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중국집까지....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걸어서 중국집까지....

0 개 3,113 왕하지


후배에게 전화가 왔다. 큰 딸이 대학교 전체수석에다가 교사자격증까지 땄다고 한다.
 
“야 대단하군, 정말 자네를 안 닮았어. 우리 딸내미도 수석이지... 벌써 10살짜리 아들이 있으니 이만한 수석도 드물지, 우리 손자 덩치가 얼마나 큰지 내 옷 다 빼앗기게 생겼어. 바지 좀 많이 보내주라고,”

“형님, 요즘 같은 세상은 교사로 있는 게 제일 아닙니까, 그래서 말씀인데, 이 마당이라고 그분 잘 아시지요? 형님이 전화 한통 해 주시겠어요?”

“아, 그 마당발, 잘 알지, 학교 땜에, 알았어, 내 전화 넣을 테니 만나보라고,”
 
그 후 후배에게 전화가 왔는데 딸내미는 학교생활을 잘하고 있으며 교도소에 면회를 가는 중이라고 하였다. 마당발이 감방에 있다는 것이다. 그는 뇌물 수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는데 그의 말에 의하면 뇌물을 받긴 했는데 곧 돌려줬다고 한다. 그런데 괘씸죄에 걸려들어 유죄판결을 받았다는 것이다.

“형님, 제가 오늘 가서 자세한 말을 들어 보겠지만... 1년형이랍니다.”

“1년? 그거 금방 지나가, 나는 지금 뉴질랜드 시골에서 감방을 살고 있는데 벌써 8년이 지나가 버렸네, 좌우간 금방 지나가,”

아무리 발이 넓은 마당발일지라도 지은 죄에는 별 수가 없다.
 
후배에게 전화가 왔는데 마당발이 나왔다고 한다. 세월은 참 빠르다. 내가 그림 몇 장 그리는 사이에 벌써 감옥살이를 마치고 나왔다니... 나는 후배에게 이메일로 연락을 자주 하자고 하였다. 내가 후배에게 메일을 두세 번 보내면 후배한테는 답장 한번 올동 말동하였다. 그래도 나는 꾸준히 메일을 보내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평소에 안부라도 자주 전해야 갑자기 부탁 할 게 있으면 부드럽게 말할 수 있으니까, 가끔 오는 후배의 답장은 과격하기 그지없다.
 
(국가대표 애주가입니다. 제가하는 사업은 이제 자리를 잡아서 제가 없어도 문제없이 잘 운영되고 있어서 출근을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지만 출근 안하면 딱히 할 일도 없고 해서 10시 출근, 4시 퇴근, 퇴근 후에는 소주나 운동으로 소일하지만 주로 소주로 합니다.                                
                                                    
참고로 제 몸무게는 75킬로 입니다. 요즘 살찐 인간들을 보면 “한심한 인간 게으르기는”하고 생각합니다. 형님은 날씬하시니 제외 되겠지요. 저는 성질이 급해서 글 쓰는 것 보다는 전화가 엄청 편합니다. 하지만 형님이 메일을 보내니 답장을 안 할 수도 없고 해서 모처럼 몇 자 적는데 1시간 정도 걸리네요. 형님 형수님 건강하시고 한국에서 소주 한잔 할 날을 학수고대하며 기다리겠습니다. 그림재료는 구체적으로 알려주시면 보내드릴게요.
         
그리고 형님이 말씀하신 푸른 홍합은 아직도 못 잡으신 것인지 말씀이 없어서 궁금해서요.)
      
기억력도 좋군, 언젠가 그냥 지나가는 말로 등푸른 홍합을 보내준다고 말하긴 했는데, 할 수없이 보내 줘야 되겠어. 그림이 팔리면 말이야...
 
이메일을 사용 안하는 친구랑 통화를 하는데 갑자기 친구가 이런 말을 하였다.

“우리 이메일로 서로 연락하자고, 그럼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잖아.”

이메일 주소를 물으니까 모른다면서 내 주소를 알려달라고 했다. 많은 얘기를 하자는 이 친구에게 메일이 와서 열어보면 내용이 고작 한 줄이다. 첫 메일을 보냈을 때에는 세 줄이었지 아마... 그러나 그 한 줄의 내용이 나에게는 엄청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지금은 점심시간이라 냉면 먹으러 간다.)

(아, 우리가 자주 갔던 그 평양냉면집, 육수 정말 죽이지, 꼴깍~ 요즘 들어 생각나는 게 나이 들면 친구들과 먹고 싶은 것 먹으러 다니면서 소주한잔하고 사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생각이 드네. 맛있게 드시게나. 꼴까닥~)
며칠 후 친구에게 메일이 또 왔다.

