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뉴스들은 늘 경악할 일들로 채워진다. 성폭력, 아동폭력, 학교폭력등으로 소중한 생명이 파괴되어가는 한국의 현실이 안타깝고 불안하다. 그 모든 폭력성을 불러 일으키는 요인은 삶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 즉 개인의 불행을 보호해줄 사회적 기반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한국사회의 부작용이 낳은 아픈 현실인 것이다. 그 불안감은 경쟁으로 이어지고 어린아이부터 어른들까지 한국은 스펙쌓기에 열중한다. 그러다보니 현실적으로 좋은 스펙을 갖기 어려운 환경에 있는 사람들은 상대적 열등감에 휩싸이고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법을 잊어간다.
며칠 전, 한국뉴스에 한 여성이 페이스북에서 다른 사람의 인생을 자신의 것인냥 도용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SNS를 통한 수많은 사건들에 새로운 유형의 범죄가 추가되는 일이 있었다. 그 여성은 소위 잘나가는 어떤 여성의 삶을 아주 그대로 카피해서 자신인 냥 했고 사이버 남자친구까지 사귀었다는 것이다. 인기 있는 그 여성의 생김새와 삶이 부러워 저지르게 되었다는데 페이스북이 미국회사여서 법적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한국 경찰의 코멘트가 있었다. 명예훼손으로 민사소송은 할 수 있다나… 이런 얘기를 주변 분들과 나누다 보니, 페이스북에서 만난 커플이 결혼까지 했는데 그 부인의 삶이 모조리 위조된 것이었다는 것을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남편이 알게 되었다는, 기가 막힌 사연도 듣게 되었다. 이미 페이스북을 통해 사기사건들을 저지른 건수들은 수도 없이 많이 발생했지만, 그것은 사기를 전문으로 하는 범죄자들의 행위였다면, 위의 경우는 평범한 여성이 자신의 생김새와 환경들을 스스로 폄하하면서 생긴 참으로 어처구니 없으면서도 슬픈, 요즘의 한국의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낸 사건이라 여겨진다. SNS로 인해 타인의 삶을 구경하게 된 청소년들과 청년들은 자신의 삶과 비교하게 되고 점점 자신의 삶의 만족을 잃게 되는 것이다.
페이스북에서 백명의 친구가 있다고 현실에서의 친구의 수가 늘어나지 않는 다는 어느 기관의 조사 결과는, 또한 가상의 공간에서 맺은 관계의 허구성을 보여준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얼마나 많은 친구들이 있고 신청이 들어오고 like가 있는지 신나게 얘기하는 친구들을 보면, 현실에서 친구가 없고 자신을 칭찬할 사람들이 없어서 외롭다고 호소하는 듯하다. 왜 요즘의 사람들은 그토록 페이스북에 열광하는가?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겠지만, 현실적인 관계로부터 오는 어려움들이나 관계를 맺어가는 번거로움들, 그리고 거절이나 외로움에 대한 두려움들이 사람들을 사이버 공간으로 몰아가고 대리만족을 시키며 위안을 얻게 하는 것이다. 게다가 이 공간에서 나는 얼마든지 좋은 모습만 보여줄 수 있고 현실에서 보여지는 나가 아닌 보이고 싶은 나만 드러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가상의 공간에 재미를 붙인 아이들은 틈만 나면 페이스북에 매달린다. 얼굴을 마주보며 대화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들은 용감해지고 자신의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하면서 사이버폭력등과 같은 사건을 일으키기도 한다.
오래 전 칼럼에서도 권한 적이 있었는데, 청소년을 둔 부모들은 아이들이 건강하게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있는지 정기점검을 할 필요가 있다. 그런 합의가 없이 이 위험한 사이버 공간에 아이들을 풀어놓지 않기를 바래본다. 아이들을 자유롭게 키운다는 것은 부모가 지켜줄 수 있는 보호아래에서 충분히 자신의 재능과 꿈을 발휘할 수 있도록 풀어놓으라는 것이지 담장 밖으로 까지 뛰어넘어가라는 의미는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