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9] 조개 줍는 아이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349] 조개 줍는 아이들

0 개 9,534 KoreaTimes
‘조개 줍는 아이들’- 내가 가장 아끼는 책 중의 하나이다.

책은 때때로 친구이자 스승이자 독자의 분신이 되기도 한다. 사람마다 취미가 있고 독서라는 항목은 많은 이들의 취미란에 양념처럼 써 넣기 십상이다. 내 취미를 말하라면 스포츠, 독서, 화목가꾸기등이 될 것인데 살아 오면서 이들은 때때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했지만 한번도 내 삶의 영역에서 벗어나 본적이 없다. 독서는 취미란의 양념 정도를 뛰어 넘어 삶의 일부가 되었다. 그렇다고 특별히 남들보다 많이 읽었다거나 좋은 책들을 읽었다고 말 할 수는 없다. 다만 읽는 즐거움은 어느 누구에게 못지 않을 것이다.

언젠가 본 칼럼 ‘버릴 줄 아는 삶’에서 “버림의 미학을 실천하자”고 말하면서 보지도 않을 책들을 쌓아 두지 말고 과감히 버리자고 했다. 하지만 사람마다 좋아하는 책들, 귀하게 생각하는 책들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특별히 감명 받은 것이라든가, 선물(그중 저자에게서 직접 받은 경우는 특히)받은 것등 사연이 있는 책들이 그렇다. 그래서 사람은 누구나 결코 없애지 못하고 간직하는 책들이 몇권 혹은 몇십권쯤 있게 마련이다. 내게 있어 삼국지,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역사책류, 헤밍웨이전집등은 ‘읽고 또 읽고’의 연속인데도 질리지가 않는다. 또한 엘빈토플러의 미래쇼크, 권력이동, 제3의 물결이나 카네기 인생론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 또한 비교적 최근의 저서인 뎡샤오핑전(벤자민 양), 일류국가의 길(리콴유), ‘나는 박수 받을 줄 알았다, 왕자의 난’(김시래)등도 아주 귀한 책들이다. ‘역사상 가장 오래 그리고 넓게 베스트셀러’라는 성서는 부끄럽게 아직 한번도 끝까지 읽어 보지 못했는데 올해는 꼭 한번 읽어 볼 생각이다. 더 꾸물거리다간 지옥에 갈 것만 같아서.

‘조개 줍는 아이들(The Shell Seekers : Rosamunde Pilcher 지음/김영사)’은 아마 내가 가지고 있는 문학서적 중에서 꼭 한권만 남기라면 주저하지 않고 선택할만한 책이다. 발행 직후 미국에서만 54주간 베스트셀러에, 영국, 독일, 프랑스를 비롯 전세계적으로 꾸준히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지만 한국에선 저자 ‘로자문드’는 물론 책 자체도 그렇게 널리 알려진 것 같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십여년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내게 감명을 주고 책장의 제일 중요한 부분에 간직 돼 있는 이유가 분명 있다. 하나는 뉴질랜드의 정서적 분위기와 글 전체를 감싸고 있는 배경이 너무나 흡사하다는 것이다. 파케하의 80%를 육박한다는 영국계, 그들이 주류를 이루어 온 뉴질랜드의 문화와 정서와 사고 방식을 이해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주는 일이다. 또한 소설의 주 배경을 이루는 전원생활, 바로 내가 이민을 추구했던 목가적 풍경이 주인공 ‘페넬로프 킬링’의 생활 그 자체인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인생의 후반기에 접어든 주인공의 자식들에 대한 사랑과 그들에게서 느끼는 상실감 사이에서 느끼는 갈등, 그리고 가장 인간적인 처리과정의 적라나한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한국의 부모들 특히 전후 세대들은 불우했던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한 보상심리를 자식들에게 대입시키는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무조건적인 희생과 사랑을 강요해 왔다. 그 결과 자녀들은 판단력 부재의 수동적 인간성을 간직한 채 부모에게는 씨감자의 역할(어미 감자는 새끼 감자에게 양분을 완전히 빼앗기고는 바싹 쪼그라 붙어 결국은 썩어 없어지게 되는)만을 강요하고 부모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의 모델인 양 살아 오다가 석양의 문턱에서 “아차 이건 아닌데”하는 불공평함(unfairness)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조개 줍는~’은 바로 이런 현실을 그대로 보여 주고 여기 대한 명쾌한 해법을 제시해 주고 있다.
몇달전 리뮤에라의 ‘Baradene College’에서 열린 미술전에 갔다가 ‘조개 줍는 아이들’ 그림을 보고 깜짝 놀랐다. 물론 소설‘조개 줍는 아이들’과는 전혀 무관한 작품이겠지만 보는 순간 ‘로렌스 스턴’의 조개 줍는 아이들이 떠 오르고 한 동안 그 그림에서 떠나지 못했었다.

