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틴전시 플랜 (Contingency 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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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틴전시 플랜 (Contingency Plan)

0 개 2,013 한일수

벌써 오래 전 이야기이다.. 미국에서 가발 행상으로 돈을 모았던 어떤 교민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항상 위험과의 전쟁이었다. 흑인 촌을 누비고 다녔기 때문에 장사도 잘 되었지만 강도의 습격을 피할 수가 없었다.. 하루는 대낮에 강도를 만났는데 시내버스 안으로 피했으나 버스 안에까지 쫓아와 위협하는 바람에 돈을 털렸다.

 

그러나 사타구니 깊숙이 감춰둔 고액권은 안전할 수가 있었다. 피땀 흘려서 번 돈을 강도에게 빼앗긴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분산 보관했던 것이다 .“달걀은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라는 속담이 있다. 삼성그룹에서는 임원들이 단체로 해외 출장을 가게 될 때 같은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는다고 한다. ‘재산삼분법’ 이란 말도 있다. 재산을 부동산, 현금, 주식 등 어느 한군데만 집중적으로 보유하고 있으면 불안하다. 적절히 분산해서 보유해야 어느 한 쪽이 위기가 와도 다른 쪽으로 버틸 수가 있기 때문이다. 자산 가치가 막대한 재벌 그룹이 유동성 부족으로 파산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일가족이 한 차에 전부 타고 여행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30여 년 전 경부고속도로에서 형제 가족 8명이 현대 스쿠퍼(스포츠형 승용차)로 운행 도중 사고로 몰사한 사건이 있었다. 시골 계시는 부모님 칠순 잔치를 끝내고 상경 길에 참변을 당한 것이다. 4인승이지만 유아가 4명이라 한 차에 8명이 탑승한 것이다. 그 집안은 완전히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수년 간 나를 돌봐주었던 여직원의 일이었으므로 경악을 금치 못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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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서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여 대처 방안을 강구해두고 있다. 정부나 가정도 마찬가지이다. 국가 간의 전쟁, 유가(油價) 동향, 자연재해 발생, 대규모 노사분규, 통화 가치의 급격한 변동 등 환경변화의 선행 지표들을 미리 설정하고 어떤 징후가 나타날 때 조기 경보 시스템을 작동해서 대응해 나가는 것이 컨틴전시 플랜이다. 1997년 말 외한위기 때 많은 재벌 기업들이 파산하고 가정이 해체 되는 등 시련을 겪은 일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1998년에는 오클랜드 중심가 CBD 일대가 수일 동안 지속된 정전 사고로 큰 혼란을 겪으며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 일도 있었다. 충분히 예측되었던 사태였음에도 무방비로 대처해와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고 만 것이다. 

 

금년 들어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악화로 전 세계가 패닉(Panic)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인류문명사의 전환점을 잉태할 수 있는 이번 사태는 그동안 선진국이라고 믿었던 나라들에서 더 많은 혼란과 피해가 일어나 경각심을 일으켜주고 있다. 영국, 이태리, 스페인, 독일 등 유럽 선진국들은 물론 그동안 세계 최강국으로 군림하면서 육해공(陸海空) 어느 분야에서든 막강한 군사력과 첨단 핵무기를 보유한 미국의 코로나 바이러스 대처 능력은 강대국, 선진국의 개념을 다시 생각하도록 해주고 있다.

 

미국은 확진자 수가 120만 명을 넘었고 사망자 수도 7만 명을 초과해 절대 숫자는 물론 인구 비례로 본 비율도 세계 최고 이다. 그동안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안들에 대해서는 깊숙이 관여해오고 있었던 미국이 정작 미국 국내에서 벌어질지도 모르는 위기 사태에 대해서는 준비가 부족했던 게 사실로 들어나고 있다. 건강 문제는 개인이 책임질 일이지만 전염병은 개인 문제가 아니므로 포괄적인 국가의 통제 하에 대책이 실행되어야 할 일이다. 

 

미국의 의료시스템은 이런 전염병에 대해서 부실하게 운용되고 있다는 평가이다. 확진 검사를 받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개인 부담으로 해야 되고, 환자 치료도 개인 부담으로 해야 되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으니 가난한 개인들은 관리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고 확진자와 사망자가 계속 늘어만 가는 사태가 벌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오히려 한국은 초기에 코로나 사태를 심각하게 겪었으나 정부와 국민이 일사 분란한 대처로 피해를 최소화하여 세계적인 찬사를 받고 있다.   

  

개인의 자유를 지극히 중요시하는 미국에서 국민 통제가 어렵기도 하겠지만 이곳 뉴질랜드인들의 시민의식은 높이 살만하다. 알아서 행동하고 정부 방침에 철저히 따르는 태도를 엿볼 수가 있다. 그래서인지 확진자 수도 적을뿐더러 사망률도 현저히 떨어짐을 알 수가 있다. 물론 도시의 인구 집중이 적고 평소에 밀집된 공간에서 즐기는 문화보다는 야외 공간 활동을 즐기는 생활방식의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개인 생활에 있어서도 컨틴전시 플랜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기회가 되기도 하였다. 불시에 찾아든 위기로 인해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국에서 흔한 일이지만 직장인들이 갑자기 퇴사를 강요당하고 있다. 이는 흔한 일이고 예측 가능한 일이므로 직장에 잘 다니고 있더라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미리서 퇴직 후 대책을 세울 만 하다. 기술을 연마한다던지 제2의 직업 조사를 해본다던지 경제적인 게 아니더라도 취미나 특기를 개발해서 인생 설계를 해볼 수 있는 일이다. 그렇지 않고 막연히 반복적인 생활만 하다가 퇴직 당하면 공황장애(恐慌障碍)를 유발하는 수도 있다.

 

위기 상황은 개인의 힘으로 피해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정부의 경보 단계에 따라 거기에 순응하면서 적합한 활동을 배정하여 시간을 활용해 나가니 좋은 기회가 되기도 했다. 4단계에서 자가 격리가 의무화되었어도 산책은 가능했으므로 평소에 소홀했던 비치 산책을 가족과 함께 나가보니 새로운 활력을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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