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여행 종결자, 삼랑성 전등사(三郞城 傳燈寺)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감성여행 종결자, 삼랑성 전등사(三郞城 傳燈寺)

0 개 886 템플스테이

76e5d5048e9b2be7fed3d8a7b7ebfac6_1641865068_6858.png
 

철통 요새 속, 피안(彼岸)의 역사·문화기지


단군의 세 아들이 쌓았다는 삼랑성(三郞城)에 둘러싸인 신화(神話)의 절.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왕조실록을 지켜낸 역사의 절. 병인양요 때 프랑스 함대의 침략을 막아낸 호국의 절. 돈을 떼먹고 다른 남자와 야반도주한 정인(情人)의 참회를 바라는 마음에 도편수1) 가 대웅보전 지붕 밑에 벌거벗은 여인을 조각해 넣었다는 해학의 절.


역사에 ‘만약’이란 가당찮지만 전등사가 유산으로 남지 않았다면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잃어야 했을까? 고구려 소수림왕(381년)에 창건된 이래 전등사는 한국 최고(最古)의 사찰답게 1,600년 이상의 세월을 품어온 역사와 문화의 기지로 남았다. “다행이다!”


76e5d5048e9b2be7fed3d8a7b7ebfac6_1641865091_6719.png
▲ 전등사 대웅보전 밑의 나부상

전등사에 찾아갈 때엔 성의 남문을 통하는 것이 좋다. 템플스테이 사무실까지 정비된 산책로가 가경(佳景)이고, 영조 15년(1739)에 건립된 남문의 문루(門樓)- ‘종해루(宗海樓)’를 통과할 때면 역사의 한 자락에 휩쓸리는 기분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일주문과 불이문 없이 지어진 삼랑성 전등사의 정체성을 단번에 체득하는 순간이자, 몽골의 침략을 받아 이곳으로 도읍과 궁궐을 옮겼던 고려의 역사와 조우하는 순간이다.


궁궐도, 성벽과 망루를 지키던 병사도 자취를 감춘지 오래지만, 전등사를 외호(外護)한 삼랑성은 묵묵히 동서남북에 트인 문을 열어 예나 다를 바 없이 차안2)(此岸)의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4곳의 전각, 4색의 개성


전등사 템플스테이는 공식 홈페이지와 네이버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뭐든 찾아가는 방법과 사찰의 소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과 주의사항 등을 자상하게 안내하고 있다. 다만 화장실이 방 안에 마련되어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참가비의 차이가 발생하니, 공동 화장실과 공동 세면장 이용에 불편함이 없다면 갈등 없이 예약 버튼을 눌러도 좋겠다.


전등사는 월송요(月松寮), 적묵당(寂黙堂), 강설당(講設堂), 전등각(傳燈閣), 4곳의 전각에 숙소를 마련하고 있다. 매 전각들의 침소가 청결하게 정돈되어 있고, 전등각을 제외하곤 3곳 모두 대웅보전과 공양간 부근에 위치해 접근성이 탁월하다. 동문 밖에 위치한 전등각도 산보하며 오가기에 무리가 없어 어디에 머물든 전등사를 체험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더욱이 창호(窓戶)를 열어젖혀 선선한 가을을 방내로 들이면, 창호(蒼昊)3)가 그려낸 풍경화를 감상할 수 있다. 항아리, 느티나무, 코스모스, 들풀들……. 방마다 제각각 오브제(objet)를 두었으니, 이토록 다채로운 전시회가 또 어디 있을까? 계절 따라 변하는 작고 느린 차이마저도 감상하게 만드는 것, 전등사 템플스테이의 매력이다.


76e5d5048e9b2be7fed3d8a7b7ebfac6_1641865147_7617.png
 

전등사가 전등사를 전시하는 방법


일말의 눈썰미가 있다면 전등사 곳곳에 허투루 놓은 게 없다는 걸 알게 된다. 큐레이터가 장고(長考) 끝에 작품을 화랑에 걸듯 구석구석 고심의 흔적이 느껴진다.