‘조개 줍는 아이들’은 노년의 부모들만이 읽어야 하는 소설은 결코 아니다. 이 시대를 살아 가는 사람들-부모든 자식이든 아시안이든 유럽인이든-모두가 읽고 잘못 정립된 부모 자식간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재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특히나 이민 와서 노년기에 접어든 부모세대, 은퇴기에 접어든 장년세대, 그리고 언젠가 그들이 되어갈 청년세대등 모두가 한번쯤 읽어야 할 참고서임에 틀림 없다. 소설‘조개 줍는 아이들’은 다양한 인물 설정과 함께 “가족이란 ‘조개 줍는 아이들’과 ‘그들을 지켜 보는 어른들’ 모두가 공평하게 느낄 때 행복이 찾아든다”는 평범한 진리를 보여 주는데 부족함이 없는 작품인 것이다.

[365] 민중의 지팡이

댓글 0 | 조회 3,683 | 2007.09.25
경찰이 '민중의 지팡이' 노릇을 못하면 '민중의 곰팡이'가 되기 쉽다. <다운타운의 '웨스트필드 쇼핑센터'에는 공식 출입문이 여섯개 있다. 그중 서쪽으로 나… 더보기

[364] 병천순대

댓글 0 | 조회 4,124 | 2007.09.11
WHO(세계보건기구)가 2007년 5월 18일 발표한 '세계보건통계 2007'에서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78.5세(남75세, 여82세)로 나타나 세계 194개국 가… 더보기

[363] 여자와 뉴질랜드

댓글 0 | 조회 4,166 | 2007.08.27
여자는 그 이름만으로도 아름답다. 누군가 "여자의 마음은 갈대와 같다"고 설파했다. 또 누군가는 말했다. "참으로 알 수 없는 것은 개구리 뛰는 방향과 여자의 마… 더보기

[362] 아픔은 슬픔을 낳고

댓글 0 | 조회 3,824 | 2007.08.14
- 큐미오의 미스터리 - 이민와서 제일 만나지 말아야 할 상대는 질병이다. <작년 3월 어깨와 팔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큐미오의 F라는 중국인이 침을 잘 놓… 더보기

[361] 현지화는 괴로워

댓글 0 | 조회 3,529 | 2007.07.24
모두들 현지화를 부르짖지만 말처럼 쉽지가 않다. 1620년 영국과 네덜란드를 떠난 102 명의 Puritan(청교도)들은 Mayflower호를 타고 66일간의 긴… 더보기

[360] 적성(適性)과 적응(適應) 그리고 조화(調和)

댓글 0 | 조회 3,296 | 2007.07.09
IQ가 사람마다 다르듯 적성(適性:Aptitude) 또한 천차만별이다. 그렇게 사뭇 다른 사람들이 모여 집단을 이루고 사회를 만든다. 나는 살아 오면서 비교적 재… 더보기

[359] 조용한 아침의 나라

댓글 0 | 조회 3,594 | 2007.06.25
학창 시절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이요, '조용한 아침의 나라'였다"고 배웠다. 그런데 지금 보면 예의지국은 모르겠으나 조용한 나라는 결코 아니었던 것 같다.… 더보기

[358] 돈이 많다고 다 부자는 아니다

댓글 0 | 조회 3,429 | 2007.06.12
돈이 너무 없어도 불쌍하지만, 돈이 있는데도 쓸 줄 모르는 사람 또한 불쌍하다. < 20대 초반에 논산에서 단 돈 5천원으로 상경한 P라는 친구가 있었다. … 더보기

[357] 정(情)과 의리(義理)

댓글 0 | 조회 3,629 | 2007.05.23
한국인의 특장점은 '정(情)과 의리(義理)' 였다. 현지화에 방해 되고 알량한 영어나마 퇴보할까봐 한국 TV를 전혀 보지 않았었는데 최근에는 한국인의 정서와 정체… 더보기

[356] ‘키다리 아저씨’의 긴 다리

댓글 0 | 조회 3,174 | 2007.05.08
긴다리는 저력이었다. '진 웹스터(Jean Webster)’ 의 ‘키다리 아저씨Daddy-Long-Legs)’ 는 1912년 작품이다. 그녀가 30대 중반에 쓴 … 더보기

[355] 이런 분 어디 계세요?

