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정령의 길 – 통가리로 알파인 크로싱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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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정령의 길 – 통가리로 알파인 크로싱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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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 Ara Wairua o Tongariro – 통가리로의 정령 길


* 대지를 걷는 영혼


통가리로 산은 단지 화산이 아니라, 마오리 세계에서 산신(山神)이 깃든 정령의 땅이다.


그리고 그 산을 가로지르는 알파인 크로싱은 누구든 쉽게 걷는 길이 아닌, 과거와 현재, 인간과 조상의 영혼이 만나는 순례의 길로 불린다.


마오리들은 이 길을 “테 아라 와이루아(Te Ara Wairua)”, 즉 “영혼의 길”이라 불렀다.


* 신들의 발자취


전설에 따르면, 옛날 마오리 조상들이 북섬의 중심을 처음 발견했을 때, 통가리로 산의 거대한 기운에 눌려 감히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한 젊은 투훠레토아 전사인 라히오라(Rahiora)는 꿈속에서 한 노인의 지시를 받는다.


“산을 두려워 말고, 산의 숨결을 따라 걸어가라. 그 길 위에 조상의 혼이 널 이끌 것이다.”


그는 깨어난 후 푸른 화산 호수와 검은 화산암 위를 걸으며 지금의 통가리로 알파인 크로싱 경로를 처음으로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 불의 숨결, 푸른 눈


이 길에는 수 많은 신비로운 장소가 있다.


• 레드 크레이터(Red Crater)는 통가리로의 심장이 분노로 타오르던 흔적이고,


• 에메랄드 호수(Emerald Lakes)는 산의 눈물이 흘러 바위 사이에 고인 눈동자라 전해진다.


에메랄드 호수는 특히 마오리 정령에게 매우 신성한 장소로 여겨진다.


마오리 원로들은 말한다.


“그 물속에는 떠난 조상의 그림자가 비친다. 조용히 걷고, 소리를 줄이며, 그들의 숨결을 느껴보라.”


* 순례자의 시련


통가리로 알파인 크로싱은 날씨 변화가 매우 심하고, 기온, 바람, 안개, 모든 것이 정령의 감정에 따라 바뀌는 듯하다.


마오리 전설에서는 이러한 자연의 변화는 순례자에 대한 시험이라 한다.


• 마음에 욕심이 있거나,

• 경외 없이 길을 걷는 자는 길을 잃거나 거센 바람에 휩쓸리게 되고,

• 정성을 다한 이에게는 눈앞에 갑자기 구름이 걷히며 숨겨진 호수와 빛의 협곡이 열린다고 전해진다.


* 산의 목소리


가끔, 정상 부근에서 마치 먼 곳에서 들려오는 듯한 노랫소리가 들린다.


그것은 바람일 수도, 아니면 옛 정령들이 순례자를 반기는 노래일 수도 있다.


그 노래는 언어를 알 수 없지만, 가슴 속에는 분명히 남는다.


그리고 언덕을 넘어 마지막 하산길에 접어들면 문득 자신도 모르게 침묵하게 된다.


그것은 산과 정령에게 보내는 마지막 인사이자, 한동안 자신과 만났던 조용한 예식이다.


* 지금도 살아 있는 전설


오늘날 이 트레킹 코스는 전 세계에서 수천 명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되었지만, 마오리 부족은 지금도 이 길을 ‘조상의 통로’, ‘정화의 길’로 여긴다.


그래서 일부 구간에서는


• 돌을 들고 가지 말 것,

• 물에 손을 담그기 전에 허리를 숙여 인사할 것,

• 산 정상에서 고성방가하지 말 것 등의 마오리 전통 예절을 알려주는 안내판이 있다.

이는 단순한 금기가 아니라, 산과 조상, 자연에 대한 예의인 것이다.


* 전설이 주는 의미


통가리로 알파인 크로싱은 단순한 트레킹 코스가 아니다.


그것은 시간의 경계, 인간과 정령, 자연과 신화가 교차하는 순례길이다.


그 길을 걷는 순간, 누구나 자신의 내면 깊은 곳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길의 끝에 이르렀을 때, 자신도 모르게 알게 된다.


“나는 정령의 길을 걸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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