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아난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아난다

0 개 1,934 한일수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동시에 국내 정세도 파국 일보 직전까지 치닫고 있는 느낌이다. 마치 격한 풍랑(風浪)을 맞고 있는 항해 중인 배안에서 서로 ‘네 편이 옳다, 내 편이 옳다’ 하고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싸우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착잡하다. 이런 때에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은 지하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후손들에게 들려 줄 가르침을 받고 싶다.           

 

한국 근대사의 선각자요 스승이며 대한제국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낸 안중근 의사이다. 그는 동양평화를 해치는 원흉이며 대한제국 국권 침탈의 두목인 일본의 최고 충신,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1909년 10월 26일, 만주 하얼빈 역에서 세발의 총알로 보기 좋게 사살하였다. 만주 여순 법정에서 피고 안중근에 대한 심문이 진행 될 때 안중근 의사는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할 수밖에 없었던 그의 죄과 15개 항목을 일일이 나열해 누가 원고인지, 피고 인지 모를 정도로 재판정은 엄숙했다고 한다. 마치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심문하는 것과 같은 광경이었다는 것이다.

 

조선 왕조는 정조대왕이 1800년 19세기가 시작되자마자 승하 한 후 급격한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 때 정조의 나이 50이었으니 조선의 장래를 위하여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 뒤를 이은 순조는 11세에 왕이 되어 수렴청정과 세도정치가 시작되고 당파싸움과 연계되어 조정은 날로 약해지고 외척들의 득세로 민생은 도탄에 빠졌다. 이런 와중에 홍경래 난이 일어나 조정은 더욱 나약해져갔다. 더군다나 근대화를 앞당길 수도 있었던 천주교의 유입이었는데도 세계사적 탄압으로 서구 문물의 도입이 원천 봉쇄되었다. 개혁 성향의 효명세자는 충실히 왕권수업을 실행하고 있었으나 젊은 나이에 갑자기 죽고 순조마저 세상을 떠나자 세손(世孫)인 8세의 헌종이 즉위하니 수렴청정과 외척(外戚)세력의 세도정치는 날로 기세를 떨쳤다.

 

헌종이 후사 없이 승하하자 적통이 아닌 먼 왕족출신 강화도령 철종을 영립하게 되고 철종 또한 후사 없이 승하하자 역시 먼 왕족 출신의 12살의 고종을 영입하게 되니 이 때가 1864년이다. 대원군의 섭정이 10년 동안 이루어 졌고 1874년부터 고종의 친정 체제가 시작되었으나 대원군과 민씨 세력 간의 알력, 한반도를 둘러싼 일본, 청나라, 러시아 3국의 세력, 여기에 부화뇌동하는 친일, 친청, 친러 파 등이 싸움을 벌였고 개화파와 수구파 등 알력으로 조정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기울어져가고 있었다.    

 

한편 일본은 임진왜란 이후 도쿠가와 막부 체제가 정착되어 에도(지금의 동경) 시대를 열어 국가를 안정화하고 에도라는 거대한 소비도시를 만들어 상업과 물류 이동이 촉진되고 근대화된 도시 경제 기반을 구축해나갔다. 1854년 페리제독에 의해 개항을 하고 1868년에 메이지유신을 단행하여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구축하니 일본군국주의 시대가 태동한 것이다. 이토 히로부미는 이 시기에 해외 유학에서 돌아와 일본 제국의 헌법을 기초하고 수차례에 걸친 내각 총리대신을 역임했으며 을사늑약 이후 한반도 합병의 총책으로 초대 통감을 지내고 있었다. 이러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자 전 세계는 경악했고 일본 정부는 큰 충격에 휩싸이게 되었다.

 

d352272d5f6ce1b0dfc5f0db37026e54_1568084716_0776.jpg
 

지난 8월 24일에는 교민들로 구성된 음악인들이 모여 뜻 깊은 연주회를 열었다. 특히 조성규 지휘자에 의해 작곡되고 초연(初演)된 ‘안중근’ 곡은 많은 것을 일깨워 주었다. 곡이 연주되는 동안 안중근 의사의 친필 휘호 ‘一日不讀書口中生荊棘(일일불독서구중생형극 -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아난다)을 그대로 시연(試演)한 서예 퍼포먼스는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 왔다. 이 어록은 사형이 집행되기 며칠 전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써내려간 유언이다. 안 의사는 손가락 낙관을 사용했는데 왼손 무명지(無名指) 마디가 없는 것은 동지들과 독립투쟁 결의를 하면서 단지동맹(斷指同盟)을 맺었기 때문이다.

