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5] 엔더비 아일랜드(I) 바다사자, 펭귄, 도둑갈매기 그리고…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345] 엔더비 아일랜드(I) 바다사자, 펭귄, 도둑갈매기 그리고…

0 개 1,201 KoreaTimes
오늘은 엔더비섬(Enderby Island)을 일주하는 날이다. 엔더비섬은 뉴질랜드에서 자연생태의 보고인 곳이다. 하나의 커다란 생태 박물관을 방불케하는 이 커다란 섬을 직접 대하고 보니 내 상상력이 얼마나 경직되고 판에 박혀 있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배에서 조디악으로 갈아탄 후, 섬에 들어가기 전에 모두 준비해온 장화를 신고 등산화를 목에 걸고, 구명조끼와 함께 해변의 바위 위로 뛰어올라야 했다. 입도하기가 편하지 않은 상황이고, 바위 위에는 미끄러운 켈프(kelp-다시마처럼 생긴 대형 해초류)가 잔뜩 있어 걷기 쉽지 않다. 섬 입구에서부터 켈프에 붙은 작은 벌레를 먹으려고 로빈새가 부산스럽게 날아다닌다.

바위를 돌아가자 앞에 널찍한 모래사장이 나오는데, 파도가 바위에 부딪히는 소리 때문에 듣지 못했던 바다사자의 고함소리가 코너를 돌자 큰 소음으로 들려왔다. 하렘(한 마리의 우두머리 수컷과 암컷 수백 마리가 이루는 무리)을 이룬 바다사자와 조금 큰 베개만한 귀여운 아기 바다사자들이 모래사장에 가득 박혀 있고, 무리 중 암컷에 다가가려고 주위에서 집적거리는 수컷들이 눈치를 보고 있다. 아침 8시 조금 전이다.


■ 샌디 베이~이후푸쿠 베이

장화와 구명조끼를 벗어 DOC(자연보호국)의 조그만 창고에 넣고서 출발 준비를 한다. 이 섬에는 자연을 연구하는 자연보호국 직원 2명만 살고 있는 작은 건물 한 채가 있다. 섬에 거주하는 일반인은 없다.

자연보호국 건물 옆으로 나 있는 숲길을 걷기 시작하자, 가슴까지 오는 숲에 흩어져 휴식을 취하던 바다사자가 여기저기 고개를 든다. 서로 애써 무관심해 하며 그 옆을 지나는데 흘깃흘깃 바라보는 표정이 재미있다.

까칠한 작은 나무 밑에서 갑자기 꽥~ 하는 소리가 난다. 밑을 들여다보니 서던 스큐아(skua-도둑갈매기) 어미와 새끼가 있다. 커다란 독수리 같이 생긴 이 새는 잡식성으로, 다른 새들의 알이나 새끼, 바다사자의 태반 등을 먹기 때문에 섬의 다른 새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한다.

허리를 굽혀 겨우 걸어 들어간 낮은 관목숲을 지나면 아름다운 벌판이 펼쳐진다. 좌우에 작은 마누카 나무 몇 그루를 제외하고는 아름다운 초본류 식물이 사방에 펼쳐진다. 긴 보드워크(나무판자 길)를 완전히 일직선으로 만들어 놓았다. 섬 남쪽 해변에서 출발하는 이 길의 끝은 벼랑으로 이루어진 북쪽까지 연결되어 있다.

오른쪽에는 알바트로스 둥지가 있는데, 자세히 보니 이전에 보았던 서던 로열 알바트로스(Southern Royal Albatross)가 아니라 원더링 알바트로스(Wondering Albatross-날개길이 최대 3.5m)다. 거의 모든 모습이 서던 로열 알바트로스와 비슷하지만, 정수리 부분에 검은 얼룩 같은 깃털이 나 있고, 다른 알바트로스가 없는 호젓한 곳에 둥지를 짓는 고고한 녀석이다. 사진을 찍기 위해 가까이 다가가자 날개를 펴며 위협한다.

이곳에서 길은 그야말로 소실점이 보이는 곳까지 열려 있다. 그 앞은 짙푸른 대양이 끝없이 펼쳐져 가슴 트이는 ‘무한'을 느낄 수 있다. 한참을 걸어간 보드워크 끝부분에 한 무리의 꽃이 만발해 있다. 향이 진하지 않은 이곳의 꽃씨들이 그대로 땅에 떨어져 싹이 되고 길어진 가지가 팔을 벌리면, 그 끝에 꽃이 피고 열매가 열어 또 땅에 떨어진다. 이렇게 씨가 날지 못하고 제자리에 떨어지는 식물들은 좁은 공간에 매우 오랜 시간을 두고 천천히 그 영역이 확대되지만, 워낙 밀도가 높아 오랜 세월이 흐르면 빽빽하게 꽃이 피어 장관을 이룬다.

