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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와 부분

0 개 2,090 김지향
인간관계처럼 복잡하고 다양한 것처럼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자신의 시각이 전체가 아니라 부분이라는 것을 모르기에 복잡하고 다양한 사건들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에게는 남에게 전혀 말하지 못할 사연이 있을 수 있습니다. 말해봤자 거짓으로 받아들이거나 이상한 사람으로 보거나, 보통 사람들과 다르게 볼 수도 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남에게 밝히지 못하는 사연들도 있습니다.

그런 사연 때문에 대인관계에 있어서 상대와 굳게 맺은 약속을 지킬 수 없는 일도 일어납니다. 얼마 전에 친구한테 억울한 일이 생겼는데, 제 친구의 사연이 바로 이런 사연이었습니다. 옆에서 들으면서 우리 인간들이 얼마나 착각을 많이 하면서 살고 있는지 실감했습니다.

대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임이며, 만약 상대가 그 신임을 져 버렸을지라도 상대를 믿었었더라면 끝까지 그 믿음을 버리면 안 되겠다는 걸 친구의 일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대부분 대인관계에서의 갈등은 신임이 깨진 것에 대한 아픔과 상처였습니다. 특히 외국에 나와서 살아가는 교민들 사이에서는 신임이 깨졌을 때의 배신감은 말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입니다.

하지만 신임이 깨졌다고 생각한 것도 알고 보면 착각인 것이 대부분입니다. 대부분 상대를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부분적으로만 알고 있으면서 자신의 시각이 상대 전체를 다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기에 배신을 당했다는 느낌을 받거나 불신이 쌓이게 되는 것입니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우화 하나가 생각이 나는군요. 

두 장님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 장님들 중 한 장님은 코끼리 다리 하나를 만졌습니다. 또 한 사람은 코끼리의 꼬리를 만졌습니다. 서로 각각 코끼리란 것이 자신이 만진 것으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서로 코끼리에 대해서 부분만 알고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코끼리 다리가 코끼리인줄로 알고 있었으며 다른 한 사람은 코끼리 꼬리가 코끼리인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 두 사람이 코끼리에 대해 말하다가 언쟁이 붙었습니다. 분명 서로 코끼리를 직접 만져봤기에 자신이 만져본 코끼리가 코끼리임에 틀림없는데, 서로 다르게 알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두 사람은 서로 자신이 옳다고 우기다가 아주 친했었던 사이가 그만 멀어졌습니다. 

우리 인간들도 사실 알고 보면 눈만 뜨고 있는 것이지 눈 뜬 장님과 똑같습니다. 인간 전체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자신이 보고 체험하고 느낀 것들로 인간 전체를 판단하고 해석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상대에 대한 믿음이라는 것도 자신의 시각에서의 믿음이며, 상대가 그 믿음을 깼을 땐 아주 큰 배신감으로 마음을 상하게 됩니다.

대인관계가 가장 힘들고 사람을 믿기가 가장 힘든 이유가 바로 이런 점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런 자신의 착각을 벗어나서 제대로 눈뜨고 상대를 바라보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눈을 뜨고 나서 보면 자신의 생각이 착각이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오감에 육감을 더한다고 해도 인간 전체를 제대로 알기란 정말 힘든 일입니다. 그건 인간들 대부분이 눈 뜬 장님으로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사실을 알고 인정하면서 살기만 한다면 자신이 믿은 상대에 대한 불신이 생길 수가 없게 됩니다. 상대가 자신을 속이려고 속인 게 아니고 신임을 져버린 것도 아니라는 것도 인정하게 됩니다.

인간처럼 복잡하고 경이한 존재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인간 스스로 자기 자신마저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나 자신마저도 제대로 잘 모르는데 어떻게 남의 상황이나 속사정을 제대로 다 이해하고 알 수가 있을까요? 이런 점을 착안한다면 상대가 콩을 팥이라고 말해도 100% 신임을 해야 합니다.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난날의 나를 반성했습니다. 앞으로는 나와 관계를 맺은 사람을 100% 믿을 것이며, 내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더라도 그 행동으로 그에 대한 믿음을 져버리지 말자고 다짐했습니다. 

각각의 시각은 옳습니다. 그러나 그 각각의 시각들은 부분인 것이며, 그 부분들이 모여서 전체를 이루는 것입니다. 이 사실을 늘 염두에 두면서 살고 있다면 대인관계에 있어서 실망하면서 살게 되지 않을 것입니다. 내 시각으로만 상대를 판단하거나 비판하면 결국 내 마음과 상대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일이 생기는 것입니다.

봄날이지만 날씨가 무척 변덕스럽군요. 이런 변덕스러운 날씨도 모두 다 자연의 법칙에서 일어나는 일이기에 인정하고 수용하면서 살아야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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