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선생님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교장선생님

0 개 1,646 코리아타임즈
학교에 첫 등교하는 날, 아들을 교실에 들여보내고도 나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서 교실밖에서 서성거렸다. 영어를 제대로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아이가 저 안에서 어떻게 잘 견딜 수 있을까, 내심 걱정하면서 연신 창문을 통해 교실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때 어떤 외국인 젊은 여자가 내게 다가와 인사를 했다. 얼른 반갑게 인사를 받아주었다. 내가 뉴질랜드에 온지 몇 달 되지는 않지만, 이렇게 낯선 사람이 먼저 다가와 말을 건다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라는 것을 벌써 눈치챈 터라 내심 반갑고 또 의아했다.

근데, 자기 소개를 하는데, 이학교 교장이라는 거였다. 순간 깜짝 놀랐다. 30대 중반밖에 안 되는 젊은 여자인데......!!! 이번 4학기에 새로 교장직을 맡게 되었다고 했다.

기회는 이때다 하고 나는 얼른 얘기를 시작했다........우리 아들역시 이번 4학기에 새로 이학교에 입학했다, 한국에서 온지 몇 달 안 된다, 영어를 아주 못한다, 수업을 어떻게 따라갈지 걱정이다, 학교에서 어떤 배려가 있었으면 좋겠다, 등등.....

하교 시간에 맞추어 아이를 데리러 학교에 갔더니, 교장이 정문앞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과 마중나온 부모들을 보며 잘 가라고 인사도 하면서 한참을 서 있었다. 며칠후에는 후문앞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아마 정문과 후문을 교대로 서 있는 모양이었다. 교문앞에 서 있던 학부모와는 이런 저런 얘기도 나누는 모양이었다.

입학한지 한달쯤 지난후에 학교체육대회가 근처 공원에서 있었다. 아이들이 종일 잔디위에서 뛰고 뒹굴고 웃고 떠들던 날, 교장은 종이박스에 머핀을 담아들고 공원 이곳저곳에서 수고하는 선생님들에게 일일이 찾아다니며 하나씩 나누어 주고 있었다.

또 몇 주후에 학교에서 줄넘기의 날이 있었다. 운동장 한 편에, 전교생이 모여 둥그렇게 앉아 있고, 학부모들은 그 뒤에 빙 둘러서서 아이들이 준비한 줄넘기쇼를 구경하고 있었다. 나 역시 학부모들 틈에 끼여 구경하고 있었는데, 교장이 내게 다가오더니, 요즘 아들은 학교 잘 다니냐고 물어보았다. 그렇게 같이 서서 한참을 얘기했다. 내심, 이 아줌마가 그냥 동네 친구가 아니고 우리 아들 학교의 교장선생님이지....하는 생각을 언뜻 하면서도 우리의 대화는 완전 수다떨기에 가까웠다.

왜 그렇게 젊은데도 교장이냐,
교장되는 공부를 따로 했다,
한국은 교장선생님이 연세가 다 있으시다,
그럼 너무 늙은거 아니냐,
남편은 뭐 하냐,
남편도 교장이다,
교장커플이구나,
남편은 한국인이 많은 northshore에서 교장한다, 전교생중 70명이 한국학생이란다, 그래서 편하다고 하더라,
곧 여름방학인데 외국유학생을 위한 방학중 특별 영어수업은 없냐,
TV나 보여줘라, 등등

내 평생 교장선생님과 이렇게 사적이고 부담없는 대화를 오랫동안 나눈 적은 없었다. 이렇게 젊은 여자 교장선생님 역시 본적이 없다.

한국에서는 아들녀석의 담임선생님부터가 아주 높은 산이었다. 쉽게 다가갈 수 없고, 무엇이든 쉽게 말할 수 없고, 항상 뭔가 신경쓰이는 그런 존재였다. 하물며 교장선생님이야 말할 것도 없다. 입학식때 ‘말씀’ 들은 기억밖에 없다.