[377] 타라나키 북사면 트랙(Ⅱ)

댓글 0 | 조회 1,101 | 2008.03.26
화산섬이 육지로 붙은 '뉴질랜드의 후지산' 타라나키 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인 뉴플리머스(New Plymouth)는 지형적으로는 고립됐음에도 불고하고 뉴질랜드 서해… 더보기

[376] 타라나키 북사면 트랙(Ⅰ)

댓글 0 | 조회 1,160 | 2008.03.11
화산섬이 육지로 붙은 '뉴질랜드의 후지산' 험프리스성∼홀리산장∼벨스폭포∼헨리피크∼키이아우아이 대피소 1박 2일 코스 뉴질랜드에는 2개의 이름을 가진 장소가 매우 … 더보기

[375] 아벨 타스만 해안 트랙(Ⅴ)

댓글 0 | 조회 984 | 2008.02.26
'눈부시다'고 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 아와오아 산장 ~ 토타라누이 (2시간 - 5.5km) 오늘의 출발은 아와로아 산장 앞의 넓은 뻘을 지나야 한다. 분… 더보기

[374] 아벨 타스만 해안 트랙(Ⅳ)

댓글 0 | 조회 1,021 | 2008.02.12
'눈부시다'고 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 아와로아 베이 해변은 한 마디로 표현해서 감동 그 자체다. 바람 한 점 없는 만 안쪽의 맑은 물은 호수를 보는 것 … 더보기

[373] 아벨 타스만 해안 트랙(Ⅲ)

댓글 0 | 조회 1,027 | 2008.01.31
'눈부시다'고 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 앵커리지 산장 ∼ 아와로아 산장 (7시간 ∼ 21km) 잔잔한 파도소리에 눈을 뜬 앵커리지 산장의 아침이 상쾌하다.… 더보기

[372] 아벨 타스만 해안 트랙(Ⅱ)

댓글 0 | 조회 993 | 2008.01.15
- '눈부시다'고 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 - 물 때 맞추어 스케줄 짜야 아침 8시30분, 넬슨에서 마하라우로 가는 버스를 티켓을 미리 구매했다. 마지막 … 더보기

[371] 아벨 타스만 해안 트랙

댓글 0 | 조회 1,122 | 2007.12.20
- '눈부시다'고 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 - 아름답고 웅장한 밀포드 트랙이 복잡한 테스처와 세밀한 묘사를 잦는 동양화 같다면, 아벨 타스만 해안 트랙(A… 더보기

[370] 와이카레모아나 트랙(Ⅳ)

댓글 0 | 조회 996 | 2007.12.11
-보석 같은 호수 꿰는 아름다운 코스- 제3일 마라우이티 산장~테푸나 산장~왕가누이 산장~트랙 끝지점 새벽 6시30분, 어제 저녁 7시30분에 침낭에 들어간 지 … 더보기

[369] 와이카레모아나 트랙(Ⅲ)

댓글 0 | 조회 1,064 | 2007.11.28
-보석 같은 호수 꿰는 아름다운 코스- 제 2일 페네키리 산장~마라우이티 산장(9시간30분) 새벽에 일어나 바깥으로 나가 보니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다. 하늘에 … 더보기

[368] 와이카레모아나 트랙(Ⅱ)

댓글 0 | 조회 1,010 | 2007.11.13
-보석 같은 호수 꿰는 아름다운 코스- 제 1일 오네포토~파네키리 산장(5시간 8.8km) 빅부시 홀리데이파크 직원이 트랙 입구인 오네포토까지 낡은 밴(봉고차)으… 더보기

[367] 와이카레모아나 트랙

댓글 0 | 조회 1,524 | 2007.10.24
-보석 같은 호수 꿰는 아름다운 코스- 오네포토~파네키리 산장~마라우티 산장~왕가누이 산장 46km 꼬박 사흘 답사 뉴질랜드 북섬의 중동부 내륙에는 와이카레모아나… 더보기

[365] 태초의 신비가 드러나 있는 곳(Ⅲ) - 로토루아 지역

댓글 0 | 조회 1,067 | 2007.09.26
와이망구 - 지구 탄생의 비밀 간직한 분화구 1886년 이전의 와아망구는 아주 평범한 숲이었다. 하지만 1886년 타라웨라 폭발과 더불어 그 전의 모든 생명체와 … 더보기