(오늘은 옛날 자장면 먹으러 간다.)

(나도 말이야 오클랜드로 이사를 가고 싶다네. 순대국도 있고 설렁탕도 있는 그 곳으로... 만약 이사를 간다면 걸어서 중국집까지 갈 수 있는 곳으로 갈 걸세. 그래서 자장면도 먹고 짬뽕도 먹고... 맛있게 드시게나. 꼴까닥~)
 

잔디 깎는 재미

댓글 1 | 조회 3,442 | 2009.01.13
장난꾸러기 톰(Tom)은 말썽을 부린 벌로 부모로부터 담장에 페인트를 칠하라는 명을 받게 된다. 톰에게는 페인트를 칠하는 것은 지겨운 일인데, 이것을 바라보는 동… 더보기

Permaculture (퍼머컬처)

댓글 0 | 조회 3,161 | 2008.12.10
우리가 살고 있는 터전은 봄이 되면 꽃과 함께 벌 나비 모여들고, 여름에는 녹음이 우거져 새들이 드나들며, 가을에는 풍성한 열매로 우리와 주변 동물을 포용한다. … 더보기

요리사 곁에 있는 허브 포트

댓글 0 | 조회 3,178 | 2008.11.12
음식물은 나름대로 고유의 향을 가지고 있다. 어떤 때는 이 향에 의해서 끌리게 되지만, 어떤 때는 생선의 비린내 같이 강력한 냄새로 입맛을 잃게 한다. 이러한 음… 더보기

농가월령가와 'Moon Calender'

댓글 0 | 조회 2,950 | 2008.09.10
"솔가지 꺾어다가 울타리 새로 하고 장원(담장)도 수축하고 개천도 쳐 올리소.안팎에 쌓인 검불(지푸라기) 정쇄히 쓸어 내어 불 놓아 재 받으면 거름을 보태리니 육… 더보기

뒷마당에 자라는 과일나무

댓글 0 | 조회 4,993 | 2008.08.13
우리 뒷마당에는 피조아, 아보카도, 구아바, 올리브, 복숭아 등 여러 가지 과일나무가 자라고 있어 바라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올해도 과일이 탐스럽게 달려 그런대로… 더보기

[384] 과수원과 까치

댓글 0 | 조회 3,003 | 2008.07.08
한국의 가을철 사과 배 과수원에서는 까치와의 전쟁이 치열하다. 농업인들은 일 년 내내 가꿔온 탐스러운 과일을 지키느라 눈을 부릅뜬 상태이고, 먹을거리가 마땅치 못… 더보기

[382] 한 그루의 장미를 위하여

댓글 0 | 조회 2,912 | 2008.06.10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그루의 장미를 길러 보고 싶은 생각을 하게 될 거다. 필자도 여기 와서야 그 꿈을 실현하고 있다. 겨울은 장미를 돌보며 생각… 더보기

[380] 김장을 하시나요?

댓글 0 | 조회 2,562 | 2008.05.13
가을이 깊어 가고 초겨울이 다가오면 '김장 하셨나요?'가 인사말이던 시절이 있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주 들을 수 있었던 소리였다. 그러나 이제는 바쁜 … 더보기

[378] 사돈집 사과 먹는 법

댓글 0 | 조회 3,150 | 2008.04.08
사과의 계절이 다가온다. 그런데, 아직도 사과를 깎아서 드십니까? 한국에서 들여진 습관이 잘 바뀌지 않아서 그럴 수 밖에 없다면 한 번 생각해 보는 것이 어떨런지… 더보기

[376] 여름철 과일과 채소

댓글 0 | 조회 3,939 | 2008.03.11
여름은 과일과 열매채소의 계절이다. 기온이 높고 낮 시간이 길며 햇빛이 강렬해서 모든 식물들이 왕성하게 자라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 이러한 풍요로운 열매들이 있기… 더보기

[374] 유기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이해

댓글 0 | 조회 2,401 | 2008.02.12
여러분은 유기 농산물에 대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요? 배부른 사람들의 사치스런 행각으로 보나요? 아니면, 사보지만 왠지 값이 비싸고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생… 더보기

[372] 한국인이 찾는 순한 매운 맛

댓글 0 | 조회 2,714 | 2008.01.15
해외여행을 다녀와서는 얼큰한 것이 먹고 싶다고 한다. 김치 고추장 매운탕 등을 가리키는 말이다. 과연 한국인이 찾는 이 얼큰한 맛은 무엇일까? 누구나 쉽게 짐작이… 더보기