선불장 지하에 마련된 공양간만 하더라도 곳곳에 걸출한 화가들의 작품들이 손님을 맞이하고 있고, 발우공양을 진행하는 입식 탁자 위 유리창으로 너른 하늘이 내비친다(종루의 목어는 공양간으로 이사해 하늘을 바다 삼아 헤엄치고 있다!). 창가 벤치형 테이블에는 카페처럼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게 전원이 마련되어 있다. 들창 너머 상록수 군락을 바라보며 공양이라도 할 때면 테이블 옆에 놓인 판화가 이철수씨의 ‘공양송’ 처럼 ‘온몸  온 마음으로 온 생명을 섬기겠다’는 마음이 절로 동한다


76e5d5048e9b2be7fed3d8a7b7ebfac6_1641865168_0512.png
 

전등사의 세심한 전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전통과 현대를 절묘하게 접목한 무설전(無說殿)은 가히 역대급이다. 통일신라시대의 건축 문법을 답습하지 않고 시대정신을 담으려 노력했다는 법당 내부에 유럽의 성당에서나 볼법한 프레스코(fresco) 기법의 후불벽화가 모셔져 있고, 흰색으로 통일된 본존불(本尊佛)과 협시불(脇侍佛)4)의 풍모는 새롭다 못해 충격적이다. 지금껏 겪어보지 못했던 광경에 넋을 놓고 있을 때, 이웃집 아저씨와 아줌마, 아이돌의 얼굴을 차용해 협시불을 조성했다는 설명을 듣고 나면 모든 존재에 불성이 가득하다는 부처의 가르침을 형상화한 점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76e5d5048e9b2be7fed3d8a7b7ebfac6_1641865180_2012.png
 

신발을 벗지 않고 입당할 수 있는 법당의 구조나, 천정을 장식한 999개의 연등, 입출구의 동선에 배치한 갤러리 서운(瑞雲)까지, 무설전은 ‘오늘의 사람들’을 위해 정교하게 설계된 ‘오늘의 법당’이었다.


문화로 물든 전등사의 가을


“전등사가 보유한 중견 화가의 작품이 200점이 넘어요.”


목을 축이기 위해 들른 다실 죽림다원에서 김태영 팀장이 설명을 덧붙였다. 2005년부터 전등사 템플스테이를 일궈온 그는 베테랑이다. 아마도 절에 스민 정갈함, 세련됨이란 정서는 그의 손끝을 거쳤으리라.


전등사는 가을마다 인천광역시와 협력해 삼랑성역사문화축제를 연다. 축제 기간에 가을음악회와 영산대제 등의 공연도 있고, 조선왕조실록을 지켜낸 정곡산사고(鼎足山史庫)에서 중견작가들의 미술 전시회도 연다. 전등사에 전시된 그림들의 출처다.


76e5d5048e9b2be7fed3d8a7b7ebfac6_1641865210_0985.png
 

감성충전소, 전등사 템플스테이


가을이 아니더라도 전등사는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가을에 이르러 전등사는 깊은 감성에 젖는다. 성곽을 따라 산책하는 것, 툇마루에 앉아 소일하는 것, 성수동 카페보다 힙한 죽림다원에서 차 한잔 하는 것, 공양하고 예불하는 것 모두 감성여행으로 종결된다. 그저 전등사라는 화폭에 나 하나 던져 놓으면 완성되는 그림이랄까!


전등사는 그런 곳이다. 오래됐지만 좋은 것(Oldies but Goodies)을 넘어 오래됐지만 새로운 것(Oldies butNewness), 전통과 현대와 조우하며 잊고었던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곳! 전등사는 1,600년의 전통을 간직한 오늘의 문화전초기지다. 


76e5d5048e9b2be7fed3d8a7b7ebfac6_1641865232_7299.png
 
1) 도(都)편수란 집을 지을 때 책임을 지고 일을 지휘하는 우두머리 목수를 일컫는다.
2) 나고 죽고 하는 고통이 있는 현세를 뜻하며, 사바세계 저쪽에 있는 깨달음의 세계란 뜻의 피안(彼岸)의 상대어다.
3) 맑고 푸른 하늘
4) 본존불(주로 석가모니불) 좌우에 모신 불상을 뜻한다. 전등사에는 지장, 보현, 문수, 관음 총 네 분의 보살을 협시불로 모시고 있다.

