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냉정의 사이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열정과 냉정의 사이

0 개 3,155 NZ코리아포스트
Try to put yourselves in the other people’s place and to see why they hold the opinions or do the things with which you strongly disagree.(여러분 자신들을 다른 사람들의 입장에 놓고, 왜 다른 사람들이 그러한 견해를 갖게 되었는지 또는 왜 다른 사람들이 여러분들이 그토록 반대하는 일을 하는지 알아보려고 노력하라.)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경쟁이 첨예화되어 있는 사회에서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말이다. 세종시 문제도, 4대강 문제도, 천안함 문제도 협상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승자와 패자가 극명하게 갈리고야 끝나게 될 모양이다.

경쟁이 극심한 사회 속에서 살아온 기간이 길어서인지 교민 사회에서도 상대방에 대한 평가는 지나칠 정도로 과격하다. 직 간접적으로 교민들을 상대로 하는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이기까지 하다. 나 자신부터 인격 수양이 덜 되어서인지 때때로 불평도 하지만 어떤 업종에 종사하는 교민이, 고객인 교민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하더라도 좀 감싸 안는 태도가 절실한 요즈음이다. 좀 더 훌륭한 전문인들이나 좋은 한인 업소가 많아지는 교민 사회가 되어야겠지만 그래도 이 먼 곳에서 전문 직종에서 일하는 한인들이나 한인 업소들이 있는 것은 고마운 일이 아니겠는가?

이제 천안함 문제는 UN으로, 월드컵 한국 대표팀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가 있다. 천안함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의 대표는 북한의 도발이라고, 북한에게 벌을 주어야 한다고 각국 대표들을 설득하고 있고, 북한 대표는 한국 정부의 날조된 이솝 우화 같은 허무 맹랑한 이야기라며 전쟁까지도 불사하겠다고 한다.

남북한이 작심만 하면 넘을 수 있는 비무장 지대를 사이에 두고 반 세기 이상을 온갖 무기로 맞서며 있기 때문에, 유감스럽게도 나에게도 전쟁이라는 단어는 낯설지가 않다. 전쟁, 투쟁, 싸움이라는 단어에 익숙한 군사 독재 정권을 통과해 온 한국 사람들이기 때문에 월드컵 응원에서도 ‘GO KOREA!’ 하면 될 것을 ‘FIGHTING KOREA!’라는 이상한 영어를 더 익숙하고 맞는 영어처럼 외친다. 차라리 ‘붉은 호랑이, 붉은 천사’라고 시작했으면 좋았을 것을 상대방을 위압할 ‘초강력’의 느낌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붉은 ‘악마’들이 응원 ‘전’을 펼치고 있다. 물론 나도 한국 대표팀이 이기기를 ‘대-한-민-국’ 열렬히 응원하고 있지만, ‘Fighting Korea!’라고 외치는 소리가, 유엔에서 전쟁 운운하는 북한 대표의 목소리와 겹쳐들리며 가장 우울한 월드컵 기간을 맞고 있다.

일리어드, 오딧세이 시대나 관우, 장비 시대에는 전쟁은 그나마 전쟁다웠다. 장수들이 대표로 나가 싸우고 패배한 장수 편의 병사들은 승복하고 피를 흘리지 않아도 되었다. 그런데 오늘 날의 전쟁의 모습은 전혀 다르다. 전쟁불사를 외치는 정치인이나 장군이나 각종 단체의 대표들은 생사가 직접 갈리는 최전방과는 먼 거리에서 목소리만 높일 뿐이다. 그들은 결코 적토마를 타고 청룡 일월도를 휘날리면 일합도 겨루지 않을 뿐더러, 폭탄을 실은 전투기를 타고 적지를 넘나 들지도 않을 것이다. 오늘날 장군들의 모습은 전혀 늠름하지 않다.

월드컵 축구 대표팀은 한국 내에나 해외에 나와있는 한국인들에게 그나마 위안을 주고 있다. 지난 번 월드컵 대회에서 너무 지나칠 정도로 험한 평가를 받았던 박주영 선수도 비록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지는 못했고, 아르헨티나 전에서도 자책골의 실마리를 제공했지만 열심히 뛰고 있다. 다음 번에 더 잘하면 된다. 젊은 선수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그러나 역시 우리를 가장 기쁘게 해 주는 것은 박지성 선수다. 그의 팔에 두른 주장(captain) 완장은 멋있어 보인다. 역시 완장은 완장을 두를 자격이 있는 사람이 차야 제 값을 하고 멋있어 보인다.