[364] 태초의 신비가 드러나 있는 곳(Ⅱ)-로토루아 지역

댓글 0 | 조회 919 | 2007.09.12
마누카 숲을 지나니, 땅속의 가스가 빠져 7-8m 깊이로 함몰된 '악마의 집(Devil’s Home)'이 나온다. 매캐한 유황 냄새가 나고, 가스 소리가 깊은 분… 더보기

[363] 태초의 신비가 드러나 있는 곳(Ⅰ)-로토루아 지역

댓글 0 | 조회 925 | 2007.08.28
눈부시고 화려한, 어디서도 보지 못한 특이한 자연 풍광은 대부분 우리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극지, 끝 없는 모래 언덕의 나미브 사막, … 더보기

[362] 라키우라 트랙(Ⅳ)

댓글 0 | 조회 975 | 2007.08.14
- 신선한 해산물로 한결 재미있는 조용한 3박4일 일정 - 젖은 옷과 배낭을 걸고, 진흙을 턴 등산화를 난로 옆에 놓은 후 오늘 저녁을 위해 산장 바로 앞에 있는… 더보기

[361] 라키우라 트랙(Ⅲ)

댓글 0 | 조회 977 | 2007.07.24
신선한 해산물로 한결 재미있는 조용한 3박4일 일정 멀리 오래된 부두가 보이더니 그 뒤로 포트 윌리엄 산장이 고개를 내밀었다. 산장은 3개의 독립된 방과 부엌이 … 더보기

[360] 라키우라 트랙(Ⅱ)

댓글 0 | 조회 942 | 2007.07.10
신선한 해산물로 한결 재미있는 조용한 3박4일 일정 제2일 오반~포트 윌리엄 헛 <16km-5~6시간 소요> 이번 트래킹을 위한 배낭에는 다른 때와는 … 더보기

[359] 라키우라 트랙(Ⅰ)

댓글 0 | 조회 998 | 2007.06.27
- 신선한 해산물로 한결 재미있는 조용한 3박4일 일정 - 뉴질랜드는 세계적인 관점에서 볼 때 외딴 지역에 있는 작은 섬이다. 그런 뉴질랜드에서도 더 외딴 곳이 … 더보기

[357] 루트번 트랙(Ⅴ)

댓글 0 | 조회 1,076 | 2007.05.23
- 호수와 폭포와 눈의 서사시 - 제3일 루트번플랫 산장~루트번 대피소 <6.5 km-2~3시간> 침대가 있는 방이 비교적 어두워 늦잠을 잤다. 칫솔을… 더보기

[356] 루트번 트랙(Ⅳ)

댓글 0 | 조회 980 | 2007.05.09
- 호수와 폭포와 눈의 서사시 - 계속된 오르막을 올라오느라 생긴 갈증을 깨끗한 시냇물로 씻는다. 길옆에 있는 야생화들이 편안한 휴식에 즐거움을 더해준다. 오늘 … 더보기

[355] 루트번 트랙(Ⅲ)

댓글 0 | 조회 906 | 2007.04.24
호수와 폭포와 눈의 서사시 농장(The Orchard)'이라는 흥미로운 장소가 나오는데, 마치 과수원처럼 작은 풀들 사이에 복숭아나무 같은 작은 나무들이 서 있다… 더보기

[354] 루트번 트랙(Ⅱ)

댓글 0 | 조회 953 | 2007.04.12
호수와 폭포와 눈의 서사시 ◆ 제1일 디바이드~매켄지 산장 <12 km/5시간> 아침 7시30분 숙소에서 출발한 승합차가 트랙의 시작점인 94번 도로의… 더보기

[353] 루트번 트랙(Ⅰ)

댓글 0 | 조회 1,403 | 2007.03.28
- 호수와 폭포와 눈의 서사시 - '반지의 제왕'의 가장 화려한 부분을 장식하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뉴질랜드 남섬의 퀸스타운과 함께 있는 와카티푸 호수의 끝에 … 더보기

[352] 볼쉘터 산장 트랙(Ⅳ)

댓글 0 | 조회 1,082 | 2007.03.12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모두 눈 표면의 더러운 것을 긁어내고 눈을 파 담기 시작했다. 고된 산행으로 배고픔을 느낀 뒤 먹는 음식만큼 소중한 경험은 없다. 아이들은 … 더보기

[351] 볼쉘터 산장 트랙(Ⅲ)

댓글 0 | 조회 990 | 2007.02.26
제 본격적으로 오르막이 시작되는데 주위의 모습은 갈수록 더 황량하다. 아주 오랜 기간동안 끊임없이 떨어진 낙석이 쌓이고 또 쌓여 수만 평은 될 듯한 넓이에 퍼져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