댓글 0 | 조회 2,759 | 2007.04.24
한인회장을 처음 맡은 것은 2002년 9월이었다. 당시 한인회는 혼미를 거듭했고 한인회장 또한 개인사정으로 일선에서 떠난 ‘보궐상태’ 였다. 어려운 시절 아무도 … 더보기

[354] '오클랜드에 살으리랏다'

댓글 0 | 조회 3,016 | 2007.04.11
배위에서 보는 오클랜드의 야경은 진정 아름다웠다. 지난 3월 모 법률회사가 주관하는 선상 파티에 초대 받아 간 적이 있다. 서울에서는 잠실 선착장에서 멀지 않은 … 더보기

[353] 지와 사랑

댓글 0 | 조회 3,105 | 2007.03.27
요즈음은 ‘지와 사랑’이 아쉽다. ‘헤르만 헤세(Herman Hesse)의 대표작이라할 ‘지와 사랑’을 한글로 만 써 놓으면 인터넷 세대들은 ‘G씨와의 사랑’으로… 더보기

[352] 신 뢰

댓글 0 | 조회 3,220 | 2007.03.12
민주사회에서 신의와 신뢰는 중요하고 꼭 필요한 덕목이다. 이재철 목사는 “왜 많은 집에 KAL 담요가 있습니까? 이는 절도행위입니다.”하고 탄식했다. 언제부턴가 … 더보기

[351] 비교는 상처를 부른다

댓글 0 | 조회 3,164 | 2007.02.26
21세기는 희망의 시대가 될 것이라 했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까지의 미개척 분야, 불확실성의 문제들이 새천년초에는 해결 되거나 업그레이드 되리라 예측하고 기대했… 더보기

[350] 드라마와 현실은 다르다

댓글 0 | 조회 3,311 | 2007.02.13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다 마찬가지이다. 선진국이라해서 행복만 가득찬 것도, 못 사는 나라라고 해서 불행하기만 한 것도 아니다. 세계 최강이요, 선진국 중의 선두… 더보기

현재 [349] 조개 줍는 아이들

댓글 0 | 조회 9,535 | 2007.01.30
‘조개 줍는 아이들’- 내가 가장 아끼는 책 중의 하나이다. 책은 때때로 친구이자 스승이자 독자의 분신이 되기도 한다. 사람마다 취미가 있고 독서라는 항목은 많은… 더보기

[348] 모란꽃 피는 언덕

댓글 0 | 조회 3,199 | 2007.01.15
모란은 소담스럽고 귀티가 나지만 안타깝게도 향기가 없다. 2007년 새해가 되었다. 교민지들이나 한국 메스컴에서 ‘황금돼지해’라고 떠들썩하다. 으례 연초가 되면 … 더보기

[347] 씁쓸한 교민간담회

댓글 0 | 조회 3,289 | 2006.12.22
노무현 대통령과의 교민간담회는 뒷맛이 씁쓸했다. 특별한 이슈나 현안문제가 없어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국가 원수의 국빈 방문이었기에 관심들이 많았다. 그… 더보기

[346] 아니 땐 굴뚝에도 연기 난다

댓글 0 | 조회 3,444 | 2006.12.11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는 속담이 있다. 소문 뒤에는 반드시 근거가 있다는 것이다. 속담중에는 현실에 딱 들어 맞는 내용들이 많아 선인들의 기지나 풍부한 … 더보기

[345] 부동산은 말이 없다

댓글 0 | 조회 3,166 | 2006.11.27
부동산은 언제나 말이 없다. 하지만 그 부동산을 둘러싸고 사람들은 관심이 많다. 뉴질랜드 부동산은 그야말로 예측 불허이다. 90년대 초중반과 지금의 지도를 비교해… 더보기

[344] 꽃구름과 한국환상곡

댓글 0 | 조회 3,120 | 2006.11.13
해금 선율은 압권이었다. 11월인데도 여전히 밤낮의 기온 차가 심하고 밤이면 의례껏 전기 장판을 켜 놓아야만 한다.하지만 이제부터 5개월 정도는 따뜻하고, 쾌적한… 더보기

[343] 공포불감증(恐怖不感症)

댓글 0 | 조회 3,176 | 2006.10.24
10월은 우리에게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동시에 가져다 주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의 ‘유엔 사무총장(Secretary General)’피선과 북한의 ‘핵실험… 더보기

[342] 꿈과 욕심

댓글 0 | 조회 3,275 | 2006.10.09
골프에서 “버디 하려다 보기한다”는 말이 있다.그린에서 퍼팅 할 때 ‘파’는 충분히 할 수 있는 거리인데 ‘버디’ 하려고 욕심 내다 파도 못하고 ‘보기’를 하게 … 더보기

[341] 천국도 지옥도 내 마음 속에

댓글 0 | 조회 2,976 | 2006.09.25
뉴질랜드의 봄은 목련과 함께 피어난다. < LA에 자식들 따라 이민 온 경상도와 전라도 출신 할머니가 있었다. 늘 붙어 다니던 어느 날 경상도 할머니가 화장…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