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소감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시드니 소감

0 개 3,404 정경란
가족 상봉을 위해 애 셋을 데리고 시드니에 왔다. 여행 경비를 절약하기 위해 호주에 이민 온 친구 집을 늘 내 집(!)처럼 이용한다. 친구 부부는 4년 전, 그러니까 호주가 이민 조건을 대폭 강화하고 문을 거의 닫아버리다시피 하기 일 년 여 전, 거의 막차를 타고 영주권을 얻고 호주로 왔다. 남편은 회계전공이고 부인은 세무 베테랑이었다. 어찌어찌 영어시험을 보고 영주권을 얻어서 시드니에 안착한 부부는 그 후 1년의 탐색 기간을 거쳐서 세탁소를 인수해서 비즈니스를 시작하여 이제 뿌리를 내리고 있는 중이다. 부족직업군으로 호주에 온 사람들 중 상당수가 영어문제 때문에 실제로는 자영업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시드니에 오면 이곳이 외국인지 한국의 이태원쯤인지 헷갈린다. 압도적인 숫자의 동양인들, 거리 곳곳에서 마주치는 한국어와 한국형 얼굴들. 이스트우드(Eastwood)나 스트라스필드(Strathfield)에 넘쳐나는 한국식당과 가게들. 시드니에서 워킹홀리데이로 2년째 일하고 있다는 한국학생의 말을 빌자면 ‘시드니는 한국하고 똑같아요.’ 과연 어학연수가 될까 싶을 정도다. 처음에는 편리와 정보를 위해 한국인들에게 의존하지만 그것이 고착되면 영어를 쓸 일이 없어지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서울처럼 거대한 도시는 없을 것이다. 시드니 역시 호주에서 손꼽히는 도시 중 하나이지만 사실 도심지를 둘러보고 나면 외곽의 주거지역만 넓을 뿐, ‘세계적인 도시’의 반열에는 들지 못한다. 그래도 웰링턴 촌놈의 눈에는 시드니는 크고 사람도 많고 어지럽다. 그 옛날, 서울에서는 어떻게 살았지? 싶을 정도다. 
 
시드니 관광산업을 유지시키는 것은 오페라하우스다. 그걸 보기위해, 배경으로 사진 한 장 찍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온다. 모든 관광명소가 그렇듯이 실제 가까이서 보면 별것 아니지만 그를 둘러싼 스토리에 사람들은 꿈을 꾸고 환호한다. 그리고 그 장소에 내가 있었음을 또 다른 스토리로 재생산하고 다른 이의 욕망을 부추긴다. 
 
애들은 보는 것에 관심이 없다. 부모로서 교육적인 목적의식을 갖고 이곳 저곳 끌고 (!) 다니며 뭔가를 보고 느끼기를 바라지만 어딜가도 장난치고 노는 일에만 열심이다. 한때는 애들과 함께 하는 캠핑카 여행, 배낭여행, 이런 컨셉에 꽂혀서 꿈을 꾸었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서 다짐한 게 있다. 절대! 애들을 데리고 해외여행을 데리고 다니지 않는다! 앞으로 살 날도 창창하니,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커서 돈 벌어서 가라고, 아예 못을 박았다. 
 
웰링턴 촌놈이 시드니에 와서 멀미를 좀 심하게 하고 돌아가게 생겼다. 
 

Piano - about music

댓글 0 | 조회 1,527 | 2013.03.13
다섯 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다. 거의 이십 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난 지금도 그렇게 잘 치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 듣는 노래도 악보를 두고 꾸준히 연습하면 썩 들… 더보기

어느 해 겨울, 등교길

댓글 0 | 조회 1,625 | 2013.02.27
겨울의 등교길은 언제나 머릿속에 남아 있다. 매일매일의 시작이 똑같기에 한 덩어리로 엉겨 거대한 공이 되어 버린 식으로, 겨울 아침들은 그렇게 일체화되어 구분할 … 더보기

시네마 - 은막의 마력

댓글 0 | 조회 1,300 | 2013.02.12
언제 가도 즐거운 장소 중엔 영화관이 있다. 동네의 비교적 작은 영화관도, 시골 구석의 박물관 같은 시네마도, 최신형 기계들과 대형 스크린을 갖춘 번화가의 영화관… 더보기

스마트폰 - 디지탈과 아날로그

댓글 0 | 조회 1,506 | 2013.01.31
디지털의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변화를 거부하고 ‘전화는 통화와 메시지만 보낼 수 있으면 장땡’이라고 여기던 내게, 얼마 전 커다란 변화가 일어… 더보기

동물들 - 우리의 친구

댓글 0 | 조회 1,520 | 2013.01.16
동물 애호 사상이 강한 서양권 국가에 살고 있는 만큼, 거리를 걷다 보면 동물을 데리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자주 띈다. 주로 개나 고양이들이다. 크고 작고, 털이… 더보기

Going Out

댓글 0 | 조회 1,427 | 2012.12.24
나는 바깥을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을 만나는 것도 즐기지 않는다. 내향성인 것이다. 여러모로 훌륭한 히키코모리의 기질을 타고 났다며 빈정거릴 지도… 더보기

회색 도시 - 향수(Ⅱ)

댓글 0 | 조회 1,336 | 2012.12.11
그렇게 안간힘을 다해 겨우 오르막길을 올라왔건만, 그 위에 있던 풍경은 나를 허탈케 했다. 언덕 위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잠시 내가 잘못 찾은 건 아닌가 싶었다… 더보기

회색 도시 - 향수(Ⅰ)