어린 자식들을 데리고 한국을 떠나는 부모들의 변중에, 서구에는 교육환경이 더 좋기 때문이라는 말은 상투적일 정도로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나는 직접 그 환경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고,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이유가 되는지도 알 수 있었다.

연말연시

댓글 0 | 조회 1,732 | 2006.12.05
이제 2006년도 서서히 마무리 되어 가는 모양이다. 달력도 달랑 한 장 남았고 여기저기서 크리스마스 산타 퍼레이드, 콘서트, 파티 한다고 들뜬 분위기다. 한국은… 더보기

한글 교육

댓글 0 | 조회 2,029 | 2006.11.28
외국에 살면서 아이들에게 한국어공부를 시킨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영어공부 따라잡기도 바쁜데, 한글까지 공부할 시간이 없는 듯하고, 꼭 한글을 다… 더보기

일곱번째 상

댓글 0 | 조회 1,839 | 2006.11.21
아들이 받아 온 상장을 보니 이렇게 씌여있다; “JY is making great use of his common sense when working through… 더보기

기념일

댓글 0 | 조회 1,999 | 2006.11.07
11월초의 한국은 꽤나 추운 날씨일텐데, 이곳은 벌써 여름인가싶다. 낮에는 썬크림을 꼭 챙겨야 하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점점 휴가 분위기도 느껴진다. 앞집의 … 더보기

정말 쥐는 싫다

댓글 0 | 조회 2,247 | 2006.10.27
씽크대 캐비넷의 문을 열었더니 작은 생쥐 한 마리가 툭 튀어나온다 나는 기겁을 하고 비명을 질렀다 짙은 회색의 그 놈은 쪼르르 다용도실안으로 도망친다 덩치로 봐서… 더보기

Athletic Club

댓글 0 | 조회 1,839 | 2006.10.20
야외활동하기에 좋은 날씨인 Term 4와 Term 1에만 운영되는 체육 club이 있다기에 요즘 운동부족인 아들을 데리고 갔다 가장 맘에 드는 부분은 Fee가 엄… 더보기

여섯번째 상, 세번째 방학

댓글 0 | 조회 1,814 | 2006.09.27
Term 3가 끝나고 방학시작. 이제 2주간 하루종일 아들과 씨름해야 한다 수영장 한번 놀러가고 공원에 한번 가고 바닷가 한번 가고 친구생일파티 한번 가고 그러다… 더보기

9살 유학생의 기도

댓글 0 | 조회 1,636 | 2006.09.27
우리 가족 건강하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2006년 7월 30일 학교에서 생활 잘 하게 해 주세요8월 1일 성경책 잘 읽고 똑똑하게 해 주세요 8월 2일 수영 잘… 더보기

조기유학 : 2년이 적당?

댓글 0 | 조회 2,358 | 2006.09.15
사례 1. A양과 B양은 자매간이다 언니는 초등학교 5학년, 동생은 3학년때 뉴질랜드로 왔다 2년동안 학교에 다녔고 집에서는 꼬박 2년간 개인영어과외도 받았다 언… 더보기

애물단지

댓글 0 | 조회 2,292 | 2006.09.09
3,200불에 차를 샀다 1995년식 일본 토요타였다 원래 매매가격은 3,300불이었다 당연히 아저씨 좀 깍아주세요 라는 말을 했는데 아저씨 왈, 싼 물건에도 한… 더보기

여왕의 서거

댓글 0 | 조회 1,760 | 2006.09.02
2006년 8월, 뉴질랜드 국내 뉴스 중 단연코 1위는 여왕의 죽음이다 영국여왕이 있는 것은 모두가 아는 일이지만 뉴질랜드라는 나라에도 여왕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 더보기

좀도둑

댓글 0 | 조회 1,914 | 2006.08.27
어젯밤 앞집사는 키위여자가 찾아왔다 자기네 잔디밭에 세워둔 차의 바퀴 4개가 모조리 없어졌단다 허걱! 어둠속을 뚫고 보니 차는 있는데 바퀴가 휑하니 없다 뭔가 본… 더보기