박지성의 주장 완장이 빛나는 것은 축구 선수로서의 실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말로만 명령하지 않고 스스로 최전방을 누비며 종횡무진 활약한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설사 잘못을 했을 때라도 우기거나 변명을 하지 않고 솔직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더 나은 다음 경기를 약속하고 실천해 나간다. 그리고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부러울 정도로 겸손한 태도를 갖고 있다. 진정한 주장의 자격은 박지성 선수의 모습 속에 배어 있다. 나이지리아와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최선을 다했는데 지면 어떤가? 다음 월드컵이 있는데. 전쟁과는 달리 스포츠의 매력은 다음 번에 대한 희망이 존재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과 해외에 나와서 각종 완장을 차고 있는 한국의 기성 세대들이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과 박지성 선수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으면 한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319] 서른여섯의 눈동자

댓글 0 | 조회 3,001 | 2005.10.25
혼자 사는게 심심하지 않느냐고 간혹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 아마 외롭지 않느냐고 묻는 말이리라. 곁에 사람이 있어도 외로울 수 있는 것이 인생인 것을…. 전자 매… 더보기

[317] 솔잎 향기 그윽한 추석을 맞다

댓글 0 | 조회 2,917 | 2005.09.28
바람 몹씨 사납던 지난 주말, 추석을 이틀 앞둔 날이다. 그 바람 속에서 악전고투로 공을 날려야만 하는 막힌 데 없는 골프장. 거의 제 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그럭… 더보기

[316] 목련이 피었네, 뚝뚝 떨어지네

댓글 0 | 조회 3,155 | 2005.09.28
자두빛 물먹은 목련이 피었네, 분홍색 화사한 벗꽃도 피었네. 소리없이 살금살금 봄이 찾아온 모양인가. 우리는 아직도 추위 속에서 떨고 있는데…. 볕발 좋으면 까짓… 더보기

[315] 골프장에서

댓글 0 | 조회 2,908 | 2005.09.28
참 변덕 많은 날씨가 뉴질랜드 날씨다. 나도 여기 살면서 날씨 닮아 그리 변덕스러워지면 어쩌나 슬며시 걱정도 된다. 파아란 하늘을 보며 기분좋게 달려가는 길인데 … 더보기

[314] 새 우 깡

댓글 0 | 조회 3,261 | 2005.09.28
새우 먹겠다고 바쁘게 달려온 세시간여의 여행, 그게 목적은 아니었지만 서울에서 모처럼 여행온 딸애를 위한 관광코스 중에 하나였기에 안내를 맡은 큰사위가 점심때를 … 더보기

[313] 바람이 흘리고 간 티끌이겠지…

댓글 0 | 조회 2,784 | 2005.09.28
친정 어머니가 아마 지금의 내 나이때쯤이라고 생각된다. 어느 날인가, 우리집엘 오셨는데 핸드백 안에서 불쑥 사진 한 장을 꺼내 내게 건네셨다. 모서리가 닳고 색도… 더보기

[312] 민들레 김치

댓글 0 | 조회 3,121 | 2005.09.28
비가 자주 내리더니 말라 붙었던 잔디가 기승을 부리듯 살아나고 온갖 잡초들이 서로 다투어 키자랑을 하듯 쑥쑥 모습을 드러낸다. 거기 빠질세라 민들레도 한 몫끼어 … 더보기

[311] 엄마 마음=딸의 마음

댓글 0 | 조회 3,140 | 2005.09.28
한국에서 딸을 보러 오셨다는 내 또래의 어머니와 그의 딸이 함께 그룹이 되어 골프를 치던 날이다. 마흔을 한참이나 지난 중년의 딸이 대학 다 닐 때에 같이 배웠다… 더보기

[310] 어떤 스케치

댓글 0 | 조회 2,988 | 2005.09.28
여기 문화에 익숙해질만큼은 살았는데 아직도 수영복 차림으로 남자들 앞에 다가서기가 민망스럽다. 평일의 오전에는 특히 호젓해서 남자들 세상 같아 더욱 어설프다. 쭈… 더보기

[309] 낙엽따라 떠난 갈색의 낭만

댓글 0 | 조회 3,025 | 2005.09.28
죽이 잘 맞는 자매님 내외와 흣날리는 낙엽따라 가을 여행을 떠난다. 눈물이 날 것만 같은 이 쓸쓸한 계절에 갑자기 들뜬 낭만으로 가슴이 설레인다. 계획없이 이루어… 더보기

[307] 진이의 유학일기

댓글 0 | 조회 3,262 | 2005.09.28
아주 가끔씩 나는 진이와 현이 남매가 생각난다. 그들은 지금 한국에서 어찌 지내고 있을까? 학교는 제대로 다니고 있는지, 아니면 돈 번다고 정말로 우유배달을 하고… 더보기

