했다.

그의 소망대로 그 집 옆의 작은 비석이 많은 이들에게 기억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타는 열정으로 살다간 바보 노무 현의 비석에 담길 내용은 무엇일까? '작은 비석 건립추진 위원회'는 시민들의 추모 글이 구구절절 애절하니 그 중에서 선별하여 새길 것이라 했다.

역대 위인들의 묘비명을 살펴보면서 노무현을 생각해 보자!

영국의 극작가 버나드쇼의 묘비명은 "내 우물쭈물하다 이럴 줄 알았다"
시인 천상병 귀천(歸天)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중광스님 "에이, 괜히 왔다"
헤밍웨이 "일어나지 못해 미안하다"
스탕달 "살고, 쓰고, 사랑했다"
노스트라다무스 "후세 사람들이여, 나의 휴식을 방해하지 마시오"
르네 데카르트 "고로 이 철학자는 영원히 존재할 것이다"
키에르케고르 "잠시 때가 지나면, 그 때 나는 승리하고 있으리라"
마리아 릴케 "오오 장미여, 순수한 모순의 꽃"
칼 마르크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김수환 추기경 "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아쉬울 것이 없노라"
시인 조병화 "어머님 심부름으로 이 세상 나왔다가, 이제 어머님 심부름 다 마치고, 어머님께 돌아왔습니다"
박수근 화백은 "천당이 가까운 줄 알았는데, 멀어 멀어…"
윤이상 선생 '처염상정(處染常淨)'. 어떤 곳에 있어도 물들지 않고 항상 깨끗하다
라즈니쉬 "태어나지 않았고 죽지 않았다. 다만 지구라는 행성을 다녀갔을 뿐이다.
"
강철 왕 카네기 "자기보다 훌륭하고, 덕이 높고, 자기보다 잘난 사람, 그러한 사람들을 곁에 모아 둘 줄 아는 사람……."
문인 노신의 묘비명은 "노신선생지묘"다.

좀 특이한 것으로 생전(生前)에 미리 자신의 묘비명을 준비해둔 사람이 있다던데 그들 중에 소설가 '공지영'은 "나 열렬히 사랑했고, 상처 받았고, 좌절했고, 슬퍼했으나 그 모든 것을 열렬한 가슴으로 받아들였다"다.

묘비명은 고인이 이 세상에 남기는 마지막 인사이고 고인의 영면한 장소를 알린다. 고대 이집트에서 유래됐다는 묘비명은 16세기에는 유럽에서 '에피그램'이라는 문학 장르로 자리 잡을 정도로 발전했다. 전통적으로 인생의 덧없음을 일깨우는 음울하고 철학적인 내용을 담았으나 시대적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변해갔다 이처럼 삶을 끝내며 건네는 목소리이기에 묘비명의 울림은 깊고 그 여운은 길다.

죽은 자는 침묵하지만 묘지명은 그 사람을 얘기해 준다. 묘비명엔 고인의 삶과 가치관이 또렷이 담겨 있다.

시인 문학가 10인이 쓴 가상 노무현 묘지명에 다음 글이 눈에 띤다.

"치열하게 살았으나, 욕되게 살 수는 없어, 허공에 한 생애를 던진, 노무현의 영혼을 하늘이여! 당신의 두 팔로 받아 안아 주소서!" 도종환(시인)

내가 죽는다면 나의 묘비명은 무엇으로 새길 것인지! 한번 쯤 생각하며 사는 인생이 그 나마 후회스럽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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