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치(Vinci) 마을의 천재, 레오나르도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빈치(Vinci) 마을의 천재, 레오나르도

0 개 1,680 피터 황

프랑스 VS 이탈리아 (II)

 

3b386417a8ab91cbc50f50f371450ed2_1542673752_7742.jpg 

 

이탈리아가 낳은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는 화가일 뿐 아니라 위대한 발명가였다. 자동차, 비행기, 헬리콥터, 대포, 전차 등 첨단 장비들에 대한 개념을 르네상스 시대에 이미 고안했다. 젊은 시절 식당에서 요리사로 일했던 그는 포크의 원형인 삼지창을 개발했고, 자신이 발명한 스크류를 통해 와인 따개의 원리를 제공했다. 와인에 대한 다빈치의 관심은 그가 태어난 고향에서 짐작할 수 있다. 다빈치가 태어난 빈치(Vinci) 마을은 피렌체에서 서쪽으로 30㎞ 떨어진 와인 생산지로 유명하다. 빈치는 겨울이 온화하고 여름은 덥고 건조해 와인 제조에 이상적인 기후다. 빈치(Vinci)라는 이름 역시 포도나무 줄기를 지지대에 고정하는 데 쓰이던 빈코(Vinco)라는 식물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다빈치는 여기서 젊은 시절을 보내며 포도원 건물도 설계했다고 전해진다. 빈치에선 1961년부터 30개의 양조장이 뭉쳐 칸티네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설립해 다빈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와인은 음식의 꽃이며 문화다. 또한 값싸고 구하기 쉬운 자신의 지방 와인을 최고로 생각한다. 도통 다른 나라의 와인에 관심이 없다. 이와 같은 태도는 프랑스보다 역사가 깊으며, 2,000여 년 전 로마제국 시대부터 유래한다. 로마 시대 이후 유럽의 중심지로서 좋은 와인을 생산해 왔으나 정치와 문화의 중심지가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와인의 중심도 프랑스로 옮겨가게 되었다. 하지만 현재 이탈리아는 남북으로 긴 국토 전역에서 약 600여종의 포도 품종(와인용 주 품종 약89종)과 40,000개 정도의 포도공장에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와인 생산량이 세계 최대이며 토종 포도의 와인 생산 방식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로 오늘날 그 기술이 날로 세련되어 발폴리첼라, 키안티, 소아 베 같은 대표적인 와인들이 다시금 옛 명성을 되찾아가고 있다. 사실, 이탈리아 와인은, 그동안 마케팅이란 측면을 거의 배제한체 자국내 소비에만 집중해 왔다. 그래서 전체 생산량이 100%라고 했을 때 등급이 정해져 있는 믿을 만한 와인은 20~30%로 그 규모가 적다. 그렇다고 나머지 70~80%의 와인이 저질이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등급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오히려 등급을 사용하지 않는 와인 중에서도 훌륭한 와인들이 많다. 

 

이미 설명했지만 이탈리아 와인의 가장 큰 특징은, 포도 품종이 프랑스와 다르다는 점이다. 네비올로, 산지오베제, 코르비나, 몬테풀치아노, 바르베라, 돌체토, 모스카토, 코르테제. 이렇듯이 프랑스와는 달리 각 지방마다 고유한 품종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와인의 맛과 향도 다를 수 밖에 없다. 프랑스와인이 깊고 진하며 풍부하다면, 이탈리아 와인은 때론 시원하고 쿨한 하지만 독특한 맛과 향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고 가벼운 것은 아니다. 단지 프랑스와인과 비교했을 때의 경우이지 신세계와인 과 비교하면 이탈리아 와인도 묵직한 와인에 속한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프랑스는 중후함, 이태리는 잘 정돈된 풍부함과 맵시 있는 세련됨이 아닐까? 하지만 이탈리아도 현재 고유 품종을 재배하 는 것에서 벗어나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샤도네이 같은 외래종을 재배하는 와이너리도 늘고 있으며 그중 토스카나(Toscana)의 메를로는 대단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탈리아와인은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한 세기 전부터 급속히 발전하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품질이 좋지 않고 프랑스 등에 희석하는 용도로 수출하는 와인이 대부분이었다. 지금도 예술적 감각이 없거나 대량생산되는 와인들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긴 하다. 그렇다고 소규모의 장인이 만드는 곳이나 전통 있는 가문에서만 와인을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형태의 와인이든 좋은 와인은 지역의 특색과 개성이 있어야 한다. 모든 생산자가 매년 같은 산도, 색상, 알코 올 함량과 탄닌이 일정한 와인만 생산한다면 수퍼마켓의 음료와 다를 게 없고 매력도 사라질 것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와인의 매력은 생산지의 테루아(Terroir) 를 입과 가슴에서 감동으로 느낄 수 있는 끝이 없는 다양성에 있다.