[306] 다알리아 아줌마

댓글 0 | 조회 3,178 | 2005.09.28
소담스럽게 핀 다알리아꽃이 방긋방긋 웃으며 휀스넘어로 윙크를 보내오는 그 집. 유난스럽게 키가 크고 잘 생긴 갖가지 색깔의 꽃들을 보며 길을 지날 때마다 그 집 … 더보기

[305] 추억의 손수건

댓글 0 | 조회 3,041 | 2005.09.28
"엄마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꼭 건강하셔야 해요.” 보통 때와 다르게 은근하고 진지한 목소리가 갈증나게 내 귀를 간지럽힌다. “지금 어디시여?” 늘상 알면서도 … 더보기

[304] City의 밤 풍경

댓글 0 | 조회 2,930 | 2005.09.28
참 오래간만에 City에 나와 밤 거리를 걸어본다. 기승을 부리던 낮 더위가 먼 나라 이야기인양 살갗에 닿는 바람이 마냥 시원해 나도 모르게 옷깃을 여민다. 낮의… 더보기

[303] 아름다운 세상

댓글 0 | 조회 2,913 | 2005.09.28
며칠 전 내 편지함에 낯선 편지 한 통이 꽂혀 있었다. 복조리가 사진으로 찍혀 있는 근하신년 대한민국 우체국 카드였으니 분명 한국에서 보내 온 내 것이 틀림없었다… 더보기

[301] 쨈돌이 파이팅!

댓글 0 | 조회 3,107 | 2005.09.28
“주님 오늘도 그 아이에게 힘을 주시고 용기를 주시어 어렵지 않은 하루로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해 주소서” 요즈음 내 기도는 그렇게 시작되고 끝이 난다. 일곱살… 더보기

[299] 사랑하는 나의 진정한 친구 K에게

댓글 0 | 조회 3,294 | 2005.09.28
해도 마지막 저무는 달이 다가왔군요. 달랑 한장 남은 카레다 앞에서 선뜻 그 마지막 한 장을넘기기가 아쉬워 마냥 그대로 두어 보지만 결국 시간은 흘러가고 아무 의… 더보기

[294] 베티의 웃음소리

댓글 0 | 조회 2,771 | 2005.09.28
무슨 꽃일까? 부스럼 앓는 나무처럼 꺼칠한 고목나무에서 바람결에 떨어져 내린 손톱같이 가느다란 꽃잎이 온통 바닥에 하얗다. 소복하게 차를 뒤덮은 어느날 아침 긴 … 더보기

[288] 영정 사진을 찍으며

댓글 0 | 조회 3,228 | 2005.09.28
아직은 아니에요. 10년쯤 후에나 찍으세요” 누군가가 던진 달콤한 위로의 말에 귀에 솔깃했던 순간을 생각하며 씁쓸하게 웃어본다. 어느 포토 샵에서 영정 사진을 찍… 더보기

[275] 언니가 오셨네

댓글 0 | 조회 3,085 | 2005.09.28
요즈음 제법 살맛이 난다. 사람은 더불어 사는 사람이 있을 때 행복하다는 것을 다시금 실감하면서…. 언니가 오셨다. 인생살이가 그렇듯이 한지붕 밑에서 철없을 때 … 더보기

천백만 불의 집!

댓글 0 | 조회 2,846 | 2013.11.27
人生(인생)에 있어서 좋은 친구와 함께 사는 것이 개인의 기쁨이라면, 좋은 이웃과 사는 것은 가족의 행복입니다. 좋은 이웃과 함께 사는 것은 마치 꽃향기 가득한 … 더보기

가난을 팔고 부자 되세요!

댓글 0 | 조회 2,625 | 2013.11.12
사람들은 모두 잘 살려고 한다. 더 많이 얻고, 더 높이 오르고, 더 유명해 지고, 더 행복해 지기 위해서, 여러 가지 삶의 길을 걸어가고 문을 두드린다. 어떤 … 더보기

때론 거북이가 행복하다

댓글 0 | 조회 2,162 | 2013.10.22
현대 문화를 한마디의 말로 표현하라면 속도의 문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히나 정보화 시대를 지향하는 지금, 속도는 누구에게나 풀어야 할 과제이며 화두로… 더보기

이 세상에서 가장 이기적인 동물 - 인간

댓글 0 | 조회 5,214 | 2013.10.09
우리의 옛날 속담에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라는 말이 있는데 조금 어려운 말로는 감탄고토(甘呑苦吐)라는 사자성어로 쓴다. 우리의 이기적인… 더보기

번뇌와 수행

댓글 0 | 조회 2,320 | 2013.09.24
절에 있다 보면 가끔씩 평일에 예고 없이 찾아오는 손님들이 있게 마련이다. 물론 나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거나 절에 업무적으로 볼 일이 있어서 찾아오는 경우를 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