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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저녁이면 따뜻한 집으로 돌아와
다정한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언제나 즐겁고 행복한 삶을 누리는 당신.
하지만 바로 그 순간에도
행복이라는 말조차 모른 채 진흙탕 속을 뒹글며
오직 빵 한 조각을 위해 싸우다가
‘예스, 노’ 라는 말 한 마디 때문에 생사가 오가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
생각해보라. 이것이 과연 인간인지....
한 올의 머리카락이나 이름도 없이
무뇌아나 한겨울 개구리처럼 텅 빈 두 동공과
생리마저 얼어붙어버린 그런 여자들이 있다.
생각해보라, 이것이 과연 인간인지....
난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당신 스스로 깊이 깨닫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물론 당신 가족들도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따뜻한 집에 있을 때든, 혼자 길을 걸을 때든
잠자고 있을 때든, 깨어있을 때든
항상 가슴 깊이 반추하며 살아가기를 바란다.
그러지 않으면 당신 가족은 용서받지 못할 것이며
결국,
당신도 자식들로부터 버림받는 아버지가 될 것이다.
글쓴이: 프리모 레비
♣ 쉐마(Shema)는 ‘너희는 들어라’ 라는 뜻. 유태교의 ‘주기도문’ 같은 것으로 유태인은 어릴 때부터 이것을 가르쳐 성인이 되면 아침, 저녁마다 쉐마를 부르며 기도하는데, 이 시의 마지막 몇 구절은 그것을 재구성한 것이다.
- 이산하 편역 <살아남은 자의 아픔>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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