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맘이 못 되어서 미안해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슈퍼맘이 못 되어서 미안해

0 개 2,151 안진희

이것 참 큰일이다.

내일은 아들이 부활절 연휴 전에 마지막으로 유치원에 가는 날이라 선생님들께 드릴 브라우니를 굽고 있는데 30분이면 맛있게 굽히던 게 왜 1시간이 다 되 가도록 완성이 안 된다. 위는 타 들어가고 있는데 속은 아직도 초코렛이 묻어 나오고… 시간은 12시가 다 되가는데.. 아… 내 마음도 타 들어간다.

어디서 또 본건 많아 가지고 내 아들이 유치원 다니고 학교 다니면 선생님들한테 쿠키도 선물하고 그러는 정성스러운 엄마가 나도 한번 되어 보겠다고 누차 꿈꿔왔었던 것을…

그런데 이게 참. 막상 닥치고 보니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다.

처음엔 물론 의욕에 넘쳐서 아들한테 밀가루 채도 좀 쳐보라 그러고 초코렛 녹인걸 저어 보라고도 그러고 나름 신나게 시작했다. 그런데 뭔 중탕이네 채질이네 이것 저것 하다 보니 설거지가 쌓여가고, 식탁이랑 바닥은 아들이 흘려놓은 밀가루 천지가 되어 있고, 급한 번역일로 전 날 밤 좀 샜더니 비몽사몽 제정신 아니어서 오븐 버튼을 베이크에 놓지 않고 그릴로 해놔서 시간만 가고 익지를 않고. 잠은 와 죽겠는데 아들은 잘 생각도 안하고 재워줘야 자겠다 버티고 있고. 아 놔.. 언제 구워서 언제 포장하고 또 언제자. 그냥 반 선생님들만 챙길걸 그랬나. 왜 또 목표는 높게 잡아가지고 센터 선생님들 전체한테 다 드리겠다고 설쳐서 이 난리를 피우고 있나…

분명 처음 의도는 아들 선생님들을 잘 챙겨야 아들이 눈길 한 번 이라도 더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아들을 위해서 브라우니를 굽는 거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어지르는 아들을 향해 목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급기야는 지금 이거 빨리 구워야 하는데 잠 안자고 왠 방해질인가 싶어 짜증이 쏟아지는 지경에 이르러, 도대체 내가 왜 브라우니를 굽고 있는지 목적이 모호해지는 지경까지 도달한다.

요즘은 직장 일도 하면서 애도 잘 키우고 집안 일도 잘하는 엄마들을 가리켜 ‘슈퍼맘’이라고 한단다.

나도 보기에는 그럴싸한 아이를 키우며 집에서 일하는 프리랜서 번역사이다.

그런데 아들이 깨어있는 시간에는 집중이 잘 안 되서 번역이 잘 안되니 아들이 잠들고 난 밤 시간에 일을 주로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잠자는 시간이 줄게 되고, 몇 시간 못 자고 일어나니 기력이 없어 아침을 대충 챙겨 주게 되고, 맑지 않은 정신으로 놀아주다 보니 신경이 곤두서 좋게 넘어갈 것도 눈 부라리고 소리 지르게 되고, 그나마도 일이 많은 날은 마감시간 맞추려면 낮에도 컴퓨터를 붙들고 앉아있어야 하니 심심해진 아들은 옆에서 아이패드 삼매경에 빠져 있을 수 밖에 없고. 마감 넘기고 짬 좀 생기면 뭐라도 하고 놀아줘야겠단 죄책감에 아들 옆에 붙어 앉아 놀아주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니 설거지나 빨래는 또 뒷전으로 밀리고. 청소라는 건 언제 해본 건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는…

내가 무슨 못다한 자아 실현 위해 내 일을 하겠다는 신여성도 아니고 그저 조금이라도 벌어서 내 아들한테 더 해주고 싶어서 일을 하는 현실적인 엄마인데 정말이지 현실을 보면 이럴 거면 왜 일을 하는 걸까 싶은 생각이 든다.

도대체 슈퍼맘들은 비결이 뭘까. 보고 들은 건 많아서 이상은 저 꼭대기에 가 있는 이 어정쩡 맘은 우울하다.