댓글 0 | 조회 1,378 | 2012.11.28
2008년, 나는 가족 방문을 위해 한국에 와 있었다. 겨울이었고, 매우 추웠다. 눈은 오지 않았지만 금방이라도 그럴 것처럼 흐린 날씨였다고 기억한다. 예전에 살… 더보기

엘더플라워 - 향과 맛

댓글 0 | 조회 12,442 | 2012.11.13
누구에게나 사람을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어떤 플레이버(flavour) 보다도 단박에 자신을 사로잡는, 무슨 맛을 제일 좋아하세요? 라… 더보기

내 마음의 든든함

댓글 0 | 조회 2,103 | 2012.10.24
<강철의 연금술사>의 작가인 아라카와 히로무는 자신의 단행본에서 소원이 이루어질 수 있다면 국립 도서관을 가지고 싶다고 말했다. “책! 원 … 더보기

레몬 나무 - 행복의 상징

댓글 0 | 조회 2,318 | 2012.10.09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것들 중에 레몬 나무가 있다. 물론 빈약한 나무는 안 된다. 적어도 몇 년은 묵어서 완전히 크게 자란 것, 해마다 한 번은 열매가 주렁… 더보기

Keep Calm and Carry On

댓글 0 | 조회 2,694 | 2012.09.25
좋아하는 문구 중에 이런 말이 있다. . 원래 영국에서 세계 2차 대전 동안에 국민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프로파간다로 쓰이던 슬로건이었는데, 재발견되어 새롭게 … 더보기

완벽과 자기 만족에 대하여

댓글 0 | 조회 1,748 | 2012.09.11
나는 그다지 여성스러운 편이 아니다. 외모를 가꾸는 것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뿐더러, 관심도 없다. 학교에 츄리닝을 입고 가거나 하는 일은 일상다반사다. 화장도 … 더보기

배취(Bach)를 아시나요?

댓글 0 | 조회 3,110 | 2013.11.26
▲ 뉴질랜드 해안가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배취의 모습 구글에서 뉴질랜드 배취를 검색하면 초록 언덕과 파란 바다를 다 품은 듯 자리잡은 소규모 별장급들의 건물들… 더보기

웰링턴은 공사중

댓글 0 | 조회 2,296 | 2013.11.12
▲ Te Papa Musium, Wellington, google image 새든지진이 있기 훨씬 전부터 웰링턴은 (오클랜드를 포함 대도시에서도) 지진 취약건물에… 더보기

살인적인 서비스 물가

댓글 0 | 조회 2,979 | 2013.10.22
그런 소리는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실제 겪어보니 ‘악’ 소리가 나올 지경이다. 지하실에 전구 두개 더 달기 위해 전기기사를 불렀다가 … 더보기

노벨생화학상 수상자 모리스 윌킨스

댓글 0 | 조회 7,441 | 2013.10.09
모리스 윌킨즈가 누구인가 하실 분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크릭(Francis Crick: 1916-2004)과 왓슨(James Watson: 1928-) 이라고… 더보기

최초의 마오리 지질학자, 마틴 테 풍아(Ⅱ)

댓글 0 | 조회 2,745 | 2013.09.25
마틴 테 풍아에 대한 제 2편이라기 보다는 그의 아들과 아내 그리고 아이에 대한 이야기가 2편을 이룬다. 올해 3월 가을(아직도 계절을 거꾸로 돌리는 것이 익숙치… 더보기

최초의 마오리 지질학자, 마틴 테 풍아(Ⅰ)

댓글 0 | 조회 2,815 | 2013.09.11
웰링턴에서 차로 20분 정도 북쪽으로 가면 헛 밸리(Hutt Valley)가 나온다. 한때는 원시림이었다던 그곳에는 로어 헛(Lower Hutt)이라는 도시가 들… 더보기

재난대비

댓글 0 | 조회 2,431 | 2013.08.28
작년 12월, 웰링턴에서 칼리지를 다니던 조카가 2년여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갔다. 서울 도심지에서 물 좋은 가평으로 전 가족이 이사를 가게 되어 그 … 더보기

추억의 영화관

댓글 0 | 조회 3,769 | 2013.08.13
뉴질랜드만큼 노인들이 극장을 찾는 일이 자연스러운 곳도 없는 듯하다. 게다가 그 극장이라는 곳들이 리딩 시네마처럼 최신식의 설비를 갖춘 곳을 제외하면, 처음 건축… 더보기

현재 시드니 소감

댓글 0 | 조회 3,405 | 2013.07.24
가족 상봉을 위해 애 셋을 데리고 시드니에 왔다. 여행 경비를 절약하기 위해 호주에 이민 온 친구 집을 늘 내 집(!)처럼 이용한다. 친구 부부는 4년 전, 그러… 더보기

남섬에서 찾은 역사적 지진의 흔적들

댓글 0 | 조회 2,461 | 2013.07.10
▲ 1921년 머치슨 지진 ‘전력대란’ 편으로 잠시 중단되었던 남섬 기행을 계속해보자. 뉴질랜드는 지진이 잦은 나라다. 대충 알고 왔다가 1… 더보기

전력대란

댓글 0 | 조회 2,307 | 2013.06.26
폭풍과 전력대란 얘기를 해야겠다. 간혹 오클랜드 일부 지역 혹은 남섬의 넬슨 지역이 폭우와 강한 돌풍으로 인해 전력 공급이 끊겼다는 소식을 저 먼동네 얘기로만 들… 더보기

프란츠 조셉 빙하와 헬리콥터투어

댓글 0 | 조회 5,565 | 2013.06.12
<빙하입구에 선 큰 애> 남섬 여행의 백미중의 하나가 죠셉 글레이셔가 아닐까 싶다. 사실, 빙하를 직접 가까이 가서 보기 전에는, 그러니까 사진으로 처… 더보기