인천광역시 강화군 길상면 전등사로 37-41
032-937-0152

■ 제공: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오늘은 상체 근력 키우는 날!

댓글 0 | 조회 895 | 2022.01.27
‘1일 1요가 챌린지’매일 정해진 시간에 무언가를 꾸준히 반복적으로 해나간다는 것, 결코 쉽지 않은 것 같아요.1월부터 시작된 ‘눈뜨자 마자 요가’ 1일 1요가 … 더보기

우리집

댓글 0 | 조회 994 | 2022.01.27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처음 내 집이라 갖게 되니뒷마당까지 덤으로 딸려왔습니다복숭아나무는 달랑 두 개만 열리고도 거드름을 피우구요저렇게 많은 별별 꽃들은 집주인을 … 더보기

요즘 갑이 어디있나요, 같이 을 하는 거죠...

댓글 0 | 조회 1,105 | 2022.01.27
다이아윙스 골프공이 거리가 많이 나가는데 왜 프로 선수들은 사용을 안해요? 라는 질문들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실제로 필드에서 경기하는 KPGA나 KLPGA 1부 … 더보기

5-11세 자녀를 둔 부모를 위한 어린이 백신 예방접종에 관한 정보

댓글 0 | 조회 1,374 | 2022.01.27

특별법 영주권 상황 리포트

댓글 0 | 조회 3,490 | 2022.01.26
2021년의 大尾는 특별법 영주권 신청과 승인소식으로 장식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기존에 신청해 놓은 영주권의 심사소식을 이제나 저제나 기다려 오던 분… 더보기

살다보니 이런일이...

댓글 0 | 조회 2,309 | 2022.01.26
온종일 정신없이 일을 해 냈으니 몸이 젖은 솜뭉치처럼 무거웠다. 오랫동안 쓰지않던 근육들이 놀랐는지 뻐근하고 아팠다.여름날 긴 긴 하루가 번개처럼 지나갔다.긴장이… 더보기

귀속에서 삐~ 하는 소리가 들리시나요?

댓글 0 | 조회 2,943 | 2022.01.26
별다른 이유 없이 갑작스럽게 삐~, 또는 치~ 하는 소리가 귓속에서 들리기 시작한다. 특히 조용한 곳에 있다던 지 밤에 자려고 할 때 유독 또렷하게 잡소리를 느끼… 더보기

이대남의 생각

댓글 0 | 조회 930 | 2022.01.26
■ 오 길영오늘자 토요판 종이신문에서 이대남(20대 남성)이 생각하는 페미니즘 기획 기사를 읽었다.(기사는 댓글) 시의성 있는 기획이다. 토요판이 알차진 느낌이다… 더보기

거지같다니요!

댓글 0 | 조회 1,268 | 2022.01.26
‘거지같아요!’한다. 복불복프로그램에서 집어든 잔을 한 모금 마시고는 커피 아닌 까나리 액젓임을 알고 뱉은 일성이다. ‘거지같아요!’는 거지가 된 기분 이라는 것… 더보기

피로를 푸는 방법

댓글 0 | 조회 1,277 | 2022.01.26
피로는 대개 마음의 피로입니다. 마음이 가볍고, 스트레스가 없고, 명상을 하여 기운을 많이 받으면 피로하지 않습니다.피로를 푸는 데는 수면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더보기

비자 만료시 고용주의 의무 2

댓글 0 | 조회 1,352 | 2022.01.26
피고용인의 비자 만류를 사유로 고용관계를 종료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고용법을 위반했을 경우 피고용인의 임금손실에 대한 보상을 하거나 정신적인 피해에 대한 피해 보상… 더보기

늘 새차처럼! 자동차 수명 연장법

댓글 0 | 조회 1,402 | 2022.01.26
먼 거리를 효과적으로 이동하기 위해 자동차는 처음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취향을 표현하고, 드라이브를 즐기고, 어디든 함께하는 동반자로 여겨지… 더보기

검은 호랑이의 해

댓글 0 | 조회 915 | 2022.01.22
2022년 임인년(壬寅年) 호랑이의 해가 힘차게 솟아올랐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호랑이를 두려워하면서도 의로운 이를 수호하고 잡귀를 물리치는 영물(靈物)로 여겨… 더보기

시간이란 무엇인가?