어릴 적, 일하는 엄마 덕에 매일 엄마 없이 놀면서 난 나중에 애 키우면 일 안하고 집에 있어야지 라고 늘 생각했었는데..  이건 뭐 몸만 집에 있지 제대로 해주는 것도 없고.

아들. 엄마가 슈퍼맘이 못 되어서 미안해. 마음은 그게 아닌데.. 요령껏 잘 해보도록 노력할게. 엄마보다 더 어른스럽게 잘 지내줘서 고마워!

웰링턴 예술기행(Ⅳ)

댓글 0 | 조회 2,636 | 2012.03.27
▶ Museum of Wellington City & Sea 예술아카데미 갤러리(NZ Academy of Fine Art)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는 웰링… 더보기

웰링턴 예술기행(Ⅲ)

댓글 0 | 조회 2,868 | 2012.03.13
▶ NZ Academy of Fine Arts & NZ Portrait Gallery 국회의사당에서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방향으로 걸어가면 레스토랑과 카페… 더보기

웰링턴 예술기행(Ⅱ)

댓글 0 | 조회 2,525 | 2012.02.29
개인적으로 뉴질랜드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이 웰링턴의 국회의사당(Parliamnet)이라고 생각한다.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고대 유물과 유적들은 우리들에게 과거를… 더보기

웰링턴 예술기행(Ⅰ)

댓글 0 | 조회 2,644 | 2012.02.15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느껴지는 차가운 바람의 기운 때문에, 햇살을 받아 반짝거리는 오클랜드의 해변과 맑고 아름다운 하늘이 그리웠다. 여름을 즐기기 위해 입고 온 원… 더보기

Marlborough of Wine(Ⅱ)

댓글 0 | 조회 2,689 | 2012.02.02
끝이 보이지 않는 길 위에서 보이는 포도밭은 지평선과 닮아 있었다. 깊이를 가늠할 순 없지만 묘한 편안함과 안락함이 가져다 주는 여유로움은 와인을 즐기기 위한 분… 더보기

Marlborough of Wine(Ⅱ)

댓글 0 | 조회 1,826 | 2012.02.01
끝이 보이지 않는 길 위에서 보이는 포도밭은 지평선과 닮아 있었다. 깊이를 가늠할 순 없지만 묘한 편안함과 안락함이 가져다 주는 여유로움은 와인을 즐기기 위한 분… 더보기

Waiheke island of Wine(Ⅰ)

댓글 0 | 조회 3,642 | 2012.01.18
오클랜드에서 페리로 1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와이헤케섬(Waiheke Island)는 와인의 섬으로 더 유명하다. 최근 뉴질랜드에서 가장 활발하게 발전하고 있는 … 더보기

Fall in love with ART(Ⅱ)

댓글 0 | 조회 4,383 | 2011.12.13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는 소위 디지털의 정보화로 요약되는 첨단 과학·기술 시대이다. 물질이 주는 풍요로움은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바꾸었지만, 개인… 더보기

Fall in love with ART(Ⅰ)

댓글 0 | 조회 3,029 | 2011.11.23
다가오는 2012년이 얼마 남지 않은 요즘, 여러 가지 상황과 일로 마음이 복잡했다. 음악이 내게 주는 위로에 익숙해지기 시작한지가 언제부터였는지, 이제는 습관이… 더보기

See the Sea in Tauranga

댓글 0 | 조회 2,756 | 2011.11.10
금방이라도 하늘과 닿을 것 같은 푸른 바다의 위를 가르며 길게 뻗어있는 도시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망가누이산 정상에서 나는, 타우랑가를 보았다. 노동절을 위한 … 더보기

엄마 미안해. 그땐 몰랐어

댓글 0 | 조회 2,833 | 2013.08.27
‘으아아~ 엄마 무서워! 파리 파리!’ ‘엄마가 파리는 무서운거 아니랬지? 파리는 그냥 드러운거야. 무서워하지 말고 얼른 잡아!&… 더보기

오늘도 나는 반성합니다

댓글 0 | 조회 2,114 | 2013.08.13
노래도 부르고 이리저리 구르기도 하고 한마디로 생 난리를 치더니 어느새 조용하다. 드디어 잠이 들었다. 잠든 모습을 보고 있자면 괜시리 미안해진다. 아까 괜히 소… 더보기