 

d352272d5f6ce1b0dfc5f0db37026e54_1568084676_6841.jpg
 

이토 히로부미 한 사람을 죽였다고 해서 대한 독립이 지켜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안중근 의사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힘이 부족해서 나라를 빼앗기게 된 것이다.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지식을 축적해야 된다는 말이다. 노벨상 수상 국가 중 일본은 아시아 최고로 8위인 25명을 기록하고 있으며 거의가 기초 과학인 물리, 화학, 생리의학 상이 차지하고 있다. 한국이 수상한 평화상 하나와 비교할 때  얼마나 차이가 많은가? 기초학문 분야에 엄청난 투자를 하여온 일본정부와 비교해볼 일이다. 최근 아베 정부의 한국에 대한 소재부품 수출규제 조치에 우리가 당황하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소재부품 개발이 몇 년간에 되는 것도 아니고 수 십 년을 투자해야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국제관계에서는 영원한 우방도 없고 영원한 적도 없다. 오직 자기 나라의 이익만이 있을 뿐이다. 강대국의 자비만을 기대할 수도 없다. 자기민족을, 자기 나라를 스스로 보호할 능력이 없으면 지배를 받기 마련이다. 이러한 현실을 통탄하고 안중근 의사는 1910년 3월 25일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으며 그로부터 5개월 후 4300년 동안 이어온 단군조선 이래의 한민족 국가의 적통이 완전히 일본의 손아귀에 들어간 것이다.

 

최근 20-30년 동안 한국의 위상은 과학 기술면에서, 산업부문에서, 스포츠/문화면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해왔으며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진입했다.  세계 유수 대학의 우등생은 한국학생이 휩쓸고 있으며 그 다음이 유태인, 독일인 순서라고 한다. 유태인은 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하나 노벨상 수상자 비율은 23%에 이르고 있다. 안중근 의사의 어록을 다시 음미하면서 우리의 나아갈 길을 다짐해볼 때이다. 

컨틴전시 플랜 (Contingency Plan)

댓글 0 | 조회 2,014 | 2020.05.12
벌써 오래 전 이야기이다.. 미국에서 가발 행상으로 돈을 모았던 어떤 교민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항상 위험과의 전쟁이었다. 흑인 촌을 누비고 다녔기 때문에 장사도 … 더보기

운명은 전설처럼 찾아온다

댓글 0 | 조회 1,977 | 2016.05.12
오클랜드 전원일기 (1)뉴질랜드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하겠다고 이민 준비를 할 때부터 운명은 바뀌기 시작했다. 배달겨레의 자손이 바다 밖으로 나가 살게 된 것은 극… 더보기

무애의 정신으로 생명과 자유를……

댓글 0 | 조회 1,969 | 2017.02.08
“박물학자들이 벼룩을 보니 그 벼룩보다도 더 작은 벼룩이 붙어서 뜯어 먹고 있다. 그리고 이 벼룩에는 더 작은 벼룩이 붙어서 뜯어먹으니 그렇게 한 없이 계속된다.… 더보기

오클랜드 한인의 날 회고

댓글 0 | 조회 1,953 | 2019.04.10
뉴질랜드 한인 사회의 원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견해가 있을 수 있다. 우리보다 이민 역사가 빨리 시작된 이웃 호주의 경우 정부가 매해 발행하는 1958년도 연감… 더보기
Now

현재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아난다

댓글 0 | 조회 1,935 | 2019.09.10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동시에 국내 정세도 파국 일보 직전까지 치닫고 있는 느낌이다. 마치 격한 풍랑(風浪)을 맞고 있는 항해 중… 더보기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댓글 0 | 조회 1,921 | 2016.11.08
벌써 30여 년 전에 들은 말이지만 지금도 새겨들을 만한 이야기가 있다. 어느 외국인 바이어(Buyer)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자기가 알기… 더보기

정치도 마케팅이다

댓글 0 | 조회 1,887 | 2017.05.23
정치는 국민의 마음을 읽는 예술이다. 정책과비젼이 국민의 여망과 시대정신에 부합하여유권자에게 만족을……1956년 5월 3일 서울의 어느 이발소에서 일어난 일이다.… 더보기

로마제국의 황제와 한국의 대통령

댓글 0 | 조회 1,885 | 2018.04.11
로마제국의 황제들 잔혹사를 떠올리며청와대 주인들의 잔혹사와 대비해본다.일제의 잔존으로 내려온 청와대 터를 옮겨……지구상에 영원한 것이란 없다. 고대 로마는 BC … 더보기

퀸스트리트에 펼쳐진 홍익인간

댓글 0 | 조회 1,873 | 2016.12.07
민족사학자 단재 신채호(丹齋 申采浩, 1880.12.8. - 1936.2.21.) 선생은 일찍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라고 설파했다. 한국이 205… 더보기