다섯번째 상 - Math Superstar

댓글 0 | 조회 1,562 | 2006.08.18
아들이 상장을 쑥 내미는데 상 이름이 참 웃긴다 "Mathematics Superstar Certificate" 요즘 Superman 영화가 뜨더니 상 이름을 시… 더보기

Tooth-brush Day

댓글 0 | 조회 1,786 | 2006.08.09
8월 7일은 뉴질랜드에서 구강의 날인 모양이다 저녁 뉴스를 보니 어느 초등학교의 강당에 아이들을 모아 놓고 양치질의 중요성,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장면이 나온다 … 더보기

해리포터의 결말은 죽음

댓글 0 | 조회 1,802 | 2006.08.08
해리포터 시리즈의 완결편이 지금 집필중이다 작가 J.K.Rowling이 현재 7편을 쓰고 있는데 어떻게 끝을 맺을지 결정했다고 한다 2명의 캐릭터가 죽게 된다고.… 더보기

친절한 오클랜드사람들

댓글 0 | 조회 1,709 | 2006.07.31
가장 친절한 도시 순위 1위: 미국의 뉴욕 2위: 스위스의 쮜리히 3위: 캐나다의 토론토 4위: 독일의 베를린 7위: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15위: 영국의 런던, … 더보기

김윤진

댓글 0 | 조회 1,810 | 2006.07.17
아이들을 재워놓고 Prime TV의 David Letterman쇼를 가끔 보곤 한다 며칠전에 별 생각없이 TV를 틀었더니 마침 guest를 소개하는데 마이클 더글… 더보기

Korean Missile Crisis

댓글 0 | 조회 1,701 | 2006.07.08
2006년 7월 6일자 뉴질랜드신문을 보니 제 1면에 대문짝만한 김정일의 사진이 보인다 서울에서 열린 북한의 미사일발사 규탄 집회에서 김정일의 사진을 불태운 모양… 더보기

캔디

댓글 0 | 조회 1,603 | 2006.06.29
내겐 참 착한 친구가 있다 그녀의 이름은 캔디 어찌나 착한지 그 친구에게는 착하다는 수식어외에는 다른 것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다 갈색머리에 갈색눈의 백인으로 그녀… 더보기

[re] 오클랜드 굴욕 사건

댓글 0 | 조회 1,513 | 2006.06.26
>1. 수학문제 > >백의 자리의 숫자가 3인 세자리 수 중에서 347보다 작은 수는 몇개입니까? > >아들녀석이 써 놓은 답을 보니 … 더보기

오클랜드 굴욕 사건

댓글 0 | 조회 1,792 | 2006.06.23
1. 수학문제 백의 자리의 숫자가 3인 세자리 수 중에서 347보다 작은 수는 몇개입니까? 아들녀석이 써 놓은 답을 보니 47. "야, 다시 똑바로 해 봐"냅따 … 더보기

네번째 상 받다

댓글 0 | 조회 1,549 | 2006.06.19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에게 물어보았다 "오늘 assembly 했니?" "응,... 참, 근데, 나 상 받았다!" "진짜?와, 추카추카, 근데 무슨 상이야?" "음.… 더보기

몰리 후피 - 시즌 2

댓글 0 | 조회 2,406 | 2006.06.07
옛날 어느 한적한 시골마을에, 많은 아이들을 기르는 가난한 부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다 쓰러져가는 방 두칸짜리 오두막에서, 쌀구경을 제대로 못해감자와 옥수수로 근… 더보기

Hairy Women은 용감해야 한다

댓글 0 | 조회 1,837 | 2006.05.31
뉴질랜드에 살면서 한국에 비해 편리한 점 중에 하나는 쉽게 wax제품을 구할 수 있다는 거다 예전 미국의 월마트에서 첨 왁스를 접하고 여자들도 이런 걸 꼭 해야하… 더보기

donation이 너무 많다

댓글 0 | 조회 1,509 | 2006.05.23
아들녀석이 집에 오더니 가방에서 웬 편지를 한 장 내민다 읽어보니 지난학기에 80불 donation을 안 냈으니 이제 100불을 납부하라는 내용이었다 1년에 80…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