엄마 어디가

댓글 0 | 조회 2,087 | 2013.07.23
요즘 한국에서는 ‘아빠, 어디가’라는 프로가 인기란다. 유명인 아빠들이 각자의 아들, 딸을 데리고 함께 1박 2일로 여행을 다녀 오는 내용을… 더보기

아빠는 관대하다

댓글 0 | 조회 2,089 | 2013.07.09
‘엄마, 아~~’ 아들은 아빠랑 치카를 하고 나면 나름 잘 했다는 표시로 항상 내 앞에 와서 입을 한껏 벌리고는 보여주어야 직성이 풀린다. … 더보기

내려놓음에 익숙해지기

댓글 0 | 조회 2,312 | 2013.06.25
어머니! 어머니! 나에게 티끌 하나 주지 않는 걸인들이 내게 손을 내밀면 불쌍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에게 전부를 준 당신이 불쌍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 더보기

된장녀. 아니, 된장발음

댓글 0 | 조회 2,186 | 2013.06.12
“오늘은 뭐 먹었어?” 아들을 유치원에서 픽업해 오면서 의례적인 질문을 했더니 “음…. 쿠뢰커랑..” 헐&… 더보기

소박함에 감사하기

댓글 0 | 조회 2,128 | 2013.05.28
으하하. 우리도 드디어 한국에 간다. 비행기 표 값은 나중에 내도 된다고 하길래 덜컥 예약을 해버렸다. 몇 달 남았으니 열심히 벌면 모이겠지… 다른 … 더보기

사회생활 하다보면....

댓글 0 | 조회 2,108 | 2013.05.15
‘엄마, 제이임스가 막 이러케 때리더라.’ 잉? 이건 또 뭔 소리래.. 유치원에서 픽업해 오면서 의례적으로 ‘오늘은 뭐하고 놀았어… 더보기

현재 슈퍼맘이 못 되어서 미안해

댓글 0 | 조회 2,152 | 2013.04.23
이것 참 큰일이다. 내일은 아들이 부활절 연휴 전에 마지막으로 유치원에 가는 날이라 선생님들께 드릴 브라우니를 굽고 있는데 30분이면 맛있게 굽히던 게 왜 1시간… 더보기

아들어록

댓글 0 | 조회 1,972 | 2013.04.09
애를 키우면 애 덕에 울고 또 애 덕에 웃는다더니 정말 그런 것 같다. 뭐 물론 아직은 아들 덕에 울고 싶을 때가 더 많긴 하지만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말이 많아져… 더보기

바라는게 있다면

댓글 0 | 조회 2,086 | 2013.03.26
웬일로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꿈에 보인다.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며칠 간격으로 두 번이나 꿈에 나오시는 게 아닌가. 엄마한테 얘기를 했더니 ‘너한테… 더보기

너도 한번 나아봐

댓글 0 | 조회 2,556 | 2013.03.13
TV 프로그램을 보는데 사람 많은 마트에서 한 아이가 엄마를 잃어버려서 울고 있는데 극적으로 엄마가 나타나 모자 상봉하는 모습을 보고는 여주인공이 “난… 더보기

사회인으로 거듭나기

댓글 0 | 조회 2,171 | 2013.02.27
드디어 아들이 사회인으로서 첫 발을 내디뎠다. 세 돌 생일부터 보내려면 지금 예약해도 안 늦겠나 싶었는데 마침 홀리데이라 빠진 아이들 덕에 빈 자리가 있어서 바로… 더보기

장수만만세

댓글 0 | 조회 2,108 | 2013.02.13
죽다 살았다라는 게 이런 건가 보다. 며칠 전부터 상태가 심상치 않다 했더니 급기야 아침에 일어나는데 눈이 돌아가고 방이 빙글빙글 도는 게 막 토할 것 같더니 몸… 더보기

배은망덕도 유분수라지

댓글 1 | 조회 2,736 | 2013.01.31
이놈의 새들은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기껏 빵을 줘서 잘 얻어 먹었으면 감사하다 몇 번 지저귀고 가면 될 것을 그렇게들 생각 없이 똥들을 퍼질러 싸대고 가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