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가리로 국립공원→와이오우루(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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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가리로 국립공원→와이오우루(Ⅰ)

0 개 1,926 코리아포스트
밤새도록 불던 강풍과 우박이 아침이 되면서 한층 더 심해졌다. 마치 통가리로 국립공원의 산들이 흔들릴 정도로 사나운 바람이 불어온다. 이토록 거센 바람이면 루아페후 정상에 올라가는 것은 완전히 불가능하다. 화카파파 자연보호국에 가서 물어 봤더니 정상부의 바람은 최대 시속 130킬로미터가 넘는다고 한다. 뉴질랜드의 바람, 그 중에서도 통가리로 국립공원의 바람은 악명 높다. 몇 년 전 트랙의 캠프 사이트에서 야영을 하다가 텐트와 함께 바람에 날려가 사망한 유럽 학생이나 저체온증을 일으킨 트레커들의 사망 사건, 몇 건의 동사 사건들도 이 지역의 강풍과 연관되어 있다. 뉴질랜드의 위도와 산의 고도, 섬나라라는 특성 때문인데, 변덕스러운 날씨에 항상 대비해야 한다.

얼마 전 외딴곳에 있는 우리 집에도 강풍이 몰아쳤다. 시속 150킬로미터였는데 평생 겪어 본 것 중 최고로 빠른 바람이었다. 설상 가상으로 보통 두 달에 걸쳐 내릴 만큼의 비가 12시간 만에 내린 엄청난 폭우까지 겹쳤다. 우리 집은 뉴질랜드에서도 시골에 있어서 집이 띄엄띄엄 있는 데다가 바람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언덕에 있기 때문에 그 위력은 한층 더했다. 바람과 부딪히는 모든 창문에서는 '부웅, 부우웅' 유리가 진동하는 흉흉한 소리가 났고 창문 틈으로는 부딪혀 오는 빗줄기가 스프레이처럼 집안으로 뿜어져 들어왔다. 3일 동안 전기와 수도가 끊겼다.(빗물을 탱크에 모아 펌프로 쓰는데 전기가 나갔기 때문에 물을 쓸 수가 없었다.) 화장실을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일은 더 심각하게 되었다. 집 뒤에 있는 커다란 소나무들이 집쪽으로 쓰러질까봐 밤새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모른다.

폭풍우 다음날 의외의 광경을 목격했다. 햇빛을 받지 못해 잎이 부실한 녀석들이나 물이 부족해서 말라깽이로 서 있던 나무들, 어린 관목들 같은 작고 연약한 것들은 모두 멀쩡한데, 마치 누군가 의도적으로 골라 뽑은 듯 거대하고 잘 자란 거목들만 도로 위에 무참히 쓰러져 있는 것이 아닌가? 영원히 강할 것만 같은 것들이 한순간에 넘어지는 것을 보면서 겸손을 되새겨 봤다. 하지만 폭풍의 힘이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폭풍은 주변의 작은 나무들에게는 세대교체를 해주는 변화의 손길이어서, 그 파괴력은 몇 그루의 거목들만 독점하던 햇빛과 땅의 양분을 수백의 작은 나무들에게 골고루 분배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번 폭풍우로 인해 등반이 불가능해지자 산을 좋아하는 허영만 화백은 '아쉬움의 한숨'을, 도시 선비 봉주 형님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우리는 루아페후 정상을 포기하고 남쪽으로 내려가는 데저트 로드(Desert Road)를 달리기로 했다. 장관이었다. 한국에서는 사막이라고 하면 모래가 가득한 광경을 떠올리지만, 외국에서 사막은 주로 황무지를 가리킨다. 즉 아무것도 자랄 수 없는 곳(사실은 이끼나 작은 관목들이 자란다)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데저트 로드는 뉴질랜드 북섬의 중앙부에 있는 고원지대에 위치한 땅으로 이곳을 지나갈 때면 '이국적'인 느낌이 든다. 아니 이국적이라는 표현을 넘어 다른 행성 위를 떠다닌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우측으로 통가리로 산, 나우루호에(Ngauruhoe) 산, 루아페후 산이 나란히 있고, 넓게 펼쳐진 평지에는 진한 갈색의 화산 토양과 용암이 흘러내리다 굳어 버린 암반이 그대로 보이는 경관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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