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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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이 오면

0 개 870 한일수

계절에 대한 감각이 무디어 질 수 밖에 없는 뉴질랜드 생활이다. 이민을 떠나 온지도 벌써 27년차인데 아직도 이곳의 계절은 종잡을 수 가 없다. 4계절이 뚜렷하지 않을뿐더러 눈이 없고 얼음도 없는 겨울, 마른 나뭇가지에 쌔 싹이 돋아나고 꽃이 피어나는 모습도 보기 힘든 봄, 수확의 계절이라는 가을도 어느새 왔다가 사라지는지 눈치 챌 사이도 없이 지나간다. 달력을 보고 굳이 계절을 계산해 한국과 6개월 간격을 두고 4계절을 맞춰나가는 형편이다. 새해를 맞이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5월이라니…….


5월이면 늦은 봄에서 초여름으로 이동하는 절기일 텐데 더위를 느꼈던 날씨가 몇 번의 비로 아침저녁으로 찬 기운이 돌더니 이제 가을인가 보다하고 느끼는 이곳의 계절 감각이다. 가을은 회상의 계절이고 우수에 젖기 쉬운 절기라고 하더니 이 가을에 한국의 5월을 회상하고 있다. 어렸을 적 추억은 모든 게 아름답고 아무리 나이가 들어가도 그리운 게 사실이다. 어렸을 적 추억이 아니더라도 지난 시절의 추억을 떠 올리는 일은 새롭고 행복한 순간을 맛보는 일이며 이는 사람만의 특권일지도 모른다.


‘여왕은 5월을 좋아한다.’ 5월은 신록(新綠)이 우거지는 희망의 계절이다. 5월은 인생의 청춘에 해당하므로 우리에게 역동성을 느끼게 해준다. 대학마다 신입생을 맞이하여 활기를 띠던 캠퍼스는 개나리와 진달래가 피어나고, 진달래가 만개하고 시들어 갈 무렵이면 그 자리에 철쭉꽃이 들어온다. 이어서 각종 축제가 진행되면서 대학가는 젊음이 발산되고 있다. 향기가 십리를 간다는 라일락이 피고 지고, 그 꽃향기 속에 사랑과 우정도 피고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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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5월에는 유난히 철쭉과 라일락이 떠오른다. 철쭉꽃은 진달래와 4촌쯤 되므로 알아보기에 혼돈스럽기도 하지만 구분할 필요도 있다. 우선 진달래는 화전 등 요리 재료로 쓰고 야산에서 꽃을 따 먹기도 한다. 그러나 철쭉에는 독성 물질이 있어 먹을 수 없다. 개나리, 벚꽃과 함께 봄의 3총사라고 하는 진달래는 3-4월에 꽃이 먼저 피면서 잎이 나오기 시작하지만 철쭉은 4-5월에 잎과 꽃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내가 서울에서 살던 집은 워커힐 뒤 아차산 밑자락에 있어서 산에 자주 오르곤 했었는데 4월의 진달래에 이어 5월에  철쭉꽃이 온 산을 분홍빛으로 물들였던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다.


라일락(Lilac)은 지중해 문화의 뿌리 깊은 부분으로 유럽 동남부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활절 시기에 피기 시작하여 5월에 만개하는데 압도적인 향기 때문에 마법의 힘이 있다고 믿어지기도 했으며 라일락을 누군가에게 주는 것은 오래되고 종종 지나간 사랑을 의미한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라일락꽃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사랑이다. 일반적으로 첫사랑의 상징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흰색 라일락꽃은 ‘순수’ 의미를 담고 있기에 일반적으로 결혼식과 출산에 사용되고 있다. 현재 서울의 마로니에 공원은 1975년까지 서울대학교 문리과 대학의 교정이었다. 학생들은 그 교정의 벤치에서 젊음을 구가하고 사랑을 염원하고 미래를 꿈꾸었다. 60년이 지난 지금에도 생생하게 떠오르는 추억이 사치일까?


5월은 계절의 여왕답게 여왕을 위한 여러 가지 행사가 연이어지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는 1978년부터 중단되기는 하였지만 5월의 여왕 메이퀸(May Queen) 선발 대회가 매년 5월에 열렸다. 이는 장안의 화제 거리가 되기도 했고 미모와 지성미가 겸비된 여왕이라고 해서 미스코리아보다 더 높이 평가되기도 하였다. 한국에서는 ‘가정의 달’이라고 해서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성인의 날을 5월에 축하하고 있다.  이는 가정은 인간관계의 출발점으로서 모든 인성이 여기서 형성되고 모든 기본 교육이 여기에서 시작되며 장차 큰일을 하는 기본적인 정서가 여기서 움튼다는 데에 의미를 두고 있다. 또한 부처님오신 날은 음력 4월8일이지만 양력으로는 5월이어서 축일이 추가되고 있다.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에서 주관하는 이민자 영어교실에서는 이민 생활의 필수인 생활영어를 익히기 위해 이민 선배를 초청해 교습해주고 있었다. 영주권을 받고 이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모인 학생들은 모두가 이심전심 같은 처지로 뜻이 맞았다. 내가 이민을 떠난 1995년에는 뉴질랜드로의 이민이 봇물을 이루던 시기였다. 그 해 5월에는 하나은행 영어교실 학생들이 남서울 대공원으로 야유회를 다녀오기도 하였다. 백여 명이 참석했는데 성인 남녀뿐만 아니라 어린 유아는 물론 뱃속의 아기까지 어우러진 행사였다. 당시는 캐나다와 뉴질랜드로의 이민이 대세를 이루는 시기였으므로 참석자 역시 캐나다와 뉴질랜드로의 이민 예정자들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나 둘 가정씩 이민을 떠나고 이민을 와서도 서로 연락을 하면서 동기간 같이 오며가며 지내기도 하였다. 그러다 세월이 지나면서 형편들이 바뀌고 결코 만만하지 않은 이민생활에서 연락이 두절된 상태로 지내기도 한다. 들리는 소문으로 한국으로 다시 들어간 가족, 제3국으로 재 이민 간 가정, 갈라진 가정들도 있는 모양이다. 27년이 지났으니 그 때 자녀들은 모두 성인이 되었을 테다. 일생일대의 결단으로 이민을 택했을 것인데 어디에 살든 부디 꿈이 헛되지 않고 현실화되어 행복을 가꾸어 나가기를 빌어본다.                     

          

인생을 엮어 나가면서 대 전환을 시도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한국에서 뉴질랜드로의 이민은 파격적인 전환이다. 인류의 보편적인 삶의 질을 추구하는 터전으로서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뉴질랜드라는 공동체에 뿌리를 내리게 된 것에 의미를 부여하며 우리의 미래를 설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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