런던 스모그와 서울의 미세먼지

댓글 0 | 조회 1,867 | 2018.05.23
1952년 런던에서 대규모 스모그 참사가 일어났다.서울도 걱정이다.쾌적한 공기는 인류가 생존하기 위한 절대 절명의 자산인데……우리는 흔히 ‘런던’하면 안개를 연상… 더보기

느림의 아름다움

댓글 0 | 조회 1,861 | 2015.07.28
신입 사원 시절에 성질이 따발총 콩 튀기 듯 하던 과장 밑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다. 하루는 무슨 업무 처리 문제로 따발총이 콩 튀기 시작했는데 나한테 불호령이 떨… 더보기

이상향 理想鄕

댓글 0 | 조회 1,848 | 2017.02.22
공해 없는 아름다운 자연 환경에 최고의 복지 국가,입시 지옥이 없고 교육비 걱정이 없다는 이 나라의모습이지만 이상향은 개인의 마음속에…신석정 시인은『그 먼 나라를… 더보기

이 찬란한 을미의 아침에

댓글 0 | 조회 1,843 | 2015.01.14
“인생은 문틈으로 백마가 지나가는 것을 보는 것 같이 짧다(人生如白馬過隙)”라고 어느 시인은 말했다. 과연 그렇다. 뉴질랜드에 와서 현지 생활에 취미를 붙이면서 … 더보기

피는 물보다 진하다

댓글 0 | 조회 1,840 | 2018.05.09
얼어붙은 한반도에 봄은 찾아오는가?수천 년 동안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우리의 국토인데 왜 금단의 땅이 되어 ……​2016년 11월16일에 오클랜드의 노스 하버 스타… 더보기

147 식구를 거느리는 남자

댓글 0 | 조회 1,830 | 2016.05.25
오클랜드 전원일기 (2)짐승들도 자기 가족은 알아본다. 아주 사나운 셰퍼드(Shepherd)이지만 주인한테는 상냥함은 물론 한 집안에서 생활하는 다른 동물들을 헤… 더보기

코리안 디아스포라

댓글 0 | 조회 1,804 | 2019.07.09
우리가 이민 온 후 2000년대 들어 한국사회도 급속히 다민족화, 다문화화라는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이주 노동자, 국제결혼에 의한 이주자로 발생한 현상이지만 우… 더보기

생활의 발견

댓글 0 | 조회 1,756 | 2020.12.09
코로나 19로 얼룩진 경자년(庚子年)을 보내며임어당(林語堂, 1895-1976)은 근대 중국의 대표적인 지성인이자 소설가, 문명 비평가로서 국제적인 인물로 꼽힌다… 더보기

신 노인시대를 어떻게 즐길 것인가?

댓글 0 | 조회 1,754 | 2023.03.15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공자의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공자는 한번뿐인 인생을… 더보기

살롱음악

댓글 0 | 조회 1,748 | 2017.09.12
살롱음악은 이제 상류층의 전유물이 아니다.뉴질랜드에서는 중산층의 폭이 넓어누구나 마음먹고 행동하기에 따라 중산층이 되어……서울에서 살 때 아내와 나는 항상 우리가… 더보기

서울대생이 안 되는 것

댓글 0 | 조회 1,722 | 2017.04.27
모든 분야에서 일류를 지향하는 서울대생,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뚝심, 강기, 포용력에서발산하는 카리스마가 요청되는 ……“누군가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돌려 관악… 더보기

북극권에 진입하다

댓글 0 | 조회 1,717 | 2020.08.12
북극권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5)북극권 진입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지구의 북쪽 끝이라는 노스 케이프에서 펼쳐든태극기는 통일의 염원을 담고……여름에는 해가지지 않… 더보기

방탄소년단과 한민족의 신바람 문화

댓글 0 | 조회 1,716 | 2019.08.13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원래 독일의 괴테가 ‘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라고 말한 바 있는데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이 말을 입에 담고 … 더보기

독도는 한국땅

댓글 0 | 조회 1,712 | 2020.10.27
'독도는 한국땅'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를 조상 대대로 물려받아 살아온지 4353년, 그러나 110년 전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고 온갖 굴욕을 참으며 살아온 우리 … 더보기

요동치는 코리안의 물결

댓글 0 | 조회 1,693 | 2021.10.12
바야흐로 민족중흥의 기운이 우리시대에 다가온 것일까? 21세기 들어와 떠오르는 태양으로 한민족이 세계사에 등장한 것일까? 한류(韓流 Korean Wave)의 물결… 더보기

21세기 문명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댓글 0 | 조회 1,680 | 2018.02.28
21세기 제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새로운 문명은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그 속에서 새로운 휴머니즘을 발견해야……일본의 식민지 치하에서 조국이 신음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