[370] 푸드 마일(Food Miles)

댓글 0 | 조회 2,796 | 2007.12.11
지난해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월마트에서 유기 농산물 취급을 늘린다고 발표함에 따라 유기 농산물에 대한 논쟁이 뜨거워 졌다. 그래서 시사주간지 타임(Time, 2… 더보기

[368] 서양채소와 향신채 허브

댓글 0 | 조회 3,290 | 2007.11.13
서양채소, 한국채소의 분류는 기준이 모호한 면이 있다. 서양채소는 원산지가 서양으로 주로 서양인들이 즐겨 먹는 채소류로 정의하는 것이 문안할 것이다. 세계 여행이… 더보기

[366] 채소와 과일 색깔로 즐겨라

댓글 0 | 조회 2,370 | 2007.10.09
빨간 사과, 노란 레몬, 자주색 포도 소리만 들어도 입에 침이 고인다. 여태껏 이들 원예 농산물은 비타민과 미네랄의 영양원으로만 강조해 왔었다. 그런데 이제는 섬… 더보기

[364] 원예작물의 품질과 제철

댓글 0 | 조회 2,359 | 2007.09.26
사과, 배, 감 같은 우리에게 낯익은 과일에서부터 브로콜리 비트 같은 낯선 채소까지 넘쳐 나는 마트에서 어떠한 기준으로 쇼핑을 하나요? 이제는 시설재배가 일반화되… 더보기

늙은 암탉

댓글 1 | 조회 2,698 | 2013.01.30
더운 날씨에 내가 데크에 나가 바람이라도 쏘이고 있으면 우리 집 개는 네다리 쭉 뻗고 잔디밭에 누워 있다가 고개를 슬쩍 들고는 나를 보는 둥 마는 둥 한다. 마치… 더보기

새해인데 인사는 드려야지요

댓글 0 | 조회 2,742 | 2013.01.15
뉴질랜드 시골에 살다보니 새해가 되었어도 인사하는 법을 잊어버리고 살아간다. 해가 바뀌고 올해 환갑을 맞는 친구가 몇이 있고 손자를 본 친구가 누군지... 밥들은… 더보기

할아버지 하나 잘 사귀면...

댓글 4 | 조회 3,030 | 2012.12.11
엘렌 할아버지가 배낚시를 가자고 했다. 날씨가 샤워링이라는데 비가 오면 비를 피할 곳도 없는 작은 보트인데 찝찝했다. 어쨌거나 비가 왕창 쏟아지면 감기 걸릴 확률… 더보기

그림속의 레즈비언

댓글 2 | 조회 2,883 | 2012.11.28
요즘 하루에도 몇 번씩 나를 찾아오는 여자가 있다. 초롱초롱한 눈가에 흰 분칠을 하고 머리를 곱게 빗어 넘기고 야들야들한 몸매에 나를 만나면 몸 둘 곳을 모르고 … 더보기
Now

현재 걸어서 중국집까지....

댓글 0 | 조회 3,114 | 2012.11.13
후배에게 전화가 왔다. 큰 딸이 대학교 전체수석에다가 교사자격증까지 땄다고 한다. “야 대단하군, 정말 자네를 안 닮았어. 우리 딸내미도 수석이지...… 더보기

양고기와 아보카도

댓글 2 | 조회 3,775 | 2012.10.24
어느 날 우리 집 길목에 앞집 양 한마리가 돌담을 넘어 길가에 풀을 뜯어먹고 있었다. 우두머리 양이 돌담을 넘자 다른 양들도 따라 돌담을 넘어 풀을 뜯어먹었다. … 더보기

말 많은 동네...

댓글 1 | 조회 3,143 | 2012.10.09
우리 집으로 들어오는 길목의 작은 집 하나는 몇 년 사이에 집주인이 세 번이나 바뀌었다. 맨 처음 노부부가 1헥타르 정도의 땅을 사서 게라지 하우스 같은 작은 집… 더보기

뒤집기 한판

댓글 0 | 조회 2,306 | 2012.09.25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했었는데 잘 퇴원했다고 여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오빠, 원무부장님도 병실에 다녀가시고 의사들도 참 잘해줬어요. 그리고 병원비가 조… 더보기

괜히 왔다간다

댓글 2 | 조회 4,054 | 2012.09.12
“뉴질랜드에 사는 둘째며느리인데요. 우리 어머니 좀 바꿔주세요.” 아내가 한국의 경로당으로 전화를 하니까 전화를 받은 할머니는 어머니가 다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