 

피터 황  Fine Wine Specialist www.winelab.co.nz


cccc285bc5ea5fd800b884f6ce8ba1a3_1542264009_7219.jpg

샴페인과 삑사리 철학

댓글 0 | 조회 8,907 | 2015.10.14
고향에선 추석명절이면 오랜만에 모인 식구들이 화투(花鬪)를 하곤 했다. ‘꽃으로 싸운다’는 뜻의 화투는 그 이름에서 이미 심오한 철학의 무게가 느껴진다. 48장의… 더보기

웰컴 투 보르도(Bordeaux)

댓글 0 | 조회 2,498 | 2015.11.12
세계와인의 표준, 프랑스. 와인 하면 어째서 프랑스를 세계 제일로 여기는 것일까? 이유는 와인을 만들어 온 역사가 깊다는데 있다. 로마인들이 갈리아를 정복하고 포… 더보기

요강을 뒤엎는 술, 복분자(Black Raspberry)

댓글 0 | 조회 4,059 | 2015.12.09
대충 약 30년 전의 서울시 시민들의 이야기가 리얼하다. ‘연탄불, 성문종합영어, 골목길, 카스텔라’. 응답 받고 싶은 1988년도, 나의 대학시절이기도 한 그 … 더보기

나의 첫 사랑, 피조아(Fejoa)

댓글 0 | 조회 3,366 | 2016.01.14
남자는 첫 사랑을 못 잊어 또다시 닮은 사랑을 하고 여자는 첫 사랑을 잊기 위해 두 번째 사랑을 시작한다고 했던가. 내가 그를 만난 것은 대략 20년 전, 데본포… 더보기

육각형의 방, 코르크(Cork)의 정체

댓글 0 | 조회 3,057 | 2016.02.11
와인은 오래될 수록 좋다는 생각이 보편적이다. 숙성이 되면서 풍미가 풍부해지는 와인의 특성 때문일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와인과 함께 동고동락해온 코르크(Cor… 더보기

청국장과 치즈는 누가 다 먹었을까

댓글 0 | 조회 4,002 | 2016.03.10
카메라 앞에만 서면 무뚝뚝하게 서있는 나에게 사진사는 간절하게 김치를 외쳐댄다. 그래 봐야 마지못해 억지웃음을 만들어내자 이번엔 치즈를 부르짖는다. 입가에 웃음을… 더보기

청주(淸酒) VS 사케(Sake)

댓글 0 | 조회 6,723 | 2016.04.13
아버지와 여러 겹의 노끈으로 손잡이를 만든 백화수복을 들고 고향에 내려 올려다본 밤하늘엔 별들이 빼곡했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 더보기

엄친아 아버지, 카베르네 프랑

댓글 0 | 조회 2,920 | 2016.05.11
연예인 뺨치는 외모에 공부 잘하고 부모 말씀에는 무조건 순종한다는 무시무시한 존재, 엄친아(엄마친구아들). 이제는 모든 방면에서 뛰어난 재능을 갖춘 사람을 일컫는… 더보기

나폴레옹과 술의 황제, 코냑(Cognac)

댓글 0 | 조회 7,304 | 2016.06.09
프랑스의 지명이기도 한 코냑(Cognac)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최고급 브랜디(Brandy)인 코냑이 와인을 증류해서 만든 술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의… 더보기

초콜릿을 사랑한 아이스(Ice)와인

댓글 0 | 조회 2,404 | 2016.07.14
사랑을 하게 되면 서로 닮아간다고 한다.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초콜릿과 와인은 닮은 점이 많다. 초콜릿의 재료인 카카오 빈이 전혀 다른 자신만의 고유한 맛과 성질… 더보기

와인 디자인, 블렌딩(Blending)의 세계

댓글 0 | 조회 3,811 | 2016.08.11
언제나 손님으로 인산인해를 이룬다는 맛 집들은 대부분 한 가지 메뉴로 승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독창적인 비법으로 대를 이어가면서 전통의 맛을 변함없이 지켜가기… 더보기

속도중독, 느리게 살 수 있는 용기

댓글 0 | 조회 2,155 | 2016.09.15
우리를 둘러싼 세상은 너무 빨리 달리고 있다. 느리게 따라가다 보면 상위무리에서 뒤처진다는 강박관념이 모두를 괴롭힌다. 근면한 한국인의 ‘빨리빨리 정신’이 지금의… 더보기

와인의 몸무게, Body에 대하여

댓글 0 | 조회 2,220 | 2016.10.11
살찐 고양이 한 마리가 봄 햇살을 즐기며 풀숲에 평화롭게 누워있다. Fat Cat, 이 그림이 그려진 와인을 마신 후에 느껴지는 느낌이 상상이 되는가? 이 그림을… 더보기

호스트 테이스팅(Host Tasting)을 아시나요?

