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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 속에는 과거의 경험이 간직되어 있다가 그것이 현재의 삶에 영향을 미칩니다. 현재의 모습은 과거의 경험을 통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경험은 현재와 분리되어 단순히 과거의 경험으로만 존재하지 않고 오늘에 살아서 현재의 삶에 영향을 미칩니다. 부모의 현재 삶에도 과거의 많은 경험들이 영향을 미칩니다. 그 중에 어린 시절의 자신의 부모와 경험은 현재의 자녀와의 관계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어린 시절에 자신의 부모로부터 엄격한 환경 속에서 숨막히게 살았던 부모는 자신의 자녀에게는 부모의 구속이나 속박없이 맘껏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많이 주면서 키우고 싶어합니다. 또 다른 경우 어려서 자신의 부모가 너무 바쁜 나머지 방임하여 거의 혼자 지낸 사람은 부모의 세세한 관심이 아쉬워 자신의 자녀에게는 아주 깊은 관심을 헌신적으로 쏟아주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부모의 이런 노력은 의식적인 행동들입니다. 의식적으로 부모 자신이 과거에 너무나 아쉬웠던 경험을 자녀에게는 물려주지 않으려고 열심히 노력하지만 다른 순간 무의식적으로는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부모가 자기에게 보여주었던 아쉬웠던 행동들을 그대로 답습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의식적으로는 자녀를 맘껏 풀어주려고 노력하다가도 어느 순간 자기도 모르게 자녀를 엄격하게 조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다른 경우 의식적으로 깊은 관심을 기울여 주다가도 부모로부터 방임이나 냉정함 속에서 성장한 부모는 어느 순간 자녀에 대해 무관심해지고 냉정해지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아마도 모든 부모들이 자신의 눈앞에 있는 아이를 보지만 실상 내 아이를 그대로 본다기 보다는 부모의 어린 시절을 자녀에게 투영하여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에게 부모의 어린 시절이 투영될 경우, 아이가 무척 원할 것이라고 부모가 자녀를 위해 헌신하여 마음을 써 준 것이 자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대체로 부모가 받고 싶었던 것을 자녀도 받고 싶었을 것이라고 착각하여 자녀에게 주게 됩니다.
순수하게 자녀에게 베풀어준 부모의 관심과 사랑은 자녀가 개성을 맘껏 발휘하도록 돕습니다. 그러나 자녀를 향한 지대한 관심과 노력이 자녀에게 투영된 부모의 어린시절을 보상하기 위하여 쏟아질 때 자녀의 개성은 왜곡되고 자녀의 방향이 아닌 쪽으로 자녀의 삶이 이끌어집니다.
자녀에게 너무 치우친 관심이 순수하게 자녀를 위한 것이 아니고 궁극적으로 부모의 어린 시절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한 것임을 깨달을 때, 그때 비로소 자녀를 있는 그대로 제대로 보게되고 부모가 원하는 것이 아닌 자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자녀에게 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