댓글 0 | 조회 1,858 | 2022.01.20
시간이란 무엇인가?한창 방황하던 20대때 호주머니 쌈지돈 탈탈 털어서 나름 굳은 결심을 하고샀던 스티븐호킹의 책 제목이다.막상 책을 펼치고선 단 한 페이지도 제대… 더보기

[포토스케치] 거듭나기

댓글 0 | 조회 862 | 2022.01.17

새해 아침

댓글 0 | 조회 911 | 2022.01.12
시인 송 수권새해 아침은 불을 껐다 다시 켜듯이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답답하고 화나고 두렵고또 얼마나 허전하고 가난했습니까?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 더보기

아마추어 골프는 쉬워야 하고 즐거워야 한다

댓글 0 | 조회 1,665 | 2022.01.12
다이아윙스 브랜드는 기존의 고정 관념을 탈피하여 현실적으로 제품을 구성한다. 핵심을 파악하고 핵심에 집중을 한다. 아마추어 골프는 쉬워야 하고 즐거워야 한다는 생… 더보기

아가의 웃음소리

댓글 0 | 조회 997 | 2022.01.12
까르르르~~ 유은이의 웃음소리가 우리 집 전체에 울려 펴졌다. 유은이는 둘째 딸이 작년 6월 말에 낳은 아기이다. 코비드가 잠시 종식이 되었을 시기에 태어난 덕분… 더보기

지금 당신의 집에 '화장실'이 없다면?

댓글 0 | 조회 1,307 | 2022.01.12
우리나라 인구의 약 11배에 달하는 사람들이 마실 물이 없고, 9배가 넘는 이들은 매일 야외에서 배변을 하고 있습니다. (출처: 유니세프 식수위생 보고서, 202… 더보기

천둥 치던 날

댓글 0 | 조회 842 | 2022.01.12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흐르는 숲 속 물에아내와 발을 담갔을 때뽀오얀 아내의 허벅지에내 가슴 설렌 줄 아내는 모를 겁니다하늘은 내 마음 알아천둥 소리 내어 웃는데아… 더보기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댓글 0 | 조회 763 | 2022.01.12
2022년 임인년 새해가 되었습니다. 올 한해 독자님들의 가정에 화평함의 복과 성장의 복이 넘치시기를 기원합니다. 매번 뒤통수를 긁을 수밖에 없는 졸필을 컬럼이랍… 더보기

달보드레한 그 느낌

댓글 0 | 조회 743 | 2022.01.12
오늘 많이 걷고는 출출한데 뭘 먹을까로 걱정하다가 생각난 곳이 돌솥밥집이었다. 잿밥에 더 관심이 있다고 나는 돌솥에 눌어붙은 누룽지를 생각하며 밥은 적게 먹었다.… 더보기

걷기에는 심신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

댓글 0 | 조회 1,421 | 2022.01.11
최근 저는 걷기를 생활화하여 매우 행복해 하고 있습니다. 제가 사는 집의 뒷산을 매일 오르고 있으며, 힘들 때는 평지를 한 시간 정도 산책하고 있지요.일기가 나쁘… 더보기
Now

현재 감성여행 종결자, 삼랑성 전등사(三郞城 傳燈寺)

댓글 0 | 조회 887 | 2022.01.11
철통 요새 속, 피안(彼岸)의 역사·문화기지단군의 세 아들이 쌓았다는 삼랑성(三郞城)에 둘러싸인 신화(神話)의 절.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왕조실록을 지켜낸 역사의 절… 더보기

백석, 우리 시대 시인들의 시인

댓글 0 | 조회 1,053 | 2022.01.11
■ 백 승종백석은 자신이 태어난 마을의 자연과 인간을 소재로 시를 썼습니다. 마을에 전하는 민속 또는 민간신앙 등을 고향의 구수한 사투리 즉, 토착어(土着語)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