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의식의 문제>
지금의 이민 1.5 혹은 2세대의 조부모 시절에 부모들은 먹고 살기 힘든 전쟁 후 척박한 현실에서 그야말로 먹고 살아가는 생존의 문제로 눈물을 흘리며 자녀들을 키우면서 교육다운 교육을 시키지는 못했을 지라도 그 자녀들은 부모를 존중했고 가끔 TV에 나와 그런 부모들을 회상하는 사람들의 눈에는 뜨거운 눈물이 흐르는 것을 보게 된다. 감자만 먹고 꽁보리밥만 먹고 자란 자녀였는데 그들은 부모에게 효도하고 부모를 가슴을 적시며 기억하는 것이다.
여기까지 쓰고 보니 요즘의 현실과 비교가 되면서 절로 한숨이 나온다. 그런 부모의 희생과 헌신을 보고 자란 예전 세대의 어른들의 눈물과는 달리 오늘날의 자녀들은 부모 앞에서 너무도 당당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부모들의 비교의식이 문제가 되었던 적이 언제였던가…. 남의 자식과 비교해서 구박하는 나쁜 부모들에 대해 앞다투어 비난했던 시대도 있었고 아직도 물론 그런 부모들이 존재하지만 요즘은 거꾸로 아이들이 부모를 비교하는 세대가 도래했고 그런 아이들 앞에서 작아지는 부모들, 기죽는 부모들 앞에서 왜 우리 부모는 찌질하게 아이폰 6도 못 사주는지 한바탕 해대는 아이들 앞에서 능력 없는 부모에게 태어난 자녀들에게 미안해 하는 부모들…. 그래서 스시집에서 하루종일 다리 붓도록 일하고 번 한 달의 노동의 대가를 아이들의 휴대폰으로 올인하는 엄마들… 이민생활하며 동분서주하며 뛰어도 렌트비 감당하기 어려운 우리의 가장들은 아내 눈치보랴 아이들 눈치보랴 실컷 고생하며 일하고 돌아와도 왠지 미안하다. 요즘의 비교당하는 한숨 나는 부모들의 현실이다.
필자는 오히려 부모들로 힘들어 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면서 자녀들을 헤아려주는 부모의 역할에 대해 목청을 높이고 했었는데 근래에 자주 목격하는 위와 같은 부모와 자녀들의 관계를 보면서 부모들에 대해 짠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물론 위와 같은 그런 자녀들이 주류를 이루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쩔쩔매고 눈치보며 상전으로 모시는 경향은 이미 우리애는 기죽이기 싫다는 대한민국 부모들의 우리애들 기살리기 프로젝트로부터 이미 시작된 것이긴 하다. 그러면서 자녀들은 좋은 매너라든지 상대를 배려한다던지 하는 것보다 자신이 제일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고 이미 부모의 존재가 고마움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고 자신을 위한 헌신도 부족하다고 여기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설상가상으로 학교를 가보니 누구는 1년도 안 쓴 휴대폰을 새로 구입하고 맥북을 사고 해외여행을 다녀오고 용돈도 몇 배나 많고…. 부러운 친구들을 바라보다가 피자를 시켜도 5달러짜리만 사오는 내 부모가 찌질해 보인다. 자녀를 상전으로 모신 결과이다.
필자도 그러지 못하지만, 키위가정들을 보면 부모가 계획한 예산 안에서 생활을 하면서 먹여주고 재워주되 그 외에 들어가는 생활비는 어려서 벌어야 한다. 신문을 돌리고 가정에서도 일을 도우면서 잔디깍기를 하면서 번 10달러를 들고 가서 먹고 싶은 음료수를 사고 맥도날드에서 카운트타운에서 일하면서 모은 돈으로 사고 싶은 휴대폰을 산다. 돈을 버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체험하면서 부모가 자신에게 해주는 것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기 때문에 부모가 사주는 모든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한다. 엄마가 차려준 밥상을 받으며 고맙다 하고 5불짜리 피자도 고마울 수 있어야 한다.
신형 휴대폰을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들에게 돈이 없어서 기죽을 필요가 없다. 너의 부모는 부모로써 최선을 다해 너희들을 키운다. 그러므로 당당하고 자녀들에게 현실을 알게 하라. 왜 내 부모는 이런 싸구려 피자를 사올까가 아니라 힘들게 번 돈을 쪼개서 피자라도 한판 사 들고 들어오시는 아버지에게 감동하는 아이들로 키우라. 나 하기 나름이다. 아이들은 당당함 앞에서 고개숙일 것이고 자신없는 부모 앞에서 당당해질 것이다. 고생하시는 이민가정의 부모들, 힘내시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