댓글 0 | 조회 3,651 | 2016.11.09
허물없이 친한 사람들끼리의 자리라면 그다지 매너를 따질 필요가 없다. 오히려 그런 형식이나 절차가 편안한 분위기를 너무 학문적(?)이고 딱딱하게 만들 수도 있기 … 더보기

광화문에서 나는 숲을 보았다

댓글 0 | 조회 1,983 | 2016.12.06
세상 모든 것이 모두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 아니겠냐고 들 한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다. 굶을 때면 제일 무서운 것이 그 목구멍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먹을 수만… 더보기

파리(Paris)로 떠난 모나리자

댓글 0 | 조회 1,600 | 2018.09.11
프랑스 VS 이탈리아 (Ⅰ)카톡이나 안부를 먼저 보내주는 사람이 한가하고 할 일이 없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마음 속에 늘 당신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다툰 후에 … 더보기

욕쟁이할머니 맛의 비밀

댓글 0 | 조회 1,565 | 2018.10.10
신의 선물 와인의 초대 (67)​퇴근한 후에 산동네를 오르는 동네아저씨들은 길목에 있던 우리집 구멍가게를 그냥 지나 칠 수가 없었다. 한 동네 모두가 이웃이었고 … 더보기
Now

현재 빈치(Vinci) 마을의 천재, 레오나르도

댓글 0 | 조회 1,681 | 2018.11.15
프랑스 VS 이탈리아 (II)이탈리아가 낳은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는 화가일 뿐 아니라 위대한 발명가였다. 자동차, 비행기, 헬… 더보기

프로세코여~. 아직도 로맨스를 꿈꾸는가?

댓글 0 | 조회 1,604 | 2018.12.12
벼락처럼 부지불식간에 찾아온다는 로맨스를 우린 평생 몇 번이나 해볼 수 있을 까? 어떤 이들은 유치한 드라마 속 이야기 라고도 한다. 삶의 절정을 지나버린 나이가… 더보기

판타스틱 듀오, 커피와 와인

댓글 0 | 조회 1,627 | 2019.01.16
요즘 카페에서는 커피와 함께 와인이, 와인바에서는 와인과 함께 커피가 메뉴 판 리스트에 적혀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소믈리에나 바리스타들이 실제로 … 더보기

검은 순수 VS 황홀한 지옥

댓글 0 | 조회 1,610 | 2019.02.13
커피와 와인을 마시는 것은 곧 자연을 마시는 것이다. 처음에 이 둘은 약으로 사용됐다. 기원 전 에티오피아 부족들은 커피나무 잎을 씹거나 줄기 끓인 물을 마시며 … 더보기

향기(香氣)를 잃으면 독(毒)이 된다

댓글 0 | 조회 1,646 | 2019.03.13
화학약품의 조합으로 실험실에서 와인이 만들어지고 콘크리트 빌딩에서 컴퓨터로 채소와 과일이 만들어진다. 덕분에 우리의 식탁은 향을 잃은 식재료들로 채워져 가고 있다… 더보기

상식을 깨는 돌연변이

댓글 0 | 조회 1,799 | 2019.04.10
피노(Pinot)라는 말은 솔방울을 뜻하는 프랑스어이다. 그러니 프랑스 부르고뉴의 대표적인 레드 와인인 피노누아(Pinot Noir)는 검은 솔방울이라는 뜻이 되… 더보기

잡종의 생존법칙

댓글 0 | 조회 1,659 | 2019.05.14
와인의 품질은 포도 품종 자체가 가지고 있는 개성에 크게 지배된다. 결국 품종이 같다면 재배지가 다르더라도 품질 면에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말할 수 있… 더보기

나의 혈액형은 카베르네

댓글 0 | 조회 1,686 | 2019.06.11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이 있듯이 혈액형이 같은 사람은 같은 종류의 유전인자를 갖게 돼 성격, 행동, 질병이 비슷해진다고 한다. 피는 신선한 산소, 맑은 공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