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인데 인사는 드려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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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인데 인사는 드려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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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시골에 살다보니 새해가 되었어도 인사하는 법을 잊어버리고 살아간다. 해가 바뀌고 올해 환갑을 맞는 친구가 몇이 있고 손자를 본 친구가 누군지... 밥들은 제대로 먹고 사는지 건강은 좋은지 이런 기본적인 인사도 못하고 사는 것 같다.

그래도 나에게는 이른 아침부터 찾아오는 참새 한 마리가 있다. 아침 인사를 하러오는 건 아니지만 빵 한 조각을 얻어먹겠다고 날이 새자마자 찾아오니 반갑지 아니한가, 내가 아직 일어나지 않았으면 참새는 데크 의자에 앉아 유리창 너머로 나를 빤히 바라보며 꼬리를 흔들고 있다.

“할아버지, 얼른 나와서 빵 좀 주세요.~”

창문을 열고 손을 내밀어 빵조각을 보여주면 날아와 빵을 물고 가는데 날아올 때는 주위의 동태를 살피며 사뿐히 날아오지만 일단 빵을 물으면 아주 빠르게 날아간다. 내가 주는 빵을 먹으러 오긴 하지만 불안한 마음은 항상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만약 내 손가락이 움직여 참새 다리라도 붙들고 늘어진다면 어쩌나... 여전히 하던 짓인데도 참새가슴은 콩당콩당 거리고 있는 것 같다.

올여름 날씨는 예측할 수가 없다. 추웠다가도 덥고 더웠다가도 밤이면 으슬으슬 춥고, 감기가 걸릴 동 말 동 하고 어쨌든 채소가 안자라는 것을 보면 예년에 비해 날씨가 안 좋은 것만큼은 분명하다. 오이와 호박은 이제 열리기 시작했고 봄에 심은 고추나무는 키가 20센티인데 이제 꽃이 피기 시작한다. 그나마 묵은 고추나무들 중 살아있는 것에서 고추가 열려서 따먹을 정도까지 자라서 다행이다.

년 말 년 초에 바람이 얼마나 불었던지 나무위에 새집들이 우수수 떨어지고 빨개 둥이 새 새끼들이 잔디밭에 쓰러져 만세를 부르며 죽어갔다. 새 어미들은 힘이 빠져 축 쳐져 있다. 새끼들이 살아있어야 부산하게 먹이를 찾으러 다닐 텐데, 하루에 몇 차례씩 나를 찾아와 빵을 달라던 어미 참새도 이젠 드물게 찾아오는데 빵 한 조각 먹는데도 몇 번이고 망설이곤 한다. 애절하게 먹여 살려야 할 자식들이 없기 때문에 의욕상실이다.

아이들이 낚시를 가자고 하여 낚시채비를 하다 보니 날씨도 안 좋고 물때도 안 맞고 하여 와프에 가서 잡고기나 잡기로 했다, 다리 밑에서는 붕어바늘만한 작은 바늘로 낚시를 하면 잔챙이는 많이 잡을 수 있다. 와프에 도착해보니 여름방학, 휴가철이라 가족단위로 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할 수없이 높은 다리에서 낚시를 하는데 그래도 잔고기들이 심심찮게 올라왔다.

잔고기들을 계속 잡아 올리고 있는데 갑자기 내 낚싯대가 휘익~ 하고 휘어지며 다리 밑으로 끌려 들어갔다. 얼마나 힘이 센 놈인지 이리 쏘고 저리 쏘고 요동을 쳤다. 아니 이게 뭐야? 높은 다리 위로 들어 올려보니 40센티가 넘는 카화이 였다. 높은 다리위에서 이렇게 큰 놈을 잡기는 처음이다. 더구나 붕어낚시 바늘로...

갑자기 큰 고기가 올라오는 바람에 내가 너무 흥분되어 고기한테 좀 야단을 쳤다.

“야 이놈아~ 잔챙이를 잡고 있는데 갑자기 큰놈이 올라오면 어떻게 해~ 깜짝 놀랐잖아, 짜식~”

“아, 그래도 새해인데 인사는 드려야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렇게 새해인사를 한다고 올라온 커다란 놈들이 다섯 마리나 됐다.

아내가 전화를 해서 고기 많이 잡았냐고 물었다.

“다섯 마리나 잡았어, 커다란 놈으로~”

“정말야~ 상추, 깻잎, 아보카도 다 준비해 놓을 테니까 바다에서 배따고 비늘 벗기고 깨끗이 손질해와, 알았지~”

고기들아 미안해서 어떻게 하느냐, 새해 인사하러 온 놈들을 모두 잡아 먹어야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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